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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3-12-31 (수) 21:23
분 류 사전3
ㆍ조회: 2110      
[문학] 한국문학-근대문학 (브리)
한국문학-근대문학

세부항목

한국문학-상고~고려시대의 문학
한국문학-조선시대의 문학
한국문학-근대문학
한국문학-현대문학

개화기

개화 계몽 운동과 신문학의 성립

한국의 현대문학이 성립되기 시작한 첫 단계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이다. 이 시기에 봉건적인 조선 사회가 붕괴되고 새로운 서구 문물이 수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외세의 침략적 위협에 대응하여 민족 국가의 독립과 자주 의식을 강조하던 사회 계몽 운동이 폭넓게 전개되었다.

이 시기에 새롭게 형성된 문학을 개화 계몽 시대의 문학이라고 한다. 개화 계몽 시대의 문학은 전통적인 문학 양식의 근대적인 변혁과 새로운 외래적인 문학 양식의 수용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 문학이 지니고 있던 고정적인 관념이나 인습적인 태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전통적인 시가 형태인 시조가 음악적인 창곡과 분리되어 시의 형식으로 고정된 점이다.

소설의 경우에는 비현실적인 초월적 세계의 개입이 사라지고 일상의 삶이 이야기의 핵심을 이루게 되었고, 서사 구조에서 시간의 역전적 전개를 구성의 원리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문학을 통하여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함께 계몽의식을 표현하고자 하는 경향도 등장하고 있다.

개화 계몽 시대에 전통적인 문학이 새로운 변혁을 이루게 된 것은 신교육과 국어 국문 운동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갑오개혁(1894) 이후 새로운 교육이 시행되면서 서구적인 신식 학교가 설립되었으며, 새로운 서구 문물과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교과용 도서의 출판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 결과로 독서층이 확대되었고, 문자 생활에서 한문의 제약성을 벗어나 국문 사용이 폭넓게 확대된 것이다. 한문의 정보 기능이 퇴조하면서 한문체와 국문체의 절충 형태인 국한문체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 시기의 문학 양식은 대체로 국문체를 수용함으로써, 국문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문학의 확립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개화 계몽 시대 문학은 대중적 매체로 등장한 신문과 잡지를 통하여 사회적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독립신문〉·〈황성신문〉·〈대한매일신보〉·〈제국신문〉·〈만세보〉·〈대한민보〉 등의 신문은 대부분 소설, 시조, 가사 등의 문학 작품을 일반 기사와 함께 수록하고 있다.

여러 사회 단체들이 간행한 〈기호흥학회회보〉·〈대한자강회보〉 등과 같은 학회보와 〈소년〉과 같은 잡지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문학의 형태를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인쇄술의 도입과 상업적인 출판사의 등장으로 문학 작품의 상업적 출판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전기와 우화, 그리고 신소설

이 시기의 서사문학 양식으로는 전기, 우화, 신소설 등이 있다. 개화 계몽 운동과 함께 새로운 시대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널리 영웅적인 역사적 인물의 전기가 많이 등장했다. 전기는 전통적인 한문학의 전(傳)과 역사적인 맥락이 이어지며, 애국사상의 계발, 민족의식의 각성 등 계몽적 의도에 의하여 창작된다.

서양의 위인 전기인 〈이태리 건국 삼걸전〉(신채호역, 1906)이 번역되었고, 〈애국부인전〉(장지연, 1907)·〈을지문덕〉(신채호, 1908), 〈동국거걸 최도통전〉(신채호, 1909) 등이 당대 현실에서 요구되는 영웅적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 사회와 시대 상황을 풍자·비판하는 우화는 안국선의 〈금수회의록〉(1908)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인간 세상의 도덕적 타락과 혼란을 비판하는 동물들의 연설을 통해 충효, 화친, 우애 등의 전통적인 윤리적 규범과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세종〉(김필수, 1908)·〈금수재판〉(1910) 등이 유사한 계열의 작품이다. 꿈이라든지 초현실적인 공간을 설정하여 현실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몽견제갈량〉(유원표, 1908)·〈지구성 미래몽〉(1909)·〈몽배금태조〉(박은식), 〈꿈하늘〉(신채호) 등도 우화적 요소가 강하다.

이러한 작품 형태는 현실과는 상반되는 꿈의 장면을 그려놓고 꿈 속에서 서사적 자아의 이상과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전통적인 '몽유록'과도 그 속성이 흡사하다. 이같은 전기와 우화는 모두 개화 계몽 운동의 정신을 잘 대변하고 있다.

침략적인 외세에 대해 비판적이며, 민족주의적인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 양식들은 일제 통감부 설치 이후 규제의 대상이 되었으며, 식민지 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압수되거나 발매 금지 처분을 받게 되어 그 정신을 이어갈 수 없게 된다.

이 시기에 등장한 신소설은 이인직·이해조·최찬식·김교제 등의 직업적인 작가층의 형성과 함께 대중적인 독자 기반을 확보한 서사문학의 양식이다. 〈혈의 누〉(1906)·〈치악산〉(1908)·〈은세계〉(1908) 등을 발표한 이인직의 뒤를 이어, 이해조는 〈빈상설〉(1908)·〈구마검〉(1908)·〈화의 혈〉(1912) 등을 발표하고 있다.

최찬식의 〈추월색〉(1912)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혈의 누〉는 조선 말기 청일전쟁을 겪은 평양의 한 가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청일전쟁은 행복한 가정을 파괴하는 비극을 초래하고 있지만, 전란 속에서 가족을 잃은 여주인공은 일본 군인들의 도움으로 개화의 길로 인도되고 새로운 삶을 열어가게 된다.

이 작품에서 주목되는 것은 청일 전쟁의 승리자가 된 일본이 전란 속의 조선인을 구출하고 문명 개화의 길을 걸어가게 하는 구원자로 등장하고 있는 점이다. 일본을 매개로 하여 조선의 개화를 주장하고자 했던 작가의 시대의식이 잘 드러나고 있다.

소설 〈혈의 누〉의 이야기는 여주인공의 가족 상봉과 신식 결혼 이야기로 이어지는 소설 〈모란봉〉으로 연결된다. 〈모란봉〉은 여주인공의 귀국과 가족 상봉이 중요한 골격을 이루고 있지만, 결혼에 얽힌 여러 가지 뒷이야기를 과장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여주인공이 추구했던 개화 문명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윤리와 가치의 붕괴라는 또다른 현실의 문제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신소설 〈은세계〉는 갑신정변을 전후한 시대를 배경으로하여 부패한 사회 현실에 대한 불만과 정치 제도의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이 소설의 전반부는 봉건적인 사회 제도와 부패한 탐관오리의 학정을 고발하는 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후반부에서는 이 주인공의 자녀들이 성장하여 외국 유학을 거쳐 문명 개화의 이상을 안고 귀환하는 과정을 보여 주지만, 이야기의 완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해조는 신소설의 대중화를 이루어 놓은 작가이다. 〈빈상설〉은 처첩간의 갈등과 그 해결의 과정을 권선 징악의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이야기의 내용 자체가 세속화되고 개인화된 삶의 변화를 반영한다. 〈구마검〉의 경우는 미신 타파라는 사회적인 주제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그 저변에는 개인의 세속적인 욕망과 그 문제성이 깔려 있다. 신소설은 이해조 이후 최찬식, 김교제와 같은 작가로 이어졌지만, 재미를 추구하는 독자들의 욕구대로 개인적인 취향물로서의 통속적인 이야기책으로 변모되고 있다.

신소설 작가들이 보여준 대중적인 흥미성에의 집착은 신소설의 사회계몽적 기능을 약화시킨 대신, 그 방향을 개인적인 취향 문제로 전환시켜 놓았다고 할 수 있다.

개화 가사, 창가, 신체시

개화 계몽시대의 시가 양식을 보면, 전통적인 시가 형태의 근대적 변모와 새로운 시가 형태의 등장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조선 시대 시가문학의 중심을 이루고 있던 시조는 개화기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시의 형식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개화 시조는 가창의 형식으로 음악과 함께 향유되던 관습에서 벗어나 음악과 분리된 시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된다. 〈대한매일신보〉·〈대한민보〉 등에 발표된 수백 편의 시조들은 그 작자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시조의 시 형식을 통해 현실 비판 의식을 표현하기도 하고 자주 독립의 의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개화 가사는 전통적인 가사 형태에서 운문의 형식적 요건만을 계승하고, 그 내용은 다양한 분화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 비판적이고 논설적인 내용을 운문의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대한매일신보〉의 〈사회등 가사〉는 개화 가사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개화 가사는 그 율문적인 형식의 자유로운 확대가 허용되어 있다. 그리고 개인적 서정의 세계를 벗어나 현실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내용의 개방성으로 인하여 당시의 여러 가지 산문 형태와도 서로 경쟁하면서 새로 등장하는 창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 색인 : 창가).

개화 시조와 개화 가사가 전통적인 문학 형태의 계승에 해당한다면, 창가와 신체시는 개화 계몽 시대의 새로운 시문학의 등장을 의미한다 (→ 색인 : 신체시). 이 새로운 시 형태는 근대적인 자유시 형성 과정의 첫 단계에 등장하고 있다.

창가는 〈독립신문〉에 독자 투고 형식으로 발표된 〈애국가〉가 대표적인 형태인데, 전통적인 가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반복적인 후렴을 붙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같은 창가는 서양 음악의 곡조에 맞춰 가창하는 것도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최남선의 〈경부철도가〉 등에 이르면 개화 가사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서 길이가 확대되고 가사의 고정적인 율격의 패턴에서 벗어나 7.5조의 새로운 율격이 등장하고 있다. 창가는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노래하거나 문명 개화의 이상을 노래하고 있는 계몽적인 요소가 그 내용에 담겨져 있다.

신체시는 시적 형태의 고정성에서 벗어나 자유시의 형태에 접근하고 있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1908)·〈꽃 두고〉·〈태백산시〉 등을 일컫는 말이다. 이 작품들은 개화 가사나 창가 등에서 볼 수 있는 고정적 형식에서 벗어나 시행의 구분이 비교적 자유롭고 전체적인 시적 형식도 어떤 규칙적인 틀을 벗어나고 있다.

신체시는 그 형식상의 새로움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정서보다도 시대적인 이념을 노래한 것이 많다. 이같은 형식의 등장은 자유시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계라는 점에서 일정한 문학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창극과 신파극

개화 계몽 시대의 극양식은 판소리의 창극화 과정과 일본 신파극의 수용과정으로 그 특성을 요약할 수 있다. 전통적인 연희 형식 가운데 판소리는 판소리 사설이 지니는 서사적 요소와 그 창곡의 음악성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명창에 의해 구연된다.

그러나 이같은 판소리에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사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의 역할을 분담하여 노래하는 새로운 방식이 19세기말부터 등장한다. 이것을 창극(唱劇)이라고 한다. 창극의 등장은 전통적인 판소리가 연극적인 형태로 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창극 형식은 이인직의 소설 〈은세계〉(1908)가 창극적인 형태로 공연되면서 점차 근대적인 연극의 형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편 이 시기에 일본 신파극의 수용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의 신파극은 그 내용이 직접 번역 소개된 것이 아니라 대개 한국적인 시대 상황에 맞춰 극의 구성과 내용을 번안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파극은 임성구가 창립한 극단 혁신단이 〈불효천죄 不孝天罪〉(1911)와 같은 작품을 공연함으로써 시작된다. 신파극은 대중적인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일본 대중문화를 한국에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상황과 문학의 변화

한국문학은 1910년 일본의 강점에 의해 식민지 시대에 접어들게 되면서부터 역사적 시련을 맞고 있다. 일본은 한일합병을 강제로 체결하고 조선총독부를 설치한 후 한국에 대한 무단통치를 실시한다. 개화기 문학에서 볼 수 있었던 자주적인 국권 회복과 문명 개화에 대한 의지는 엄격한 언론 출판에 대한 규제로 인하여 더 이상 표출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무렵부터 일본 유학생들을 통해 서구적인 개념에 따른 문학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개인적 정서에 근거한 예술에 대한 인식이 가능해진다. 이광수는 〈문학의 가치〉(1910)에서 '인간의 정적 분자를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라는 뜻으로 문학의 개념을 규정한 바 있다.

그리고 개인의 내면적 고뇌를 그려낸 단편소설 〈소년의 비애〉(1917)를 발표하고, 장편소설 〈무정〉을 내놓으면서 문단의 중심인물이 된다. 〈무정〉은 식민지 현실에 대한 인식에 철저하지는 않았으나, 개인의 운명적인 삶과 시대적 조건을 결합시킨 장편소설로서 그 근대적 성격이 인정되고 있다.

〈무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요소는 자아의 각성에 근거한 사랑과 배움의 문제를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아의 각성은 사회 현실에 근거하여 한 개인이 자기 존재의 인식을 확대시켜 나가는 태도를 가리킨다.

〈무정〉은 이같은 문제성에 접근하면서 전통적인 윤리 의식과 규범으로부터의 개인의 해방 그 자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 개인이 반성적인 자기 각성의 단계를 거쳐 사회적인 존재 의미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그 가능성을 계몽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 식민지시대의 한국문학은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하여 민족과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자세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3·1운동을 통해 촉발된 민족적 자기 각성에 힘입어, 문학은 자아의 발견과 개성의 표현에 적극성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현실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게 된다.

〈창조〉(1919)·〈폐허〉(1920)·〈백조〉(1922) 등의 문예동인지가 등장하여 문단이 형성되었으며, 〈개벽〉(1920)과 같은 종합지의 발간으로 문학 창작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기도 한다. 특히 〈동아일보〉·〈조선일보〉 등의 민족지가 간행됨으로써, 문예활동의 폭넓은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근대소설의 성립

1920년대 초기의 문학은 근대적인 자아의 추구로부터 민족적 현실의 인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소설의 경우에는 암울한 현실에서 방황하는 지식인의 고뇌를 그리기도 하고 비참한 노동자·농민의 삶을 보여주기도 한다.

김동인은 일본 유학 시절 문학동인지 〈창조〉의 발간을 주도했고, 〈약한 자의 슬픔〉·〈배따라기〉·〈감자〉 등을 통하여 근대적인 단편소설의 성립에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배따라기〉는 열등의식과 오해가 빚어낸 형제간의 파멸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훼손된 삶의 가치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헤매는 주인공을 통해 삶의 비극적인 단면을 제시하고 있다.

〈감자〉는 주인공이 가난 속에서 도덕적 의지와 윤리 의식을 상실한 채 죽음을 맞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사건의 경과만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간결한 문체가 특히 주목된다.

현진건은 〈백조〉 동인에 참가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좌절과 고뇌를 그린 〈빈처〉·〈술 권하는 사회〉·〈타락자〉 등과 함께 궁핍한 노동자의 삶의 단면을 그려낸 〈운수 좋은 날〉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나도향은 〈백조〉 동인의 한 사람으로 〈벙어리 삼룡〉·〈물레방아〉·〈뽕〉 등을 발표했다. 〈벙어리 삼룡〉은 신분적 육체적 불구성을 자기 희생의 과정을 통해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물레방아〉와 〈뽕〉은 빈궁과 애욕의 문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염상섭은 〈폐허〉의 동인으로 가담하면서 본격적인 문단활동을 전개했으며, 〈표본실의 청개구리〉와 함께 3부작을 이루고 있는 〈암야〉·〈제야〉 등을 발표하여 작가로서의 위치를 분명하게 한다. 그의 초기 작품 가운데에서 〈만세전〉이 특히 주목된다.

이 작품은 3·1운동 직전의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주인공인 동경 유학생이 조선에 있는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귀국하는 동안 목격하게 되는 여러 가지 현실의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식민지적 현실에 대한 사실적 인식이 이 작품에서처럼 구체화된 경우를 이전의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작품에서부터 개인의 문제와 사회적 상황을 통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근대소설의 면모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자유시의 형성

1920년대의 시문학은 서구적인 자유시 형태를 수용하면서 한국 근대시의 독자적인 형식을 추구하고 있다. 초기 시들은 감상주의에 빠져들어 현실 도피적인 경향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현실적 상황에 대한 시적 인식의 확대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적인 운율의 발견을 통해 한국 근대시의 시적 형식을 새롭게 발전시키고 있다.

주요한의 〈불놀이〉(1919)가 보여주고 있는 자유시에의 지향은 시적 자아의 확립과 개성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시형식의 확립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근대시의 기반을 확립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김소월은 시집 〈진달래꽃〉(1925)에서 전통적인 민요의 율격을 재구성하여 서정의 세계를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으며, 이상화는 시대의 고통과 개인의 고뇌를 극복하고 식민지 현실에 대한 시적 인식의 확대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용운은 시집 〈님의 침묵〉(1926)에서 역사에 대한 신념을 여성적 어조로 형상화하여 새로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김소월의 시는 한국 현대시의 발전 과정에서 시적 형식의 완결을 추구해온 개인적인 노력이 독자적인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예로 손꼽을 수 있다. 그가 발견한 새로운 시적 형식은 전통적인 민요의 율조와 토속적인 언어 감각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김소월은 자연을 노래하면서도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그려내기보다는, 개인적인 정감의 세계 속으로 자연을 끌어들여 그 정조에 바탕을 두고 그것을 노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에서 즐겨 다루어지고 있는 자연은 서정적 자아의 내면 공간으로 바뀌고 있으며, 개별적인 정서의 실체로 기능하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진달래꽃〉·〈산유화〉·〈예전엔 미처 몰랐어요〉·〈접동새〉 등이 모두 이같은 예에 속한다.

김소월의 시가 지니고 있는 또다른 미덕은 토착적인 한국어의 시적 가능성을 최대한 살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시가 실감의 정서를 깊이있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언어적 특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한용운은 ' 님'을 노래하고 있다. 그의 시적 관심은 모두 님이라는 존재에 집중되고 있으며, 시를 통해 님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형상화시켜 놓고 있다. 님은 시적 자아와 함께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다. 님은 이미 현실에서 떠나가 버렸기 때문에, 지금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용운은 님이 떠나버린 슬픔은 말하면서도,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님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신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용운의 시는 의지적이며 강렬한 어조가 돋보인다. 한용운의 시의 정신은 역사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하고 있다. 그가 삶에 대한 정직성을 지키고, 악에 항거하고, 민족과 국가를 위해 투쟁했던 행동적 실천가였음을 생각한다면, 그러한 의지를 시적으로 구현하면서 가장 서정적인 어조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일이다.

이상화의 현실 감각은 김소월의 그것과 비슷하지만 보다 더 비장하고 절망적이다. 김소월이나 한용운의 경우에 분명하게 자리잡고 있는 서정 자아가 이상화의 시에서는 파멸하는 존재로 부각되는 경우도 많다.

무자비한 고통의 현실을 이상화는 어둠의 동굴, 죽음의 공간으로 그려낸다. 시적 주체로서의 서정적 자아는 어둠의 현실을 등지고 동굴과 밀실 속으로 도피하고 격앙된 어조로 삶의 구원을 희구한다. 이상화의 시에서 시적 주체가 어둠의 현실을 뚫고 현실의 한복판에 나서는 경우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역천〉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급문학운동

192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한국문학은 식민지 현실에 대응하여 민족주의적 이념을 추구하는 경향과 사회주의적 이념을 지향하는 경향 사이에 갈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3·1운동 직후의 현실지향적인 문학의 경향이 사회주의 사상과 접맥되면서 계급문학운동으로 확대된 것이다.

1925년에 결성된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을 중심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 계급문학운동은 계급의식의 고양과 정치적 투쟁으로의 진출을 목표로 조직을 확대하고, 문학과 예술에 대한 이념적 규정을 강화하게 된다 (→ 색인 :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 KAPF는 전국적인 조직망을 두고 정치·사회 단체와도 횡적인 연대를 확보함으로써, 문학운동의 집단적 실천을 가능하게 한다.

계급문학운동은 신경향파의 시대를 지나 목적의식기로 접어들면서 이념성이 강조되고 있다. 1927년의 방향전환 이후에는 대중성의 획득을 위해 노동자와 농민을 상대로 하는 노동문학과 농민문학의 실천에 주력한다.

그 결과로 소설의 경우, 최서해의 〈탈출기〉(1925), 조명희의 〈낙동강〉(1927), 이기영의 〈고향〉(1934), 한설야의 〈황혼〉(1936) 등이 발표된다. 이 작품들은 대부분 계급의식에 기초하여 식민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계급투쟁이라는 무산계급의 역사적 사명을 내세우고 있다.

이기영은 계급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로서 농민들의 삶을 다룬 〈홍수〉·〈서화〉 등을 발표한다. 장편소설 〈고향〉은 궁핍한 생활 속에서 허덕이는 소작 농민들의 고통과 이들을 착취하는 지주 세력의 횡포를 대조적으로 제시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지식인 청년의 등장과 함께 점차 계급적 자각과 자기 존재에 대한 인식에 눈을 뜨는 농민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서로 단합하여 지주 세력에 대응하게 된다. 농촌 현실과 농민들의 의식의 성장 과정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이 작품은 농민들의 삶과 그 풍속적 재현에도 성공하고 있다.

한설야는 〈과도기〉·〈씨름〉·〈사방공사〉 등을 통해 노동자 계급의 사회적인 형성과정과 그 의식의 추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장편소설 〈황혼〉은 방직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식민지 예속 자본가 계층의 생활과 의식이 그 전반부의 줄거리를 형성한다. 후반부에서는 이러한 자본가들의 행태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 자체가 일본 군국주의의 확대과정과 맞물려 있고, 그러한 현실적 상황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노동계급의 조직적 실체를 확인하고자 한다는 것이 특기할 만하다.

시의 경우, 박세영·박팔양·임화·김창술 등이 식민지 현실의 계급적 모순을 비판하고 계급투쟁 의식을 강조하는 경향시를 많이 발표하고 있다.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네거리의 순이〉 등은 이른바 단편 서사시라는 이름으로 지칭되기도 했는데, 계급적 현실의 모순을 시적 정황으로 형상화하는 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식민지 시대 후반의 문학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문학은 일본의 군국주의가 강화되고 문학에 대한 사상적 탄압이 자행되기 시작하면서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KAPF의 해체(1935)를 고비로 하여, 1920년대 이후 한국문학의 주조를 형성하고 있던 집단적 이념 추구의 경향이 사라지고 개인적 정서에 기초한 순수문학의 다양한 경향이 뚜렷하게 등장하고 있다.

1930년대 중반을 전후하여 〈시문학〉·〈시인부락〉·〈자오선〉·〈삼사문학〉·〈단층〉 등의 시 동인지가 발간되면서 소그룹의 동인 활동을 중심으로 창작에 참여하는 문인들이 많이 등장하게 된다. 〈신동아〉·〈조광〉·〈중앙〉과 같은 월간 종합잡지를 신문사에서 간행하여 문예의 영역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켜 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1930년대 말기에 간행된 〈문장〉·〈인문평론〉은 순문학잡지로서 문학활동의 중요한 매체가 되어, 많은 신인들을 배출하고 중요작품들을 널리 수록하고 있다. 구인회와 같은 문학 동인 조직이 형성되어 소설의 영역에서 이태준·박태원·이효석·이상·김유정 등의 활동이 두각을 드러내었고, 시 동인지 〈시문학〉을 중심으로 하는 정지용·김영랑·박용철 등 시문학파의 등장으로 시의 모더니즘적 경향이 자리잡게 된다.

서정주·오장환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시 동인지 〈시인부락〉의 경우에도 인간의 삶의 본질과 생명 의식에 대한 시적 추구작업을 전개한 바 있다. 이 무렵에는 일본에 유학하여 본격적으로 문학을 전공한 문인들이 해외문학에 대한 소개도 활발하게 함으로써, 문학의 경향이 더욱 다채롭게 전개된다.

소설의 다양성

1930년대 후반 이후의 소설에서 가장 주목되는 특징은 정치적 이념이나 사회적 현실 문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문학 내적인 요건에 대한 예술적 추구과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계급문단의 강제 해체 이후에 민족과 역사, 계급과 현실에 대한 관심을 배제시킨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식민지 현실에 대한 인식을 문학적인 테마로 다룰 수 없게 되자, 일상적인 개인의 삶과 내면 의식을 추구하는 데에 힘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소설적 기법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공간 의식을 강조하는 모더니즘적인 소설이 많이 등장했고 예술의 자율적 속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가능해진다. 특히 다양한 주제의 장편소설들이 등장하여 소설문단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박태원은 일상의 의미를 소설적으로 재구성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모더니즘의 소설적 경향을 대표한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성탄제〉·〈천변풍경〉 등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주인공은 주변의 생활이나 다른 인물들과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도시 공간을 방황한다. 사회적인 현실과 단절된 상태로 개체화되어버린 인간의 내면 의식을 따라가는 심리소설 기법이 이 작품에 잘 나타나 있다.

이상은 〈지주회시〉·〈날개〉·〈동해〉 등의 작품에서 현실과 대립된 자아의 욕망과 그 존재의 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날개〉는 자아의 형상과 그 존재 방식에 대한 회의와 그로부터의 탈출 욕망을 공간화의 기법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도시의 병리를 대표하는 매춘부인 아내와 기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무기력한 주인공이 좁은 방으로 표상되는 비정상적인 삶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이 이 소설의 주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태준은 인물에 대한 내관적인 묘사와 치밀한 구성을 통해 한국 근대소설의 기법적인 바탕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달밤〉·〈가마귀〉·〈영월영감〉 등의 작품은 허무와 서정의 세계 속에서도 시대정신에의 강렬한 호소를 드러내는 그의 대표작이다. 〈달밤〉은 변해가는 세태 속에서 여전히 아름답게 남아있는 인정미를 그려내고 있으며, 〈가마귀〉는 죽어가는 인물을 연민의 시선으로 그려나가는 작가의 감각적 묘사 능력이 잘 나타나 있다.

이효석의 문학 활동은 크게 두 시기로 구분된다. 〈도시와 유령〉·〈노령근해〉 등 계급적 경향의 소설을 발표했던 동반자 작가로서의 활동이 그 전기에 해당한다면, 1933년 〈돈〉을 기점으로 하여 〈산〉·〈메밀꽃 필 무렵〉 등을 발표하게 된 것이 후기에 해당한다. 이효석의 후기 작품들은 인간의 본능적인 성적 욕망을 보여주는 것이 많다.

〈메밀꽃 필 무렵〉은 이효석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소설의 문맥을 통해 읽어 낼 수 있는 자연과의 친화, 본원적인 인간의 삶과 원초적인 사랑은 이효석 문학의 주제로 여러 작품에서 반복되고 있으며, 배경과 인물 및 사건의 긴밀한 조화를 추구하는 서정적 문체는 이효석 문학의 독특한 스타일로 평가받고 있다.

김동리의 문학 세계는 토속성이 근간을 이룬다. 그의 소설이 지닌 토속성은 〈무녀도〉에 잘 투영되어 있는데, 이 작품은 그의 소설 창작의 원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무녀도〉에서는 토속신앙과 외래 기독교 신앙의 충돌로 인해 생기는 정신사적 갈등을 그려내고 있다.

〈황토기〉의 경우에도 토속적인 신비의 세계가 등장한다. 이밖에도 김유정의 〈동백꽃〉, 최명익의 〈장삼이사 張三李四〉, 허준의 〈습작실에서〉, 박화성의 〈홍수전야〉, 최정희의 〈흉가〉,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등은 이 시기의 대표적인 단편소설로 지목되고 있다.

1930년대의 장편소설 가운데 채만식의 〈탁류〉는 한 여인의 비극적이 삶이 이야기의 주류를 이루지만, 실상은 전통적인 인습과 새로운 풍속이 서로 맞부딪치는 과정 속에서 한 개인이 겪어야 했던 시련과 역경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염상섭의 〈삼대〉에서는 일상적인 생활의 한 단면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와 그들의 삶의 태도 등이 입체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박태원의 〈천변풍경〉은 삽화 중심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소도구처럼 개별화된 등장인물들의 배치를 통해, 일상적 공간의 소설적 재현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1930년대 후반의 소설 문단에서는 역사소설의 등장이 주목된다. 홍명희의 〈임꺽정〉, 이광수의 〈마의태자〉, 김동인의 〈운현궁의 봄〉, 현진건의 〈무영탑〉, 박종화의 〈금삼의 피〉 등은 역사적 사실에서 소재를 빌어 온 작품이다.

이밖에도 현진건의 〈적도〉는 애정 갈등을 주축으로 물신주의와 향락이 판을 치는 세태의 변모를 묘사하고 있으며, 심훈의 〈상록수〉는 농촌 계몽 운동의 실천적 방향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이광수의 〈흙〉, 김남천의 〈대하〉, 이기영의 〈봄〉, 한설야의 〈탑〉 등도 이 시기 소설적 성과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시와 모더니즘

1930년대의 시는 시적 대상에 대한 언어적 감각의 혁신을 통해 모더니즘의 시대를 열고 있다. 정지용의 〈정지용 시집〉(1935), 김영랑의 〈영랑시집〉(1935), 김기림의 〈기상도〉(1936), 오장환의 〈성벽〉(1937), 김광균의 〈와사등〉(1939) 등과 같은 시집을 보면, 새로운 언어적 감각을 바탕으로하여 특이한 이미지를 구성하고 있는 시들이 많다.

정지용은 시에 있어서의 언어의 중요성을 각별하게 인식했던 시인이다. 그는 다양한 감각을 선명한 심상과 절제된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으며, 감상성에 치우쳤던 시적 정서를 절제하고자 했다. 그의 시에서 모든 대상은 이미지를 통해 공간적으로 구성되어 나타난다.

김영랑의 경우에도 섬세한 언어적 감각을 바탕으로 시의 리듬을 민요적인 가락으로부터 개성적인 율격으로 바꿔놓고 있다. 오장환은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면서도 도시와 항구의 새로운 근대적 문물을 비판적으로 노래했고, 김광균은 시적 언어의 감각성과 그것을 형상화하는 회화적인 수법이 특히 주목된다.

김기림은 시정신의 건강성을 강조하면서 시적 정서를 언어적 감각을 바탕으로 하는 이미지로 구현하고자 한다. 그는 근대적 문물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모더니즘 문학론을 전개한 바 있다.

1930년대 시에서 볼 수 있는 모더니즘적 경향과는 달리 시를 통해 서정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인생과 자연을 관조하며 인간의 원초적인 생명 의식을 추구한 시인들도 있다. 서정주의 〈화사집〉(1941), 유치환의 〈청마시초〉(1939), 김광섭의 〈동경〉(1937) 등이 이같은 특징을 잘 보여주는 시집이다.

서정주는 토속적인 분위기를 배경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생명력을 관능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토속적인 자연 속에서 한국인들이 영위해온 전통적인 한의 삶을 노래하기도 한다. 유치환은 인간의 죽음과 삶의 허무를 극복하기 위한 생명 의지의 시적 구현에 힘쓴다. 그의 시들은 생명에 대한 애착과 사랑, 허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상들이 많이 등장한다.

1930년대 후반의 시에서 주목되는 경향의 하나는 이육사와 윤동주의 시에서 볼 수 있는 시적 저항과 그 비극성이다. 이육사의 〈육사시집〉과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모두 이들이 세상을 떠나고 해방이 이루어진 후에 출간되었다.

이육사의 시에서 널리 확인할 수 있는 자기인식과 그 정신적 초연성은 그가 보여준 현실에서의 실천적 행동과는 대조적인 일면도 있다. 신념에 가까운 고결한 정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그의 시는 절제와 균형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현실 체험의 공간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육사와는 달리 윤동주의 시에서는 역사와 현실에 대한 부끄러움의 인식이 시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그가 보여주고 있는 자기 성찰은 그것이 실천적인 행동의지로 외현화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뒤돌아봄을 통해 현실의 문제에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근대극의 확립

일제 식민지 시대에 들어서면서 신파극의 영향을 벗어나 근대극을 확립하기 위해 새로운 연극운동도 일어난다. 도쿄[東京] 유학생을 중심으로 토월회(1923)와 같은 극단이 조직되었으며, 조명희의 희곡 〈파사〉(1923), 김우진의 희곡 〈산돼지〉(1926) 등이 발표되어 극문학의 발전도 가능하게 된다.

계급연극 운동도 활발하게 전개되어 이동소극장을 중심으로하는 연극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신건설사와 같은 전문적인 계급연극 극단이 결성되어 계급연극의 대중화를 촉진하게 된다. 이와 함께 송영의 희곡 〈일체 면회 거절하라〉·〈황금산〉 등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1930년대에는 극예술연구회(1931)의 창립과 함께 수준높은 번역극의 공연이 이루어지고 창작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극문학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유치진의 경우에는 〈토막〉 등의 문제작을 내놓으면서 사실주의적 연극의 새로운 성과를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1941년 태평양 전쟁을 도발하면서 식민지 한국에 대해 무자비한 희생을 강요한다. 한국인들의 성씨를 모두 일본식으로 개칭하게 하고, 한국어와 한글을 일체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모든 힘을 전쟁에 투입한다.

이 시기 한국문학은 일본어로 만든 친일적인 〈국민문학〉의 창간(1941), 친일 문학 단체인 조선문인보국회의 결성(1943) 등으로 이어지는 강제된 친일문학운동에 빠져들면서 암흑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브리태니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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