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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군현제도 (브리)
군현제도 郡縣制度 중앙정부가 전국을 일원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각 지역에 행정구역을 설정하고 관리를 파견하여 행정을 전담하게 했던 제도. 중앙정부가 효과적으로 민중을 지배하기 위해 설치한 제도였으며, 중앙정부는 물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민으로부터 군현을 단위로 조세와 노동력을 수취했다. 점차 통치지역이 넓어지고 민의 수효가 많아짐에 따라 지역을 나누어 군주 대신 직접 민에게 정령을 전달하고 교화를 시행하는 관리를 파견했다. 이는 마치 군현을 왕실이 있는 서울의 울타리로 생각하고 수령이 그 책임을 맡은 것과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기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신라 신라의 지방 지배조직은 경주의 사로국이 주변 지역에 있는 소국(小國)들을 정복이나 복속의 형식을 통해 편제하는 과정에서 성립했다. 〈삼국사기〉에는 초기부터 신라가 소국을 정복하여 주(州)·군(郡)·현(縣)을 설치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6세기 이전까지는 지방에 상주하는 관리가 정기적으로 파견된 것이 아니며, 각 소국의 지배층이 기득권을 인정받는 가운데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형식이 유지되었다. 신라가 체계적으로 지방 지배조직을 정비하기 시작한 것은 505년(지증왕 6) 이후로, 이때 처음으로 주가 설치되고 군주(軍主)가 파견되었다. 그러나 이 주는 행정구역이 아니라 군사적 거점이었으므로 자주 옮겨졌고, 지방의 주요 성(城)이나 촌(村)에는 군주의 예하관인 당주(幢主)가 파견되었다. 수취가 그 임무로 짐작되는 지방관으로는 도사(道使)가 있었다. 중고기(中古期)에는 아직 현의 명칭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 주군제'(州郡制)라고 부른다. 신라의 군현제는 통일기에 들어오면서 현이 설치되기 시작하는 등 일단의 발전을 보아 9주5소경제(九州五小京制)가 성립했다. 9주와 5소경이 최종 완성된 것은 685년(신문왕 5)이었다. 9주는 옛 고구려 땅에 설치된 한산주(漢山州)·수약주(首若州)·하서주(河西州), 옛 백제 땅에 설치된 웅천주(熊川州)·완산주(完山州)·무진주(武珍州), 소백산맥 이남 원래의 신라 땅에 설치된 삽양주(良州)·청주(菁州)·사벌주(沙伐州)였다. 그러나 주가 그 아래의 군이나 현을 모두 관장한 것은 아니며, 영역면에서는 군과 마찬가지로 몇 개의 현을 영속(領屬)했을 뿐이다. 한편 소경은 삼국시기에도 설치된 적이 있으나 국원(國原)·중원(中原)·서원(西原)·북원(北原)·남원(南原)의 소경이 모두 갖추어진 것은 685년이었다. 이는 수도가 한쪽에 치우쳐 있는 불편을 덜고 새로 편입한 지역을 쉽게 지배하여 6부의 귀족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지방의 문화중심지로도 기능했다. 통일기에는 변경지역 방비를 위해서 특수행정구역인 진(鎭)이 설치되기도 했다. 소경에는 사신(仕臣), 주에는 도독(都督), 군에는 태수(太守), 현에는 소수(少守) 또는 현령(縣令)이 책임자로 파견되었다. 그리고 9주를 비롯한 군현의 명칭은 757년(경덕왕 16)에 한자식 명칭으로 고쳐졌으나 대부분 혜공왕 때 복고되었다. 9주5소경으로 대표되는 군현제는 신라 말기 지방의 호족세력이 자립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하여, 이들 중 일부는 신라정부에 의해 그 거점지역을 부(府)로 인정받기도 했고 성주(城主)·장군(將軍)을 자칭하기도 했다. 하일식(河日植) 글 고려 고려의 군현제도는 고려왕조 성립기에 신라의 진골귀족을 타파하고 새로운 사회세력으로 대두한 지방호족이 구축해놓은 지방질서와 중앙권력이 서로 조정하고 타협한 산물이었다. 따라서 당시 지방 호족의 존재양태와 사회구조의 특성이 함축되어 있었다. 군현의 내부구조 군현단위는 경(京)·목(牧)·부(府)·군(郡)·현(縣)·진(鎭)의 6체계로 되어 있다. 부는 도호부(都護府)와 지사부(知事府), 군은 방어군(防禦郡), 지사군(知事郡)과 속군(屬郡), 현은 현령관(縣令官)과 속현(屬縣)으로 세분할 수 있다. 또한 이들 군현단위는 그 행정적인 성격상 경목지사부지사군현령관 계통의 민사행정(民事行政)관부와 도호부방어군진 계통의 군사행정(軍事行政)관부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관부들은 행정적으로 중앙정부에 직속하여 독자적인 행정기능을 수행하는 주현(主縣)이었다. 또한 주현 아래에는 독자적인 행정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속군과 속현이 예속되어 있었다. 이들을 일반적으로 속현이라 한다. 이와 같이 주현과 속현을 묶어 하나의 행정단위로 구성한 곳을 군현제영역(郡縣制領域)이라 했다. 그밖에 향(鄕)·부곡(部曲)·소(所)·처(處)·장(莊)·진(津)·역(驛) 등 이른바 부곡제영역(部曲制領域)이 존재했다. 이와 같이 고려시대 군현제는 군현제영역과 부곡제영역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영역구성은 〈고려사〉 지리지나 〈세종실록〉 지리지 등의 관찬문서(官撰文書)나 송광사(松廣寺)문서 등 당시의 촌락문서에서도 확인된다. 군현제의 성립시기 고려의 군현제는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를 갖추고 출발하지는 않았다. 신라말 이래 강력한 지방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건국 직후부터 필요에 따라 가능한 지역에 군현을 설치하여 가는 점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태조대(918~943 재위)에 군현영역의 경우 130여 개 주현 가운데 10여 개, 속현 370여 개 가운데 79개를 이미 설치했으며, 한편 반왕조세력을 재편하면서 부곡제영역도 편성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성종대(982~997 재위)를 거쳐 현종대(1010~31 재위)에야 비로소 완비되었다. 따라서 전국을 일원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한 군현제의 제도적인 정비는 중앙정부의 집권화 시책과 맞물려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 색인 : 중앙집권). 군현 통제방식 중앙정부의 군현에 대한 직접지배와 통제는 각 계통의 현령관, 진 이상의 관부인 주현에 국한되었다. 중앙정부의 속현에 대한 지배는 주현을 통한 간접 지배방식이었다. 경·목·도호부에서 진·현령관에 이르는 관부는 그 격이나 수령의 품질(品秩) 등에 비록 제도적 차이는 있으나, 모두 독립 관부로서 예하에 속현을 거느렸다는 점에서 주현으로서 같은 기능을 수행했다. 이들 주현은 조세수취·역역(力役)징발 등의 행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면서 중앙정부의 일정한 통제 아래 각각의 속현을 직접 지배했다. 한편 부곡제영역 역시 주현에 예속되어 주현의 행정적인 지배를 받았던 점에서는 속현과 같았다. 그러나 부곡제영역은 군현제영역과 달리 수취방식에서 국가의 특정한 역을 부담했다는 점에서 독립된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군현체제는 지배방식면에서 진·현령관급 이상인 주현과 속현으로 크게 구분되었다. 군현의 전체 숫자는 520여 개로 360여 개인 조선시대에 비해 훨씬 많았다. 또한 900여 개의 부곡집단을 고려한다면 당시 군현규모는 실제로 상당했다. 고려가 조선에 비해 지방에 대한 지배력이 미약하면서도 대규모 군현이 설치된 것은 토호세력이 광범위하게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다수의 군현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주현과 그 예하에 속현·부곡집단을 묶어 하나의 행정단위로 설정하는 독특한 군현 지배방식을 채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구조는 당시 농민들의 생산조건이나 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각 영역의 기초 행정조직 군현제영역은 기본적으로 여러 개의 자연촌으로 구성되었다. 군현제영역의 기초 행정조직인 촌락은 동(洞)·리(里)·촌(村)의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으나, 이 가운데 군현제영역을 구성하는 보다 보편적인 단위는 촌이라 할 수 있다. 촌은 군현제영역의 기초 행정조직이면서 수취의 기본단위가 되었다. 정부는 촌락을 기초로 하여 행정을 편제하고, 조세징수와 치안유지 등 국가 수취를 실현하기 위하여 행정촌제(行政村制)를 시행했다. 한편 부곡제영역을 구성했던 행정단위인 향·부곡·소·처·장 등은 촌락과 기본적으로 등질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향·부곡 등은 군현제영역의 기초단위였던 촌과 그 규모가 같았다. 부곡제영역이 소규모이면서도 하나의 독립된 영역을 이룬 이유는 중앙정부의 독특한 수취체계에 편제되었기 때문이다 (→ 색인 : 향소부곡). 군현 수취방식 고려는 효과적인 민중지배를 실현하기 위해 각 영역에 대해 역(役)을 부담하는 형식과 내용이 다른 독특한 수취체계를 운영했다. 먼저 녹봉·군수·국용에 충당되었던 국가세입지의 대표적인 지목(地目)은 민전(民田)이었다. 민전은 전국의 모든 군현에 골고루 분포되었던 토지로서 주로 농민층이 경작했다. 농민층은 군현제영역에서 거주했으므로 민전에 대한 수취는 군현제영역의 주민인 군현인에 대한 수취와 직결되었다. 중앙정부는 군현제영역에 행정촌제를 실시하여 이 지역의 민중을 지배했다. 행정촌제의 기능은 이와 같이 군현제영역의 주민에 대한 조세와 역역의 수취에 있었다. 한편 부곡제영역에 대해서는 각 집단에 따라 다른 수취체계를 운영했다. 향과 부곡인은 주로 둔전(屯田)·공해전(公田)·학전(學田) 등의 국가직속지를 경작했으며, 장과 처의 주민은 수조권이 왕실과 사원에 귀속되는 장처전(莊處田)을 경작했다. 한편 토지소출 외에, 조건의 제약을 받는 금·은·동·철 등은 생산품을 공납의 형식으로 수취했다. 소의 주민은 이러한 물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역을 부담했다. 부곡제영역의 주민은 이외에도 군현제영역의 주민과 같이 조·용·조 삼세(三稅)를 부담하는 공역(公役)부담자층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군현제영역의 주민에 비해 사회적·경제적으로 나쁜 조건 아래 놓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군현제의 변동 군현제가 변동된 1차적 원인은 간접지배의 대상이었던 속현과 부곡제영역에 대한 토호세력의 과다한 수탈이었다. 이때문에 일반민들 다수가 유망하거나 저항했다. 이러한 군현체제의 모순은 12, 13세기 농민항쟁을 촉발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12세기 이후 감무(監務)를 파견하고, 본관제(本貫制) 중심의 수취방식에서 공호(貢戶)를 편성하여 현주지(現住地) 중심으로 수취하는 공호제(貢戶制)를 채택했다. 그리하여 속현과 부곡제영역은 점차로 해체되었다. 따라서 광대한 영역을 기초로 하는 군현제도 점차 변동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앙정부는 조선시대처럼 개별 군현을 직접 지배할 수 있었다. 그 변동의 시점은 감무가 파견되고 공호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던 12세기 이후가 될 것이다. 박종기(朴宗基) 글 조선 조선시대의 군현제는 8도체제가 정비됨에 따라 관찰사에서 수령으로 이어지는 행정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군현의 내부구조 각 군현에는 등급에 따라 부(府) 4곳에는 부윤(府尹)이, 대도호부(大都護府) 4곳에는 대도호부사(大都護府使)가, 목(牧) 20곳에는 목사(牧使)가, 도호부(都護府) 44곳에는 도호부사(都護府使)가, 군(郡) 82곳에는 군수(郡守)가, 현(縣) 175곳에는 현령(縣令)이 34명 그리고 현감(縣監)이 141명으로 모두 329명의 외관이 파견되었다. 이들을 수령이라 하며 그 아래에 판관(判官)을 두기도 했다. 판관은 부와 목의 속료(屬僚)로 주로 공사처리를 보좌하는 임무를 맡았다. 수령과 사송(詞訟)을 주로 하여 서무를 나누어 맡았다. 양계(兩界)의 큰 진이 있는 읍의 절제사(節制使)는 군무만 맡고, 판관은 주로 진상과 사객지공(使客支供：사신을 접대하는 일)과 민사를 전담하였다. 1456년(세조 2) 5월부터는 그 둘이 모든 것을 의논하여 시행토록 했다. 또한 권농관(勸農官)을 1395년(태조 4) 7월부터 면 단위로 파견했는데 이들을 유향품관 가운데서 선정했다. 도호부 이상에는 문과출신자인 교수(敎授)를 외교관(外敎官)으로 파견했고 500호 이상인 군현에는 교도(敎導)를 파견했다. 행정사역인으로 향리가 있으며, 향리는 6방으로 나뉘어 각기의 업무를 수행했다. 양계와 제주에는 그 일을 토관(土官) 혹은 전리(典吏)가 맡았다. 그리고 치안과 군사 일을 보는 군관과 포교가 있으며 그 아래에 사령(使令)이 여러 일을 맡고 있었다. 그밖에 통인(通引)·차지(次知)·지인(知印)·시동(侍童)이 있었고 관노비가 예속되어 있었다. 조선 후기에서는 종전의 비공식기구이거나 혹은 기구를 제대로 구성치 못하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들이 군현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식기구로 자리잡았다. 예를 들면 향청(鄕廳)·작청(作廳)·속오청(束伍廳)·장청(將廳)·훈련청(訓練廳)·통인청(通引廳)·군관청(軍官廳)과 같은 여러 기구가 군현의 사정에 따라서 설치되었다. 군현의 하부 단위로는 개경·평양·한양 등지의 부방제(部坊制), 그리고 각 군현에는 면리제(面里制)가 있었다. 부방제는 도시지역을 4부 혹은 5부로 나누고 그 밑에 방을 두는 것이었고, 면리제는 군현지역을 크게는 면으로 나누고 그 밑에 리를 두는 것이었다. 부에는 부령(部令), 방에는 관령(管領)을 두었으며 리에는 이정(里正)이 있었다. 정비 과정 및 전개 조선초에 국가의 여러 제도가 개편되면서 군현제 역시 여러 면이 고쳐졌다. 등급을 다시 매기고 군현을 병합하거나 분리하여 관할영역을 조정하고 새롭게 지방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군현의 이름을 고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1413년(태종 13)에는 군현의 이름 가운데 '주'자가 들어 있는 것을 산 혹은 천으로 고쳤다. 군현제도는 태종대·세종대·세조대에 걸쳐 크게 고쳐져서 〈경국대전〉에 정비된 형태로 수록되었다. 조선 초기에는 종전의 속현·향·소·부곡을 군현제 안에 정비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그러한 것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정비했다. 우선 이전의 속현을 독립된 군현으로 만들기 위해서 속현에다가 고려말에 중앙으로부터 감무를 파견하듯이 수령을 파견하였다. 또는 소속을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정리하여, 일부의 비지(飛地)·월경지(越境地)를 인근의 군현으로 편입하였다. 그리고 수개의 속현을 묶어버린다든가 아예 종전의 주현에 병합했다. 이 경우 이전의 속현은 속현으로서가 아니라 현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때 그 속현은 향리에 의해 간접적인 통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직촌화하여 주현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속현은 전라도의 경우 1409년(태종 9)에 모두 혁파되었으며, 1481년(성종 12)경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 12개만이 속현조에 실려 있을 뿐이며 조선 후기까지 향·소·부곡의 이름이 남은 것은 몇 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름이 없어진다고 하여 주현과 멀리 떨어져 있던 향·소·부곡이 그 소속조차 모두 바뀐 것은 아니었다. 즉 여전히 주현의 한 면이 되어 한두 군현을 넘어서 존재하고 있었다. 작은 군현의 경우 대개 50리의 범위인데 70리, 80리 때로는 100리 가까이 떨어진 면리도 있었다. 위에서와 같이 군현제가 정비되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군현의 등급을 나눌 때에 호구와 전결을 기준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같은 등급의 군현에서도 차이가 났고 지나치게 작게 나누어진 것이 군현제 개선론자들에 의하여 늘 문제로 지적되었다. 따라서 인구가 변동된다든가 생산물의 종류가 바뀌었을 때 군현 내에서 그 변동을 흡수할 수 없었다. 또한 임내의 정비에서나 비지의 존재로 알 수 있듯이 병합이 충실히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렇게 정비된 군현제는 조선 전시기에 걸쳐 지극히 부분적인 변동이 있었을 뿐이다. 변동의 원인은 극히 드물게는 본디 군현편성의 기준인 인구변동이 그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군현 자체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 주된 이유가 되었다. 예를 들면 왕비의 출신지나 어태봉안지(御胎奉安地)와 같이 왕실과 관련된 것이 승급된다든가 혹은 군현에서 강상죄인 혹은 모역죄인이 발생하였을 때에 강등되기도 했다. 특이하게는 전패작변(殿牌作變)·향교위패작변(鄕校位牌作變)과 같은 이유로 수령을 쫓아내고 군현의 등급을 강등했다. 〈대전회통 大典會通〉에 따르면 조선 후기에는 8도 아래에 5부(府)·5대도호부(大都護府)·20목(牧)·75도호부(都護府)·77군(郡)·148현(縣)의 지방 행정구역이 책정되어 있었다. 갑오개혁 초기에 지방제도의 개혁방침이 세워지고 1895년 5월에 23부제(府制)를 반포했다. 8도제를 폐기하고 종래의 부·목·군·현을 군으로 단일화하여 총 337군을 23부 밑에 분속시켰다. 1896년 광무개혁 때에는 13도 8부 1목 332군으로 정비되었다. 도제를 복구하되 13도로 세분하여 행정의 능률을 높이고자 했다. 재정 재원은 토지수입·대동미유치분·잡세·환곡이자였으며, 직접 노동력을 징발하여 사용했다. 관둔전(管屯田)은 치폐를 거듭하다가 진·부·목·군의 등급에 따라 5~20결로 차등 지급되었고 그 용도는 공공 수요, 아록, 관청의 수리, 사객지공, 군관 공급, 병기, 집물, 그리고 민간이 못갖춘 공물을 돕는데 쓰여졌다. 관둔전은 인리(人吏)와 관노(官奴)의 노동력으로 경작토록 되어 있고 민간인을 징발하여 경작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으나 조선 후기에는 관둔전 역시 지주제경영을 통하여 운영되었다. 과전법의 외관직전(外官職田)·늠급전(飭俺田) 체계에는 아록전(衙祿田)과 공수전(公須田)이 상정되어 있다. 아록전은 수령의 녹봉에 해당하는 토지이며 공수전은 지방관아의 사객접대를 비롯한 비용에 대비하여 설정된 토지이다. 〈경국대전〉의 규정에서 공수전은 군현의 차등을 두지 않고 15결로 통일했고 단지 연도의 대로(大路)에 10결, 중로(中路)에 5결을 더해주었다. 군현에서는 모자라는 군자곡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향리들에게 5결씩 지급되었던 인리위전(人吏位田)은 1445년(세종 27)에 혁파되었다. 대동미는 상납분과 유치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유치분은 관용품의 구입, 지방관의 늠전, 사객지공, 쇄마가(刷馬價), 그리고 제사비·군비 등 관재정의 모든 지출에 쓰여졌다. 조선 후기에는 지방관청에서 정원 이외의 보인(保人)을 모집하고 대가를 받아 재정자금으로 충당했다. 그리고 고리대나 민고 등의 독자적인 수입원을 확대했으며 환곡의 이자수입은 점차 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지방관청은 호 또는 개인 단위로 각종의 특정한 생산물을 받아 관용으로 썼다. 군현제의 특징 우선 조선의 기본적인 행정지역을 편성했다는 점이다. 고려의 2원적 체계였던 군현제를 하나의 통일된 체계로 묶으면서 면리제를 점진적으로 시행하여 군현의 하부조직을 강화했다. 그 다음은 조선 나름대로의 군현을 기본단위로 하는 지배체제를 설정했다. 군현을 단위로 한 총액제 군역체계의 운용은 물론이고, 전세의 징수 특히 공물의 징수는 군현을 단위로 부담액이 매겨지고 수령의 책임하에 거두어졌다. 조선 초기 군현제의 정비는 그 과정에서 향리의 이동을 가져왔고 그것은 군현 내 지배층의 재편을 가져왔다. 아울러 군현제는 재지세력의 지주전호제적(地主佃戶制的) 생산관계하에 포섭되지 않은 자영농에 대한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지배체제인 것이다. 지주층의 향촌지배는 본질적으로 토지소유에 기초한 지배이며 아울러 상하의 신분제적 질서가 생산관계에도 중첩적으로 관철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들 자영농은 엄연하게 지주전호제 생산관계 밖에 놓인 존재이다. 따라서 군현제 실시는 봉건적 생산관계 외곽에 놓여 있는 농민층을 군현지배체제로 끌어들이는 것을 뜻한다. 군현제는 그 운용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수령의 자질과 임기의 문제, 군현통치와 관련된 재지세력과의 갈등 문제, 전패작변에서처럼 수령에 대한 군현민의 저항, 그리고 근본적으로 군현 운영을 어렵게 하는 대규모의 유리가 그것이다. 김무진(金武鎭) 글 <참고문헌> 고려시대부곡제연구 : 박종기,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0 조선시대지방행정제도사연구 : 이존희, 일지사, 1990 고려양계지방사연구 : 김남규, 새문사, 1989 조선시대지방행정사 : 이수건, 민음사, 1989 고려시대사 상 : 박용운, 일지사, 1985 한국중세사회사연구 : 이수건, 일조각, 1984 한국고대사의 신연구 : 신형식, 일조각, 1984 고려지방제도의 연구 : 하현강, 한국연구원, 1977 고려정치제도사연구 : 변태섭, 일조각, 1971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브리태니커,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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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정전법 (두산) |
 [고대] 군현제도 (한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