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540. 이상좌의 송하보월도
3540. 송하보월도(松下步月圖)
조선 15c 말∼16c 초. 비단 바탕에 담채(淡彩). 세로 190.6cm, 가로 82.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달밤에 동자를 데리고 산책하는 고사(高士)의 모습을 담은 이 그림은 이상좌의 작품으로 전하고 있으나, 그가 직접 그렸다는 증거는 없다. 왼편의 한쪽 구석에 치우친 일각구도(一角構圖), 심하게 구부러진 소나무의 형태, 근경을 중심적으로 다루면서도 원경을 시사적으로 나타낸 표현법, 인물 묘사법 등은 이 그림이 중국 남송대 화원의 마하파(馬夏派) 화풍을 따랐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근경의 언덕 묘사에 마하파의 특징적인 준법인 부벽(斧劈)준이 보이지 않는 점이 주목된다. 근경의 언덕에는 소나무·매화·대나무가 그려져 있어 세한삼우(歲寒三友)의 소재를 연상시킨다. 바람에 날리는 솔잎과 덩굴, 고사의 옷자락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높여준다. 이 작품은 조선 초기에 수용되었던 남송원체화풍(南宋院體畵風)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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