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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독일사 (두산)
독일사 IV. 역사 1. 국가기원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 이후 서(西)게르만계의 제부족, 즉 독일 제부족이 하나의 국가 밑에 통합된 것은 프랑크족이 세운 프랑크왕국에 의해서였다. 라인강 중류를 점거했던 프랑크족은 4세기 중엽에서 5세기 중엽까지 플랑드르 지방 및 마스·모젤 두 하천 유역을 점령하고, 메로빙거왕조 때에 남서 프랑스로 진출하는 한편 남동쪽으로 나아가서 슈바벤·튀링겐·바이에른 등의 부족을 정복하였으며, 카롤링거왕조의 샤를마뉴 대제(재위 768∼814) 때에는 최후까지 버티던 작센족을 굴복시켰다. 독일 제부족이 그리스도교화하고, 또 독일 고래의 정치체제인 렌(Lehn:封建) 제도의 기초를 굳히게 된 것도 그와 같은 부족통합의 과정을 통해서였다. 그리하여 독일의 제부족은 그들 공통의 국가적 지배를 받게 되었으나, 그들은 단지 프랑크 대제국의 한 부분에 불과하였다. 그것은 샤를마뉴 대제 때의 프랑크왕국의 판도가 동쪽은 엘베강·도나우강 상류 유역, 서쪽은 피레네산맥에 미치고, 또 샤를마뉴 대제는 로마 황제의 제관을 가지고 있어서 그 지배가 많은 민족에 미쳤기 때문이다. 샤를마뉴 대제가 사망하자 왕국 분치(分治)의 문제와 더불어 내란이 계속되었으며, 843년 베르조약에 의해 동프랑크와 서프랑크의 분열이 시작 되었다. 갈리아를 중심으로 한 라틴적 전통이 강한 서프랑크(프랑스)와 게르만적 전통이 강한 동프랑크(독일)가 제각기 독립의 길을 걷게 되었다. 911년 루트비히 유동왕(幼童王)이 죽자 카롤링거왕조의 혈통이 끊어지고, 그해에 동프랑크 제후들의 추대에 의해 프랑켄공(公) 콘라트가 왕위에 올랐다. 독일국가는 독일인이 스스로 그들의 왕으로 선립(選立)한 콘라트 1세의 즉위로 탄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2. 신성로마제국 콘라트 사망 후 하인리히 1세가 즉위하여 작센왕조가 일어났고, 936년 하인리히의 아들 오토 1세가 모든 부족제후의 동의를 얻어 왕위에 올랐다. 콘라트 1세와 오토 1세의 즉위를 계기로 독일의 ‘선거후제(選擧侯制)’ 및 ‘혈통권에 의한 선거’ 등 왕위계승의 전통이 공식화되었다. 오토 1세는 제후들에 의한 국내분립을 극복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교회와 왕권을 결합해서 교회를 왕권의 지주로 삼는 제국교회정책을 실시하였다. 한편 교회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로마교황과의 제휴가 필요했기 때문에 교황의 요청에 의한 원정을 포함하여 2차에 걸친 이탈리아 원정을 감행했다. 그리하여 오토 1세는 962년 교황으로부터 로마 황제로 대관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신성 로마 제국’의 탄생으로, 그후 13세기 전반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황제시대’로 불린 독일 민족 우위의 황금시대가 지속되었다. 그후 이탈리아와의 결합, 로마의 지배로 구현되는 ‘황제정책’은 제국교회정책과 더불어 역대 독일국왕에 의해 계승되어 독일왕조의 전통정책이 되었다. 황제정책은 잘리어왕조의 하인리히 3세 때에 절정에 달했는데, 그는 로마에 대한 과격한 간섭을 일삼아, 4인의 교황을 교체해 세움으로써 교황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다음 대(代)의 하인리히 4세 때,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와 성직서임권을 둘러싸고 싸움이 일어나, 하인리히 4세로 하여금 교황에게 파문의 사면을 빌도록 만든 ‘카노사의 굴욕(1077)’으로 번졌다. 성직서임권 투쟁은 그 뒤 1122년의 ‘보름스협약’에 의해 타협이 성립되었으나, 황제의 권리는 크게 후퇴하여 제국교회정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호엔슈타우펜왕조의 프리드리히 1세(붉은수염왕:재위 1152∼1190)는 남서 독일의 왕령지 등을 근거지로 하여 이탈리아의 지배 강화에 힘쓰는 한편, 제국제후의 위계질서를 규정하여 제국의 권위를 높였다. 또한 그 무렵부터 동방개척운동이 일어나 엘베강 동쪽의 슬라브족 거주지역에 독일 농민이 진출함으로써 훗날의 독일민족 거주권의 2/5를 차지하는 동부독일이 형성되었고, 또 13세기 이후 독일기사단은 프로이센을 정복·경영하여 동방개척에 기여하였다. 동방의 식민지역에 설치한 변경구(邊境區)의 태수, 즉 변경백(邊境伯)이 뒤에 광대한 영지를 가진 세습의 대제후로 성장함으로써 엘베·오데르 두 하천의 중간지대가 독일사의 중심무대로 등장하게 되었다. 3. 영방 분립시대 성직 서임권 투쟁을 겪고 호엔슈타우펜왕조를 거치는 동안에 제후의 세력이 강대해져서, 이른바 영방(領邦:Land 또는 Territorium)을 영유하고 국가주권을 획득한 제후가 나타났다. 그들은 강대한 왕권(황제권)을 기피하였고, 따라서 호엔슈타우펜왕조가 단절되자 독일에는 황제가 없는 대공위(大空位)시대가 나타나게 되었다. 한편 그 무렵 황제선거에 참여하는 선거후는 7인으로 제한되었는데, 1273년 그들에 의해 선출된 스위스의 소영주 합스부르크가(家)의 루돌프가 즉위함으로써 대공위시대는 끝났다. 7선거후제는 1356년의 금인칙서에 의해 확정되었는데, 그 뒤 15세기부터 합스부르크가에 의해 제위가 세습되게 되자 국왕선거는 명목상의 절차에 불과하게 되었고, 따라서 선거후도 영예적인 것이 되었다. 한편 합스부르크가는 오스트리아에 가령(家領)을 확대하는 데만 전념하고 독일제국 전체의 통치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영방주권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분립의 경향은 날로 더해 갔다. 다른 한편으로는 황제정책 추진 때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상업도시들이 13∼14세기에 이르러 번영의 절정에 달하였는데, 그들 도시들도 영방할거와 더불어 자립을 요구하게 되었고, 개중에는 제후와 싸워 자치권을 획득해서 ‘제국도시’가 되는 것도 많았다. 그와 같은 제후와의 투쟁과정에서 도시동맹들이 생겨났는데, 그들 도시동맹들 중 북독일의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한자동맹은 14세기 북유럽의 상권을 독점하였다. 4. 종교개혁과 종교전쟁 1517년 M.루터<95개조의>에 의해 시작한 종교개혁 운동은 단지 종교적인 운동으로만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의 혁명적인 운동으로까지 번졌다. 면죄부 판매로 재정적 수탈을 일삼는 로마교회와 황제권 강화에 여념이 없는 카를 5세(재위 1519∼1556)에게 영방제후들의 불만의 누적과 교황청의 타락을 비판하는 도덕재건의 기운 및 교황의 간섭을 배제하려는 독일의 민족정신이 전국적으로 고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1522∼1523년 반(反)교회적·반제후적인 기사전쟁이 일어났고, 1524∼1525년 남서부 및 중부독일에서 제후와 교회의 권위를 공격하고 종교개혁을 지키기 위한 농민전쟁이 일어났다. 루터 자신은 농민반란에 방관적이었으며 독일의 제후들도 반(反)황제적·반교황적이기는 했으나 영내 주민의 혁명을 묵과하지는 않았다. 한편 에스파냐 왕을 겸한 카를 5세는 프랑스와 교전중이어서 종교개혁을 적시에 저지하지 못했고, 제후들 중에는 루터의 보호자였던 작센 선거후를 비롯하여 종교개혁을 지지하는 자가 많았다. 그래서 황제와 남부 영방을 중심으로 한 구교파 제후와 북부 영방을 중심으로 한 신교파 제후 사이에 1546∼1547년 슈말칼덴전쟁이 벌어졌으나, 결국 1555년의 아우크스부르크 종교화의(宗敎和議)에서 황제는 신·구 양 종파 영방의 병존을 승인하게 되었고, 따라서 독일은 영방적 분열 외에 종교적으로도 분열하게 되었다. 종교개혁기는 아우크스부르크의 푸거가(家)로 대표되는 독일 초기 자본주의의 황금시대였다. 그러나 독일의 경제는 정치적 분열 때문에 지리적 발견에 따른 서유럽 제국의 세계상업 및 해외식민활동의 경쟁에서 처지게 되었고, 또 한자동맹도 몰락해버렸다. 중세 말기에 이탈리아는 제국으로부터 분리되었고 스위스도 종교개혁기에 사실상 독립했으며, 또 카를 5세 이후 합스부르크가가 에스파냐계(系)와 오스트리아계로 분리되었을 때 상업이 성한 네덜란드는 에스파냐 지배하에 들어갔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종교화의 이후에도 신·구 종파 간의 분쟁이 그치지 않다가 1618년 보헤미아 신교도의 반란이 계기가 되어 30년전쟁이 일어났다. 그것은 전독일의 내란이 되었을뿐만 아니라 스웨덴·덴마크·프랑스 등이 신교 측에 가담하여, 구교·황제파와 싸움으로써 국제전으로 확대되었고, 전장이 된 독일국토는 극도로 황폐하였다. 1648년 베스트팔렌조약에 의해 종교적인 평화는 달성되었으나 알자스는 프랑스, 북독일의 주요 항만·하구는 스웨덴에 할양되어, 독일제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무력화되었다. 5.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 베스트팔렌조약은 모든 영방의 국가주권을 승인하여, 독일의 영방체제를 완성시켰다. 합스부르크가의 오스트리아도 결국 하나의 영방으로 처지게 되었는데, 그 오스트리아와 패권을 다투게 된 것은 북독일의 선거후 호엔촐레른가(家)의 프로이센이었다. 브란덴부르크 변경백 호엔촐레른가는 17세기 초에 프로이센 공령(公領)을 상속하고, 대선거후 프리드리히 빌헬름(재위 1640∼1688) 때에 융커(Junker)의 대토지경영(Gutsherrschaft)을 바탕으로 한 중상주의(重商主義) 경제정책을 채택하는 한편 부국강병과 관료제의 정비에 주력하였으며, 1701년부터 왕호(王號)를 허용받아 ‘프로이센 왕(王)’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바탕 위에 프로이센을 유럽의 강대국으로 만든 것은 프리드리히 2세(프리드리히 대왕:재위 1740∼1786)였다. 계몽전제군주로 알려진 그는 산업입국에 힘쓰면서, 행정기구를 정비하고 의무교육제·징병제를 실시하였으며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는 등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치적을 올렸다. 프로이센의 강성은 오스트리아와의 대립을 초래하였다. 프리드리히 대왕은 즉위 후 곧 오스트리아와 2차례에 걸친 전쟁에 돌입하였다. 처음에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제위계승을 둘러싼 오스트리아계승전쟁(1740∼1748)에 프로이센이 개입하였고, 이 싸움에서 오스트리아령이었던 슐레지엔을 획득하였다. 다음에는 처음 전쟁에서 프로이센에게 빼앗긴 슐레지엔을 탈환하기 위해 마리아 테레지아가 7년전쟁(1756∼1763)을 일으켰으나 프로이센의 승리로 돌아갔다. 7년전쟁 이후의 독일은 성격을 달리하는 두 국가, 즉 세력기반을 독일 밖에 두어 비(非)독일적이며 가톨릭적이고 낡은 군주제적인 오스트리아와, 독일적이고 프로테스탄트적이며 군국적·관료적인 원리 위에 선 프로이센이 서로 대립하는 이원주의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그밖에 수많은 중세 봉건국가적인 대소 영방들이 분립되어 있었다. 6. 프랑스혁명과 독일 18세기 말에서 19세기에 걸친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의 지배는 분열된 독일에 대해 큰 충격을 주었다. 혁명의 파급을 겁낸 독일 제후는 프랑스와 싸워서 패배한 뒤 라인강 좌안의 땅을 빼앗겼으며, 뒤이어 독일을 침공한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러시아 연합군을 쳐부수고 1806년 자신의 보호하에 프로이센·오스트리아를 제외한 독일의 전영방을 포함하는 ‘라인동맹’을 결성하여 신성 로마 제국의 최종적 해체를 가져왔다. 나폴레옹은 다시 프로이센군을 쳐부수고 틸지트조약에 의해 엘베강 서쪽의 프로이센땅을 빼앗았다. 한편 독일의 지식인들은 처음부터 프랑스혁명을 열렬히 환영했었고, 또 민중들도 프랑스군을 봉건제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을 가져다주는 해방군으로 맞았으나, 과격화때문에 지식인들의 감격도 식고, 민중에게도 프랑스군에 의한 해방이 외국에 의한 지배일 수밖에 없었다. 프로이센의 지배계급에 의해 실시된 일련의 근대화 조치는 이와 같은 독일의 민족의식의 고조를 반영한 것이다. 즉 프로이센은 슈타인과 하르덴베르크에 의해 농노해방과 봉건적 토지소유제한의 철폐, 도시자치권 회복, 군제(軍制) 개혁 등 ‘슈타인·하르덴베르크의 개혁’으로 불리는 ‘위로부터의 개혁’을 실시하였다. 프로이센은 그 군제개혁에 의해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패퇴(敗退)를 계기로 일어난 1813년 ‘해방전쟁’에서 주역을 담당했고, 또 그 전쟁에서는 독일의 국민의식이 전례 없이 고양되었다. 그러나 나폴레옹 몰락 후 빈회의(1814∼1815)를 거쳐 성립된 ‘독일연방’은 39개의 주권국가로 구성되어, 종래 300개 이상의 영방으로 분열되어 있었던 데에 비하면 크게 진보되었으나 ‘자유와 통일’이라는 국민의 기대와는 크게 동떨어진 것이었다. 자유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적 욕구는 특히 민족적 복합국가인 오스트리아에서 위험하게 생각하여, 보수·반동의 지도자인 메테르니히에 의해 저지되었는데, 메테르니히에 의한 시민운동 탄압은 1848년 3월혁명으로 그가 몰락되기까지 지속되어 반동의 시대로 기록되고 있다. 7. 독일의 통일 자유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적 욕구와 독일 제연방의 현실적인 경제적 이해관계가 통일을 촉진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1834년 프로이센의 주도하에 ‘독일관세동맹’이 성립되어, 독일경제의 통합이 이루어졌고 독일의 산업혁명이 강력하게 추진되었다. 산업혁명의 진전은 도시와 농촌의 대중적 빈곤을 초래하여 사회주의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1848년 프랑스의 2월혁명이 빈과 베를린에 파급되어 ‘3월혁명’이 발생하였고, 그 뒤 5월에는 전독일의 보통선거에 의해 성립된 국민의회가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되었다. 이 국민의회에서는 통합된 독일국가를 오스트리아 중심으로 하자는 ‘대독일주의’와 프로이센 중심으로 하자는 ‘소독일주의’가 맞서다가 결국 소독일주의로 낙착되어, 제관을 프로이센 왕에게 바쳤으나, 왕은 이를 거절하였다. 제연방의 정부는 헌법실시를 요구하는 민중운동을 진압하고 의회도 해산하였다. 그리하여 독일의 시민혁명은 좌절되었고, 1850년대는 다시 반동(反動)의 시대로 바뀌게 되지만, 그 시기에도 부르주아지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통일에 대한 기대는 고조되었다. 1861년 프로이센에서는 새 왕 빌헬름 1세가 즉위하였고, 총리로 비스마르크를 맞아들였다. 비스마르크는 ‘철혈정책’을 주장하여 의회의 반대를 물리치고 군비를 확장하였고, 프로이센이 주도하는 독일통일을 획책하였다. 1866년 프로이센-오스트리아전쟁을 일으켜 오스트리아를 무찌르고, 오스트리아와 남부독일 제연방을 제외한 ‘북독일연방’을 성립시켜서 보통선거에 의한 연방의회를 구성하였다. 연방의회에서 부르주아지 진보당은 비스마르크 지지를 둘러싸고 분열하였는데, 비스마르크는 대자본가를 중핵으로 하는 국민자유당과 융커를 대표하는 보수당을 여당으로 하여 신(新)독일제국, 즉 제2제국을 성립시켰다. 비스마르크는 다시 남부독일 제연방과 함께 프로이센-프랑스전쟁(1870∼1871)을 일으켜 이웃에 강력한 통일국가가 생겨나는 것을 꺼리는 프랑스를 개전(開戰) 6개월 만에 패배시켰다. 한편 전쟁 종결 전인 1871년 1월 독일제국 성립이 선언되었는데, 그 헌법에 의하면, 제국은 프로이센 왕을 황제로 하는 연방적 국가로, 황제가 임명하는 제국재상은 의회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또 연방의 대표로 구성되는 연방참의원에서는 프로이센이 우위를 차지하는 등 비스마르크의 의도대로 프로이센에 의한 독일통일이 이루어졌다. 비스마르크는 1890년까지 재상으로 있으면서 국내에서는 가톨릭의 중앙당과 대립하고, 또 새로 대두하는 사회주의정당에 대하여서는 사회주의자 진압법으로 탄압을 가하는 대신 사회보험제도를 실시하여 노동자를 회유하였다. 대외적으로는 오스트리아·러시아·이탈리아와 제휴하여 프랑스의 보복에 대비했다. 1888년에 즉위한 빌헬름 2세는 비스마르크를 퇴진시키고, 세계정책에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기도하였다. 그 결과 프랑스와의 대립 외에 영국·러시아와의 사이에 제국주의적 대립을 격화시켜 국제적으로 고립되었으며, ‘3국협상’이 체결되자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간의 종래의 ‘3국동맹’은 3국협상 측의 영국·프랑스·러시아의 포위 속에 들게 되었다. 1914년 사라예보 사건을 계기로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에 돌입하게 되었다. 3국동맹 측의 이탈리아는 처음부터 동맹을 이반(離反)하였고, 3국협상 측에서는 1917년에 러시아가 전선을 이탈하였으나 새로이 미국이 참전하였다. 1918년 독일은 전쟁에 패망하고, 국내에서 혁명(독일혁명)이 일어나 독일제국은 붕괴되었다. 8. 바이마르공화국과 나치스 제3제국 1918년 11월 공화국이 선포되자 사회민주당과 스파르타쿠스단(團:공산당)이 대립하였다. 사회민주당은 F.에베르트 지도하에 스파르타쿠스단을 탄압하였고, 1919년 바이마르에서 소집된 국민의회에서 제1당이 되어 ‘바이마르헌법’을 제정하고 에베르트를 대통령으로 하는 부르주아공화국을 발족시켰다. 이것이 바이마르공화국으로 불리는 정권이다. 공화국은 베르사유체제의 압력하에서 1923년 프랑스에 의한 루르 점령, 인플레이션 등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자본의 도입에 의해 경제를 안정시키는 한편, 총리 G.슈트레제만하에서 베르사유조약의 개정 및 강국 독일 재건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에베르트의 뒤를 이은 대통령 P.힌덴부르크 시대인 1929년에 시작된 세계대공황은 독일을 다시 혼란 속으로 몰아넣어 나치스를 비롯한 우파 세력이 대두하고, 공산당도 세력을 확대하였다. 1930년 이후 H.브뤼닝 내각 등에 의해 의회를 무시한 대통령 긴급권 남용 등의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의회 내에서 나치스와 더불어 공산당의 의석수가 늘어가자, 혁명의 발발을 겁낸 자본가들이 나치스 지지를 결의하였고, 대통령 힌덴부르크가 1933년 1월 히틀러에게 조각(組閣)을 명령함으로써 나치스 정권을 성립시켰다. 나치스는 국수주의와 사회주의를 결합한 독자적인 정강을 내걸고 공산주의와 정면대립하였다. 히틀러는 조각 후 의회로 하여금 ‘전권위임법’을 통과시켜서 1당독재체제를 확립하였고, 1934년 힌덴부르크가 죽자 총통 겸 재상이 되어 완전한 주권자가 되었다. 대외적으로는 동유럽에 인종이론에 입각한 대제국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재군비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였다. 그리하여 라인란트를 회복하고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뒤,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데텐 등 그 나머지 지역을 병합하였다.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의 반소(反蘇) 정책에 대한 기대로, 뮌헨회담에서 이와 같은 일련의 침략행위를 용인했으나, 1939년 소련과 독·소불가침조약을 맺고 폴란드로 침입하자 양국은 독일에 선전포고하였다. 이와 같이 독일에 의해 야기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은 프랑스를 석권하고, 한때 유럽의 대부분을 점령했다. 그러나 전쟁이 독·소전(獨蘇戰)으로 확대되자 1943년 독일은 스탈린그라드에서 대패하고 1944년 미·영 양국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하여 동·서 양면에서 독일 본토로 진출함으로써 1945년 독일은 항복하고 히틀러는 자살하였다. 9.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독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포츠담협정에 의해 오데르-나이세선(線) 동쪽의 영토를 상실하였고, 미국·영국·프랑스·소련 4개 연합국의 점령하게 놓이게 되었다. 뉘른베르크의 군사재판에 이어 비(非)나치스화 정책을 강행한 연합국은 독일의 재건을 둘러싸고 동·서 냉전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⑴ 서독 서독을 형성하는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1945년 8월 포츠담협정에 의해 결정된 미국·영국·프랑스 3국의 점령지구였다. 한편 베를린도 4개국 공동관리하에 놓여 있었으나 서방 3국과 소련 간의 점령 정책의 대립으로 관리이사회가 마비되어 동·서양 베를린으로 이분되었다. 1947년 6월 마셜플랜에 의해 서독이 미국의 경제 원조를 받아 1948년 6월 그 원조를 뒷받침으로 하여 통화개혁이 실시되었는데, 그 개혁은 서독 경제부흥의 계기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서독의 신통화(新通貨)가 동독 내의 베를린에 흘러들어가 동독의 경제를 크게 혼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소련은 이른바 ‘베를린 봉쇄’를 감행하였다. 이에 맞서 서방 3국은 1949년 5월까지 약 1년간 200만 서(西)베를린 시민의 생활물자를 항공기로 수송하는 ‘베를린 대공수’를 실시하였다. 그것이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제 분야에서 전개된 최초이자 최대의 동·서 냉전이었다. 서독정부의 수립은 1948년 봄 런던에서 소집된 6개국회의(미국·영국·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에 의해 추진되었다. 1948년 9월 각주(州)의 대표에 의한 헌법 제정회의가 본에서 열렸으며, 1949년 5월 8일 헌법초안이 채택되었다. 이 헌법 초안은 통일독일의 헌법제정회의가 보다 영구적인 헌법을 제정·시행하게 될 경우 효력이 상실된다는 이유로 헌법(Verfassung)이라 하지 않고 기본법(Grundgesetz)이라고 하였다. 그 기본법에 의해 8월에 연방의회 선거가 실시되었고 9월 7일 연방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초대 총리인 아데나워 정권은 1949년 11월 3국 고등판무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협정을 체결하여 국제기관에의 참가, 외국과의 영사관계 개설, 중요공업의 해체면제(解體免除) 등을 승인받았고 다시 1950년 9월 외국과의 정식 외교관계 수립 및 전독일을 대표하는 권리를 승인받았다. 특히 미국은 소련에 대항해 서독을 부흥시켜서 서방 블록에 편입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서독은 1949년 10월에 유럽경제협력기구(OEEC), 1951년 4월 유럽 석탄철강공동체(ECSC)에 가맹하였고, 또 1952년 5월 26일에는 미국·영국·프랑스·서독 사이에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점령체제가 정식으로 종결되었다. 1954년 10월 23일 서방 9개국에 의한 파리협정(1955.5.5 발효)이 체결되어 서독의 주권이 회복되었고, 뒤이어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북대서양조약기구)·서유럽연합(WEU)에 가입하였다. 1969년 서독 브란트 총리는 ‘동방정책(Ostpolitik)’을 제시, 평화공존을 모색하여 1973년 동·서독이 동시에 UN(United Nations:국제연합)에 가입하였다. ⑵ 동독 1945년 8월 포츠담협정은 구(舊)독일령 중 동(東)프로이센 북부를 소련령으로, 오데르·나이세 두 하천 동쪽의 기타 지역을 폴란드령으로 하고, 그 서쪽의 독일 영토의 약 1/3을 소련군의 점령하에 둘 것을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독일 서부의 여타 지역을 분할 점령한 미국·영국·프랑스를 합친 4대국에 의한 독일은 점령·관리 되었으나, 소련과 서방 3국 사이의 의견대립, 특히 소련의 배상요구로 인하여 공동관리의 기능은 처음부터 마비상태에 빠졌다. 1947년 트루먼독트린·마셜플랜 등 서방측의 정책이 발표되자, 소련의 지시를 받은 독일 사회주의통일당은 1949년 10월 7일 인민회의를 인민의회로 바꾸고, ‘전(全)독일국가로서의 독일민주공화국’의 성립을 선언하였다. 소련도 1953년 5월 관리위원회를 고등판무관부로 대체하여 민정이관을 완료하고 동독정부를 강력하게 측면 지원하였다. 그동안 1952년 7월에는 3권을 통합하는 헌법상의 수정이 이루어졌고, 농업의 집단화, 산업국유화의 확대 등이 실시되었으며, 1955년 5월 서독이 NATO에 가맹하자, 동독도 같은해 9월 소련과의 사이에 주권 회복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바르샤바조약기구에 가입함으로써 서로 대립하는 집단방위기구의 멤버가 되어 ‘두 개의 독일’을 굳히는 길로 나가게 되었다. 국민적인 동의가 없이 바르샤바조약기구에 가입한 동독에서는 1953년 6월 동베를린에 노동자 폭동사건이 발생하였으며, 또 종전 후 동독을 기피하여 서독으로 도피한 인구가 약 300만 명에 달했다. 1972년 12월 동·서독은 ‘동·서독기본조약’을 체결, 관계정상화에 성공한 데 이어 1973년에는 UN에 동시 가입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도 2개의 국가로 승인받기에 이르렀다. ⑶ 통독(統獨) 1972년 동·서독간 기본조약이 조인된 이후 양국관계는 평화공존체제로 전환되어 상호방문과 이산가족결합 등 인도주의적 차원뿐 아니라 경제적 협력과 문화적 교류를 통해서도 양국은 상호관계를 증진해왔다. 1민족 2국가를 주장하는 동독과, 통일독일을 우려하는 주변 국가와 강대국의 기본 인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서독정부는 작위적인 통일을 지양하고 ‘유럽평화질서구축의 일환으로서의 통일’을 지향하는 대외온건노선을 택하였다. 따라서 독일의 통일은 대외적인 국제정치적 변동에 의해서만 가능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냉전구도에 지각변동을 가져오는 계기는 바로 1985년 시작된 소련의 당서기장 M.고르바초프의 개방·개혁정책이었다. 이는 사회주의 동맹국가의 운명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많은 동구국가는 소련의 개방·개혁정책을 수용하였으며 그 여파는 동독에까지 미쳤다. 동독의 정치지도부가 개방을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독주민의 저항운동은 점차 거세졌다. 1988년 교회에 의한 평화운동이 억압당하는 등 동독의 정치현실에 실망한 동독주민들은 1989년 동베를린에 있는 서독 상주대표부에 대거 몰려들어 출국신청을 하였다. 동년 9월 서독정부는 동·서독 간 직접충돌을 막기 위해 헝가리와 정치적 협상을 벌여 동독인이 헝가리를 경유 서독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헝가리·오스트리아 국경을 개방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와 더불어 1989년 10월 동독의 건국 40주년 기념일에 대규모의 시위가 드레스덴에서 발생하였고 이러한 저항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당서기장 E.호네커는 사임을 할 수밖에 없었고 후계자인 E.크렌츠는 무혈혁명을 시도하여 기존의 사회주의 체제에 입각한 당과 국가기관은 마비사태에 이르렀다. 1989년 11월 9일 동베를린 주민의 대규모 국경탈출을 동독정부는 아무런 통제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1989년 12월 동독정부는 베를린 장벽을 공식적으로 개방함과 동시에 특별전당대회를 열어 당서기장제 폐지, 당명 개정의 신강령을 채택하고 동독의회의 헌법상 권력독점조항을 폐지하는 등 정치개혁을 단행하였다. 이러한 동독의 몰락과정은 동독주민이나 서독정부에 통일의 호기로 여겨졌다. 동독의 신정부 총리 모드로프는 조속한 개혁을 전제로 하여 동독의 국가유지를 희망한 반면, 서독정부는 연방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10개항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이에는 물론 동독과의 정치적 협상이 전제되었고 EC(European Community:유럽공동체)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체제를 고려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관련국가의 태도는 초기에 매우 조심스러웠다. 프랑스와 영국은 동독사태 발전을 통일문제와 직접 관련시키려는 서독정부의 태도에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소련의 고르바초프도 인위적 통일노력에 대해 경고하고 바르샤바조약기구가 건재함을 선언하였다. 미국 또한 독일통일에서 주변국의 합당한 불안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문제는 동독주민의 신정부에 대한 불신과 사회적 불안이 증대됨에 따라 동독주민의 서독에 의한 흡수통일의 요구가 거세어졌다는 점이다. 폴란드·헝가리의 정치지도부가 퇴진하고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정권이 몰락함에 따라 바르샤바조약기구도 급속히 와해되었다. 이러한 사태발전에 직면하여 서독의 H.콜 정부는 통일하더라도 현존 국경을 변동하려는 의도가 없으며, NATO에 동독지역을 포함시키지 않고 독일군대도 축소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미국도 마침내는 독일이 NATO에 잔류한다는 전제하에 독일통일을 지지한다고 선언하였다. 통일문제가 현실적 정치현안이 됨에 따라 동독에서는 민주적인 통일협상을 할 민주정부의 구성을 위해 1990년 3월 18일 40년 만에 최초로 다당제 자유총선거를 실시하였다. 이 선거에서 서독에의 조기흡수통합을 공약으로 내건 재야의 ‘독일연합’이 승리하여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L.드 메지에르가 총리로 선출되었다. 1990년 7월 1일 동·서독 정부는 경제·통화·사회 통합에 합의하였다. 소련을 설득하기 위한 콜-고르바초프 회담이 7월에 열렸다. 여기에서 소련은 통일독일이 ABC무기를 포기하고, 군대를 37만으로 축소하며, 소련군대의 1994년 말 철수 전까지 NATO의 동독지역 확대를 포기한다는 조건하에 통일에 동의하였다. 이로써 통일의 장애요소는 모두 제거된 셈이고 형식적인 절차만 남게 되었다. 1990년 8월 동독의 인민위원회는 조속한 흡수통합을 선언하였고, 8월 31일에는 동독의 국가서기 크라우제와 서독의 내무성장관 셔이블레는 마침내 통일조약에 서명하였다. 통일독일의 인정을 위해 동·서독 당사자와 4대 전승국(미·영·프·소)의 회담이 1990년 9월 12일 모스크바에서 열렸고, 오데르-나이세 국경선을 통일독일이 존중한다는 원칙하에 통일을 인정하는 ‘2+4 조약’이 체결되었다. 마침내 1990년 10월 3일 통일조약과 서독기본법 23조에 의거 동독은 서독에 편입되어 통일과정이 완료되었다. 또한 ‘2+4’조약의 발효와 더불어 독일은 대외적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였다. 통일 이후 독일은 신연방주의 재건과 독일의 내적통일 완성, 주변국가들의 통일독일에 대한 우려 불식 등 완전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였다. 총리 콜은 유럽경제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마르크를 포기하고, 유럽경제·화폐 통합을 적극 추진하였으며 국제평화유지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1998년 9월 총선거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선거를 통한 최초의 여·야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으며 새 총리 슈뢰더는 신중도(Neue Mitte) 이념으로 각종 개혁 정책을 추진중이다. 연방정부와 의회는 1999년 9월부터 베를린에서 공식업무를 개시하였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2 '독일' 항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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