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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요 (한메)
요 遼 거란족(契丹族)이 세운 국가의 중국식 국호(907∼1125). 정식으로는 <대요국(大遼國)> 또는 <대거란국>이라고 한다. 거란족은 몽골족의 일족으로 4세기 무렵 싱안링[興安嶺] 동부의 시라무렌강 유역에서 유목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5세기에는 남쪽으로 이주하여 영주(營州;遼寧省 朝陽)에서 살았다. 그러나 696년 당(唐)나라 군대의 토벌을 받아 시라무렌강과 라오허취안[老哈川]의 합류점 부근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후에 요나라 태조(太祖)가 된 야율아보기(耶律阿保機)는 질라부(迭刺部) 출신이며 성장하여 질라부 이리근(夷離菫;部長)이 되었고 흔덕근가한(痕德菫可汗) 밑에서 우월(于越;병마총지휘관)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까지의 군장호선제(君長互選制)에 의한 부족연합체를 해체하고 907년에 즉위하여 대거란국을 세웠다(제1차 즉위). 아보기는 몇 차례 장성(長城)을 넘어 화베이[華北]에 침입하였고 많은 한인(漢人)을 잡아 영내로 옮기고 성을 쌓아 집단적으로 거주시켜 농업과 공예에 종사시켰다. 그리하여 요나라 건국의 경제적 기반을 쌓았고 군주권의 강화를 위해 힘썼으며, 916년 군신(群臣)에서 중국식으로 황제 칭호를 받아들이고 연호를 신책(神冊)이라 하였다(제2차 즉위). 아보기는 924년부터 925년에 이르기까지 타타르·탕구트·토욕혼(吐谷渾)을 공격하였고 같은해 발해로 출병하여 926년 발해를 멸망시키고 귀국하는 도중에 죽었다. 그 뒤 아보기의 차남 덕광(德光;堯骨)이 즉위하여 태종(太宗)이 되었다. 태종은 중국 본토 경략에 주력을 쏟았으며 화베이의 쟁란에 개입, 936년 석경당(石敬塘)을 도와 후당(後唐)을 멸망시키고 후진국(後晉國)을 세우게 함으로써 그 대가로 연운십육주(燕雲十六州)를 할양받았다. 이로써 거란은 중국 농경민을 직접 지배하게 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거란의 문화·제도·정치 등이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태종은 943년 후진국에 출병했으나 패배하였고 946년 다시 출병하여 후진국을 멸망시켰으며 947년 변주(변州; 開封)에 입성, 같은 해에 국호를 대요국이라 하였다. 태종은 변주에 있으면서 중국을 지배하려 했으나 거란인 장병이 한인의 재물을 약탈하여 한인의 원한을 사고 민심을 잃어 중국통치에 실패했다. 태종은 같은 해 귀국 도중 진중(陣中)에서 죽었다. 제3대 세종(世宗)과 제4대 목종(穆宗) 때에는 친족 사이에 내란이 계속되어 국정은 안정을 잃었으며 목종은 측근에 의해 살해되었다. 제5대 경종(景宗) 때에는 송(宋)나라와의 관계가 정상화되었고 두 나라 사이에 평온한 관계가 지속되었다. 982년 경종이 죽고 제6대 성종(聖宗)이 12세에 즉위했다. 성종은 983년 여진(女眞)에 출병하였고 985년 정안국(定安國)을 정벌했다. 송나라는 이 틈을 타서 연운십육주를 회복하려고 쳐들어왔으나 패배했다. 성종은 1004년 송나라에 출병하였고 송나라 진종(眞宗)도 전주에 친정(親征)하였으나 송나라가 요나라에 조공(朝貢)을 바치는 조건으로 두 나라는 화의를 맺고 평화를 회복하였다(전淵의 盟). 전연의 맹약 후 송나라는 웅주(雄州) 등에 각장(각場; 교역장)을 설치하였고 요나라도 신성(新城)·역주(易州)·삭주(朔州) 등에 각장을 설치하여 송나라와 교역하였다. 송나라에서는 차·견직물·향약(香藥) 등을 수출하였고 요나라는 말·양·모피·주옥(珠玉) 등을 수출하였다. 정부 감독 아래의 각장 교역 외에 밀무역도 있었고 전연의 맹약 후 매년 막대한 세폐(歲幣)가 송나라에서 요나라로 보내졌다. 요나라는 전연의 맹약을 전기로 경제적·사회적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성종·흥종(興宗)·도종(道宗)의 3대 100년에 걸친 황금시대를 맞았다. 도종의 손자 천조제(天祚帝) 때부터 요나라의 국력은 쇠퇴하여 1114년 이후 여진 금(金)나라의 공격을 받았고 25년 천조제가 여진에게 잡힘으로써 요나라는 멸망했다. 그러나 요나라 태조의 8대손 야율대석(耶律大石)은 일족들과 함께 서쪽으로 달아나 중앙아시아의 호사알이타(虎思斡耳朶;토크마크 부근)를 본거지로 하여 서요국(西遼國)을 세웠다. 서요국은 카라키타이(黑契丹)라고도 한다. [관제(官制)] 요나라의 관제는 시대와 함께 변천되었는데, 태종 때에 화베이로 세력이 신장됨에 따라 거란인과 여러 유목민의 통치에는 옛날부터 내려온 고유의 제도인 북면제(北面制)를 시행했으며, 한인·발해인·고려인 등 정착농경민의 통치에는 중국식 제도인 남면제(南面制)가 채용되었다. 북면제의 최고행정기관은 북추밀원(北樞密院)인데 거란인의 군정·민정과 농경민의 군정을 통할하였다. 북추밀원 관하에 북남재상부(北南宰相府;部族行政), 북남선휘원(北南宣徽院:造營), 대우월부(大于越府), 이리필원(夷離畢院;刑獄), 대림아원(大林牙院:文書), 적렬마도사(敵烈麻都司;儀式) 등의 기구가 있었다. 거란의 황족(皇族) 또는 준황족으로 대우받은 귀족은 장족(帳族)이라 했는데 요련구장(遙輦九帳)·황족장(皇族帳)·국구장(國舅帳)·국구별부(國舅別府)의 4대 장족이 있었고 각각 부족을 영유했다. 부족에는 대부족(大部族;五院府·六院部·乙室部·奚六部)과 소부족(小部族:品部 이하 48부)이 있었고 대부족을 통할하는 기구들로는 북남대왕원(北南大王院), 을실대왕부(乙室大王府), 해왕부(奚王府) 등이 있었으며 소부족에는 부족사도부(部族司徒府)·부족절도사사(部族節度使司)·부족상은사가 있었다. 남면제의 최고행정기관은 남추밀원(南樞密院)으로 당나라의 제도를 모방한 3성 6부를 두어 농경민의 민정을 통할했다. 농경정착민에 대한 지방행정기관으로는 중국의 것과 같은 주현제(州縣制)를 시행했다. 거란인은 중국에 출병했을 때 강제로 데려온 농경민을 집단적으로 영내에 이주시켰고 농민들의 원주지(原住地)의 이름을 따서 주현의 이름을 붙였다. 이러한 주현을 두하주(頭下州) 또는 두하군(頭下軍)이라 하였다. 또 황제직할의 주현을 알로타(斡魯朶;宮衛) 주현, 황제의 능묘(陵墓)에 봉사하는 주현을 봉릉읍(奉陵邑)이라 하였다. [사회·문화] 요나라 때의 거란족은 모두 야율(耶律;移刺)과 심밀(審密;石抹·蕭)의 2개 성(姓)으로 나뉜다. 야율과 심밀은 족외혼(族外婚)의 단위인데 야율은 말, 심밀은 소를 토템으로 하는 혈연집단으로서 일찍이 서로 족외혼의 단위를 이루고 있었다. 거란족 고유의 신앙은 샤머니즘으로 씨족의 의례가 있을 때와 질병이 발생했을 때에는 샤먼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건국 후에는 불교와 도교가 들어와 중국 승려가 초빙되었고 곳곳에 절과 불탑이 세워졌다. 불교 관계의 건축물로는 전축(塼築)의 불탑이 대표적이고 랴오닝성〔遼寧省〕 이현〔義縣〕 자푸사〔嘉福寺〕의 다각다첨탑, 바린쭤이치〔巴林左翼旗〕 린둥시〔林東市〕의 남탑(南塔), 바린쭤이치의 바이타쯔〔白塔子〕의 백탑(白塔)이 유명하다. 목조건축으로는 산시성〔山西省〕 잉현〔應縣〕 포궁사〔佛宮寺〕의 목탑(木塔) 외에 불교 관계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거란인은 또 독자적인 거란문자를 만들었으며 이것은 서요하와 여진 등에 영향을 끼쳤다. 미술과 공예에서도 격조 높은 문물을 후세에 남겼다. 그림에서는 경릉(慶陵)의 벽화에서 볼 수 있는 산수화·인물화가 당나라 때의 수법을 따르면서도 거란지방의 풍경을 소재로 한 우수한 작품이고, 도자기에서는 장호(長壺)·제대호(提袋壺)·요삼채(遼三彩)·백자(白磁) 등 독특한 취향을 가진 작품이 많다. <김연수>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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