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730. 한호(석봉)의 글씨
3730. 한호(石峯)의 글씨
한석봉은 조선 시대 명필로 그의 어머니 고사와 함께 유명하다. 그는 사자원(寫字員) 출신으로 글씨를 잘 써서 선조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임진왜란 중에는 외교 문서를 도맡아 써서 중국 사람에게 격찬을 받았다.
한석봉은 왕희지의 글씨를 모사해서 일생 동안 공부를 하여 능숙한 경지에 이르렀지만 품격이 낮고 격조와 운치가 떨어져 외형의 아름다움만 다듬는데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은 그가 사자원 생활을 오래하여 관청의 글씨에 익숙하여 중국에서 말하는 간록체(干祿體)로 전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글씨체는 오랫동안 영향을 미쳐서 그의 글씨체를 본받는 사람이 많이 나타나서 그 후 1백 여 년간은 뛰어난 서예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진의 글씨는 유명한 한 무제의 <추풍사(秋風辭)>이다. 원문과 번역은 다음과 같다.
秋風起兮白雲飛, 草木黃落兮雁南歸. 蘭有秀兮菊有芳, 懷佳人兮不能忘. 泛樓船兮濟汾河, 橫中流兮揚素波. 簫鼓鳴兮發棹歌, 歡樂極兮哀情多. 少壯幾時兮奈老何?
가을 바람 부니 흰 구름이 날고, 나뭇잎이 지니 기러기 남으로 돌아오네. 난초는 빼어나고 국화는 향기운데, 그리운 임 잊질 못하네. 누선을 띄워 분하를 건너는데, 가로질러 가니 흰 물결이 이네. 퉁소 불고 북 치며 뱃노래 부르니, 즐거움은 다 하고 애달파지네. 젊은 날은 얼마나 되며 늙음을 어이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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