2002 백제 문화 탐방
오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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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 충청남도 예산군 삽교읍 신리 지정 : 보물 제508호  덕산에서
삽교읍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있는 수암산 자락에 고려 시대의
석조 보살이 있다. 길가에 아무 표지가 없어서 어느 길로 들어서야 할지
막막할 만큼 이 보살상은 그다지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10분쯤
산을 오르면 중턱에 뜻밖에도 키가 훤칠한 보살상이 아무 꾸밈도 없는
편안한 얼굴로 소박하게 웃고 있어 마음이 갑자기 턱 놓이게 된다.둘레에는 키 작은 리기다 소나무들이 고만고만하게 어울려 있는데 5.3m나 되는 이 보살은 나무 아이들을 돌보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홀로 우뚝하다. 허리 아래께에서 이은 두 돌로 되어 있는데 전체적으로 굴곡이 없는 원통형이어서 논산 관촉사 석조관음보살, 부여 대조사 미륵보살과 많이 닮아 보인다. 머리 위에 보관을 쓰고 보개를 얹은 모습은 당진의 안국사터 석불입상과 함께 충청남도 지역에서 고려 시대에 조성된 불상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징이다. 다만 이 불상은 머리 위에 육각의 갓을 써서 이채롭다. 큰 키에 비해서 눈 코 입은 작은 편이나 편안하게 웃고 있는 인상은 이 불상을 조성했던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귀는 긴 얼굴을 다 타고 내려와 거의 어깨에 닿도록 늘어져 있다. 몸체에는 통견으로 두꺼운 옷을 입었고 왼손은 몸에 붙인 채 내리고 있으나 오른손은 가슴께에서 석장 같은 것을 들고있다. 다른 돌로 이어진 아래쪽의 조각은 더 얕아져서 옷주름의 윤곽만이 희미하게 보인다. 근처에는 절이 앉았을 만한 너른 터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불상이 자연 암벽이라서 굳이 이 자리에 조성할 만한 까닭도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왜 여기에 불상을 모셔놓았을까? 그 물음은 보살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풀리지 않는다. 잠깐 숨을 돌리자고 몸을 돌려 무심코 불상에 기대 보면, 그래서 이 보살상과 같은 시야를 누리게 되면 금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260m밖에 되지 않아 결코 높지 않은 산 중턱이지만 삽교와 덕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있으니 이 보살은 삽교를 굽어살펴 주기를 바라는 이 지역 사람들의 소망으로 모셔졌는지 모르겠다. <삽교 석조보살입상 교통 안내> 예산군 삽교읍 신리에 있다. 덕산에서 수덕사 쪽으로 45번 국도를 따라 덕산을 막 벗어날 즈음에 홍성 가는 609번 지방도로가 왼쪽으로 나 있다(길 오른쪽에는 덕산파출소가 있다). 이 길을 따라 2.2km 정도 가면 길 오른쪽에 세심천 온천호텔이 나오고 호텔을 지나면 삽교 석조보살입상 표지판과 함께 낮은 언덕 위로 오르게 된다. 언덕 위로 오르면 집이 서너 채 나오는데, 파란 슬라브 지붕집 뒤로 돌아가 산길을 따라 10여 분 가면(200m 정도) 석조보살입상이 나온다. 산길에 간간이 세심천호텔과 석조보살입상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올라 가다가 중간에 위쪽으로는 좁은 등산로가 나오고(이리 가면 안됨),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는 넓은 길이 있는데, 이 길을 따라 개울을 건넌 뒤, 다시 올라가면 언덕 위 능선 끝에 보살입상이 나온다. 출전 : [답사여행의 길잡이 4 충남] (돌베개, 1995) 이전 위로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