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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1-07-15 (일) 16:39
분 류 명품감상
ㆍ조회: 2694      
[통일신라] 최순우, 석굴암의 11면 관음상
석굴암의 11면 관음상

일본인 학자 빈전경작 박사는 일찌기 우리 석굴암의 조각을 당나라 명공의 작품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일이 있었다. 말하자면 이러한 걸작품은 당나라 조각가가 아니면 그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석굴암 조각들 자신만이 정확하게 판가름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오랫동안 신라 불상들의 얼굴을 봐 오고 또 중국 당나라 불상들의 얼굴을 눈에 익히고 보면 빈전 박사의 이러한 견해는 그 자신조차도 분명히 인식할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좁은 한국 반도 안에서도 시골에 따라 사람들의 성품이나 얼굴 모습에 지방적인 특색이 드러나는데, 더구나 종족의 본바탕이 다른 중국 당나라 사람들과 신라 사람들의 얼굴 모습이나 그 풍김이 혼동될 수는 없는 일이다. 즉 어느 민족이고간에 종교적으로 숭앙하는 신이나 인물 조각에는 으레 그들 민족이 이상으로 삼는 남성형이나 여성미가 은연중에 표현되기 마련이어서, 석굴암 조각들도 따지고 보면 신라인들이 이상하는 남성형과 여성미를 고도로 농축해서 표현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 당나라 때의 불상 조각 작품의 모습이나 풍김에는 역시 중국 사람들의 성정이나 풍김이 농후하며, 석굴암 불상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족(韓族)적인 풍김과 그 이상이 완영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나는 과거 외국을 여행하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서 동양 불상 조각들을 보게 될 때는 먼저 설명을 보지 않고 일부러 멀찍이서 어느 나라 불상인가를 내 나름대로 판단해 본 뒤 그 설명판을 보고 맞고 안 맞는 것을 밝혀 보려고 노력해 보았다. 내 눈이 대단한 것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그때마다 나는 조상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즉 내가 멀리 떼어 놓고 중국 불상이거나, 일본 불상이거나, 또는 이것은 한국 불상이거니 하고 판단한 것은 거의 들어맞았던 것이다. 나는 석굴암에 갈 때마다 그 자비롭고 원만한 본존 불상이나 보살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잘생긴 한국인의 얼굴과 그 풍김을 다시금 그 모습들 속에서 되새겨 보면서 진실은 속일 수도 감출 수도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본존 석가여래불상 뒤에 숨어 서서 가냘프고도 깔끔한 모습으로 불타에 바치는 지성을 절절하게 표정짓고 있는 십일면관음보살의 얼굴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신라 여성들이 지녔던 높은 절조와 청청한 풍김을 연상하면서 마음이 설레이곤 했다. 이러한 아름다움이야말로 한국미의 본바닥에 흐르고 있는 선과 미의 음률이며, 비록 불상의 조상 양식이 당나라 것을 따랐다 하더라도 당나라의 조각일 수는 없고, 요새 흔히 볼 수 있는 얼치기 한국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절대로 없다는 점에 새삼스러운 흥겨움을 느끼는 것이다.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학고재, 1994, pp.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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