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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도평의사사 (브리)
도평의사사 都評議使司 고려 후기의 최고 행정 기구. 도당(都堂)이라고도 한다. 도당의 기원은 현종초에 설치한 도병마사(都兵馬使)이다. 989년(성종 8) 거란과의 전쟁을 겪으며 양계의 병마사를 중앙에서 통제하기 위해, 문하시중ㆍ중서령ㆍ상서령을 병마판사(兵馬判事)로 임명했다. 2년 후 중추원이 설치되자 추신(樞臣)은 사(使)가 되고 그 밑에 부사(副使)ㆍ판관(判官) 등이 마련되어 도병마사로 완성되었다. 초기에는 단지 군사 문제만 논의하던 임시 기구로 양부의 재추 가운데 택해 임명했다. 그러나 중기 이후 차츰 진휼 등 중대사를 의논하기 시작하여 무신란 이후인 1255년(고종 42) 도병마사는 도당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중서문하성과 중추원의 재상 전원이 모여 각종 국사를 처리하는 중심 기구가 되었다. 이런 추세를 수용하여 1279년(충렬왕 5) 도병마사를 도평의사사로 개칭했다. <역옹패설>에 의하면 이때부터 도당이 상설 기구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중기 이래 문란해진 국가 체제를 개혁하기 위해 도당의 역할 강화를 꾀한 시도였다고 본다. 고려의 재정과 행정 체계는 분산적으로 운영되었는데 이를 도당 중심으로 통합ㆍ관리하기 위해 각종 사무나 각사가 독자적으로 지방이나 지방관에게 발송하는 명령은 모두 도당을 경유하게 했다. 심지어 왕이 사사로이 지방관을 통해 곡식을 총신에게 전하는 것도 도당을 경유하게 했다. 이후 도당의 역할은 토지 제도ㆍ조세ㆍ녹봉ㆍ화폐ㆍ형옥ㆍ의례ㆍ인사ㆍ군사ㆍ사대문구ㆍ진공ㆍ대외 관계 등을 의결하고 법률을 공포하는 최고 행정 기구로 발전했다. 도당의 사무 기구도 확장하여 6색장(六色掌)이 6부의 사무를 관장하게 하고 8명의 도평의녹사를 두었다. 이들은 문안 작성과 재추들의 서명을 받는 일, 지방에 파견되어 지방관을 감찰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도록 했지만 이러한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고려 말에는 도당을 중심으로 한 대신들의 집정 체제가 강화되어 6부와 백사(百司)의 행정 체계가 문란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인사가 문란해짐에 따라 도당의 구성원인 재추의 수는 증가했다. 1298년(충렬왕 24) 관제 개혁 때에는 재추의 수가 28명이나 되었고 상의(商議), 삼사(三司)의 판사, 좌우사(左右使)까지 도당의 구성원이 되었다. 이 양상은 점차 심해져 하루에 임명하는 재추의 수가 50여 명에 이르고 도당의 구성원은 80명에 달했다. 이에 재상 중에서도 도당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가 나타났으며, 재상 가운데 실력자 소수가 모여 국정을 처리하는 내재상제(內宰相制)가 나타났다. 1278년(충렬왕 4) 재추가 많아 필도치(必闍赤)를 별도로 구성하여 궁중에서 사무를 처리하게 했다. 이를 별청재추(別廳宰樞) 또는 내상(內相)이라고도 하는데, 고려 말까지 존속하여 소수가 정권을 장악하는 역할을 했다. 창왕 이후 개혁파 사류가 집권하여 도당의 직제와 운영을 개혁하는 시도를 했는데 먼저 재상의 수효를 줄이고 상의를 제외했다. 6색장은 6방녹사(六房錄事)로 고치고 지인(知印)과 선차(宣差) 10명을 두었다. 선차는 지방을 왕래하는 임무를 맡았다. 1389년(공양왕 1) 도당청사를 신축하고 경력사(經歷司)를 두었다. 이러한 개혁은 조선의 도당 체제로 이어졌다. 조선 초기 도당의 직제에는 판사 2명, 동판사 11명, 사 1명, 부사 15명이 있었고, 재추 아래에 사무요원으로 수령관(首領官)을 두었으며, 6방녹사를 통괄하는 경력사를 설치하여 3ㆍ4품의 경력 1명과 5ㆍ6품의 도사(都事) 1명, 그아래 6방녹사ㆍ전리(典吏)ㆍ도리(都吏)를 두었다. 또 검상조례사(檢詳條例司)를 두어 검상 2명, 녹사 3명, 도평의녹사 6명을 두었다. 그러나 1400년(정종 2) 도평의사사를 의정부로 바꾸었으며, 1401년(태종 1) 문하부를 통합하여 국정을 총괄하게 함으로써 도평의사사는 폐지되었다. 윤훈표(尹薰杓) 글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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