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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이슬람미술 (한메)
이슬람미술 -美術 이슬람세계에서 전개된 미술. 7∼18세기까지의 약 1100년 동안 이슬람세계의 중심인 서아시아·북아프리카를 주요 무대로 해서 형성된 미술·공예 전반을 가리킨다. 그것은 이슬람문화의 발전과 보조를 같이하고 있으나 성(聖)·속(俗) 양면에 걸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교미술·불교미술 등의 종교미술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이슬람미술의 특질] 이슬람미술은 형성과정에서 각지의 문화를 흡수했는데, 그 중에서도 사산왕조 페르시아와 고대 지중해세계의 미술이 기초가 되었다. 이슬람미술이 다양한 일면을 가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엄격한 일신교(一神敎)인 이슬람교에서는 우상숭배가 철저히 배척되었다. 더구나 신은 불가시적(不可視的)인 존재이기 때문에 신의 구상적 표현은 완전히 억제되었다. 종교도상(宗敎圖像)의 표현을 기본으로 하는 이른바 종교미술과 이슬람미술과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코란은 미의 본질이나 조형(造形)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하고 있지 않으나, 예언자 마호메트의 언행전승록(言行傳承錄;하디스)은 우상으로 보이기 쉬운 조상(調像)·회화(繪畵)를 제작하거나 소유하는 일에 부정적인 태도를 표명하였다. 조형예술에 관한 이슬람법학자나 지배자의 견해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고는 하나, 일반적으로 구상적·사실적 표현보다는 추상적·관념적·이차원적·장식적 표현을 선호하는 경향이었다. 기하학적인 문양, 양식화(樣式化)한 식물문양(植物文樣), 아라비아문자 등을 주요한 구성요소로 하는 이른바 아라베스크(arabesque)는 이러한 이슬람미술의 장식성에 대한 지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와 함께 이슬람미술의 획일성을 조장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아라비아어와 아라비아문자이다. 그것은 사상의 전달이라고 하는 일의적(一義的) 기능 외에 이른바 종교도상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였다. 모스크의 내벽을 장식하는 각종 명문(銘文)이 그것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는, 장식요소로서의 기능인데, 그 광범위한 사용은 다른 데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이슬람교에서의 신의 계시는 아라비아어로 전해졌고 아라비아문자로 기록되었다. 이것이 경전 코란이며 아라비아문자가 신성시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아라비아문자가 장식요소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은 문자 그 자체가 율동적이고 장식성이 풍부한 아름다운 형태이며, 비수(肥瘦)·직선·곡선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표음문자에 공통되는 추상적인 형체가 기하학적 문양 및 아라베스크 등 다른 추상성이 강한 장식요소와 조화하기 쉬운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이슬람세계에서의 창작활동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특히, 거의 모든 시대에도 경제적인 후원자 왕후귀족의 보호를 받아 궁정공방(宮廷工房)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완성된 많은 작품은 후원자의 취미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이슬람미술은 가끔 궁정미술로서 설명되기도 한다. 이슬람 미술의 여러 분야의 자리 매김은, 동아시아나 유럽의 미술과는 달리 서예가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여 이른바 회화와 조각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도 있어서 공예(금공·도기·염직·유리·목공 등)가 서예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건축] 이색적인 종교건축으로서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기념비적 역할을 한 돔(예루살렘, 7세기)이다. 메카의 카바신전과 같은 모양으로 거석(巨石)이 세워져 있는데, 비잔틴건축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종교건축의 여러 가지 형식 가운데서는 예배당인 모스크(마스지드 또는 자미)가 가장 중요하다. 예배당 안벽에는 대부분 메카의 방위(方位;아르키브라)의 표상인 벽감(壁龕;미흐라브)이 설치된다. 그 밖에 옥좌(玉座)를 본뜬 설교단(minbar), 왕후(王侯)를 위한 특별석이 모스크 내부에 설치되어 신도들에게 기도에 참가하도록 호소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탑 미나레트(minaret;man겸rah), 결재(潔齋)를 위한 천정(泉亭)이 외부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모스크에는 주로 3가지 형태가 있다. ① 시리아·이라크를 중심으로 해서 발달한 다주식(多柱式)으로서 아케이드가 세 방향으로 있는 중정(中庭)과 많은 기둥이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예배당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예언자 마호메트의 주거(住居)를 모델로 한 것으로서 미흐라브 전방(前方)에 있는 주축 위에 상징적으로 돔을 가설한 예도 있는데,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옴미야드 모스크(706년 창설), 튀니지 카이루안의 대(大)모스크(836)가 이것에 해당된다. ② 이완:터널형 궁륭을 가설한 전방개방식(前方開放式) 홀을 중정 네 모퉁이 중앙에 설치한 형태로서, 이란에 많으며 에스파한의 마스지드 이 자미(주요부는 11세기)로 대표된다. ③ 비잔틴건축의 영향을 받은 중앙회당식의 형태로서, 오스만제국령 내에서 보급되었다. 조금 축소된 중정에 인접해서 크고 작은 돔이나 반(半)돔을 가설한 큰 홀이 배치되어 있다. 이스탄불의 건축가 K.M.시난에 의한 술레이만 1세의 모스크(1550∼57)와 메메트 아가에 의한 아메트 1세의 모스크(17세기 초기) 등이 있다. 학림(學林;마드라사)는 보통 중정의 주위를 많은 개실(個室)·교장(敎場)·예배실 등이 둘러싸고 있는데, 그 전형적인 예는 바그다드의 마드라사 무스탄실리아(1233)에서 볼 수 있다. 묘묘(墓廟)에는 성자(聖者)를 안장한 성묘(聖廟) 외에 왕후귀족을 안장한 묘가 있으며, 이란의 곤바디 카부스(1007)처럼 왕후귀족을 안장한 묘에 원통모양의 높은 탑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 세속건축의 대표적인 형식은 궁전인데, 중앙에 못·분수·화단 등을 설치한 중정을 중심으로 해서 주위에 공(公)·사(私)의 각종 방을 두는 구성이 전통적으로 취해져 왔다. 요르단의 히르바트 알 마프자르(740∼750), 에스파냐의 알람브라궁전(13∼l4세기) 등이 있다. 대상숙(隊商宿;한)은 말이나 낙타를 매어두는 중정 주위에 객실(2충)·창고·점포를 배치하고, 안에는 이란의 리바트 이 샬라프(1114∼15)와 같이 모스크를 설치한 예도 있다. 성채(카스르)는 고대 로마제국의 변경에 있던 주둔소(리메스)를 본떠서 시작하였다. 이슬람세계의 주변에 배치된 라바트(리바트)가 이에 해당된다. 구릉 주위에 해자를 판 시리아 알레포의 장대한 성채(11∼13세기)는 중세 아랍의 축성법(築城法)을 나타내는 좋은 예이다. 세속건축으로는 이 밖에 병원·목욕탕·수도장(修道場)·시장·다리의 유구(遺構)가 알려져 있다. 이러한 건물들의 재료는 서방이슬람세계에서는 석재가, 동방에서는 주로 연와(煉瓦)가 사용되었다. 건축장식에는 대리석·타일·석회 등이 사용되고 아라베스크, 기하학적 문양, 아라비아문자가 표시되었다. 어느 경우에도 구축성·기능성보다도 장식효과를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서 건축물 본래의 성격이 손상되었다. [회화] 이슬람회화에는 칼리프의 여러 궁전 장식으로서 발달한 벽화와, 11∼12세기 무렵부터 제지법(製紙法)의 전파에 따라 발달한 손으로 쓴 사본삽화(寫本揷畵;미니아튀르)라고 하는 독특한 형식 등 2형식이 있다. 벽화에서는 시리아의 카스르 알 헤이르 알 가르비(8세기)나 에스파한의 체헬 소툰궁(宮, 17세기)의 벽화 등이 알려져 있다. 사본삽화는 그리스의 자연과학서·기술서에 대한 아라비아어 번역 책자 형식의 사본에 붙여진 것이 처음이고, 뒤에는 사서(史書)나 문학서(文學書)의 삽화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게 되었다. 초상화나 그림책 등 독특한 작품은 근세에 들어와서 비로소 제작되었다. 사본은 그 대부분이 궁정 직속의 공방에서 서예가·화가·채식사(彩飾師)·박치사(箔置師)·장정사(裝幀師)들이 제작한 것이다. 화가의 관심은 장식효과의 증대, 구도의 양식화 등에 집중되었고, 개성적 표현·감정표출·원근법·음영법 등은 도외시되었다. <페르시아의 회화> 페르시아회화의 특징으로서는 서정성, 세련된 색채감각, 고도의 기법 등을 들 수 있다. 몽골시대 이전의 《와르카와 굴샤(13세기)》, 몽골시대에는 중국의 송(宋)나라와 원(元)나라 회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라시드 웃딘의 《자미 아타와리히(集史, 1307 및 1314)》과 피르다우시의 영응서사시 《샤 나메(王書, 14세기 중기)》 등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티무르왕조는 페르시아회화의 융성기로서 헤라트·실라즈를 중심으로 해서 장식성과 치밀함을 추가한 니자미의 《함사(5부집, 1494)》 등이 제작되었다. 화가 비자드는 전통적인 방법을 완성하여 새로이 초상화나 풍속화의 길을 열었다. 또한 사파비왕조의 리자 아바시 일파는 이것을 한층 발전시킴과 동시에 훌륭한 선묘화(線描畵)를 남겼다. 그러나 17세기 후반의 서구화와 전통의 상실로 페르시아회학는 쇠퇴하게 되었다. <아랍의 회화> 이미 12세기 무렵 바그다드·모술·바스라 등지에서 아랍 최초의 화파(畵派)인 메소포타미아파가 활발한 제작활동을 하고 있었다. 현재 남아 있는 최고(最古)의 작례(作例)는 《키타브 수와르 알 카와키브(恒星論)》의 11세기 삽화(선묘화)이다. 대표작으로는 13세기의 《마테리아 메디카(藥物誌)》, 우화(寓話) 《카릴라와 딤나》, 하릴리에 의한 모험담 《마카마트(집회)》 등의 삽화가 있다. 《마카마트》는 야햐 알 와쉬티의 작품으로, 종래의 제왕주제(帝王主題)와는 달리 당시의 도시생활을 자세히 묘사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맘루크왕조(이집트·시리아)에는 주제와 양식 모두 메소포타미아의 전통이 답습되었는데, 도상(圖像)의 유형화(類型化), 여러 가지 요소의 추상화·장식화가 두드러진다. <투르크의 회화> 15세기경부터 오스만제국 지배 아레서 페르시아적 성격이 짙은 사본삽화가 그려졌으나, 16세기에서는 투르크 독자적 양식이 형성되었다. 서정성이 강한 페르시아회화와는 대조적으로 오스만제국의 회화는 현실성이 강하고, 주제도 역사적인 사실을 기초로 한 것이 적지 않다. 16세기의 작품인 《술레이만나메》 《즈브다트 타왈리히(歷史精髓》 《수르나메(祭典의 글)》 등에서는 단순하고 획일적인 화면구성과 딱딱한 도상을 특징으로 하며, 술탄의 초상화도 많이 그려졌다. 일찍이 유럽과의 교섭이 빈번했던 투르크에서는 이미 17세기초에 전통예술의 쇠퇴가 심해져, 투르크회화도 몰락하게 되었다. [공예] 회화·조각의 자유로운 활동이 억제되어온 이슬람세계에서는 예술가의 창작의욕은 오로지 공예나 장식에만 기울어졌다. 따라서 이슬람에서 공예가 지니는 의미는 동아시아나 유럽보다도 훨씬 크다. 그 중에서도 금속공예는 도예·염직(染織)과 함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공예의 여러 분야에서 공통된 특질 중 하나는 건축장식과 마찬가지로 과잉된 장식을 함으로써 기물(器物) 본래의 기능성이나 질감 등이 두드러지게 손상되어 있다는 점이다. <금속공예> 청동·놋쇠 외에 금·은·구리·철을 소재로 하여 주조(鑄造)·타출(打出)·조금(彫金)·상감(象嵌)·도금(鍍金)·금박(金箔)·투조(透彫) 등의 기법을 사용하여 촛대·향로·물주전자(물병)·필통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상감에는 금·은·구리가 사용되었으며, 특히 철·강철로 만든 무기·무구에 금선(金線)이나 은선(銀線)으로 상감을 한 양식은 다마스코세공(다마스킨)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금공(金工)의 연원은 사산왕 조 페르시아와 비잔틴에 있있다. 동방이슬람세계(이란의 타바리스탄·호라산)에는 이른바 <포스트 사산>의 작품이 많이 남아 있는 데 반하여 서방이슬람세계의 초기 작품은 적다. 최성기인 셀주크 투르크에서 몽골시대에 걸쳐 은상감의 기법이 유행하였으며 16∼17세기까지 계속되었다. 그 중심은 차츰 서쪽으로 옮아갔으며 이라크의 모술, 이어서 다마스쿠스와 카이로가 유력한 제작지가 되었다. 페르시아에서는 구상적인 수렵도·조수도(鳥獸圖) 등이, 그리고 시리아·이집트에서는 아라베스크·명문 등 추상적인 디자인이 성행하였다. <염직> 기법·디자인 모두 사산조페르시아와 비잔틴의 전통을 계승하였다. 문직(紋織)·철직(綴織)·비단·벨벳 등 외에 자수도 성행하였다. 장식으로는 아라베스크·기하학적 문양·조수문양이 애호되었으며, 아라비아어의 명문도 빼놓을 수 없는 장식요소였다. 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왕실 직속 직물공방 티라즈가 이집트뿐만 아니라, 뒤에는 각지에 설치되었다. 여기서는 린네르류(類)가 만들어졌는데, 특히 논공행상(論功行賞)으로서 칼리프가 신하에게 하사하는 상의(上衣;힐라트)를 만들었다. 이슬람의 염직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융단이다. 각종 파일직(pile 織) 융단 가운데 페르시아융단이 질·양 모두 뛰어나고, 터키와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의 것이 그 뒤를 잇는다. 파일직 융단에는 수직기나 수평기(水平機)가 사용되며, 날실에 무늬가 되는 색실을 묶는 것을 특색으로 한다. 장식에 따라 메다이용, 기하학적 문양 및 아라베스크·꽃병문양〔花甁紋樣〕·정원문양·수렵문양·조수문양·성수문양(聖樹紋樣)·아치문양(기도용) 등의 양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유리> 고대 로마와 사산조페르시아 유리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8∼11세기에는 주로 페르시아나 메소포타미아에서 부조(浮彫)·선조(線彫)나 컷 기법이 성행했고, 12∼14세기에는 지중해 연안지방, 특히 시리아·이집트에서 다채로운 에나멜채화의 기법이 새로 유행하있다. 이슬람유리의 독특한 형식으로서는 모스크램프, 각종 장미물병 빛 편호형순례병(扁壺形巡禮甁) 등이 있다. <상아세공> 고대로부터 오랜 전통이 이어져 왔으나, 이슬람시대에는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이집트·에스파냐·남이탈리아가 주된 제작지가 되었다. 작은 상자, 뿔피리, 그리고 체스 등 게임에 사용하는 말, 빗 등의 장신구류가 제작되었으며, 여기에 부조로 아라베스크·조수도·수렵도 등이 표현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유품은 대부분이 11∼13세기 사이에 서방이슬람세계에서 제작된 것이다. <도기> 서아시아는 중국과 함께 2대 제도지(製陶地)이며, 시유도(施釉陶)의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연구한 실적이 있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이 지방은 시유도기면에서도 획기적 발명을 했으며 아케메네스왕조 페르시아의 다채유도(多彩釉陶)는 특히 유명하다. 그 후에도 시유도의 전통은 계속되었으나, 이슬람교가 발흥하고 새로운 문화가 생겨난 뒤 9세기 무렵부터 서아시아에서 이집트 각지에 새로운 요(窯)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가 이슬람도기의 여명기이다. 이 새로운 도기류의 제작은 사산조 페르시아나 비잔틴의 제도활동(製陶活動)을 기초로 하여, 다량으로 수입되기 시작한 중국 도자기의 영향이 많이 반영되어 큰 자극이 되있다. 연유(鉛釉)를 사용한 각종 색유를 배합한 삼채(三彩), 주석을 용매제로 사용한 실투성(失透性) 백유(白釉)에서 그 형태나 무늬는 분명히 9∼10세기의 중국 도자기를 표본으로 한 것이 매우 많다. 다만 황갈색 바탕에 흰색을 입혀 자유로운 선묘의 무늬를 가하기도 하고, 또는 구리색〔銅色〕의 러스터도기 및 코발트안료로 초벌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뒷날의 채색 문양을 넣은 도자기의 시원(始原)을 이루는 등 이미 이 단계에서 이슬람도기다운 참신한 창의가 나타나고 있었다. 11∼15세기에 걸쳐서 이슬람도기는 가장 발달하여 풍부한 결실을 보게 되었다. 역시 중국 도자기가 중요한 모태가 되었으나, 작품은 다양한 전개를 보이고 있었다. 색채는 풍부한 삼채가 없어지고, 청(靑)·남(藍)·백(白) 등의 명석(明晳)한 단색유(單色釉)가 주종을 이루고 장식기법도 매우 복잡하다. 투르크 블루의 청유(靑釉)는 그 전형인데, 정색제(呈色劑)에는 탄산동(炭酸同)이 사용되었다. 전대(前代)부터 시작된 채색모양 도자기나 러스터도기, 소락(搔落)무늬의 가브리도기, 색채로 무늬를 나타낸 라카비도기, 백유를 입힌 면에 그림을 그린 미나이도기, 청람유(靑藍釉) 바탕에 그림을 그린 라주바르디네도기, 백유면에 그림을 그리고, 재차 투명유를 바른 백유람흑채도(白釉藍黑彩陶) 등 가식법(加飾法)은 매우 다채롭다. 14세기 말엽에 일한국이 멸망한 뒤 도자기제작이 한때 저조했으나, 16세기의 이란에 사파비왕조가 일어나고 페르시아인에 의한 제국이 발흥하자, 도자기제작도 옛전통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새로운 양식은 역시 중국제 채색문양자기의 모방에 있었다. 이란의 메시드나 투르크의 이즈니크요(窯)가 유명하지만, 모두 자기가 아니라 도태(陶胎)이거나 반자태(半磁胎)로서 부드럽고 독특한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문양을 투명유 밑에 그린 밝고 온아한 채색도기는 흔히 쿠바치라고 하여 귀하게 여겨진다. <우경회>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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