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700. 이정의 묵죽도
3700. 이정의 묵죽도(墨竹圖)
조선 1622년, 세로 119cm, 가로 57.3cm.
조선 시대의 전문 화가로는 화원이 있지만, 화원 외에도 사대부들의 그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사대부들은 일종의 여기(餘技)로서 그림을 대하면서 매, 난, 국, 죽 등의 유교적 취향의 그림들 뿐만 아니라 산수화 등을 즐겨 그렸다. 이들은 그림에 멋들어진 글들을 써 넣음으로써 일종의 문기어린 그림을 그렸다고 자부했다.
이정(李霆)은 세종의 현손으로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으나 대나무 그림에서는 당대의 명인이었음은 널리 인정되었다. 이정의 대나무 그림은 바람 맞는 대나무, 눈 덮인 대나무,가는 대나무 등 소재가 다양하고 여러 기법을 소화하여 자유자재로 그렸다는 것에 특징이 있다. 그리고 어떤 구도이든지 일정한 여백으로 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대나무 줄기와 잎에서는 고결한 기품을 잃지 않는 점도 주목된다. 결국 그의 대나무 그림은 꿋꿋한 기상과 부드럽고 은은한 분위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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