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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주교 (두산)
주교 舟橋 과거에 하천(河川)에서 배를 엮어 다리로 이용하던 것. 배다리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시경(詩經)》에 나올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왕이나 사신처럼 귀한 사람이 강을 건널 때 이른 시기부터 이용되었다. 그러나 자세한 기록이 전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조선 후기 정조의 화성(華城:水原) 행차(行次)를 위해 한강에 설치한 경우이다. 국왕이 배를 이용하는 것은 위험하고 권위에 어긋나므로 정조는 1789년(정조 13)에 선박·교량 및 호남·호서의 조운(漕運) 등에 대한 사무를 관장하는 주교사(舟橋司)를 새로 설치하고 이듬해의 《주교지남(舟橋指南)》과 1793년의 《주교사절목(舟橋司節目)》을 직접 작성하여 운영세칙을 제정하였다. 《주교지남》에 의하면 설치 장소는 폭이 넓지 않으면서도 물의 흐름이 급하지 않고 수량(水量)의 변화에 따라 강안(江岸)이 크게 바뀌지 않는 노량진(鷺梁津)으로 하였으며, 약 1,800자[尺]에 이르는 거리를 너비 30자가 되는 배 60척을 나란히 세워 채우도록 하였다. 배 위에 각 42자 길이의 나무판을 강의 흐름과 수직으로 5줄 연결하고, 그 위에 너비 1자 길이 24자의 나무판 1,800개를 배와 평행으로 덮었다. 임금이 지나가는 길의 넓이는 24자였으며, 높이는 중앙 부분이 약 12자였고 좌우를 약간 낮게 하였다. 다리의 좌우에 난간을 만들어 수많은 기를 꽂았으며, 다리의 양끝과 중앙에 홍살문을 세웠다. 중심에 놓인 배뿐만 아니라 난간을 세우고 좌우를 호위하는 데도 수많은 배들이 동원되었다. 그러나 이 규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어서 《주교사절목》의 기록이나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의 도면(圖面)에 의하면 38척의 배를 묶어 설치하였다. 1795년의 예를 보면, 2월 13일에 설치를 시작하여 24일에 공사를 끝냈으며, 국왕 일행은 윤 2월 9일 아침에 창덕궁(昌德宮)을 출발하여 점심 전에 주교를 건넜다. 이때 주교의 남단은 현재 동작구(銅雀區) 본동, 노량진 수원지(水源池)의 건너편인 용양봉저정에 이르렀다. 15일에 국왕이 돌아온 뒤 17일에 해체되었다. 주교 설치에 동원된 배는 장부에 기록해 두고 그 주인들에게 공문을 발급하여 3남(三南) 세곡(稅穀)이나 황해도의 소금을 운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다. 특히 배의 규격까지 모두 파악하여 통제해야 했으므로 그것은 곧 한강을 본거지로 한 상업행위에 대하여 치밀한 통제가 되었다. 주교의 설치는 배들이 한강에 돌아와 있을 초봄이나 가을 운반이 시작되기 전인 음력 8월에 행하여 상업행위에 지장이 없도록 하였다. 화려한 장식과 무장한 장교들의 호위 속에 국왕의 행차가 주교를 지나는 장면은 장관이어서, 이에 관한 많은 그림들이 전해진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엔싸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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