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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4340. 까치와 호랑이
 4340. 까치와 호랑이 (호작도 虎鵲圖) 조선 18세기, 종이에 채색, 86.7 × 53.4cm, 호암미술관 소장. 민간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래 설화를 담아낸 그림이다. 민담에 의하면, 옛날 까치 한 마리가 팽나무 꼭대기에 집을 짓고는 새끼 일곱을 까놓고 날마다 먹이를 물어다 먹였다. 새끼들이 다 클 무렵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새끼 한 마리를 달라고 했다. 안 주면 나무에 올라가서 다 잡아먹겠다는 위협에 한 마리씩, 한 마리씩 던져 주고 나니 이젠 불쌍해서 내 줄 수 없다던 마지막 눈먼 새끼마저 줄 일을 생각하고 슬피 울 때 지나가던 토끼가 이 말을 듣고, '울기는 왜 우니, 호랑이는 누운 나무도 못 올라가는데 선 나무에 어떻게 올라간단 말인가, 내일 오면 못 준다고 해라'고 가르쳐 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호랑이가 왔으나 나무에 올라갈 수 없고 토끼가 그런 진실을 가르쳐 주었다는 말을 들은 호랑이는 토끼를 잡아 먹으러 갔다. 나처럼 작은 토끼는 맛없고 양도 차지 않을 테니 저 건너가서 기다리면 너구리를 몰아다 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호랑이는 건너편 산에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 잠들어 버린 뒤 그만 봉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그림은 지배층에 시달리고 괴롭힘을 당하는 백성들의 억울함을 담아내고 있으며, 거드름만 피우는 지배층을 호랑이에 비유하고 이를 기지로써 낭패시키면서 호랑이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다. 까치 호랑이 그림은 민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소재이다. 한편 동양화에서는 각 동물이나 식물이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어떤 연구가에 의하면 까치 호랑이 그림의 호랑이는 표범을 잘못 그린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표범, 까치, 소나무를 그린다. 그 이유는 표범의 범이 중국의 발음으로는 보(報)와 같고 소나무는 정월을, 까치는 기쁨을 의미하여 한자로 표현하면 '신년보희(新年報喜)' 곧 '새해를 맞이하여 기쁜 소식만 오라'는 뜻이다. 이것이 조선에 전해지면서 우리 나라에 없는 표범 대신 호랑이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대가 오래될수록 호랑이에 표범 무늬가 많이 섞여 있음에서 확인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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