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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2-10-10 (목)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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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905      
[문학] 소설의 분류와 유형적 범주 (민족)
소설(분류와 유형적 범주)

관련항목 : 문학

세부항목

소설
소설(분류와 유형적 범주)
소설(한국 소설의 발달과 그 전개) 1
소설(한국 소설의 발달과 그 전개) 2
소설(한국 소설의 특질)
소설(참고문헌)

소설의 유형을 분류하고 또 이를 범주화하려면 일정하고 일관된 분류의 체계와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많은 소설을 객관적으로 타당한 몇 개의 제한된 유형으로 구분한다는 사실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 시대의 것이 아니고 생성과 소멸 또는 변이를 되풀이하는 역사적인 변천의 추이를 전제로 할 경우, 고전소설과 현대소설을 함께 포괄하는 유형화는 거의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점에서 어떤 소설의 유형론도 상대적인 틀일 뿐이다. 소설을 분류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길이·제재·주제·형식·사조와 경향 등이 그 기준이 되는가 하면, 소설의 각 구성요소, 자아와 세계의 관계, 사회적 신분계층 등이 준거가 되기도 한다.

우리 소설의 장르분류도 일반적 분류에 의하여 나눌 수 있지만, 기존 연구의 분류, 특히 고전소설의 분류양상은 상당히 다양하다. 고전소설은 주로 소재와 내용을 유형분류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소설의 유형을 가르는 타당한 방법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때로 분류기준의 난조로 인한 중복이나 의식적인 열거의 느낌이 없지 않고, 또 서술형태론적 고려가 도외시되고 있다는 점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소설의 장르체계에서는 고전과 현대소설의 유기적인 맥락과 변이의 추이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분류의 세분화 못지않게 고전과 현대의 소설을 상호 유기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 및 보다 체계를 갖춘 포괄적인 방법이 요망된다.

여기서는 소설의 독자성을 감안, 주로 분류의 근거나 기준을 소설의 서사세계를 이루는 구성요소인 인물·사건·공간 및 서술자의 기능 등 작품내재적 현실성과 경향, 기타에 두고, 주요 구분과 각 항의 범주화를 계획하여 보고자 한다.

다만, 분류 이전에 전제되는 사실은 하나의 작품이 절대적으로 어느 한 유형에 해당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즉, 하나의 작품이 하나의 유형에만 엄격하게 해당하고 다른 유형에는 전혀 관계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을 만큼 상호중복적이라는 점이다. 어느 구성요소도 배제될 수 없기 때문이다.

(1) 인물(성격) 및 형상의 소설

소설은 어떤 의미에서는 서사적인 인간학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을 ‘인간의 서사시’라고 일컫는 것도 그만큼 인간인식과 인간성 탐구에 역점을 두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표적인 한 인물의 성격제시 및 그 인물이 지닌 비범하고 특수한 행위나 현저한 형태를 주로 제시하고 있는 소설을 포괄적으로 일러서 인물소설 또는 형상소설이라고 알 수 있다.

이 경우 인물이 행동하는 사건이 중요하기 때문에, 특히 소설의 구성요소로서 사건과 긴밀한 관계에 있음은 물론이다. 비범하게 강한 성격이든, 해학적이고 익살스럽든, 또는 위장적이든간에 인물의 현저한 입상화에 주력하거나 그 특수한 성격이 서사내용을 주도해 가는 유형의 소설을 일컫는다.

우리 나라의 고대소설은 그 표제나 성격에서 전기적인 일대기 성격을 가진 까닭에, 크게는 인물형상소설과 사건소설의 복합적 속성을 지닌 점이 많다고 하겠으나, 이러한 유형의 포괄형태로서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영웅소설·희학소설(戱謔小說) 및 의인소설(擬人小說)·우화소설이다.

영웅소설이란 비범한 인물의 영웅적인 삶을 제시하고 있는 소설이다. 즉, 그 존재양식으로 보아 자아와 세계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시킬 뿐 아니라, 자아의 이념으로 세계를 조정하게 된다. 이러한 소설 속의 인물들은 흔들리는 기존의 가치체제를 복원하려는 유형과 개신하려는 유형으로 나뉜다. 〈조웅전 趙雄傳〉이나 〈유충렬전 劉忠列傳〉이 전자라면, 의적의 삶을 그린 〈홍길동전〉은 후자에 속한다.

현대소설에 이르러 인물의 입상화나 성격 또는 유형(전형) 제시의 인물소설은 지속되고 있으나, 사회와 생의 범속성에 대한 인식 때문에 영웅소설은 소멸되어 버린다. 물론, 개화기의 역사전기문학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영웅소설로는 〈홍길동전〉·〈조웅전〉·〈유충렬전〉을 비롯해서 〈소대성전 蘇大成傳〉·〈유문성전 柳文成傳〉·〈이순신전〉·〈곽재우전〉·〈임경업전〉 등이 있다. 여기에서도 허구적인 것과 경험적인 것이 양분된다.

희학소설은 영웅소설과는 달리 인간의 정중성보다는 문자 그대로 웃음과 풍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의 제시를 주로 하는 소설이다. 인물의 입상이 평면적이고 또 인물설정이 해학적인 희화(戱怜)의 성격을 지니거나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열등하고 우둔하며 불합리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인간의 우둔함과 우행을 비탄한다는 점에서 풍자소설도 인물소설이다. 박지원의 〈호질〉·〈양반전〉 등 일련의 한문소설과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성격이 내재하는 판소리계 소설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의인·우화소설은 동물 또는 비인격적인 대상에 인격을 부여하여 교육, 풍자하려는 소설이다. 따라서, 인물소설로서는 매우 변칙적인 형태의 소설이다. 이러한 인격적 대치의 형태는 고려의 가전체에서 비롯하여 안국선(安國善)의 〈금수회의록 禽獸會議錄〉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밖에 신분계층을 근거하여 양반소설·평민소설로도 분화된다. 한편, 현대소설로 접어들면서 나타난 포괄적인 인물현상화의 소설유형으로는 농민소설·지식인소설·심리소설, 성장소설(成長小說)·예술가소설 등이 있다.

(2) 사건소설과 그 갈래 사건

소설이란 주로 소설의 원초적 형태로서 이야기와 이야기 줄거리 또는 사건과 그 구성을 중심으로 한 소설이다. 즉, 시간의 연대기적인 진행구성 속에서 사건의 기복과 운명의 시간적 추이를 주로 서술하는 소설이다. 따라서 달리는 행동소설이라고도 일컬을 수 있다.

성격이나 심리의 창조 및 극적인 구성보다는 주인공의 일대기적 전기의 단궤적(單軌的)인 직선구조로 이루어지는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소설은 대부분 사건소설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사건이 거듭되고 이러한 사건의 행복한 종말이 존중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소설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는 주로 애정소설·역사소설, 가문사(家門史) 또는 가족사소설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현대적 형태로서는 추리소설이 이에 해당된다. 이른바 ‘기봉소설(奇逢小說)’ 또는 ‘기봉기연류(奇逢奇緣類)’도 사건소설에 해당한다.

애정소설이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염정소설(艶情小說) 또는 연애소설이다. 인간 삶 가운데 가장 원초적이며 근본적인 문제의 하나인 남녀간의 애정 및 결혼을 제재로 한 것으로서, 시간의 진행에 따라 서사적 경과는 주로 만남-이별-재회와 같은 단위로써 이루어진다.

남녀간의 사랑이 지상에서 삶의 최고가치의 하나로서 받아들여진 관념을 근거로 하는 이 애정소설은 그 시대나 사회의 애정행위의 이상적인 모범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애정소설로서 김시습(金時習)의 〈이생규장전 李生窺牆傳〉, 김만중(金萬重)의 〈구운몽〉, 권필(權齬)의 〈주생전 周生傳〉, 〈춘향전〉·〈숙향전〉·〈숙영낭자전〉·〈백학선전 白鶴仙傳〉·〈채봉감별곡 彩鳳感別曲〉 등이 있다. 이 가운데에는 양반 귀족부인의 여가를 충족시켜 주는 궁정·귀족적 감상과 결부된 유형도 있으며, 또 더러는 신분계층을 초월하는 서민적인 유형도 있다.

이러한 애정소설은 신소설을 거쳐 이광수(李光洙)의 〈무정〉에 이르면서, 연애와 결혼은 개인이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하는 결과이어야 한다는 데까지 진전된다.

역사소설이란 역사상의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하면서 역사의 겉옷을 입고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그 본질에 있어서 역사소설은 역사가 아니라 소설이다. 그것은 비록 사실이나 역사적인 소재에 불가피하게 매이기는 할지라도 역사에 대한 강사(講史)보다는 역사의 미학적 기능화, 즉 문학적인 진실을 구현함에 그 의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우의(寓意)의 방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소설의 원초적 내지는 고전적 형태는 사전(史傳)의 한 형태인 사실적이고 경험적인 서사체인 열전(列傳)이다. 열전은 원래 중국의 히스토리오그래피의 시학에 근거한 역사전기이며, 역사의 서술이다. 그러나 소설과 연계되면서 과도한 경험주의 요소보다는 허구적이거나 민담적인 요소가 개재되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역사소설은 실록적이고 전기적인 성격을 지니고 나타난 것으로, 전쟁소설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임진록 壬辰錄〉을 비롯하여 〈임경업전〉·〈박씨부인전 朴氏夫人傳〉 등이 있다.

개화기에는 장지연(張志淵)의 〈애국부인전 愛國夫人傳〉 등이 있으며, 역사소설이 성행하던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전통적인 야사(野史)의 소설화와 함께 역사소설의 주제가 현대화하는 성향까지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역사소설로는 이광수의 〈마의태자〉·〈단종애사〉·〈이순신〉·〈이차돈의사〉, 김동인의 〈젊은그들〉·〈운현궁의 봄〉, 박종화(朴鍾和)의 〈금삼의 피〉·〈대춘부 待春賦〉, 홍명희의 〈임꺽정〉, 윤백남(尹白南)의 〈흑두건〉·〈대도전〉, 현진건(玄鎭健)의 〈무영탑〉·〈선화공주〉 등이다. 이들은 앞 항에 말한 인물소설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가문사소설 또는 가족사소설이란 가문 또는 가족의 생활을 세대적인 순차에 따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소설로서, 쉽게 말하여 가족의 운명과 역사를 소설로 서술한 것이다. 즉, 세대의 지속을 통하여 한 가족의 융성과 쇠퇴의 반복적인 순환과정을 서술함으로써, 변천하는 사회와 역사와 인간 간의 밀접한 상호관계를 보여 주는 소설이다.

따라서, 변화의 연대기에 어울리게 가족의 계보, 시간의 변천적인 선로, 사고의 구획과 차이, 세대의 교차 등이 그 구성문법으로 제시되어야만 한다.

독자적인 개인보다는 가문적인 단위로 존재하는 개인을 더 문제삼는 전통적인 우리 소설은 그 자체가 이미 가족소설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가족소설은 〈조씨삼대록 曺氏三代錄〉·〈임씨삼대록 林氏三代錄〉·〈소씨삼대록 蘇氏三代錄〉·〈유씨삼대록 劉氏三代錄〉 등이다. 이들은 모두 가문의 역사를 세대적인 가계사의 지속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족사소설의 원천을 이루고 있는 작품들이다.

근대에 이르러 서구소설의 영향과 함께 인간과 사회 및 역사의 관계를 해명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사소설로 출현하게 되었다. 이인직(李人稙)의 〈은세계〉를 비롯하여 염상섭(廉想涉)의 〈삼대〉, 채만식(蔡萬植)의 〈태평천하〉, 안수길(安壽吉)의 〈북간도〉 등이 가족사소설에 해당하는 작품들이다.

추리소설은 탐정소설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지만, 주어진 결론에 의하여 주어지지 않은 원인을 판단한다는 추리라는 형용사가 붙어 있는 것으로서, 살인과 같은 이야기 서술 및 범죄의 추적과 관계가 깊은 소설이다. 즉, ‘누가 범인인가?’, ‘왜 죽였는가?’와 같은 사건해명의 완결성이 수반되어야 하는 소설이다.

우리 소설의 경우, 이른바 공안소설(公案小說), 즉 재판소설이 이와 비슷하거나 근접한 형태겠으나, 사건의 발생과 범인추적 및 사건 해결의 흥미를 지니게 하는 근대적 추리소설은 신소설 〈구의산 九擬山〉을 거쳐 당대에 이르러서야 출현하게 되었다. 근자의 소설들 가운데 이런 미스터리성을 근거로 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3) 공간소설과 그 갈래 서사세계의 제3구성요소로서의 공간이란 장소나 배경 또는 환경을 뜻한다. 따라서, 공간소설이란 인간생활의 장소나 공간 또는 환경이 더 중시되는 유형의 소설을 일컫는다. 즉, 공간이나 장소의 제시가 강조되는 이러한 공간소설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 가정소설과 사회소설, 지역적 성격을 띤 농촌소설, 세태소설과 기타 환상적 공간이 개재하는 몽유록소설(夢遊錄小說) 등이다.

가정소설이란 일반인들의 가정생활을 다루는 소설이다. 즉, 서사공간을 주로 가정 내에 두고 그 구성원의 관계나 갈등 등을 사건으로 서술하는 소설이다. 가족사소설이 주로 가족의 세대적인 융성과 소멸의 연대기라고 한다면, 가정소설은 서민문학이 등장한 이래 활발하게 출현한 것으로서, 결혼·부부애·친지관계 및 고부의 갈등 등 가정생활의 갈등, 융합의 양상과 단면을 제시한다.

우리의 가족제도는 전통적 대가족제도일 뿐 아니라 부권적이어서 가정문제가 상당히 복잡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정문제를 다룬 소설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으나 이들은 대개의 경우 서민들의 감상적인 취향과 영합된 경향을 띠고 있다.

대표적인 가정소설로 〈장화홍련전〉을 비롯하여 〈정을선전 鄭乙善傳〉·〈김인향전 金仁香傳〉·〈사씨남정기〉·〈옥린몽 玉麟夢〉·〈어룡전 魚龍傳〉·〈조생원전 趙生員傳〉·〈신유복전 申遺腹傳〉 등이 있다.

이들 소설들은 모두가 가족 구성원 사이의 관계가 삼각형적인 갈등관계 내지는 계모로 인한 전실자녀의 수난과 비극, 처첩의 갈등과 가족원의 불화 등을 다룸에 있어 일정한 도식성을 지닌다.

〈홍길동전〉은 이러한 가정소설적인 양상에서 사회소설적인 성격으로 확대된 경우라 하겠으며, 개화기의 〈치악산〉을 비롯한 많은 신소설 작품은 비록 가정 외적인 영역을 소설 속에 많이 수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본질의 하나로서 이러한 가정소설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지니고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봉건적인 도덕의 굴레에 매인 여성의 비극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소설에 이르게 되면 사회의 구조나 위력이 개인이나 가족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게 된다.

사회소설은 소집단 사회인 가정의 영역을 넘어서서 사회의 본성·기능·제도 등에 주요 관심을 두고 사회조건이나 사회문제의 해결을 주장하는 소설이다. 허균의 〈홍길동전〉은 우리 소설사에서 사회소설의 출발이 되는 작품이다. 그 밖에도 〈전우치전 田禹治傳〉이 있으며, 박지원의 〈옥갑야화〉에 나오는 〈허생 이야기〉 및 〈양반전〉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민담적인 공간의식의 불명확성과 초기 소설의 회상적인 시공시점을 거쳐 현실의 세계에 대한 경험적인 인식이 증대되면서부터 소설의 사회성은 더 확대되었다. 신소설의 정론성(政論性)은 다분히 신소설을 사회소설적인 연설로 바꾸었으며, 1920년대 이후의 우리 소설은 이데올로기 소설 및 로망 아 테즈(roman ─ th─ se)로서, 사회소설 양상이 현저하다.

농촌소설은 다르게는 농민소설이라고도 일컫는 것으로, 지지적(地誌的)인 공간으로 보아 농촌을 배경으로 할 뿐만 아니라, 흙과 밀착되어 있는 농민의 삶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전통적인 소설에서는 이러한 유형이 드물지만, 특히 현대소설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출현한 유형이다.

현대소설 가운데에서 주요한 농촌소설 또는 농민소설은 이무영(李無影)의 〈흙을 그리는 마을〉·〈제1과 제1장〉·〈흙의 노예〉, 박영준(朴榮濬)의 〈목화씨 뿌릴 때〉, 이광수의 〈흙〉, 심훈(沈熏)의 〈상록수〉, 그 밖에 김유정(金裕貞)의 〈만무방〉, 김정한(金廷漢)의 〈사하촌 寺下村〉 들이 있다.

도시소설은 농촌소설과는 다르게 그 배경공간을 도시에 두고 있는 소설로서, 도시의 삶이 지니고 있는 특유한 조건과 양식, 즉 도시성을 반영하고 있는 소설이다. 따라서 이는 현대소설의 유형적인 양식에 해당한다.

우리의 현대소설사에서는 모더니즘의 경향이 성행하던 1930년대에 이와 같은 양상이 적지 않게 나타났지만, 좀더 본격적인 도시소설 형태가 정립된 것은 1970년대 이후의 일이다.

세태소설은 일명 풍속소설이라고도 일컫는 것으로, 한 시대 한 사회의 유행·취미·풍속·기호·사회적 관습·생활양식을 묘사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 역시 근대적인 사실주의 이래 나타난 것으로 우리 문학의 경우 1930년대에 모더니즘계 문학인 박태원(朴泰遠)의 〈천변풍경 川邊風景〉 등이 해당된다. 물론, 그 원류를 따지면 20세기 초는 물론 소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패사에까지 소급할 수 있다. 패사, 즉 가담항어가 곧 풍속의 묘사이기 때문이다.

몽유록소설은 앞에 든 다른 공간적인 소설과는 달리, 장소나 환경·지역 등의 지지적인 공간이 아닌 비현실적인 꿈의 환상적 세계를 소설에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형태의 공간소설 유형이다. 말하자면 현실세계 속에 꿈의 세계를 포함시킴으로써 액자소설과 우의의 성격을 지닌 것이다.

≪삼국유사≫〈조신(調信)의 꿈〉에서 그 내재적 원형을 찾을 수 있거니와 김만중의 〈구운몽〉, 원호(元昊)의 〈원생몽유록 元生夢遊錄〉 및 김시습의 ≪금오신화≫, 그리고 〈대관재몽유록 大觀齋夢遊錄〉·〈운영전 雲英傳(수성궁몽유록)〉, 유원표(劉元杓)의 〈몽견제갈량 夢見諸葛亮〉이 모두 이 유형에 해당된다. 이런 유형은 소설시학적 측면에서 보면 ‘꿈의 시학’에 속한다.

(4) 서술상황으로 본 소설의 갈래

소설은 서술의 문학이다. 따라서, 다른 장르의 문학과는 달리 서술자의 역할과 기능을 필요로 하는 문학이다. 서술자의 기능과 역할, 즉 서술의 시점을 근거로 할 경우, 소설이 크게 일인칭소설과 삼인칭소설로 구분되는 것은 하나의 일반론이다.

일인칭소설은 서술자가 체험의 재생·고백·변증을 하거나 관찰의 목격자적 기능을 한다. 자전소설(自傳小說)·서간체소설(書簡體小說)·일기체소설 (日記體小說)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옛 소설에서 이러한 일인칭소설의 형태로 일관된 작품은 많지 않다.

내부 이야기가 일인칭으로 서술된 〈운영전〉이나 〈한중록 恨中錄〉 등에서 그와 같은 요소가 나타나 있기는 하다. 또, 서간과 일기도 부분적으로 소설 속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단독형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소설의 단계로 넘어 오면서부터, 구체적으로 1920년대 이후 많은 일인칭소설이 활발하게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전통적 잠재력과 일본의 이른바 ‘와다구시소세스(私小說)’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삼인칭소설은 서술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전지적(全知的)인 기능을 하는 경우와 서술자가 완전히 물러서 버린 경우가 있다. 고전소설은 그 서술태도에서 대개가 전자에 해당한다. 서(序)·발(跋)의 첨가와 함께 논평의 개입이 그것이다. 한편, 현대소설의 서술태도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우세한 편이다. 이는 객관묘사의 미적 처리가 중시된 결과일 것이다.

하나의 소설이 일인칭으로 서술되든 또는 삼인칭으로 서술되든 작품 전편이 일관된 어느 하나의 시점을 택하면 그것은 구성유형으로 보아서 단일소설이다. 이와 다른 유형의 하나로서 액자소설이라는 형태가 있다. 즉, 외부 이야기 틀 속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내부 이야기를 내포하는 서술유형의 소설로서, 여기서는 서술자의 이동과 변이가 이루어진다.

액자의 틀은 작품의 앞뒤에 붙기가 보통이지만, 내부 이야기 속에 단속적으로 또는 중첩적으로 개입되는 형태도 있다. 이러한 액자소설의 종류로는 순환적 액자소설·단일액자소설·목적액자소설·인증액자소설·폐쇄액자소설·개방액자소설 등이 있다.

고전소설 가운데에서 액자소설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김시습의 〈취유부벽정기 醉遊浮碧亭記〉, 〈운영전〉, 박지원의 〈호질〉·〈옥갑야화〉 등이 있으며, 이른바 몽유록소설도 서술유형상으로 보면 액자소설의 특수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신소설로서 대표적인 것은 〈화중화 話中話〉가 있고, 현대소설로는 김동인의 〈배따라기〉를 비롯하여 현진건의 〈고향〉, 김동리의 〈무녀도 巫女圖〉, 이청준(李淸俊)의 〈줄〉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소설의 유형이 달리 분류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즉, 구조유형으로 분류하면서 문학장르적 판정을 근거로 하면, 사건의 보고적인 서술로 이루어지는 서사적 결속의 소설이 있고, 극적 긴장의 소설이 있으며 서정적인 소설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삶에 대한 태도로 볼 경우 해학적 소설과 비극적 소설로 양분될 수 있으며, 동기적인 근거로 보아 성격소설과 운명소설로 나눌 수도 있다.

바흐친의 역사적 유형론에 근거한 여행·시련·전기·성장의 기준에 의해서 4개 유형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또 시간의 구조시학적인 측면에서 전진적 구조의 소설, 회상적 구조의 소설, 장벽시간 구조의 소설 및 다시상(多時相)소설(히그비) 등으로 분류해 보거나 소설사를 서술할 수도 있다.

<이재선>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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