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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정복왕조 (한메)
정복왕조 征服王朝 Dynastiesof Conquest 중국 북방의 이민족이 중국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정복하여 세운 중국식의 왕조. 엄밀하게는 중국정복왕조라고 한다. 요(遼)·금(金)·원(元)·청(淸)을 가리키며 K.A.위트포겔이 펑자성〔馮家昇〕과 함께 1949년에 펴낸 《중국사회사―요(遼, 907∼1125)》의 총서에서 처음으로 제창한 개념이다. 위트포겔은 요왕조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정복왕조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이전에는 요를 세운 거란인〔契丹人〕이 중국화되어 스스로 중국의 관습·의례·문학 및 문화를 채용하고 이를 통해 진정한 중국적인 왕조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동화흡수이론은 부정되어야 하며, 다른 문화를 가진 집단간의 접촉은 그 문화적인 여러가지 특징의 수용과 함께 이에 대한 저항의 측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보통 이러한 접촉은 새로운 동질문화(동화흡수의 결과로 초래된 문화)의 창조가 아니라 공생관계 속에서 생활하는, 상호 적응된 두 문화의 공존으로 끝나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위트포겔은 상호접촉하는 문화간에 가끔 문화의 용해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그 경우에도 결과적으로는 흡수하는 쪽의 문화와 동질의 문화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모문화(母文化)와 전혀 다른 제3문화가 창출된다고 하는 문화변용이론을 내세웠다. 왜냐하면 요나라는 북방민족인 거란인이 한족(漢族)의 일부를 정복·지배하여 세운 중국식의 왕조이나, 그 정치·군사권력의 중심은 거란인의 본토에서 유지되어 거란인의 중국문화 채용에도 불구하고 그들 자신의 부족, 정치 및 군사조직, 세속적 전통 또는 종교적 신조를 버리지 않은 채 여전히 한족과는 떨어져서 목축을 하고 부족적 생활양식을 유지하였기 때문이다. 즉거란인을 중심으로 한 북방유목민족과 한족을 중심으로 한 농경민족의 사회·문화가 이원적으로 존재,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위트포겔은 이와 같이 요나라에 존재했던 사회·문화의 이원성(二元性)은 거란에 이어 북방민족이 한족을 정복하고 세웠던 금·원·청에 있어서도 그 존재가 확인된다고 하여, 이들 4개 왕조를 중국적 사회·문화가 일원적(一元的)으로 존재한 진(秦)·한(漢)·수(隋)·당(唐)·송(宋)·명(明) 등과는 다르다고 보고 전자를 중국정복왕조, 후자를 전형적 중국왕조라고 이름붙였다. 그리고 전형적 중국왕조와 중국정복왕조는 중국제국(中國帝國)의 2가지 유형이며 후자가 전자를 보완한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그는 같은 중국정복왕조에서도 유목민인 거란족과 몽골족이 세운 요·원나라와, 수렵·농경민족인 여진족(女眞族)이 세운 금나라는, 농경민인 한족과의 문화적인 이질성의 정도에 따라 중국문화에 대한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전자를 문화적으로 중국문화에 저항하는 것, 후자를 문화적으로 중국문화에 순응하는 것으로 나누었고, 청나라는 과도적이라고 했다. 한편 이들 4개 왕조와는 별도로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 남북조시대의 북방계 여러 왕조에도 복합적·이원적 문화가 존재했지만 이들 왕조는 뚜렷한 정복행위가 없었으므로 중국정복왕조라 하지 않고 침투 왕조(Dynasties of Infiltration)라고 하였다. <윤내현>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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