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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위구르 (두산)
위구르 Uighur 몽골 고원과 중앙아시아에서 활약한 투르크계(系) 민족으로서 오늘날에는 중국의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에 주로 분포한다. 위구르는 몽골 고원과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활약한 투르크계(系)의 민족이다. 중국어로는 '웨이우얼(維吾爾)'이라고 표기한다. 744년 동돌궐을 멸망시키고 위구르 제국을 세웠으며, 840년 키르기즈(kirgiz)에게 멸망한 뒤에도 간쑤[甘肅], 둔황[敦煌], 투르판[吐魯蕃] 등지에 위구르 왕국을 세워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동서의 문화와 유목과 농경 문화를 융합한 수준 높은 문화를 형성하였다. 오늘날에는 중국 서북부에 있는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에 대부분 거주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터키, 파키스탄 등에도 분포해 있다. 위구르라는 이름은 '연맹, 군집'(Uy+gur)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사서(史書)에서는 흉노(匈奴)의 후예로서 흉노 공주와 이리의 교합으로 생겨났다는 민족 기원 설화가 전해진다. 북위(北魏)에서는 고거(高車), 수(隨)에서는 위흘(韋紇), 당(唐)에서는 회흘(回紇), 회골(回鶻), 송(宋)과 원(元) 시대에는 외오아(畏吾兒) 등의 명칭으로 불렸다. 특히 788년 위구르 카간이 당(唐)의 덕종(德宗)에게 간청해 회흘(回紇)에서 회골(回鶻)로 바꾸어 불렀는데, 이는 빠르기가 매와 같다는 뜻을 가진다. 위구르는 몽골 고원이 거점이었을 때는 돌궐 문자를 썼으며 서쪽으로 이동한 뒤에는 소그드 문자(Sogdian alphabet)를 기초로 한 위구르 문자를 사용했다. 8세기 위구르 제국에서는 마니(Mani, 216~274)가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에 기독교와 불교의 요소를 결합해 창시한 마니교(摩尼敎, Manichaeism)를 공식적인 종교로 하였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민족으로서는 최초로 성곽 도시를 건설하였다. 9세기 투르판 위구르 왕국에서는 불교가 성행했으며 경교(景敎)로 알려진 네스토리우스(Nestorians)파 기독교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슬람 세력의 동진(東進)에 따라 11세기 이후 이슬람화하여 15세기 이후에는 중앙아시아의 다른 투르크 민족과 마찬가지로 수니(Sunni)파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이슬람교가 중국에서 회교(回敎)나 회회교(回回敎)로 불리게 된 것은 회흘(回紇), 회골(回鶻)이라 불리던 위구르가 믿던 종교로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학설처럼 위구르는 이슬람교를 중국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였다. 위구르는 동서 교역을 매개하며 유목과 농경 문화를 결합한 매우 복합적이고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켰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동투르키스탄 지역에서 이루어진 유적 조사로 위구르의 각종 고문서(古文書)ㆍ벽화 등이 발굴되었다. 쿠차[龜玆], 투르판[吐魯蕃], 둔황[敦煌] 등지에서 발굴된 유물과 유적들은 위구르인들이 중앙아시아에서 동서 문화의 교류와 융합에 기여한 역할들을 보여준다. 또한 오늘날까지도 풍부하고 다채로운 구전문학의 전통과 독특한 춤과 노래를 간직하고 있다. 현재 위구르인들은 중국 서북부의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 거의 대부분이 분포하고 있다. 신장웨이우얼자치구는 중국 전체 면적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면적이 넓으며,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 8개국과 5,600킬로미터의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 2003년을 기준으로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총인구는 1,933.95만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위구르인은 882.35만명이다. 신장[新疆] 이외의 지역에서는 약 60만 정도의 위구르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구르는 80% 이상이 톈산산맥[天山山脈] 이남 지역에 거주하면서 농업과 목축에 종사하고 있다. 카쉬가르[客什, Kashgar]는 위구르의 문화적 중심지이다. 신장은 예로부터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각국과 밀접한 경제, 문화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고 청(淸)의 건륭제(乾隆帝, 1711~1799) 때인 1760년대부터 중국의 영역으로 편입되었지만, 위구르는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고유한 문화적 전통을 강하게 유지해 왔다. 때문에 위구르인들은 1930년대부터 중국에서 독립하여 동투르키스탄(Eastern-Turkystan) 공화국을 건설하려는 민족운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소련(蘇聯,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 : USSR)이 해체되고 카자흐스탄(Kazakhstan), 키르키즈스탄(Kyrghyz),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등 투르크계 이슬람 민족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독립하면서 위구르의 분리 독립 움직임도 본격화하였다. 오늘날 이 지역은 중국에서 민족 분쟁이 가장 날카롭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1. 국가의 역사 위구르는 5세기 후반까지 퇼레스[鐵勒] 부족 연맹의 한 부족으로서 몽고 고원의 셀랭가(Selenga) 강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7세기초에 퇼레스 부족연맹이 와해되자 위구르는 타르두스[薛延陀, Tardus] 연합에 참여했다가 부고[僕固], 동라[同羅], 바이르쿠[拔野古] 등 다섯 부족과 위구르 연합을 구성했다. 부족장들은 에르킨(Erkin)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위구르는 돌궐(突厥)과는 적대 관계였지만 중국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당(唐) 태종(太宗, 598~649)은 629년에 위구르와 외교 관계를 수립하였다. 위구르는 7세기 중반부터 돌궐 제국의 혼란을 이용해 초원 지대의 지배권을 확대해갔다. 부족 국가의 중심지를 툴라 강변으로 옮기고 타르두스[薛延陀, Tardus]를 공격해 그 지역을 병합하였다. 742년에는 바스밀(Basmil), 카를룩(Qarluq) 등의 부족과 연합하여 동돌궐을 공격해 멸망시키고, 마침내 745년 위구르 제국을 건설하였다. 흔히 오르혼(Orkhon) 제국으로도 불리는 위구르 제국은 840년 키르키즈(kirgiz)에게 멸망될 때까지 백년 가까이 중앙아시아의 초원 지역을 지배하며 동서 교역을 장악하였다. 위구르가 주도한 부족연맹은 9개 부족이 연합한 토쿠즈-오구즈(Toqus-Oghuz)라는 부족연맹을 통합한 것이었기에 온 위구르(On-Uygur, 10위구르)라고 불렀다. 그리고 위구르도 9개 소부족이 결집되어 이루어져 있었으며, 바스밀과 카를룩의 돌궐계인 두 부족과 연맹을 결성하여 부족의 수가 11개에 이르렀다. 《구당서(舊唐書)》에는 위구르가 11명의 족장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위구르 제국은 흉노(匈奴)나 돌궐(突厥) 등 그 이전의 유목국가와는 달리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당에서 안사(安史)의 난(755～763)이 일어나자 위구르는 군사를 보내 뤄양[洛陽] 탈환에 도움을 주고 그 세력을 중국으로 확대하였다. 위구르는 지금의 외몽고 외트켄(ötken) 지역인 카라발가순(Kara-Balghasun) 근교의 오르두 발릭(Ordu Baliq)을 수도로 정했으며, 유목과 정착 농경사회의 특징들이 혼합된 독특한 문화와 사회 구조를 발전시켰다. 특히 762년의 뤄양 원정 이후 마니교를 받아들이면서 이란계인 소그드(Sogd)인들의 문화를 적극 수용하였다. 돌궐 문자 대신 소그드 문자를 변형해 독자적인 문자를 사용하였고, 사회 제도와 법률을 정비하였다. 영농 기술과 관개 방법, 벽돌건축술이나 프레스코화법 등을 받아들였으며, 초지를 벗어나 평야지대로 이주하여 중앙아시아 유목민족으로 처음으로 성곽 도시를 건설했다. 하지만 위구르 제국은 8세기 말부터 강국으로 성장한 토번(吐蕃)의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토번은 타림분지(Tarim Basin)로 진출하면서 위구르와 중국을 잇는 실크로드를 위협했다. 예니세이(Enisei) 강변에서는 투르크계인 키르키즈(kirgiz)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었다. 830년 이후 위구르 제국은 심각한 내부 혼란과 분열을 겪었고, 결국 840년 키르키즈의 대규모 침략으로 멸망하였다. 위구르는 패망한 뒤에도 13세기 몽골이 등장할 때까지 동키르키스탄 지역에서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교역을 지배하였다. 패망한 위구르인들은 지금의 간쑤[甘肅]와 신장[新疆] 지역으로 흩어져 정착하며 소규모 왕국을 건설하였다. 이 국가들은 이동과 유목을 중심으로 활발한 정복 전쟁을 펼치던 이전 국가와는 달리 작은 규모로 주변 국가들과의 교역을 중심으로 유지되었다. 우히(Wuhi)의 통치 아래 간쑤에 정착한 위구르인들은 905년 중국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 국가를 세웠다. 이들은 1028년 토번계 탕구트(Tangut)족이 세운 서하(西夏)에 병합되었다. 둔황[敦煌]에 자리를 잡은 위구르인들은 911년 이후 중국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를 건설하였다. 내륙 아시아로 이주해 간 세력은 톈산산맥[天山山脈] 남쪽의 투르판[吐魯蕃] 지역에 정착하였다. 이들은 실크로드 교역을 통해 얻게 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주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 갔으며, 코초[高昌]를 중심지로 동(東)투르키스탄을 지배하였다. 현대 위구르인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여겨지는 투르판 위구르에서는 마니교와 함께 불교가 성행했는데,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Nestorians, 景敎)와 이슬람의 영향도 나타났다. 투르판 위구르는 서요(西遼)에 예속되었다가 1209년 칭기즈칸(成吉思汗, Chingiz Khan, 1155~1227)의 몽골 제국에 복속되었다. 위구르는 몽골에 복속되어 독립을 상실했으며, 그 뒤 1750년대까지 차가타이한국, 야르칸드한국, 중가르부(Jungar) 등의 지배를 받았다. 몽골 제국은 중국의 한인(漢人)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의 투르크족, 특히 위구르인을 대거 행정에 기용했다. 위구르의 많은 행정 관료와 상인들은 몽골 제국의 건설과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위구르인들은 11세기 초 중앙아시아에 건설된 최초의 투르크계 이슬람 국가인 카라한 왕조를 통해 이슬람교를 접하게 되었다. 이후 15세기까지 이슬람교는 꾸준히 동진하여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전체를 무슬림으로 만들었다. 신장(新疆) 지역의 이슬람화는 이 지역을 지배했던 차카타이한국의 티무르(帖木兒, 1336~1405)와 그 아들이 이슬람교를 보급한 것의 영향을 받았다. 이슬람교는 각기 다른 지역에 거주하던 위구르인들의 통일 종교가 되었으며, 그 영향 아래 위구르인들의 풍속과 규범 등도 점차로 일치되어 갔다. 2. 문화 위구르는 실크로드의 교역을 매개하며 유목과 농경, 동서 문화를 융합한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켰다. 특히 일찍부터 자신들의 언어와 문자를 사용해 왔는데, 그들은 이 문자를 사용해 불교, 마니교 등과 관련된 각종 문서와 경전, 법률, 계약 문서 등을 남겼다. 그들이 남긴 필사본들과 문서들은 위구르가 매우 높은 수준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구르 문자는 위구르인들뿐 아니라 몽골 등 다른 유목 부족들도 사용해왔다. 이 때문에 “중앙 아시아의 언어와 기록 문명을 보존한 이들이 바로 위구르인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위구르는 풍부한 전통 설화를 보존하고 있는데, 그들의 설화에서 이리는 부족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흉노 공주와 이리 사이에서 나타났다는 민족 기원 설화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지혜로운 사람과 관련된 ‘아판티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널리 전래되고 있다. 위구르 제국이 멸망되고 불교를 신봉했을 때 위구르인들은 석굴 불교 문화와 프레스코 벽화를 발전시켰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과 페르시아 문화의 교류를 매개했던 위구르는 미술과 건축에서 두 문화의 성격이 혼합된 독특한 양상을 나타냈다. 쿠처[庫車], 투루판[吐魯蕃] 일대에 분포하는 수많은 동굴 사원들과 벽화들은 위구르 문화의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다. 위구르는 춤과 음악을 즐겨 다양한 악기와 음악을 전하고 있다. 위구르의 전통 음악은 ‘12무캄(mukams)’으로 잘 보존되어 전해지고 있다. 위구르의 춤은 가볍고 우아하며 빠른 회전과 변화무쌍한 동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손으로 치는 북인 따푸[達甫], 5현으로 된 현악기 라왑 등의 민속 악기가 전래되고 있으며, 두 줄로 된 현악기인 두타르(dutar)는 거의 대부분의 위구르인 집안에 비치되어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3. 한반도와의 관계 위구르 인들은 일찍이 661년 당(唐) 고종의 고구려 침략에 군대를 파견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위구르 인들의 한반도 진출은 1270년 고려가 몽골에 항복하여 원(元)의 정치적 간섭이 시작되면서 본격화하였다. 몽골 제국은 중국의 한인(漢人)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의 투르크족, 특히 위구르 인을 대거 행정에 기용했다. 몽골 제국에서 위구르 인들은 율법, 행정, 재정, 조세 분야에서 활약하며 준지배층의 지위를 누렸다. 때문에 고려가 원(元)의 정치적 지배를 받으면서 수많은 위구르 인들이 사신이나 관리, 역관, 근위병 등의 명목으로 고려에 들어왔다. 당시 중국 북부 지역의 교역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위구르 상인들은 개경(開京)에 직접 상점을 차리며 상당 규모의 거주 집단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고려와 원(元) 왕실의 혼인 정책에 따라 고려 왕비가 된 몽골 공주은 대규모 수행원을 이끌고 고려로 왔는데, 이 때 위구르 인 시종들이 몽골 공주를 수행했다. 이들은 몽골 공주를 배경으로 고려의 정치, 외교 등에 큰 영향을 행사하였는데, 1274년 충렬왕비가 된 제국공주(齊國公主)의 수행관이었던 삼가(三哥, 장순룡)와 충렬왕 때의 대장군 민보(閔甫)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통해 이슬람교를 비롯해 위구르의 물자와 제도, 문화가 고려 사회에 널리 퍼지기도 했다. 원(元)의 간섭기에 한반도에 진출한 위구르인들은 대부분 이슬람교도로서 《고려사(高麗史)》나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등에는 ‘회회(回回)’라고 부르고 있다. 고려 충렬왕 때의 가요로 알려진 쌍화점(雙花店)에는 “쌍화(雙花) 사라 가고신댄 회회(回回) 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라고 기록되어 당시 서민들에게도 이들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 존재였음을 알려 준다. 회회(回回)라는 명칭은 위구르뿐 아니라 이슬람 문화권의 민족과 종족을 폭넓게 나타내지만, 학계(學界)에서는 당시의 국제 관계나 문화적 영향 등을 근거로 한반도에 정착한 회회인(回回人)은 아랍인이 아니라 위구르인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한반도에 정착한 위구르인들은 개경(開京)을 중심으로 집단 공동체를 형성하며 조선 초기까지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와 종교, 언어를 유지해 갔다. 특히 위구르 문자가 몽골 제국에서 공식 문자로서 사용되면서 위구르 언어와 문자는 고려 지배층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 조선 전기인 15세기까지 위구르어는 역관 시험의 공식 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었고, 위구르 문자는 한글 창제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위구르 인들은 ‘예궁(禮宮)’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종교 의식을 치렀고, 그들의 대표들은 궁정 행사에도 참가할 정도로 사회적 정치적 지위를 인정받았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이들은 조정에 나와 왕을 알현하고 왕의 만수무강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며 코란을 낭송했다고 한다. 특히 세종은 이를 즐겨 ‘회회조회(回回朝會)’라는 이름으로 정례화하였으며, 이들의 축원의식을 ‘회회송축(回回頌祝)’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들의 복장과 관습, 종교를 고집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높아지자 세종은 1427년 예조의 건의를 받아들여 조선의 백성으로 한반도에 거주하는 한 이질적인 습속을 금하는 칙령을 내렸다. 이로써 한반도에 정착한 위구르인들의 종교적 민족적 일체감은 급속히 와해되었고, 조선 사회에 동화되었다. 경주(慶州) 설(偰)씨와 덕수(德水) 장(張)씨 등이 대표적으로 위구르계에서 비롯된 성씨(姓氏)로 알려져 있다. 4. 신장 위구르의 역사 1750년대 청(淸)의 건륭제(乾隆帝, 1711~1799)는 변경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서몽골 지역에 대한 원정을 단행하였다. 이리(伊犁)에서 서몽골의 세력을 복속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위구르인들이 살던 톈산산맥[天山山脈] 남쪽도 지배하려 했다. 1759년 위구르 지역을 평정한 청(淸)은 군정(軍政)과 민정(民政)을 분리하여 그 지역의 부족장을 내세워 주민들을 간접 지배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하지만 위구르인의 저항은 계속되었고, 1864년에는 무슬림의 반란이 대대적으로 일어나 청은 일시적으로 이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1881년에는 러시아가 이리[伊犁]를 점령하였다. 1882년 청은 이리에서 러시아를 몰아내고, 1884년 톈산[天山] 남북 지역에 내륙과 마찬가지로 ‘성(省)’을 설치하고 지명을 ‘새로운 영토’라는 뜻의 ‘신장[新疆]’으로 통일하였다. 과거 ‘서역(西域)’이라고 불렀던 지역을 ‘청의 새로운 영토’라고 부르며 지배권을 주장한 것이다. 그 뒤 청은 간접 지배 방식 대신에 관리를 파견하여 민정을 직접 관할하게 했다. 또한 내지인이 이주하는 것을 금했던 정책을 없애고 다수의 한족(漢族) 농민들을 이주시켜 이 지역의 ‘중국화’를 추진하였다. 1911년 신해혁명(辛亥革命)으로 청이 붕괴한 뒤 신장은 군벌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다. 양쩡신[楊增新]은 신장을 철저히 외부로부터 차단시키는 패쇄정책을 폈다. 그의 뒤를 이은 진쑤런[金樹仁]은 무슬림들의 메카 순례까지 금지시키는 등의 가혹한 민족 차별 통치를 실시했다. 위구르 지식인들은 민족의식을 고양시키기 위한 신문화운동(Jadidism)을 전개했고, 1930-40년대에 캬슈카르[喀什]와 쿠르자[伊寧] 등지에서 위구르인의 ‘동투르키스탄 독립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에도 이 지역에서 위구르인의 독립운동은 이어졌다. 신장웨이우얼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에서 나타나는 위구르인의 민족분리운동은 일반적으로 ‘동(東)투르키스탄 독립운동’으로 불린다. ‘투르키스탄(Turkystan)’이란 ‘투르크계 사람들의 땅’이라는 뜻이며, 중국에서 독립을 달성해 독자적인 민족국가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위구르인의 민족분리운동은 1990년대 이후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1992-93년에 위구르인들의 봉기가 일어났고, 무차별 폭탄테러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997년에도 쿠르자에서 위구르인의 대규모 민족 분규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 이처럼 1990년대 이후 위구르인의 민족분리운동이 고양되는 것은 소련의 붕괴 이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투르크계 이슬람 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 독립한 것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위구르인들은 소련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민족국가 건설의 모델로 삼아 왔다. 한족의 민족 차별도 갈등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1955년 중국이 신장웨이우얼자치구를 설치했을 때만 해도 위구르가 절대 다수인 76%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황무지 개척과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군사와 생산 복합조직인 신장생산건설병단(生産建設兵團)을 창설해 한족 노동자의 대규모 이주를 단행했다. 1990년대 초까지 저수량 30억 평방미터가 넘는 댐 112개를 건설되었고, 이 댐을 건설하는 과정에 많은 한족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다. 오늘날 한족이 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댐의 토지와 수자원의 권리를 주장하는 위구르 농민과 건설단의 대립이 나타났고, 한족은 위구르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독자적인 행정, 문화, 교육 체계를 형성해 민족 차별을 심화시켜 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위구르인이 겪고 있는 어려운 경제 현실이 민족 분규의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지역은 대부분 사막지대이므로 농업, 공업, 건설 용지로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은 38.4%에 지나지 않으며, 농업 면적도 전체의 2.21%에 불과하다. 농민 1인당 농지가 적을 뿐 아니라 다른 산업의 발달로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타림분지와 타클라마칸 사막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지만, 신장에서 거둔 이익이 위구르인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신강의 자원이 중국 내지에 약탈되고 있다”는 불만을 낳고 있다. 개발의 명목으로 나타나는 정치적 탄압과 민족 문화 말살정책도 위구르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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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 위구르 (한메) |
 [중세] 투르크제족 (브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