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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2-10-24 (목) 08:31
분 류 사전1
ㆍ조회: 1012      
[조선] 심청가 (민족)
심청가(沈淸歌)

판소리 다섯마당 가운데 하나. 앞 못 보는 심봉사의 딸 심청(沈淸)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동냥젖으로 자란다. 15세에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몸이 팔려 인당수(印塘水)에 빠졌으나 하늘의 도움으로 세상에 나와 황후가 되고, 맹인잔치에서 아버지를 만나 눈을 뜨게 된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이다.

〈춘향가〉 다음으로 사설의 문학성과 소리의 음악성이 뛰어나고 유명한 대목이 많아 ‘작은 춘향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설의 길이도 〈춘향가〉 다음으로 길어서 한마당을 모두 부르는데 흔히 네 시간 가량 걸린다.

〈심청가〉는 조선조 중기에 이미 불렸을 것으로 송만재(宋晩載)의 ≪관우희 觀優戱≫, 이유원(李裕元)의 ≪관극팔령 觀劇八令≫, 이건창(李建昌)의 ≪부심청가(賦沈淸歌) 2수≫와 같은 조선시대 후기 문헌에만 보인다.

순조 때의 명창 김제철(金齊哲)이 〈심청가〉를 잘 불렀는데 특히 심청이 탄생하는 대목이 그의 더늠(명창이 독특하게 만들거나 다듬은 판소리의 한 대목)이라 한다. 철종 때의 박유전(朴裕全)·주상환(朱祥煥)·이날치(李捺致)·김창록(金昌祿) 등과 고종 때의 명창 이창윤(李昌允)·전도성(全道成)·이동백(李東伯)·김채만(金采萬) 등이 〈심청가〉를 잘 불렀다고 한다.

오늘날 전승되는 심청가 바디(더늠)에는 정권진(鄭權鎭)이 보유하고 있는 정응민(鄭應珉)바디, 한애순(韓愛順)이 보유하고 있는 김채만(金采萬)바디, 오정숙이 보유하고 있는 김연수(金演洙)바디가 있고, 박동진(朴東鎭)도 심청가를 짜서 전판 공연한 바 있다.

박봉술(朴奉術)이 송만갑(宋萬甲)바디를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전판 공연된 적은 없고, 그 밖의 다른 바디들은 전승이 끊어졌거나 거의 끊어져 가고 있다. 지금 전승되고 있는 여러 심청가 바디 가운데 정응민바디와 김채만바디가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심청가〉는 바디마다 짜임새가 얼마쯤 다르게 되어 있으나 흔히 초앞, 심청 탄생, 심청어미 출상(出喪), 동냥다니는데, 장승상댁, 공양미 삼백석, 범피중류(泛彼中流), 인당수, 용궁, 심황후 자탄가, 뺑덕어미, 황성길, 부녀 상봉, 뒤풀이의 순서로 짜여진 경우가 많다.

심청가에서 이름난 소리 대목은 심봉사 통곡(자진모리-계면조), 심청모 출상(중모리·중중모리-계면조), 시비 따라가는데(진양-우조), 중타령(엇모리-계면조), 후원 기도(진양-계면조), 선인 따라(중모리-계면조), 범피중류(진양-우조), 인당수 바람부는데(자진모리 또는 엇모리-계면조), 꽃타령(花草歌, 중중모리-평조), 망사대(望思臺, 진양-계면조), 추월만정(秋月滿庭, 진양-계면조), 방아타령(중중모리-계면조), 눈 뜨는데(자진모리-계면조)를 꼽을 수 있다.

〈심청가〉는 슬픈 대목이 많아서 소리 또한 계면조로 된 슬픈 노래가 많다. 감정을 풍부하게 하여 정교한 시김새를 구사하는 대목이 많아서 목이 좋지 않은 명창은 부르기가 어렵다. 〈李輔亨〉

또, 〈심청가〉는 몇 가지의 이본이 전하지만 미세한 자구의 차이만 보인다. 즉, 읍내본(邑內本)을 영인한 자료와 주석하여 각 이본의 차이를 표시한 자료가 출판되었다. 일반적으로 판소리로 불린 〈심청가〉는 독서물로 읽혀진 경판본(京板本) 〈심청전〉과는 다른 작품 구조를 지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판본 〈심청전〉이 작중화자(作中話者)의 일정한 시점(視點)에 의하여 통일된 줄거리와 고정된 인물을 보여주고 있는 데 비하여, 판소리 사설 〈심청가〉는 청중의 흥미와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 위하여 특정한 부분이 확대되기도 하고 인물의 성격에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신재효(申在孝)의 〈심청가〉에는 경판본 〈심청전〉의 성격과 판소리 사설 〈심청가〉의 성격이 공존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그 자신의 목소리를 작품 속에 직접 노출시키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그는 심청이 인당수에 빠져 죽기 직전의 모습을 그리는 대목에서, 심청의 공포를 서술하였던 이본을 비판하고 죽음을 의연하게 맞이하는 영웅적인 심청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한, 심봉사가 관가에서 맹인잔치의 통보를 받고 나오는 대목에서 관직이 매매되는 현실을 실감있게 표현하여 현실에 대한 인식태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즉, 그가 향리로서 체험했던 조선조 후기의 현실에 대한 인식태도가 간접적으로 표명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朝鮮唱劇史(鄭魯湜, 朝鮮日報社 出版部, 1940), 申在孝의 판소리사설硏究(姜漢永, 延世大學校 人文科學硏究所, 1969), 申在孝 판소리解說 硏究(徐鍾文, 서울大學校 博士學位論文, 1983).

<이보형>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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