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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선생님 , 저 서승원입니다.
성심이라는 이름의 학교에 첫 발을 들이고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저에게 제일 먼저 말을 걸으셨던 분이 선생님이었을 겁니다. 첫 말씀이 "자네와 내가 아무래도 이 학교의 학내망이나 네트워크에 대한 생각을 미리 하고 있는게 좋겠네" 였습니다. 순간 당황했었죠. 이분이 누구시길래 갓 들어온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실까? 그렇게 시작한 선생님과의 정보부 생활이 벌써 5년을 넘겼네요. 그동안 제가 선생님께 본의 아니게 아쉬운 소리를 많이 했습니다. 그때마다 힘드셨죠. ^^;; 아마도 선생님과 제가 같은 정보부에 있으면서도 지향하는 바가 조금은 달랐던것 같습니다.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같았지만 말입니다. 저는 정보부가 다른 부서에 비해 낮은 대접을 받는게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말리고 또 말리고 싶었습니다. 부장님이 솔선수범해서 교사들의 컴퓨터를 봐주시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는 거라 생각했던 겁니다. 사람들이라는게 어떤 사람이 신경을 써서 무언가를 해주면 그 사람의 진심을 알아 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그 사람을 우습게 생각하고 아예 그 사람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버리더군요. 그렇게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미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시게 만드는 선생님도 미웠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옳은것 같습니다. 저는 이 학교에 와서 선생님과 같이 그렇게 열심히 본인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시는 분을 보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이시니까 가능하신 일이고 선생님이시니까 될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선생님을 통해서 청렴결백 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배웠습니다. 정보부에 있으니 알게 모르게 올수도 있는 여러 유혹이 선생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습니다. 그 덕에 저 또한 그 부분 만큼은 단 한번의 유혹 없이 살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어제 정보부에 대해서 선생님이 이야기 하시는 중에 그런 말씀을 하셨죠.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셨다." 저 또한 동감하는 말입니다. 2000년 파주 수련원에 가서 신학년 협의 할때를 기억하십니까? 부서별 회의를 하는데 부장 1명, 부원 1명이라... 따로 회의실을 잡지 않고 제 방에 가서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서도 선생님은 하나 하나 쉽게 넘어 가신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부원을 늘리고 업무를 늘리고 학내망을 완성하고 (2000년의 여름을 전 잊지 못할 겁니다.) 전산실을 옮기고 이제 기반을 잡아 놓으셨네요.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정말 불가능 했을 겁니다. 늘 심각하다는 말을 달고 다니셨잖아요. ^^ 선생님만 만나면 밥을 먹다가도 담배를 피다가도 업무 이야기를 해야 하는 통에 일부러 피해 다닌적도 몇번 있었답니다. ^^;; 어제 집에 가서 한동안 말없이 제 방에 있었더니 아내가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더군요. 제가 그냥 "기분이 이상해..." 라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그 느낌은 죄송스러움일 겁니다. 그 기분은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교육 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한참 밑에 사람인데 사사건건 선생님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토시를 달았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 정말 늘 건강하시고요... 3학년 가셔도 정보부에 늘 관심 가져 주세요. 한 사람의 후배 교사가 아닌 선생님의 제자 였던것 같습니다. 저는... 못난 제자가 선생님 마음 그동안 많이 아프게 해드렸죠. 정말 다시 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하고요 선생님 모습 본 받아 저 또한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선생님. 사랑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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