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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민족대이동 (두산)
민족대이동 民族大移動 Volkerwanderung 게르만계(系) 여러 부족이 대규모로 로마제국 영토로 이동한 사건. I. 개관 4세기 말 훈족(族)의 서진(西進)에 자극을 받은 게르만계의 여러 부족이 대규모로 로마제국의 영토 안으로 이주하고, 서로마제국의 멸망을 전후하여 제국 각지에 정착하면서 여러 부족왕국을 건설하는 6세기 말까지의 200여 년 동안의 과정을 가리킨다. 민족대이동은 좁은 의미로는 위에서 말한 200년간의 과정을 가리키지만, 게르만 민족은 이미 BC 1000년 이래 원주지인 스칸디나비아반도 남부, 발트해(海) 연안지방에서부터 매우 장기간의 이동 ·정주(定住)의 과정을 반복하여 남쪽으로 내려가 라인강 이동(以東), 도나우강 이북의 게르마니아 지역에서 흑해 북안에 이르는 지역에 널리 퍼져 살고 있었다. BC 2세기 말경부터 로마제국에 대한 침입은 자주 시도되었고, 6세기 말엽의 랑고바르드족의 이탈리아 침입, 8세기에서 11세기까지의 노르만인 ·덴마크인 ·노르웨이인 ·스웨덴인 등 북게르만계 여러 부족의 유럽 각지에 대한 침입, 아일랜드에의 식민(植民), 키예프 ·러시아의 건국 등(이른바 바이킹의 활동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을 제2차 민족대이동이라고도 한다)이 있으며, 넓은 의미의 민족대이동은 전후 2,000년에 걸친 오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좁은 의미의 민족대이동이라 부르는 앞에서 서술한 200년간의 과정은 넓은 의미의 민족대이동 중에서도 이동의 규모나 속도 등이 현저하였던 시기이다. 따라서 대이동에 대한 직접원인이 동방의 훈족의 압박 때문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게르만 민족 자체의 내부사정, 특히 인구증가에 의한 토지의 부족 등과 더불어 로마제국의 내부사정에도 관계가 있었다. 로마제국은 당시에 이미 군사적으로 약화되어 있었고 내부적 혼란과 모순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러한 여러 원인으로 민족대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II. 경과 2세기 중엽 동게르만계의 서(西)고트족은 도나우강 북안에, 동고트족은 동쪽 흑해 북안에 정주하고 있었다. 한편 중앙아시아 스텝지역의 유목기마민족(遊牧騎馬民族)이었던 훈족은 2세기경부터 서진(西進)을 시작하여 유럽에 들어와 볼가강 ·돈강 등 두 강 유역에 거주하고 있던 이란계의 알란족을 정복하고 다시 서진하여 375년에 동고트족을 핍박하면서 그들의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었다. 훈족의 진출에 놀란 서고트족의 일부는 서쪽으로 도망하였고, 다른 일부는 로마제국의 보호를 구하였는데, 로마 황제 발렌스의 허가를 얻어, 376년 도나우강을 건너, 아드리아 지방에 이주하였다. 이것이 일반적으로 민족대이동의 시작으로 보는 사건들이다. 그러나 서고트족의 일부에게 주어진 땅은 토지가 척박해서 살기 힘들고, 더구나 로마 관헌의 압박도 심했기 때문에 378년 서로마제국에 대해 반란을 일으켜 아드리아노플전투에서 로마군을 격파하고 황제를 패사(敗死)시켰다. 그런데 제위(帝位)를 계승한 테오도시우스 1세는 친(親)게르만 정책을 취하였기 때문에 반란은 잠정적으로 수습되었다. 그런데 서고트족의 젊은 지도자 알라리쿠스는 발칸반도를 유린하였는데, 서로마의 F.스틸리코가 죽은 뒤 410년 이탈리아에 침입하여 3일간에 걸쳐 로마시를 약탈하였다. 이 때 서로마제국이 이탈리아 본국의 방위를 위해 라인강 국경의 수비군단을 소환하게 되자 게르만계의 여러 부족이 제국 안으로 계속 이동하였다. 라인강 유역의 프랑크족은 북(北)갈리아에 진출하여 클로비스의 지도하에서 다른 프랑크계 부족을 통일하여 프랑크왕국을 건설하였다. 또 마인강 유역에 거주하고 있던 부르군트족은 라인강 유역에서 갈리아 중부로 진출하여 부르군트왕국을 건설하였으나 훈족에게 멸망되었고, 그 후 사부아 지방에 진출하여 왕국을 재건하였다. 그리고 헝가리 지방에 있던 반달족은 갈리아 지방을 거쳐 에스파냐에 들어가 한때 그곳에 정착하였으나, 남프랑스에 건국한 서고트족의 압박을 받아 게이세리쿠스의 지휘하에 아프리카로 건너가,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의 옛 땅에 반달왕국을 세웠다. 한편 서고트족은 이탈리아의 각지를 황폐화시키고, 아프리카로 건너갈 기회를 잡으려 하였으나 알라리쿠스의 후계자는 남프랑스 지역을 중심으로 서고트왕국을 세운 후 반달족을 압박하여 에스파냐로 세력을 확대하였다. 훈족은 동고트족을 정복한 후에도 서진을 계속하여 5세기 중엽 헝가리를 중심으로 주변의 게르만족의 여러 부족을 복속시켜, 대제국을 건설하고 갈리아 지방에 침입하려고 하였지만 그들의 지도자 아틸라가 죽은 후부터 급속히 세력이 쇠퇴하여져서 복속되었던 여러 부족들은 대부분 독립하였다. 그 중에서도 동고트족은 테오도리쿠스의 지도하에, 동로마 황제의 위촉을 받아 서로마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룰루스를 폐위시켰으며(476년, 서로마의 멸망), 이탈리아의 지배권을 장악한 게르만의 용병(傭兵)대장 오도아케르를 토벌하고 이탈리아에 들어가 동고트왕국을 세웠다. 또 독일 북서부에 널리 퍼져 살던 색슨족의 일파는 앵글족 등과 함께 브리타니아(지금의 영국의 일부)에 건너가 여러 개의 작은 왕국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랑고바르드족은 도나우강 중류에서 훈족의 지배를 벗어나 독립하여 활동하다가 동고트왕국의 멸망 후에는 이탈리아에 침입하여(568), 북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여 랑고바르드왕국을 세웠다. III. 의의 민족대이동은 고대로부터 중세로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세계사적 의의가 지적될 수 있다. 첫째로 국가체제(國家體制)의 원리적인 변화이다. 즉 소박한 공동체의식과 화석화된 고대국가형으로부터 중세적인 국가가 탄생되는 것이다. 둘째로 그리스도교의 보편화이다. 그리스도교는 로마제국의 틀 안에 들어와 제국의 제도를 변화시키고, 다른 한편 그에 적응하여 제국 내에 그의 보편적 지위를 확고히 한 것이다. 그러나 로마의 귀족들은 내면적으로는 아직 종교적 인간이 되지 못하고, 고전적 교양과 고대인의 이상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장기간에 걸친 게르만족 등의 침입으로 슬픈 운명을 체험하였기에 세속생활에 불안을 느껴, 신앙과 노동의 결합을 보장해 주는 수도원의 생활이 당시 서유럽에 뿌리를 박게 되었다. 셋째로 프랑크족의 지배하에 있던 갈리아와 랑고바르드족의 지배하에 있던 이탈리아 등에 대해서 대토지소유자가 일종의 공권력을 담당한 지방호족(地方豪族)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갈리아에서는 광대한 장원(莊園)을 가진 로마의 귀족들이 라틴적 교양의 독점, 사교직(司敎職), 수도원을 독차지하여 자기의 경제적 기반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하여 군사적 공훈이나 봉사에 의해 등용된 게르만의 귀족들과 어느 정도 합류함으로써 봉건 귀족층을 형성하였다. 따라서 봉건제도는 이탈리아 등 로마제국의 중앙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고 주변지대인 갈리아에서였다. 즉 로마제국 내의 호족군과 게르만의 옛 땅에 뿌리박은 자생적 귀족군, 새로운 성계(聖界) 귀족군이라는 3개의 정치적 ·경제적 세력이 프랑크의 왕권 특히 카롤링거왕조와 연결 구축된 것이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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