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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부산항의 역사 9 (부산)
부산항의 역사 9 일제강점기 1 부산부(釜山府)의 등장 동래부, 부산부와 동래군으로 분할 일제가 한국과 아세아 대륙을 침략한 그 침략은 부산항에서 시작하여 부산항에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를 일반적으로는 1910년의 강점부터 1945년까지인 36년간을 말하지만 부산은 1876년의 개항부터 강점에의 마수가 뻗어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일본의 강압에 의해 개항한 그로부터 부산의 요긴한 땅은 일본인 손에 넘어가고 메워진 바다는 그들 소유가 되고 수산업과 제조업 운수업들이 그들의 손에 억눌리고 고래의 순풍미속마저 그들의 침략을 입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침략은 조약·조규·협약·협정같은 소리없는 문서침략이 행위침략으로 현실화되었다. 이른바 『한일합방조약』이 1910년 8월 29일에 체결되어 우리의 통치권을 잃게 되었다 해도 이미 그 이전인 1905년에는 『을사 5조약』으로 외교권이 일본에 약탈당했고, 1907년 7월 24일 이완용(李完用)과 이또오(伊藤博文) 사이의 『한일신협약』인 『정미7조약(丁未七條約)』으로 법령 제정권·관리 임명권·행정권마저 잃어가면서 일본관리를 임명토록 하는 조약까지 곁들여졌다. 그 『한일신협약』으로 일본에서 파견되어온 통감(統監)이 한국을 내정간섭하게 되었고, 법령제정이나 중요한 행정조치는 통감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으며 한국의 고등관리 임명도 통감의 허가가 있어야 했다. 이 협약에 따른 비밀조치로서의 시행규칙은 마지막 숨통을 죄는 것으로 한국군대의 해산·사법권의 탈취·일본인 차관(次官)의 각 부서배치·경찰권과 감옥사무의 탈취들이었다.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일본의 그러한 강압은 일제강점에의 단계적 조치였다. 그러한 조치 끝에 일제는 1910년 8월 29일 그들이 말하는 칙령(勅令) 제319호로 한국을 조선으로 개칭하고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를 설치했다. 9월 29일에는 그들의 칙령 제354호로 조선총독부 관제(官制)와 함께 조선총독부 지방관제(地方官制)가 반포되고 10월 1일부터 시행했다. 이 지방제도는 13도(道) 12부(府) 317군(郡)으로 도 밑에 부·군을 두고 도에는 도지사·부에는 부윤(府尹)·군에는 군수를 임명했다. 1910년 10월 1일 조선총독부령 제6호 지방관제 제1조에 의하여 경상남도의 도청소재지는 진주(晋州)에 두고 관할구역은 종전의 경상남도 일원으로 결정되었다. 같은 날인 1910년 10월 1일 조선총독부령 제7호 지방관제 제17조에 의해 부산부(釜山府)가 형성되면서 부청소재지를 부산에 두고 관할 구역은 종래의 동래부(東萊府) 일원(一圓)이 되었다. 그에 따라 부산부는 동래부의 사무를 인계받고 부산부가 종래의 동래부 전역을 관할하게 되었다. 이로써 대한제국은 조선으로 이름이 바뀌고 일본인이 조선총독이 되어 일본의 육·해군을 통솔하고 정무를 일본이 통괄했다. 1914년 3월 1일에는 지방제도 대개편이 있었다. 이때 부(府)·군(郡)의 통폐합이 있었는데 동래군이 다시 부활되면서 1910년 종전의 동래부를 인수한 부산부의 일부지역이 동래군 관할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1914년 3월 1일 당시의 부산부는 오늘날의 중구·영도구·동구·서구·남구의 용당동이 이에 속했다. 말하자면 개항기 시대의 일본 전관거류지와 그에 가까운 바다쪽 지역이 부산부가 되었다. 동래군에는 오늘날의 동래구·해운대구·금정구·부산진구·남구·사하구·사상구·연제구·수영구·북구와 기장군(機張郡) 일대가 이에 속했다. 그러니 일제강점 이전의 동래부와 기장군은 부산부와 동래군으로 나누어진 셈이었다. 일제강점 당시의 부산부 청사는 오늘날의 동광동인 용두산 동남쪽 중턱에 있던 일본 관청인 부산 이사청(釜山 理事廳) 청사를 사용했다. 이 이사청 건물은 1904년 일본 영사관으로 건축된 일본건물이었다. 일제강점 이후는 마을의 이름인 동리명(洞里名)도 일본인 자기들 나름으로 이름지어 갔다. 그렇게 일본식으로 이름 지어진 동리명은 광복 후인 1947년 7월 20일에야 고쳐졌다. 우리식으로 고쳐진 일본식의 옛 동명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식으로 고친 이름 - 일제강점기의 이름 동광동(東光洞) - 본정(本町)과 상반정(常盤町) 중앙동(中央洞) - 대창정(大倉町)과 좌등정(佐藤町)과 고도정(高島町)과 경부정(京釜町) 대청동(大廳洞) - 대청정(大廳町) 복병동(伏兵洞 :현 대청동에 편입) - 복전정(福田町) 대교동(大橋洞 :현 중앙동에 편입) - 대교통(大橋通)과 북빈정(北濱町) 신창동(新昌洞 :현 광복동에 편입) - 서정(西町) 창선동(昌善洞 :현 광복동에 편입) - 행정(幸町) 남포동(南浦洞) - 남빈정(南濱町) 충무동(忠武洞) - 소화통(昭和通) 보수동(寶水洞) - 보수정(寶水町) 부평동(富平洞) - 부평정(富平町) 부민동(富民洞) - 부민정(富民町) 서대신동(西大新洞) - 서대신정(西大新町) 남부민동(南富民洞) - 남부민정(南富民町) 초장동(草場洞) - 초장정(草場町) 완월동(玩月洞 :현 충무동에 편입) - 녹정(綠町) 아미동(峨嵋洞) - 곡정(谷町) 토성동(土城洞:현 충무동에 편입) - 토성정(土城町) 암남동(岩南洞) - 암남정(岩南町) 봉래동(逢萊洞) - 항정(港町) 광복동(光復洞) - 변천정(辨天町)과 금평정(琴平町) 부용동(芙蓉洞) - 중도정(中島町) 동대신동(東大新洞) - 동대신정(東大新町) 신선동(新仙洞) - 산수정(山手町) 영선동(瀛仙洞) - 어영정(御影町) 남항동(南港洞) - 석견정(汐見町) 청학동(靑鶴洞) - 청산정(靑山町) 동삼동(東三洞) - 동산정(東山町) 대창동(大昌洞 :영주동에 편입) - 영정(榮町) 대평동(大平洞) - 갑정(岬町) 부산부, 동래군을 점차로 편입 확대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승리를 거듭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륙침략을 꾀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종전의 부산부 관할구역으로서는 대륙진출의 교두보적 역할을 전담하는데 협소하다는 그들의 판단이었다. 그래서 동래군 소속지역을 부산부 지역으로 편입시켜 갔다. 그것은 1936년 4월 1일의 동래군 소속의 서면 일대를 부산부로 편입시킨 부산부 부산진출장소 개설이었다. 이 제1차 행정확장으로 시역(市域)이 84.15㎢에서 112.12㎢로 늘어났다. 그 뒤 1942년 10월 1일에는 부산부 동래출장소와 부산부 사하출장소(沙下 出張所), 부산부 수영출장소가 개설되어 오늘날의 동래구·금정구·사하구·남구·해운대구·수영구·연제구가 부산에 편입되었다. 이 제2차 행정구역 확장으로 시역(市域)은 241.12㎢로 6년전 시역보다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출장소는 그 지역의 민원이나 일반행정을 본청에서 하려니 본청의 사무가 폭주할 뿐 아니라 지역과 본청과의 거리가 멀어 주민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 지역 행정 일반을 그 지역 출장소가 담당하도록 한 것으로 요즈음에서 말하면 구청(區廳)과 같은 성격의 것이었다. 이렇게 동래군 소속 지역이 부산부로 이속되자 부산부가 비대해지는 반면 동래군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말하자면 지난날의 기장군(機張郡)에 속했던 기장면·장안면(長安面)·일광면(日光面)·정관면(鼎冠面)·철마면(鐵馬面)이 동래군에 속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의 부산부에 관한 요긴한 자료는 현재 찾아낼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에 패배한 일본이 1945년 패주할 때 보관하고 있던 서류를 조선총독부의 지시에 의해 소각(燒却)해버렸기 때문이다. 관부연락선 취항과 연안해운 연락선의 역할 일제강점 5년 전인 1905년 1월 1일부터 부산의 초량과 서울의 영등포 사이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었다. 이 개통에 뒤이어 부관 연락선(취항 당시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공식명칭은 關釜連絡船이었음)이 운항되면서 일본 九州의 東海道線과 山陽철도가 시모노새끼(下關)에서 관부 연락선과 연계되어 대한해협을 거쳐 부산에 당도하고, 부산에 당도하면 경부선 철도와 연계되었다. 그래서 철도와 철도 사이를 연락한다 해서 여객선이란 말을 쓰지 않고 연락선이라 했다. 여기서 말하는 일본의 산양철도도 관부 연락선도 한국의 경부선과 경의선 철도도 일본 국유(國有)의 철도원(鐵道院) 소관이었다. 그래서 일본 東京에서 한국의 서울까지 기차표 한 장으로 오갈 수 있었다. 이 관부 연락선으로 맨 처음 취항한 배는 1905년 9월 일본의 山陽汽船주식회사 소속의 壹岐丸(1680톤)이었다. 이 연락선은 下關에 닿으면 일본의 山陽철도를 거쳐 일본의 경제적 한국침략의 핵심지인 大阪과 神戶에 연결될 뿐 아니라 정치의 핵심지인 東京까지 갈 수 있었다. 이어 11월에는 對馬丸(1679톤)이 취항했다. 이때부터 부산과 下關에서 매일 1회씩 출항하게 되었다. 일본은 청일전쟁(1894∼1895)으로 중국의 요동반도(遼東半島)를 차지하고, 노일전쟁(1904∼1905)에서는 제정(帝政) 러시아가 만주와 한국으로 남하하려는 책략을 꺾고 승리를 거두었다. 이 전쟁의 승리로 일본이 조선에서의 정치·군사·경제상의 우월권을 차지하게 되어 만주의 旅順·大連 부근을 조차하는 한편 長春·旅順 사이의 철도를 러시아에서 양도받았다. 이로써 일본은 대륙침략의 발판을 굳혔다. 1905년 조선의 정치외교를 보호한다는 이름 아래 이른바 『을사조약』을 맺게 되자 일본의 대륙침략에의 길이 구체화되면서 관부 연락선의 운항이 가속화되어 갔다. 1908년 4월에는 다시 1천9백톤급의 薩摩丸을 취항시켰고 일제강점 이듬해인 1911년에는 다시 1천9백톤급의 梅香丸과 櫻丸을 취항시킴으로써 부산과 下關 양쪽에서 아침과 저녁 두 번씩 출항하는 주야 선편(船便)으로 불어났다. 1912년에는 梅香丸이 일본 門司港에서 침몰되자 弘濟丸을 취항케 했을 뿐 아니라 이 해에 처음으로 3천톤급으로 거대한 高麗丸과 新羅丸이 증강되었다. 이 때의 내왕 인원은 대부분이 일본인이었는데 1908년에는 약 12만명(1,226회 취항)이었지만 4년 뒤인 1912년은 약 20만명(1,416회 취항)으로 불어났다. 이 1912년까지는 연락선이 닿는 자리가 지금의 연안여객 부두 안쪽 자리쯤이었다가 1912년 부터 지금의 제1부두(현 국제부두)가 서서 제1부두로 닿는 자리가 옮겨졌다. 연락선이 닿는 자리가 옮겨진 뒤인 1913년의 출입인원은 총 31만8천명으로 한국행 20만3천명에 일본행 11만6천명이었다. 이로 보아서는 한해 9만명 가까이의 일본인이 조선과 중국지역에 잔류했다는 말이 된다. 일본의 대륙침략이 급진화됨으로써 1922년에는 3천6백톤급의 景福丸·德壽丸을 취항케 하고 그 이듬해인 昌慶丸을 취항케 하는 대신 종전의 여객선인 高麗丸과 新羅丸 두 척을 화물선으로 바꾸었다. 이러한 선박 증강은 중일전쟁(中日戰爭 :1937년)을 도발할 병력과 군사물자를 수송하는 일과 조선으로 일본인을 옮겨 앉혀 그 힘을 심는 식민정책(植民政策) 수행을 위함이었다. 태평양 전쟁을 앞둔 1940년에는 7천5백톤급의 金剛丸과 興安丸을 취항시켜 시속 16노트로 종전의 11시간 항정(航程)을 7시간30분으로 단축시켰다. 태평양 전쟁이 일어날 1941년 초에는 7천9백톤짜리 天山丸과 崑崙丸을 증강 취항시켰다. 이러한 연락선의 증강은 대륙의 침략과정과 병행되어 갔지만 오고가는 길은 상대성을 지니고 있었다. 부산항으로 발을 내딛는 사람은 한국 또는 대륙에의 침략전 또는 침략에의 책략을 수행하기 위해 발을 들여놓는 일본인들이었다. 그 반면 부산항에서 떠나는 사람으로는 일본 유학으로 떠나는 우리나라 유학생(일본 유학생 수는 1926년 3,945명, 1930년 약 4,000명, 1935년 4,944명, 1938년 12,356명, 1942년 29,427명)도 있었지만 일본의 식민지정책으로 농토를 잃고 탄광의 광부로, 부두의 노무자로, 가족을 두고 삶의 길을 찾아 단신으로 떠나는 우리나라 사람이 많았다. 일제강점 후 10여년간 부산에서 일본으로 노동자가 되어 이 연락선을 타고 간 사람은 70만명이나 되었다. 이들 가운데 약 40%는 경상남도 사람이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일자리를 얻지 못해 돌아온 사람도 많았다. 일본으로 가는 도항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져 1927년에는 한해에 14만8천여명 이었는데 1930년에는 약 42만명, 1938년에는 약 80만명, 해방 당시에는 200만명이나 되었다. 중일전쟁이 태평양 전쟁으로 전환될 무렵에는 징용, 보국대, 징병, 학병, 여자 정신대(挺身隊)로 본의 아닌 타의로 끌려가는 우리나라 사람의 수가 날로 많아져 갔다. 강제징용의 예만 해도 1940년에는 1,892명이 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갔는데 1년 뒤인 1941년에는 6,898명으로 4배 가까이 불어났다. 태평양 전쟁이 한창인 1943년 10월 5일 밤에는 下關을 출항한 7천5백톤급 崑崙丸이 미군 잠수함의 공격을 받아 격침되고 583명의 사망자를 내었다. 이 崑崙丸 피침 이후에는 전쟁수행상 다급한 수송이 요구되는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야간 운항을 줄이고 낮에만 수상비행기(水上飛行機)의 엄호를 받고 운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德壽丸을 麗水港으로 돌려 여수에서 일본 博多 사이로 운항케 했다. 1945년 8·15광복을 보자 연락선의 구실은 사라지고 한동안 미군의 통제 아래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일본인 귀환민과 일본에서 부산으로 오는 우리나라 귀환민 수송을 담당하다가 그 일이 마무리 지어져 가자 그 운항이 끊어졌다. 그 뒤 20년이 지난 1964년에는 부산과 오사카(大阪) 사이에 『아리랑호』가 운항했다. 부관 연락선이 끊어진 지 25년이 지난 1970년에는 부관(釜關) 페리호(3,875톤)가 다시 부산과 下關사이를 운항하게 되었다. 연락선에 얽힌 이야기들 일본은 그들이 말하는 연락선에 붙이는 이름도 침략의 방향이 제시되고 있었다. 연락선의 처음 이름은 壹岐丸·對馬丸·薩摩丸 등 일본의 자기네 섬이나 지역 이름을 썼다. 일제강점으로 우리나라를 강점(强占)하고는 高麗丸·新羅丸·景福丸·德壽丸 등 우리나라의 옛 이름이나 옛 궁궐 이름을 땄다. 중국을 점령하면서는 興安丸·天山丸·崑崙丸으로 그 방향이 대륙으로 나아가는 이름이 되어 갔다. 연락선을 타는 데는 일본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을 달리 구별했다. 우리 한국인은 연락선 트랩 입구에서 점검하는 정복과 사복의 경관과 헌병이 있어 그들 앞에 도항증(渡航證) 또는 학생증을 제시해야 했다. 한국인 학생은 학생증만으로 배를 탈 수 있었으나 일반 한국인은 본적지 경찰서장이 발행한 일본 도항증명서와 호적등본을 수상(水上) 경찰서에 제시하고 그 수상 경찰서에서 승선권을 받아야만 배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사람은 도항증명서나 학생증없이 타고 내렸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과 일본 사람은 얼굴이나 체격이 비슷해서 잘 구별이 가지 않을 텐데도 트랩 앞에 버텨선 경찰은 용케 우리나라 사람을 알아내어 『센징(鮮人 :조선사람을 줄여서 한 일본말)이지』하고 도항증명서 제시를 요구했다. 일본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센징』이라 얕잡아 부르게 된 것도 그 시초는 이 관부 연락선 트랩 앞에서 한 말이 펴진 것이었다. 도항 증명서를 가져도 수상하게 여겨지면 가진 물건을 샅샅이 뒤져 살폈다. 특히 한국 학생의 소지품 조사가 심했다. 배를 타고난 뒤의 배 안에서는 이동경찰인 사복형사가 수색을 했다. 이 관부 연락선에는 민족의 비애와 고통이 점철된 가운데서도 세상에 널리 알려진 젊은 남녀의 비련의 얘기도 있다. 그것은 가수 윤심덕(尹心悳)과 극작가 김우진(金祐鎭)의 이야기로 윤심덕은 우리나라 새 문명기의 여류 성악가이자 여배우로 이름을 날리던 여성이었다. 김우진은 목포 갑부의 아들로 일본 와세다(早稻田)대학 영문과에서 희곡문학을 전공한 끝에 최초의 학생중심의 근대극 단체인 『극예술협회』를 조직한 사람이었다. 윤심덕은 일본 우에노(上野)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한때 교편을 잡기도 했던 소프라노 가수였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레코드에 11곡을 취입할 정도의 여성이었다. 두 사람은 극진히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김우진의 아버지가 결혼을 끝내 반대했다. 그러한 갈등속으로 윤심덕은 극단 토월회(土月會)에 가입해서 무대에 섰고 김우진은 홀로 일본으로 떠났다. 이곳에 남은 윤심덕은 김우진을 그리다 못해 일본으로 갔으나 맺을 수 없는 사랑에 몸부림치다가 1926년 8월 3일 일본에서 돌아오는 관부 연락선 德壽丸 배 위에서 바다를 향해 두 사람은 함께 몸을 던졌다. 정사(情死)를 한 것이다. 이 정사가 알려지자 가수와 배우로서 그녀를 아끼던 이들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장벽을 안타까와 했다. 그 정사는 윤심덕이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취입한 노래 『사(死)의 찬미(讚美)』바로 뒤의 일이 되어 더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가는 곳이 어디메냐 눈물로 된 이세상 나 죽으면 그만인가?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는 찾는 건 설움이냐 이 『사의 찬미』가 그들의 죽음을 상징할 뿐 아니라 그 애수에 찬 곡 또한 공감으로 닿아 크게 애창되었다. 연안(沿岸)해운 일본인 회사가 한국 연안에 대한 항행권을 완전히 독점한 것은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 이전인 개항기가 되는 1907∼1908년으로 일본의 통감부 보조를 받고 경영한 『부산기선주식회사』였다. 이 『부산기선주식회사』는 자본금이 100만원이었는데 일본의 통감부가 40만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일본인 재벌과 한국인이 출자하는 형식이었으나 한국인은 일제강점 이전이 되어 이름만 내세운 편법에 지나지 않았다. 이 『부산기선주식회사』는 삼남지방(三南地方)의 다도해(多島海)와 연안을 정기적으로 순항(巡航)하여 해상교통에 편리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일본의 목적은 내륙의 산물을 모으고 일본의 생산품을 전파하는데 있었다. 운항방향으로는 매월 3회 왕복으로 부산∼목포선(마산·통영·삼천포·여수·나로도·완도·소완도·백파진·기항)이 있고, 매월 1회 왕복의 부산∼제주선(장승포·욕지도·安島·거문도·中島·기항)이 있고, 매월 2회 이상 왕복의 부산∼연일만선(울산 기항)이 있었다. 이 부산기선주식회사는 뒷날에 조직된 합자회사인 요시다선박부(吉田船舶部)와 목포항운합명회사를 통합하여 일제강점 이후인 1912년 1월 자본금 300만원의 조선우선주식회사(朝鮮郵船株式會社)를 설립하였다. 이 조선우선주식회사는 조선총독부의 보조금을 받고 총독부 지시를 받으면서 한반도의 전체 연안의 운항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1937년에는 선박 26척을 가져 합계 총 톤수는 53,500톤에 이르렀다. 1941년 11월 28일에는 자본금을 1,500만원으로 증자하면서 8척의 신조선을 새로 조선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이 우선주식회사는 종전의 부산기선주식회사 당시의 연안항로를 존속 확대하면서 근해항로인 대일항로(對日航路)와 대지항로(對支航路 :현 중국항로)까지 진전하였는데 화물수송 줌심이었다. 1941년 9월 영업실적은 수송화물 84만3천톤에 총수입 762만9천원으로 그에 따른 이익금은 348만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이 일어나자 8척의 신조선계획도 좌절되고 소속선박이 일본군 군용으로 징발되는 등 운항에 차질이 왔다. 수송물량도 전쟁수행을 위한 군부의 군수물자 수송으로 전환되고 연합군의 공격을 피해 행상운항도 순조롭지 못했다. 해안매축과 항만시설 일본은 조선을 강점한 후인 1912년 3월에는 총독부 관제를 고쳐서 총독관방(總督官房)에 토목국을 설치하여 철도와 통신에 관한 일을 제외한 모든 토목에 관한 일을 토목국 소관에 귀속시켰다. 그것은 조선의 모든 항만과 도로와 도시의 구역정비들을 일본의 군사·경제·정치의 제반 사항에 맞아들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부산은 일제강점에 앞서는 개항(1876) 이후부터 그들에 부합되는 시설이 이미 구축되어 갔다. 그 구축에 해안매축이 있었는데 해안매축이라 하면 바다를 메우는 일이지만 바다를 메우면 절로 항만공사가 되어 갔다. 자연상태의 바닷가 또는 바다를 메우려면 호안(護岸)인 안벽(岸壁)을 쌓아야 했다. 그렇게 안벽을 쌓으면 배가 닿는 안벽이 되고, 그 텃자리는 물양장(物揚場)이 되어 부두로서의 항만이 되어가는 것이었다. 개항 이후 일제강점까지의 부산의 해안매축은 이미 『개항기 부산』에서 말한 바 있다. 그 개항기에 있었던 해안매축으로는 부산 해관(海關) 부지매축과 부산 매축회사의 중앙동 매축과 부산 세관공사, 그리고 부산 영선산 착평공사(營繕山 鑿平工事)들이다. 이 가운데 부산의 바다 매축으로서는 맨 처음인 부산해관부지 매축은 비록 청국의 영향력을 입었다 해도 구한국정부가 공사비를 내었으니 국내적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산 매축회사의 중앙동 매축은 구한국정부의 허가를 얻어 매축을 하였다 해도 그 매축회사는 일본인 회사고 일본 전관거류지의 확대와 편의시설의 구축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앞서 말한 일본의 군사적·경제적·정치적 사항에 맞아들게 확충한 시설공사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 당시에 완공을 본 오늘날의 중구의 세관자리의 부산 세관공사와 오늘날의 제1부두 자리의 선류장(船溜場)과 물양장(物揚場), 그리고 잔교(棧橋) 가설공사도 일본이 대륙진출을 위한 발판을 구축하는 일이었다. 그러니 그 공사도 그들 나름의 정략적 공사라 할 수 있다. 영선산 착평공사는 일제강점 이전인 개항기에 공사를 시작하여 한일합방 이후에 준공을 보았다. 그러나 그 공사 역시 일본인 그들의 제반 사정에 맞아 들게 시설을 확충한 공사였다. 1910년 일제강점을 보자 일본은 우리나라를 발판으로 한 대륙침략에의 길을 본격화하게 되었다. 그것은 부산항의 항만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일이었다. 제1기 항만시설공사 부산항에 제2잔교(棧橋)가 구축되기 전에는 일본에서의 침략의 길은 개항기에 축조된 부산의 제1잔교(오늘날의 연안부두 위치에 있었던 잔교)를 거쳐 경부선(京釜線)·경의선(京義線) 철도를 따라 압록강 가교(架橋)를 건너 만주로 들어가는 순서였다. 그에 따라 압록강 가교공사는 1911년 10월 완공을 보았다. 부산의 항만시설로는 제1잔교밖에 가지지 못한 일제는 강점을 전후해서 항만시설을 보다 확대해 갔다. 그것은 1910년부터 1918년에 이르는 8개년 계속사업인 제1기 부산항 항만시설공사였다. 그 제1기공사는 제2잔교(뒷날의 제1부두)축조와 항만 준설(浚渫)과 파도를 막는 제파제(除波堤)를 쌓는 일들이었다. 공사 내용으로는 제1잔교 북쪽인 철도용지(당시의 부산 본역은 중앙동에 있었음) 앞바다 1만6천2백62평을 메워 육상시설을 갖추고 그 메운 자리의 해안으로는 길이 약 2백22m의 물양장(物揚場)을 마련하고 그 가장자리는 길이 약 4백m의 호안석축(護岸石築)을 구축했다. 이 호안석축 끝으로는 제1잔교와 약 2백30m 사이를 두고 제2잔교를 축조했다. 이 제2잔교는 너비 약 42m, 길이 약 4백m 규모였다. 제2잔교 중앙에는 철도선로를 깔아 화물(貨物)운송을 화차(貨車)로 할 수 있게 했다. 제2잔교의 철도선로 양쪽에는 너비 7m, 길이 약 165m의 평옥(平屋)과 철도상옥(鐵道上屋)을 지었다. 그리고 제2잔교 부근의 바다 깊이가 약 9∼12m가 되도록 준설(浚渫)을 하여 7천톤급 기선 2척과 2만톤급 기선 2척이 계류(繫留)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였다. 그와 함께 제1잔교 앞 수면 4만1천6백평을 썰물 때 바다 깊이가 약 8m에 이르도록 준설을 해서 3천톤급 내지 4천톤급 기선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항만 내수면도 바다깊이가 9∼12m가 되도록 준설을 하였는데 그 면적은 29만3천1백12평에 이르렀다. 이렇게 제1기 항만시설을 하면서 제1잔교 보수공사를 하였는데 제1잔교 위에 너비 약 21m, 길이 약 3백4m의 철골상옥(鐵骨上屋)을 설치하고 그 내부에 여객 대합실·사무실·소화물 취급소(小貨物 取扱所)·매표소(賣票所)·화물 장치장(貨物 藏置場)·다과점(茶菓店)을 겸한 휴게소들을 지어 여객들이 연락선을 타든 기차를 타든 해륙(海陸)연락에 편리하게 했다. 매축지에는 너비 약 3∼4m의 길을 닦아 화물과 승객의 교통을 편리하도록 하였다. 이같은 시설을 한 제1잔교 자체는 1918년 제1기축항공사가 끝나자 잔교의 역할을 하지 않은채 제2잔교(현 제1부두)만이 잔교역할을 하였는데 이 제2잔교를 제1잔교라 하게 되었다. 이 제1기 항만시설공사에 동원된 인원은 우리나라 사람의 연인원은 45만7천3백81명이었고, 일본사람 연인원은 48만9천8백32명으로 총 연인원은 94만7천2백13명이었다. 이들 동원인원에게 주어진 임금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21만2천1백20원인데 일본사람에게는 44만7천1백64원으로 배액에 가까웠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은 막일꾼이 많았고 일본사람은 기술직이 많았다는 점도 있었지만 다같은 막일꾼이라도 우리나라 사람은 일본사람에 비해 임금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제2기 항만시설공사 제1기 부산항 항만시설은 대대적인 것이었으나 그 하역(荷役)능력은 연7만톤에 불과했다. 그러나 1917년의 출입화물은 이미 143만톤에 이르러 있었다. 그 가운데 범선(帆船)과 그 외의 화물을 40톤으로 본다 해도 하역 능력 34만톤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제1기 항만시설 종결연도인 1918년에는 출입 화물량이 159만톤으로 불어났다. 그에 따라 제1기 항만시설이 끝난 다음해인 1919년부터 6개년 사업으로 부산축항 제2기 공사를 총 공사비 9백17만2천원으로 책정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으로 물가와 노임의 폭등을 초래해서 공사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거기다 일본 東京을 중심으로 일어난 관동대지진(關東大地震 :1923년)까지 겹쳐 애초의 공사비보다 1백30만5천25원을 줄인 7백86만6천9백75원으로 재편성하면서 공사기간도 9년으로 늘였다. 이 제2기 항만시설의 주요공사는 항내 준설(浚渫)이었다. 본래부터 부산항은 넓이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으나 수심이 얕은 것이 결함이었다. 얕은 수심에 준설을 해서 깊게 해 두어도 주위 하천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메워졌다. 그리고 선박의 무게가 해를 거듭할수록 무거워지면서 그 수가 불어났다. 그러니 수심을 깊게 하여 담수량(湛水量)을 많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니 준설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2잔교 북쪽 앞바다 1만1천1백90평을 썰물 때 물 깊이 약 8m 이던 것을 약 9m로 준설하는 등 총 29만4천만평 가량을 준설했다. 그리고 부산항의 내항과 외항 사이에 남북 양쪽에서 방파제를 쌓아서 부산항 내항을 2백55만평의 수면적(水面積)으로 하려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사규모 축소에 따라 북쪽 방파제 축조계획이 뒤로 미루어지고 남쪽 방파제만 쌓았다. 이 방파제는 길이 약 1천20m로서 그 가운데 영도 육지쪽 약 2백46m는 사석방파제(捨石防波堤)로 쌓았고, 그 끝에 너비 약 60m의 소형선박 물길을 터 놓았다. 여기서 다시 약 1백50m 길이의 사석방파제를 쌓은 다음에 약 6백30m 길이의 방파제를 쌓았는데 그 기초부문을 사석공(捨石工)으로 메운 위에 콘크리트 덩어리를 쌓아 몰타르로 굳혔다. 제2기 항만시설 가운데 또 하나의 일은 제2잔교 입구에 너비 약 159m의 수면적(水面積) 1만4천3백21평을 매축하는 일이었다. 이 매축은 철도선로 용지와 상옥(上屋) 창고부지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이 매축지 동쪽 가장 자리에는 너비 약 7m, 길이 약 1천80m의 물양장(物揚場)을 석축(石築)으로 하고 그 가운데의 약 26m는 기중기(起重機) 기초부분으로 직립호안(直立護岸)을 쌓았다. 또 그 북쪽 가장자리에도 너비 약 7m에 길이 약 3백62m의 물양장을 석축으로 쌓고 그 가운데의 약 8m는 역시 기중기 기초부분으로 직립호안을 쌓았다. 여기에서 이어 총연장 2백10m의 물양장 석축을 쌓으면서 약 34m의 기중기 기초부분이 되는 직립호안도 쌓았다. 그리고 영주동에서 내리는 하천(河川), 하구(河口) 길이 약 24m의 호안(護岸) 석축도 쌓았다. 물량장 석축 위에는 계선주(繫船柱)를 설치하고 3톤 또는 10톤짜리 수동식(手動式) 기중기를 각각 1대씩 설치했다. 이로써 근대식 부두(埠頭)의 규모를 갖추었다. 제2기 항만설치의 또 하나로는 제1잔교 북쪽의 너비 약 12m, 길이 약 4백m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계선안벽(繫船岸壁)을 쌓았다. 이 계선안벽 위에는 너비 4피트 8인치의 철로궤도(鐵路軌道)를 길이 3백96m로 깔아 놓음으로써 화물 운반수송에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제1잔교 언저리의 물깊이를 약 9m 깊이로 준설해서 3천톤급·5천톤급·7천톤급의 대형선박이 각각 1척씩 동시에 계류(繫留)할 수 있게 했다. 제2기 항만시설은 9년간의 공사였다. 이동안 제2잔교는 너비 약 1백26m의 부두로 확장되고 계선안벽(繫船岸壁)위에는 10∼15m로 사이를 띄워 계선주(繫船柱)를 설치하고 잔교 가장자리에는 철골(鐵骨) 콘크리트로 만든 충격 방지재도 마련했다. 제2잔교 입구 매축지 철도선로는 4복선(複線)으로 깔아 경부선 철도와 연결시켰다. 잔교 끄트머리 한복판에는 수동식(手動式)과 전동식(電動式)을 겸할 수 있는 30톤짜리 기중기 1대를 설치해 놓고 중량화물(重量貨物)을 싣고 내리는데 편리하게 했다. 이 제2기 항만시설은 총독부(總督府) 직영이었다. 공사가 마무리되는데 따라 제1부두는 1925년 11월 1일부터, 제2부두는 1928년 4월 1일부터 일반에게 개장되었다. 공사가 완전하게 끝난 것은 1929년 3월 25일이었다. 이 공사는 대역사(大役事)로 사무비만도 85만4천4백25원이 들었다. 이 공사의 완공으로 부산항의 계선안벽(繫船岸壁) 길이는 1천5백m로 늘어나고 하역능력은 1년에 1백10만톤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이 역사에 동원된 연인원은 1백99만천8백66명에 이르고, 이들에게 지출된 임금은 모두 3백만원이나 되었다. 이 공사에 동원된 연인원 가운데는 우리나라 사람 1백40만9천3백94명, 일본사람 53만3천9백43명, 중국사람 5만3천5백24명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중국사람은 제1차 항만시설공사에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제2차 항망시설공사에는 나타났다. 이 중국사람은 거의 모두가 막일꾼이었는데 우리나라 막일꾼들이나 일본 막일꾼들은 엄두도 못낼 정도로 억척스러웠다. 이 중국 막일꾼을 꾸리(苦力)라 했는데 말 그대로 힘도 세고 뚝심이 강했다. 중국의 꾸리들이 이 제2기 항만시설 때 나타난 것은 공사가 벌어진 이듬해인 1920년부터였다. 중국 꾸리는 엄청난 뚝심으로 억척스럽게 막일을 해서 그 작업량이 우리나라 막일꾼보다 많아 품삯도 더 받았다. 하지만 일본 막일꾼보다는 일을 훨씬 많이 하는데도 일본 막일꾼보다는 품삯이 적었다. 우리나라 막일꾼들의 날품삯은 평균 1원5전이었고 중국 막일꾼인 꾸리는 날품삯은 평균 1원10전이었는데 일본 막일꾼의 평균 날품삯은 1원52전이었다. 중국 막일꾼들은 벌어들인 돈을 함부로 쓰는 일이 없었다. 아껴모아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 가운데는 영주동과 초량 일대에 있던 이른바 청관(淸館) 거리에 눌러앉아 일하기도 하고 조그마한 음식점을 여는가 하면 농토를 빌어 농사를 짓기도 했다. 부산진 매축공사(釜山鎭埋築工事) 부산진 방면의 바다 매축은 조선기업 주식회사(朝鮮企業 株式會社 :일본인 회사)가 구관(舊館 또는 古館 :수정동)에서 부산진에 이르는 바다 40만평(실제 측량을 하니 35만8천1백50평이었음)을 40만원에 매수하여 1913년 6월 제1차공사로 매축을 시작하여 1917년 대체적인 준공을 보았다. 제1차 매립공사로 생겨난 땅은 14만4천1백88평이었다. 이때의 호안공사(護岸工事)로 그 동안의 개펄이 없어진 대신 바다와 육지의 구획이 확연해졌다. 제2기, 제3기 공사 예정지는 회사 형편으로 중단되었다가 부산진 매축주식회사가 조선기업회사의 제2기, 제3기 공사 예정지를 인수하여 1926년에 착공하여 범일동과 우암 앞바다 30만5천6백90평(31만3천2백40평이라는 기록도 있음)을 매립했다. 이에 소요된 공사비는 4백78만원이었다. 제3기 매축은 1938년 준공예정이었으나 실제 준공날짜는 확실하지 않다. 이 제2기와 제3기에 매축된 범일동지구는 철도연락이 편리하여 공장지대로 유리한 자리였다. 그러나 매축이 완료되어도 중일전쟁 발발 등으로 수요자가 나타나지 않아 빈터로 남아 부산의 공설 운동장처럼 되어 각종 행사가 여기서 행해졌다. 정월 대보름의 부산진 사람의 줄다리기가 이 매축지에서 행해진 것도 그러한 보기였다. 영도 대풍포(待風浦) 매립공사 대풍포라면 원래는 대풍(待風)이라는 말과 같이 방파(防波)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을 때 어선이나 그 밖의 선박들이 세찬 바람과 물결을 피하는데 알맞은 포구란 뜻이 된다. 그런데 개항 이후 일본의 선박 왕래는 그 수가 많아지면서 빈번해 졌다. 그에 따라 현재의 중앙동 부산데파트 아래 국제회관 자리에 있었던 종전의 왜관 선창으로서는 자리가 비좁았다. 그래서 일본의 소형선 특히 어선은 종전의 영도의 대풍포(현 대평동에 있었음)에 정박해서 그 해변에서 급수(給水)를 하고 바람을 피하고 배를 건조(乾燥)시키고 또 배 수선을 하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할 즈음에 구한국정부의 어느 고관(高官)이 구한국말에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돌아와 부산에 머물고 있었다. 그 기회를 타서 부산주재의 일본영사가 대풍포 일대 사용을 한국정부 고관에 간청했다. 그러자 한국정부 고관은 그곳의 토지가 한국인 개인 명의로 되어 있는 것도 확인하지 않은채 구두(口頭)로 사용을 허락하고 말았다. 이로 말미암아 한국인 토지소유자는 동래부로 가서 그곳이 자기 소유가 되어 있는 사실을 밝혀도 중앙의 정부 고관이 한 일이라고 동래부에서는 발뺌을 했다. 토지 소유자는 동래부에서 그 대풍포 일대의 토지소유 증명서를 발급받아 한양으로 올라 정부당국에 소원(訴願)을 하였다. 소원을 해도 당국에서는 모두가 모른다는 핑계로 일관했다. 그 때문에 대풍포 일대에 가졌던 개인 토지는 일본인 전관거류지의 일본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그 토지는 결국은 일본인 전관거류지에 빼앗기고 말았다. 그 뒤 일본인 志村이란 사람이 그 대풍포를 매립하려고 일본 거류민단의 승낙을 얻어 매립권을 최초로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志村이 매립을 못하고 있는 사이 일본 東京의 일본인 大澤이라는 사람이 일본인 거류민단에서 매립권을 양도받아 일제강점 이후에야 매립을 시작했다. 이 대풍포(일본인들은 薩摩堀이라 하였다) 매립은 1916년 착공하여 1926년 6월까지 행해졌는데 이때 4만2백여평을 매립했다. 남항 매축공사(南港埋築工事) 일제 강점기의 부산은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해 일대에 2천 수백구(區)의 어장(漁場)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에 걸맞는 기능을 충실하게 발휘할 수 있는 중심 어항(漁港)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실정에 따라 남항을 전용어항으로 하는 추진체가 조직되어 1915년에 남항수축기성회(南港修築期成會)가 설립되었다. 그 기성회가 설립되는 것과 함께 하사마(迫間房太郞)라는 일본사람이 조선총독부에 남항수축을 진정하고 나섰다. 그 진정과 교섭을 10년 동안 끈질기게 벌였으나 이렇다는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당시로 보아서는 워낙 방대한 공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부산상업회의소 회두(會頭)인 카시이(香椎源太郞)가 남항수축기성회 회장이 되어 1926년 다시 조선총독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조선총독부는 재정긴축(財政緊縮)의 현실을 들어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 그 뒤로 경상북도 평의원(評議員)을 지내고 있으면서 대구에 살고 있던 이케다(池田佐忠)가 나타났다. 이 池田은 이전에 인천·목포·통영 등지의 여러 항만지역에서 매축공사를 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池田은 민간차원에서 남항을 매축하여 축항하려고 1925년 혼자서 현지조사를 하였다. 이듬해인 1926년에는 설계를 완성했고 그 해 10월에는 부산 남항건설 허가를 조선총독부에 신청했다. 신청을 하고는 일본 재계와 실업가들을 설득하여 자금을 마련한 뒤 1928년 2월 9일 총독부로부터 남항건설 허가를 얻었다. 건설허가를 얻은 池田은 일본의 청부업체인 飛鳥組 대표 아스카(飛鳥)와 제휴하여 자본금 5백만원의 부산축항합자회사(釜山築港合資會社)를 1928년에 설립하고 11월 9일에는 공사를 해도 좋다는 총독부에게서의 실행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남항은 대한해협의 거센 파도가 바로 밀어닥치는 곳이어서 방파제(防波堤)를 쌓는 일이 난공사 중의 하나였다. 공사는 440m의 방파제(현 남부민동 방파제)를 쌓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이 방파제가 축조되어 파도를 막아 주어야 안쪽에서 축항공사를 할 수 있었다. 방파제 공사가 진행되자 조선총독부에서는 항만수축(港灣修築)공사에 오랜 경험을 쌓은 기사(技士)를 추천해 주는 것과 함께 총독부 기사를 고문기사로 보내 기술적 지원을 하게 되었다. 공사 진행과정으로는 1930년 2월에 남항 방파제 축조와 남포동 해안매축에 착수하여 1931년 5월 방파제를 준공하고 남포동 해안 제1기 매축을 완료했다. 이 제1기 매축에서 생긴 땅은 보수천 하구에서 남포동 해안 일대의 4만4천8백60평이었는데 도로 등에 소용된 토지를 제외한 건축용 부지는 3만8천98평이었다. 이 건축용부지는 매축이 완료되자 1평당 62원으로 거래되었다. 1934년 2월에는 대정공원(大正公園 :현 충무로 광장 북쪽자리)에서 충무동 일대 수면 3만4천평의 매축공사에 착수하여 유효평수 2만2천3백40평을 매립하였다. 이 공사는 예정보다 늦은 1940년 경에야 마무리를 보았다. 이 남항 축항으로 새로 마련된 호안(護岸) 길이는 약 1천26m로서 그 가운데 호안 석축(石築)의 길이는 약 2백86m였고, 하역장(荷役場)의 길이는 약 4백50m였으며 보수천 기슭 호안 길이는 약 2백30m였다. 이 무렵 남항에 축조된 물양장(物揚場)은 너비 약 12m의 해안도로를 따라 너비 약 6m로 비탈지게 간지석(間知石)을 깔아 하역작업에 편리하게 하였다. 또 곳곳으로 튼튼한 계선주(繫船柱)를 시설해서 선박 계류와 하역작업의 효율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이로써 1,000톤급 기선이 계류할 수 있게 되면서 남항은 어업전진기지인 어항(漁港)이자 연안무역항(沿岸貿易港)으로서의 면목을 갖추게 되었다. 남항이 어항으로써의 구실을 갖추게 되자 북항은 무역항으로서의 기능을 전담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항 매축으로 자갈치의 간선도로(현재 지하로 지하철이 지나고 있는 도로)가 동서로 너비 약 30m가 되게 개통되었다. 이 간선도로는 광복동 거리와 사이를 두고 나란히 뻗어 중앙로와 이어지고 구덕로와 연결되게 되었다. 이 남항 축항으로 송도로 가는 아랫길도 생겨 남포동에서 송도로 가는 교통이 생겨났다. 그러니 이 남항 축항공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현재 지하로 지하철이 지나는 자갈치 간선도로는 바다였고, 그 윗쪽이 자갈치라는 경사진 바닷가였다. 북빈연안매축공사(北濱沿岸埋築工事) 부산항은 국제무역과 더불어 연안무역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었다. 1925년에는 국제 무역선과 어선을 제외하고서는 연(年) 60만톤에 그 금액은 2천8백70만원에 이르렀고, 국내 연안에서 오가는 기선 및 범선(帆船)의 출입수는 7천7백척에 오르내렸고, 그 인원은 20만명이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항의 연안무역 설비는 작은 배가 닿는 2선류장(船溜場)과 4백칸(間)의 물양장이 있을 정도였다. 따라서 연안의 출입화물은 부선(艀船 :짐을 실어 나르는 배)으로 먼 바다에서 짐을 부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악천후나 바람과 물결이 심할 때면 부선의 출입마저 어려웠다. 이에 부산부는 총공사비 41만원(총독부 보조 12만원·府費 29만원)으로 북빈(北濱)에 있었던 佐藤町(오늘날의 중앙동 국제회관 자리쯤) 앞바다 1,128평방미터를 매축하고 수심 6m에 192평방미터의 철시판조(鐵矢板造)의 계선안벽(繫船岸壁)을 축조하고 주철(鑄鐵)로 만든 계선주(繫船柱) 12개를 장치했다. 북쪽에 56입방미터, 남쪽에 56입방미터의 물양장(物揚場)도 구축했다. 매축한 지상에는 도로를 설치하고 목조상옥(木造上屋)도 건축했다. 이 공사는 1928년 11월에 기공하여 1931년 9월 준공을 보았는데 그 위치는 현재의 중앙동의 연안부두터미널을 중심한 좌우측 자리가 된다. 영도대교(影島大橋) 가설공사(架設工事) (1) 영도를 오간 나룻배시절 영도와 부산 내륙의 바다 사이 일정한 지점을 정해 나룻배가 오가기 시작한 것은 개항 14년 뒤인 1890년부터였다. 그 먼저는 필요에 따라 배가 오갔을 뿐이었다. 그러니 개항 이전의 영도에는 정착해서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1890년 나룻배가 생길 때는 영도의 영선동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뜻을 모아 저마다 집안 형편에 따라 쌀이나 보리쌀을 추렴해서 뱃사공의 품삯으로 주어 육지 왕래를 했다. 그 나룻배의 뱃길은 옛 부산시청이 자리잡은 그 터에 있었던 용미산(龍尾山) 남쪽 기슭과 바다 건너 맞은편인 영도의 오늘날의 봉래동 사이였다. 그 용미산은 옛 시청이 지어지면서 없어졌지만 나즈막한 산에 노송이 우거지고 두루미와 왜가리들이 모여들어 그 노송에 둥지를 짓고 날아다녔다. 그럴 때면 바다의 갈매기와 두루미 왜가리들이 어울려 날아오고 날아가서 살아있는 그림같은 정경이었다. 그런 그때의 나룻배는 노로써 젓는 거룻배 두척이었다. 그러는 사이 영도에 이주해서 사는 사람이 불어났다. 1895년에는 배가 4척으로 늘어났다. 그때 영도에 사는 일본사람들도 우리나라 사람이 젓고 다니는 나룻배를 탔다. 한데 용두산 주위 옛 왜관터가 일본인 전관거류지가 되어 그곳에 살던 일본사람은 그들 전관거류지에서 가장 가까운 영도로 정착하는 사람이 생겨났다. 일본에서 어업에 뜻을 두고 오는 일본사람은 처음부터 영도에 자리잡는 사람도 있었다. 영도로 일본사람의 왕래가 많아지자 일본사람들은 지금의 자갈치 시장에서 대평동으로 오가는 나룻배의 길을 텄다. 그래서 영도 왕래의 나룻배는 용미산 기슭과 봉래동 갯가로 오가는 우리나라 사람의 나룻터와 오늘날의 자갈치 시장과 영도 대평동 갯가로 오가는 일본사람 나루터인 두 곳이 되었다. 비록 나룻배의 해상교통이라 해도 교통이 편해지니 영도에 정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 가운데도 우리나라사람은 자녀들의 교육을 걱정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영도거주 우리나라유지(有志)들은 1909년 사립옥성학교(私立玉成學校)를 영도에 설립하고 그 운영재원을 나룻배 수입으로 충당해 나가기로 했다. 옥성학교의 나룻배는 5척으로 불어나고 그동안 영도 주민들이 쌀 또는 보리쌀의 추렴으로 운영하던 배삯도 돈으로 바뀌어 어른은 한 사람 1전이 되고 아이는 무료가 되었다. 1910년 일제강점이 된 뒤의 1914년에는 자갈치 시장과 대평동 사이의 일본인 나룻배는 동력선(動力船)으로 바뀌었다. 그 동력선은 동력으로 배가 통통거려서 통통배라 했다. 1921년 옥성학교가 폐쇄되면서 목도(牧島) 공립보통학교(현 영도초등학교)로 바뀌자 옥성재단이 운영하고 있던 나룻배는 부산부(釜山府)가 인수하여 직영하게 되었다. 나룻배 운영이 부산부 직영으로 바뀌자 부산부에서 11만원을 들여 새 동력선 2척을 마련하여 운항했다. 용미산 기슭과 봉래동 사이의 나룻배인 통통배와 자갈치 시장과 대평동 사이의 나룻배인 통통배는 1934년 11월 23일 영도대교가 개통되자 용미산 기슭과 봉래동 사이의 뱃길은 폐쇄되고 자갈치 시장과 대평동 사이 뱃길은 오늘날에도 남아 자갈치 시장과 대평동 사이 손님을 태워 나르고 있다. (2) 영도대교(影島大橋) 가설(架設) 부산부가 밤에는 나룻배를 운행할 수 없어 밤으로의 영도 왕래가 불편한 점을 들어 영도와 육지를 잇는 영도대교(본래 공식명칭은 釜山大橋였음) 건설을 발표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반대하고 나섰던 사람들은 해운업자들이었다. 해운업자의 반대이유는 다리를 놓기 위해 바다를 메우면 물길이 좁아져 물살이 세어지기 때문에 작은 배들이 교각(橋脚)에 부딪치는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북항에서 남해안으로 나갈 1천톤 이상의 큰 배들은 다리 아래 물목을 빠져 나갈수 없기 때문에 오륙도를 거쳐 영도를 둘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르면 적어도 1시간의 항정(航程)이 더 걸려서 해운업의 발전에 지장을 준다는 주장이었다. 그러한 지장은 바로 부산항의 발전에 지장을 가져올 뿐이란 것이었다. 그러면서 해운업자들은 다리를 놓지 않는 대안으로 영도의 섬과 내륙의 육지를 잇는 해저(海底)터널을 뚫는 것을 제의했다. 그 제의에 대해 부산부는 해저터널은 엄청난 예산 출혈(出血)을 가져오기 때문에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온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가설할 대교 일부분을 열어 젖혀 1천톤 이상의 기선이 열어젖힌 사이로 지나갈 수 있게 했다. 그렇게 도개식(跳開式)으로 다리 일부를 열 수 있게 설계변경을 하자, 일반 시민뿐 아니라 당시의 부산부의회 의원(釜山府議會 議員)들까지 그 가능성을 의심하게 되었다. 그 실현성 여부가 신문지상에 여론화되기까지 했다. 그러자 부산부 의원들은 설계자를 직접 불러 도개식 영도대교 건설의 가능성을 따져 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다리 일부분을 열 수 있게 했던 것으로 압록강교(鴨綠江橋)밖에 없었다. 그 압록강교는 다리의 상판(上板) 일부분을 옆으로 비껴 여는 회전식(回轉式)이었다. 영도대교 설계처럼 다리 일부분을 하늘로 꺼떡 치켜올린다는 도개식에 대한 기술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교 설계자는 부산부의회 의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미리 만들어 온 도개식 모형으로 실험을 해 보았다. 그러나 그래도 일부 의원들은 반신반의였다. 그러한 우여곡절 끝에 1932년 3월 8일 영도대교 가설공사는 시작되었다. 2년 8개월 남짓이 지난 1934년 11월 23일 완공을 보고 개통식을 가졌다. 완성된 영도대교 전체 길이 214.63m 가운데 육지쪽의 31.30m가 도개부(跳開部)가 되어 전동식(電動式)으로 들어 올림으로써 그 밑으로 1천톤급 선박이 지나갈 수 있게 해 놓았다. 도개부 이외의 부분은 캔틸레버식 강판항교(鋼鈑桁橋)로 했다. 다리의 너비는 18m(車道 12.6m, 人道 5.4m)의 2차선이다. 해수면에서 대교 상판 밑바닥까지의 높이는 밀물 때 7.51m가 되게함으로써 50톤급 이하 선박은 언제라도 다리 밑을 지날 수 있게 했다. 다리와 시가지 지면은 25분의 1 경사를 두었다. 이 대교를 가설하는데는 3백60만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이 공사가 이루어짐으로써 중앙동의 중앙로와 오늘날의 광복동 길과 남포동 매축지와 영도의 간선도로가 축조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다리를 가설하는 공사중의 사고로 희생된 인부는 17명이나 되었다. 그 희생자의 대부분은 우리나라 노동자였다. 그리고 이 영도대교 가설공사의 부대공사로 매립공사가 행해졌는데 그 매립공사는 1932년 3월 8일 착공하여 1934년 3월 31일에 마쳤다. 이 매립공사로 중앙동과 남포동쪽 그리고 영도쪽에 3만평의 바다가 매축되었다. 대교 양쪽에는 선류장(船溜場)이 구축되었다. 영도대교가 개통된 개통식의 1934년 11월 23일은 다리 양쪽으로 준공된 다리와 개통식을 구경하려는 구경꾼이 6만명이나 몰려들었다. 그때의 부산 인구가 16만명이었을 때니 놀라운 수의 구경꾼이었다. 그 구경꾼 가운데는 부산지역은 물론 김해·양산·울산·밀양에서도 왔다고 한다. 그때로서는 강도 아닌 바다위에 다리가 서고 그 다리 일부가 때에 따라 하늘로 향해 치솟는다고 하니 진기한 구경일 수도 있었다. 개통식의 그날 오전 10시 개통 테이프를 오늘의 중구 다리목에서 끊은 사람은 김해에 살고 있던 여든살인 복많은 노인 내외간과 일본인 부산부윤(釜山府尹 :현 釜山市長) 쯔찌야(土屋傳作)였다. 테이프를 끊고 개통되는 다리를 맨 먼저 걸은 사람도 그 여든 나이 노부부였고, 그 노부부 뒤를 구경꾼들이 구름떼처럼 뒤따랐다. 영도대교 도개부(跳開部)를 올리고 내릴 때는 사이렌을 울려 양쪽으로 교통을 차단시킨 뒤 도개부를 올렸다. 올랐던 도개부를 내릴 때도 사이렌을 불고 내려서 사람과 차가 지나가는 다리가 되게 했다. 영도대교를 여닫는 시간은 오전은 6시·8시·10시가 되고, 오후는 1시·3시·5시·7시였는데 열어놓은 시간은 20분이었으나 1935년부터는 15분으로 줄어들었다. 영도대교의 도개부는 산업사회로 나아간 뒤의 영도의 비약적 발전으로 도개부가 도개될 때의 교통체증과 다리를 따라 영도지역으로 상수도 수도관을 부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 등을 감안하여 1966년 9월 1일을 기해 도개부는 폐쇄 고정되었다. 이 도개부 폐쇄로 말미암아 남해안으로 나아갈 1천톤 이상의 배들은 오륙도를 거쳐 태종대를 둘러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영도다리라고 하는 이 영도대교의 본 이름은 “부산대교”였다. 그러나 일반 시민은 영도로 가는 다리라 해서 영도다리라 했다. 1980년 영도다리 이웃인 동쪽에 3경관(徑關) 연속 아취로 된 새 다리가 생기자 그 새 다리를 부산대교라 하고 영도다리로 불린 이 다리를 영도대교라 이름을 고쳤다. 그런데 이 영도대교가 생긴 뒤 이 대교에서 투신자살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래서 그때의 수상서(水上署)에서는 순경을 배치해서 자살자를 막는데 애를 먹었다. 다리의 양쪽에는 『잠깐 기다려!』라는 팻말을 세워두기도 했다.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하기에 앞서 잠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뜻이었다.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피난을 오는 총망중에 일정한 장소를 말할 수 없어 『부산 영도다리에서 만나자』 해두었다가 실제로 이 다리에서 만난 사람도 있었다. 그때의 피난민들은 이 영도다리 난간에서 초생달을 바라보며 망향의 눈물을 지우기도 했다. 『굳세어라 금순아』란 대중가요가 그때의 상황을 말한 노래였다. (계속) 출전 : 부산라이프 부산항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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