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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이탈리아사 (한메)
이탈리아사 [역사] <이탈리아사(史)의 특징과 시대구분> 이탈리아반도는 지중해에 놓인 다리이고 역사상 유럽과 레반트,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그 역사는 상업적·도시적 성격이 짙다. 즉, 이탈리아반도에서 형성된 문화는 서유럽적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지중해 여러 지역과도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권력의 분열상태이다. 이탈리아반도가 하나의 공동체로 된 것은 로마시대와 1861년 국가통일 이후의 일이다. 그러므로 반도 여러 지역은 각각 독자적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남부와 북부의 차이가 크다. 로마시대에 선진지대(先進地帶)였던 남부는 12∼13세기 노르만왕조와 호엔슈타우펜왕조의 지배 아래 독특하고 뛰어난 문화를 구축했으나, 북부의 여러 도시국가의 성장 및 포강 유역의 농업발달에 비해 뒤떨어져, 이윽고 에스파냐 지배하에서 정체되어 산업혁명 이후 후진화되었다. 이러한 다양성과 지역간의 불균형이 이탈리아역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역사상 획기적인 일은 568∼569년 랑고바르드족의 침입과 국가통일 달성이다. 랑고바르드족의 침입은 서로마제국 유산을 계승한 동고트왕국을 해체하고 로마적 전통과 게르만적 전통의 융합 위에 새로운 중세문화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중세 초기, 코무네시대, 프린치파토제도시대(君主制時代;르네상스시대)로 이어지며, 16세기 이후는 에스파냐가 이탈리아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었다. 에스파냐 계승전쟁 이후 오스트리아 세력이 침입했고, 곧 나폴레옹 1세가 지배하게 되어 프랑스혁명 성과가 직접적으로 이탈리아에 미치게 되었으나, 나폴레옹 1세가 몰락한 뒤 빈회의에 의해 북이탈리아에는 오스트리아지배가 부활되었고, 남이탈리아에는 2개의 시칠리아왕국이 생겼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여러 나라의 자립성을 회복하고 국가통일을 실현시키려는 운동이 사부아왕가의 주도 아래 일어나 1861년 통일이 이루어졌다. 통일된 이후에는 파시즘의 대두, 정권의 장악과 몰락, 레지스탕스운동 및 공화국수립 등이 중요한 사건이었다. <고대> ⑴ 로마 이전 이탈리아반도에는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고 있었다. 신석기시대와 금석병용시대 주민은 고대 지중해 인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르데냐섬에는 거석문화가 존재하였다. BC 1700년 무렵에 시작된 청동기시대에는 아펜니노문화와 포문화가 성립하였다. 포문화는 대개 새로 이주해 온 인도유럽어족이 이룩한 것으로 보인다. 호소(湖沼) 주위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짓거나 평지에 고상식(高床式) 집을 지었으며, 화장(火葬)하는 관습이나 말〔馬〕의 이용 등 본래 지중해 인종과 다른 성격의 문화였음을 알 수 있다. 인도유럽어족의 이주는 철기시대에 다시 활발해졌고, BC 10세기 말부터 BC 6세기까지는 에밀리아와 토스카나에 빌라노바문화가 수립되었으며 가옥형 납골(納骨) 항아리가 그 문화의 특징이다. BC 8세기 중엽부터 시칠리아섬과 반도 남부에 그리스인의 식민이 시작되었고, 시라쿠사·타란토·나폴리 등 도시가 건설되어 그리스문화가 이식되었다. 이 도시들은 경제적으로도 발전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시라쿠사는 강대한 해상세력까지 갖게 되었다. 그리스인이 이주한 지역은 BC 2세기 무렵부터 마그나그라이키아라고 총칭하게 되었다. 한편 시칠리아 서부와 사르데냐에는 BC 7세기에 페니키아인이 진출했고, 중부이탈리아에는 에트루리아인, 즉 에트루스키가 세력을 확대했다. 그들은 도시국가를 조직하였으며 아치를 이용한 건축물을 세우거나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는 등 훗날 로마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들은 인도유럽계가 아닌 것으로 보이나 기원이나 이주경로는 확실하지 않다. 언어는 그리스문자로 기록되어 있으나 아직 해독되지 않았다. 에트루리아인 지배지역 남쪽에 이탈리아인에 속하는 라틴인·사비니인·움브리아인 등이 살고 있었다. ⑵ 로마시대 BC 7∼6세기 무렵 테베레강 하류에 정주하고 있던 라틴인과 사비니인이 차츰 대두하여 에트루리아인과 교역을 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했는데 이것이 로마의 기원이 된다. 처음에는 에트루리아인 지배 아래 있었다고 짐작되나, BC 6세기 말에는 에트루스키계(系) 왕을 내쫓고 공화정을 펼쳐 세력을 확장시켰다. BC 4세기에는 북방에서 침입해 온 켈트인에게 약탈당해 큰 피해를 입었으나 곧 부흥되어 중부이탈리아의 에트루리아인과 이탈리아계 여러 부족을 제압했다. 또 남이탈리아 그리스 식민도시도 제압함으로써 BC 270년 무렵에는 반도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었다. BC 3세기 말 카르타고와의 3차례에 걸친 포에니전쟁에서 승리하여 북이탈리아와 동지중해로 지배권을 확장했고, BC 2세기에는 지중해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 뒤 사회적 대립 및 로마와 동맹시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어 내란상태에까지 이르렀으나 BC 1세기 중엽 J.카이사르가 권력을 장악했다. BC 27년에 G.J.C.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가 제정을 시작하여 2세기 초에는 최대 판도(版圖)에 이르렀다. 로마가 지배하는 지중해 여러 지역에서는 로마에 의한 평화, 즉 <팍스로마나>라는 상태가 성립되었으며, 로마법·그리스도교·라틴어·그리스어의 보급이 사람들을 결합시켰다. 항구와 도로망을 정비하여 교통과 교역이 활발하게 되었고 브리타니아·판노니아·다키아 등 속주와의 결합도 강화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거대해진 제국의 통일을 계속 유지하는 일은 어려웠으며, 이윽고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395년 제국은 콘스탄티노플과 로마로 나뉘어 두 황제가 각각 통치했으나, 서로마 황제는 476년에 게르만인 용병대장 오도아케르에 의해 폐위되었다. <중세> ⑴ 중세의 시작 476년 서로마황제가 폐위당한 뒤 이탈리아는 법적으로 동로마황제(비잔틴황제) 지배 아래 들어갔다. 본래 제국지배권은 나눌 수 없게 되어 있었으며 오도아케르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5세기 말에 이탈리아로 들어와 라벤나를 수도로 정하고 국가를 세운 동고트족의 경우도 동로마황제의 종주권을 인정하고 있었다. 로마의 행정제도가 존속되었으므로 고대 지중해문명 전통은 유지되고 있었다. 동로마황제 유스티니아누스는 고트전쟁에 의해 이탈리아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계획이있으나, 568년 랑고바르드족이 침입하여 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그 계획을 이룰 수 없게 되었다. 북이탈리아와 중부·남부의 일부가 랑고바르드령으로 되었고 나머지는 동로마령으로 분할되었다. 이때부터를 중세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랑고바르드족의 영향으로 토지소유 관계나 법관행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⑵ 카롤링거왕조 754년에 이탈리아에 진출한 카롤링거가(家)의 피핀은 756년 라벤나 등을 랑고바르드족으로부터 빼앗아 교황에게 바쳤다. 이것이 교황령의 기초가 되었다. 774년 피핀의 아들 카를은 랑고바르드왕국을 멸망시켰고, 800년에 로마에서 황제의 관을 받아 카롤루스대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서로마측에 동로마황제에 대항하는 황제가 출현함과 동시에 이탈리아 역사는 독일에 결부되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887년 카롤링거왕가가 단절된 뒤 이 결합은 한동안 느슨해졌으나 오토 1세, 즉 오토대제가 962년 신성로마제국황제로 즉위함에 따라 다시 강화되었다. ⑶ 상업과 도시의 발달 지리적 조건이 유리한 이탈리아반도에서는 중세 초기의 경제적 쇠퇴기에도 원거리교역이 계속되었으며 여러 도시는 정치적·경제적 중심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 11세기에는 유럽의 경제적 발전과 함께 지중해무역이 활발해졌으며, 베네치아·제노바·피사 등이 성장하였고 밀라노 등 내륙도시도 뒤이어 발전하였다. 십자군에 의해 지중해 동쪽 연안에 그리스도교국가가 건설되었기 때문에 이탈리아 상인들의 상업권은 더욱 확대되었다. 도시의 인구가 증가하고 기사(騎士)와 토지소유자가 도시의 대상인층과 결합하여 자치도시(comune)를 성립하는 중심이 되었다. 호엔슈타우펜왕조 황제 프리드리히 1세가 이탈리아에 진출했을 때 북이탈리아 여러 도시는 롬바르디아동맹을 결성하여 이를 격파하였고, 1183년 콘스탄츠평화조약에 따라 대폭적인 자치권을 황제로부터 승인받았다. 이렇게 성립된 자치도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교황파(겔프당)와 황제파(기벨린당)로 갈라져 서로 심하게 다투었다. 13세기 중엽에는 종래의 정치에서 벗어나 있던 상공업자층이 나타나 시민단체(포폴로)를 결성하고 도시정치에 진출하였다. ⑷ 남이탈리아 시칠리아섬과 이탈리아반도 남부는 9세기에 이슬람세력의 지배 아래 있었으나, 11세기에 남쪽으로 내려온 노르만기사에 의해 정복되었다. 정복 초기 지도자는 G.로베르토였으나 1130년 그의 생질 루지에로 2세가 시칠리아와 반도 남부를 통일하고 시칠리아왕국을 세웠다. 왕위는 그 뒤 혼인관계에 따라 호엔슈타우펜가가 차지하였고, 프리드리히 2세가 이슬람과 노르만시대 전통을 계승하면서 강력한 집권적 국가건설을 추진했다. 시칠리아왕국이 수립됨에 따라 남이탈리아에서는 자치도시발전이 저해되었고, 귀족과 대토지소유자층이 우월한 사회가 형성되었다. 프리드리히 2세가 죽은 뒤 프랑스 샤를 당주가 왕위에 올랐으며, 13세기 말에 아라곤이 시칠리아섬을 지배하게 되었고 다시 15세기 중엽에는 반도 남부까지도 지배하게 되었다. ⑸ 르네상스 프리드리히 2세가 죽은 뒤 사실상 황제 자리는 비게 되었고, 프랑스의 영향력이 증대하여 교황자리까지도 아비뇽으로 넘어갔다(아비뇽 유수;1309∼77). 그 결과 도시나 군주 사이에 항쟁이 격화되었고 강한 나라는 주변에 있는 작은 나라를 굴복시켜 합병하였다. 끊임없는 전쟁상태에 있는 도시에서는 자치도시체제, 즉 공화제도를 유지하는 일이 어렵게 되어 특정한 유력자가 권력을 장악하는 시뇨리아제도가 확대되었다. 그들은 곧 공(公)·후(侯)의 칭호를 얻어 세습적인 국가를 형성하게 되었다. 15세기 후반에 공화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곳은 베네치아·제노바·피렌체 등 소수의 대상업도시였으나 사실상 피렌체는 메디치가(家)의 지배 아래 있었다. 이러한 정치적 항쟁 가운데 15세기에 르네상스문화가 개화하였다. 즉 도시경제가 발전되었고 비잔틴제국과 이슬람 여러 지역에 보존되어 있었던 고대 그리스의 철학이나 자연과학, 아라비아의 의학·천문학 등 뛰어난 문화와의 접촉 및 상인의 현실적·합리적 의식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민문화가 형성되었으며, 그 속에서 그리스로마문화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그 부흥을 주장하는 지식인운동이 일어났다. 도시 상호간의 대항의식과, 군주가 미술가와 학자를 보호했던 일도 르네상스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다. 특히 1454년에 밀라노와 베네치아 사이에서 로디화의(和議)가 맺어지고 그 위에 피렌체·나폴리(시칠리아왕국)·교황령을 합한 5대국 사이에서 일단 정치적 균형상태가 이루어진 시기에 새로운 문화가 이탈리아 각지에 보급되었다. F.페트라르카·L.C.살루타티 등의 로마고전연구, M.피치노의 신플라톤파 철학, 도나텔로·마사초·F.브루낼레스코 등의 원근법과 고전양식 연구에 따른 조각·회화, 그외에 S.라파엘로·레오나르도다빈치·미켈란젤로 등의 이상주의적 미술 등이 유럽 여러 나라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⑹ 외국세력의 진출 1494년 프랑스 샤를 8세가 아라곤에 의해 병합된 남이탈리아에 대한 계승권을 주장하면서 남하했다. 이는 밀라노공위(公位)를 노린 루드비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는데 결국은 이탈리아 여러 나라의 항쟁이 원인이었다. 이 원정은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이탈리아가 외국 세력의 싸움터가 되는 길을 열게 하였다. 또 알렉산드로 6세와 율리우스 2세를 배경으로 하는 교황령(교회국가)이 이탈리아정치를 움직이는 중요한 세력이 되었다. 1521∼44년까지 합스부르크가의 황제 카를 5세와 프랑스왕 발루아가의 프랑수아 1세 사이에 벌어졌던 이탈리아전쟁으로 이탈리아 여러 나라의 독립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 싸움은 카를 5세의 승리로 끝나 1559년의 카토캉브레지조약에 따라 합스부르크 에스파냐가 이탈리아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었다. 신항로의 발견으로 지중해 무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저하하여 이탈리아의 동방무역 독점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베네치아의 해외식민지 대부분을 오스만투르크제국에 빼앗겼으며, 한편 프랑스·네덜란드·영국 등이 지중해로 진출하기 시작하였다. 상공업활동도 침체되고 시민의 지주화(地主化) 및 봉건제도의 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 ⑺ 사부아공국(公國)의 대두 이탈리아 여러 나라가 침체되어 있던 중에 사부아공국만은 지위를 확보하고 차츰 프랑스 사부아에서 피에몬테쪽으로 중심을 옮겨가고 있었다. 에스파냐계승전쟁 뒤의 1713년 위트레흐트조약에 따라 오스트리아가 에스파냐를 대신하여 이탈리아를 지배하게 되었을 때, 사부아공은 시칠리아를 얻어 시칠리아왕이라 칭하게 되었다. 그러나 1720년에는 오스트리아의 요구에 따라 이를 사르데냐와 교환하였으며, 이후 사르데냐왕이 되었다. 한편 남이탈리아는 에스파냐의 부르봉가가 차지하게 되었고, 롬바르디아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갔으며, 토스카나는 메디치가(家) 대신에 마리아 테레지아의 남편 로트링겐공이 통치하게 되었다. 18세기 후반에는 계몽사상의 영향이 이탈리아에 파급되었는데, 지배자들에 의해 위에서부터 개혁이 시도되었다. 특히 롬바르디아와 토스카나에서는 재정개혁, 교회특권의 제한, 교역의 자유화, 재판제도의 개혁 등이 시도되었으나 충분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나폴리에서도 교회에 대항하여 국왕권력을 강화시키려는 시도가 실행되었다. <근대> ⑴ 프랑스혁명의 영향 1789년의 프랑스혁명은 계몽군주가 시행한 여러 개혁에 불만이었던 이탈리아 사람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가운데서도 자코비노라고 불린 이탈리아의 자코뱅주의자(과격혁명가)들은 각 지방에서 단체를 만들어 혁명사상에 대한 선전에 나섰다. 1792년 봄 프랑스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전쟁을 개시하자 비토리오 아메데오 3세는 이탈리아 여러 나라에 대(對)프랑스연합에 참가하기를 호소했으나 나폴리왕국 외에는 호응하는 나라가 없었다. 그해 9월 사르데냐왕국이 오스트리아 쪽으로 참전한 일은 프랑스군 침입을 초래하여 사부아와 니차를 빼앗겼다. 나폴레옹이 지휘하는 프랑스군은 1796년 봄 이후 오스트리아·사르데냐 연합군과 부르봉군에 대한 일련의 승리를 통해 이탈리아 대부분을 정복하고, 1797년 북부·중부에 치잘피나공화국, 1799년 남부에 파르테노페공화국을 세웠다. 나폴레옹군이 침입하기 전부터 프랑스군의 진출은 자코비노의 활동을 부추기었으나 그 영향은 지식인 사이에 한정되어 대중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농민대중은 자코비노 중에 공동체 권리를 횡령하는 토지 부르주아지 대표가 있음을 알아채고 이 혁신적 운동에 적의마저 품게 되었다. 이 적의는 나폴레옹이 지배하는 이탈리아에서 반동으로 이용되어 반프랑스·반혁명의 움직임이 각지에서 일어났으며, 특히 남부에서는 농민과 서민이 주체가 된 산페디스티라는 반혁명무장단이 맹위를 떨쳤다. ⑵ 나폴레옹체제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중 러시아·오스트리아연합군은 1799년 3월에 반격을 개시했고 부르봉군도 이에 가담했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의 무력관계는 일변하였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귀국한 나폴레옹은 쿠데타를 일으켜 제1제정에 취임한 뒤 다시 이탈리아 정복에 나섰다. 그는 마렝고결전에서 오스트리아군을 격파하고 이탈리아반도를 제압했다. 가는 곳마다 봉건제도가 폐지되었고 프랑스민법전, 근대적 행정, 군제개혁, 종교의 자유, 공교육 등이 도입되었다. 반도는 이탈리아왕국과 나폴리왕국 및 프랑스 직령의 3부분으로 통합되고, 생산설비와 사회관계가 근대화되었기 때문에 산업이 발달하였고 부르주아지는 강화되었다. 1805년 이후 나폴레옹체제하의 이탈리아에서 가장 선진적 계층으로부터 민족통일에 대한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인구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농민은 교황의 유형(流刑), 징병제, 중세(重稅), 부르주아지에 유리한 토지개혁 등 나폴레옹체제가 취한 정책에 불만을 품었다. ⑶ 구제도의 복고와 카르보나리당 빈회의는 1815년 6월 이탈리아의 신체제를 결정하였다. 롬바르디아와 베네토는 오스트리아의 지배 아래 롬바르드베네토왕국을 구성하였고, 오스트리아 지배를 면한 사르데냐왕국은 리구리아를 병합하여 영토를 확장했다. 이 밖에 모데나와 파르마 두 공국, 토스카나대공국·교황국가, 두 시칠리아왕국(시칠리아섬과 나폴리가 중심이 되는 반도 남부를 영유)이 있었다. 토스카나와 파르마를 제외한 나라들에서는 구제도가 부활하였고, 동시에 이탈리아는 직접·간접으로 오스트리아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다. 부르주아지는 이 복고체제와 싸우기 위해 <카르보나리당> 등 비밀결사를 이용했다. 자유주의·공화주의 지식인을 결집한 비밀결사의 바탕이 된 것은 대학 군대로, 특히 군대에는 나폴레옹시대의 제도와 인재가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1820∼21년에 나폴리와 피에몬테에서, 1831년에는 파르마와 교회국가에서 군대를 중심으로 하는 입헌혁명을 일으켜 부분적으로는 성공했으나 결국은 모두 오스트리아군의 무력개입으로 진압되었다. ⑷ 마치니와 청년이탈리아당 카르보나리당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운동을 벌인 사람이 G.마치니이다. 그는 1831년 마르세유에서 <청년이탈리아>라는 혁명조직을 결성하고 이탈리아를 오스트리아와 전제군주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 민주적 공화국으로 민족통일을 달성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방법으로 민중봉기롤 구상했으나 그의 민중 개념은 애매하며 범위가 협소하였다. 농지법에 반대한 그는 혁명의 힘이 되어야 할 인민의 범주에서 농민을 제외시켰던 것이다. 청년이탈리아당은 1833년부터 그가 런던으로 망명한 1837년까지 북이탈리아 각 지방에서 봉기를 되풀이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망명중에 노동운동의 중요성을 깨달은 마치니는 1840년대에 노동자의 조직화와 청년이탈리아당의 재건을 결부시키려고 했으나, 당시 이탈리아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던 노동운동은 공제조합적(共濟組合的) 운동으로서 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었다. 1844년 6월에 재건조직의 일원이었던 아틸리오 반디에라와 에밀리오 반디에라 형제를 죽음에 이르게 한 남이탈리아 원정은 청년이탈리아당에 대한 여론 비판을 부추겨 민심을 온화적(穩和的) 자유주의로 이끈 결과를 낳았다. ⑸ 1848∼49년 1830년대의 산업진흥과 교육·문화보급에 따른 부르주아적 여론 형성을 배경으로 온화혁신파가 대두되었는데 이는 전통의 재평가를 바탕으로 점진적 진보를 추구하는 애국적 자유주의 운동으로 마치니의 통일주의에 대립되는 연방주의를 주장했다. V.조베르티는 이 연방주의의 중심에 교황을 둘 것을 주장했는데, 46년에 등장한 비오 9세는 교황령(敎皇領)에 여러 개혁을 도입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조베르티가 예고한 각성된 교황이 오게 되었다고 환영을 받았다. 그 결과 모든 국가에서 혁신적 기운이 일어났고, 이것은 헌법을 요구하는 민중운동으로 이어졌으며, 이윽고 반(反)오스트리아 해방운동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1848년 파리의 2월혁명에 잇따른 빈혁명 소식이 밀라노에 들어오자 시민은 반란을 일으켜 오스트리아군을 도시에서 몰아내고 해방운동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베네치아에서는 공화정이 수립되었으며, 이탈리아 전역에는 입헌혁명이 성공할 것같이 보였다. 온 이탈리아에서 반오스트리아 기운이 고조되자 사르데냐왕 카를로 알베르토는 대(對)오스트리아전쟁을 결단했고, 교황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군주도 이를 지지하여 정규군을 파견했다. 그러나 이 민족전선은 교황의 탈락과 동시에 깨져 버렸고, 이듬해 봄 공화주의자의 원조를 물리치고 단독으로 싸웠던 사르데냐군은 3월 말에 휴전을 제의하고 왕은 퇴위하였다. 마치니 등 공화주의자가 수립한 로마와 베네치아 두 공화국도 1949년 여름에 붕괴하였으며, 이리하여 제1차독립전쟁은 이탈리아의 패배로 끝이 났다. ⑹ 카보우르와 외교정책 롬바르드베네토는 오스트리아의 군정지배를 받게 되었으며, 그 밖의 여러 국가에도 구체제가 부활되었다. 사르데냐왕국만이 <1848년 혁명>의 성과인 자유헌법을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정치적 박해를 받은 각지의 애국자가 망명하여 이 나라를 중심으로 통일사업에 협력하게 되었다. 1852년에 이 나라 수상이 된 C.B.카보우르는 온화혁신파 출신의 자유주의자였으나 1848년 혁명에서 얻은 경험을 살려 민중혁명을 배제한 현실적 방법으로서 외교활동과 여론을 통하여 독립을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일련의 모든 개혁을 단행하여 국정을 확립하고, 크림전쟁에 군대를 보내어 영국과 프랑스의 호의를 얻으려 했다. 1856년 파리강화회의에 스스로 출석하여 오스트리아의 지배에서 이탈리아 해방의 정당성을 국제적 여론에 반영시키는 데 성공했다. 1858년 7월 플롱비에르회담에서 나폴레옹 3세의 원조를 확보한 카보우르는 이듬해 봄에 대오스트리아전쟁, 즉 제2차독립전쟁을 시작하여 사르데냐와 프랑스연합군은 롬바르디아의 대부분을 제압했다. 그러나 강대한 왕국이 북이탈리아에 형성된다는 사실을 두려워한 나폴레옹 3세는 7월에 단독으로 오스트리아와 휴전조약을 맺었다. 카보우르는 격분했으나 결국 프랑스에 사부아와 니차를 할양하는 조건으로 중부 이탈리아와 피에몬테의 합병을 나폴레옹에게 인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때 이미 중부 여러 지역에서는 혁명이 일어나 온화혁신파가 피에몬테를 합병시킬 여론이 준비되어 있었다. 중부 이탈리아의 합병은 1860년 3월 주민투표에 따라 실현되었다. 롬바르디아의 피에몬테 귀속은 1859년 11월 국제회의에서 결정되었다. ⑺ 가리발디와 이탈리아 통일 마치니 등은 이탈리아통일운동이 외교정책에 의해 사르데냐왕국의 팽창으로만 진행되는 데 불만을 품고 독자적 운동을 전개하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니차에서 선출된 의원 G.가리발디는 외국에 의존하는 카보우르정책에 항의하며, 이탈리아는 독자적 힘으로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60년 5월 부르봉정권에 대한 반란이 계속되고 있는 시칠리아섬에서 그는 의용군 <천인대(千人隊)>를 거느리고 원정에 나서 농민을 해방전쟁에 동원함으로써 시칠리아섬의 부르봉군을 함락시켰다. 그리고 본토를 침공해 9월에는 나폴리에 입성했다. 가리발디의 계획은 다시 북상하여 로마와 베네토를 해방시키고 제헌의회를 열어 새 정치체제의 형태를 정할 예정이었다. 의용군의 로마침입이 프랑스의 개입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을 두려워한 카보우르는 나폴레옹 3세의 허가를 받아 서둘러 비토리오 에마누엘레왕과 피에몬테군을 남하시켜 의용군의 진로를 차단했다. 가리발디는 인민에 의한 해방전쟁을 단념하고 왕군에 협력하여 부르봉군을 격파했다. 1860년 가을 남부와 중부는 주민투표로 피에몬테 합병을 결정했다. 이리하여 카보우르의 지도 아래 자유주의자와 공화주의자의 협력이 이루어짐으로써 1861년 3월 통일된 이탈리아왕국이 수립되었다. 그 뒤 1866년에 베네토를, 1870년에는 로마를 획득하여 이탈리아통일은 완성되었다. ⑻ 우파와 좌파 1861년 카보우르가 죽은 뒤 1896년까지 통일국가를 통치한 구성원은 온화자유주의자인 우파와 일찍이 마치니 주위에 모였던 공화주의자 및 민주주의자의 계보를 따르던 좌파였다. 1876년까지 이어진 우파의 시대는 국가기초의 확립기였다. 부르봉세력 등 구지배자는 남부 농민과 가톨릭교도 등을 조직하여 통일국가에 대한 저항을 계속했다. 우파정부는 남부의 농민비적(農民匪賊)에 대하여 정규군을 장기간 투입해 진압에 주력해야 했고, 1870년 9월에는 군대를 이끌고 로마침공을 단행했다. 비오 9세와 교회는 통일국가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가톨릭교도는 국정에 참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와 같은 국가, 사회의 모순 및 대립은 왕국이 발족한 이래 가장 명백하고도 심각하여 유권자는 인구의 2%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회를 통치하기 위하여 우파정부는 당연히 지방자치제도를 없애고 중앙집권체제를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상으로는 관세통일을 목표로 북부 자유무역제도가 전국에 적용되었기 때문에 남부 공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간접세의 비율이 커진 피에몬테의 세금제도는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었으며, 빈민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우파정권은 빈곤한 남부지역과 시칠리아로부터 거두어들인 세금 및 외자를 이용하여 북부 공업화의 기초조건이 되는 도로·철도·통신시설 등을 건설했다. 1876년 봄 데프레티스내각의 발족으로 좌파시대가 열렸다. 좌파의 정책목표는 선거제도와 지방행정개선, 세제·교육제도 개혁 등이었으며, 1880년대 초기에 거의 실현되었으나 미흡한 부문이 많았고 1878년 제분세(製粉稅)의 폐지에 대해서도 다른 세금을 올려 이를 상쇄시켰으므로 그때까지의 우파정책에 비해 민주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유권자의 범위를 넓힘과 동시에 남부의 중소부르주아를 체제에 편입하여 국가의 정치적 기반을 넓힌 사실은 확실하다. 1880년대 농·공업 위기에 직면한 좌파정권은 1887년 이후 보호관세제도를 도입하여 북부의 농공업과 남부의 대토지소유경영 등에 대한 보호육성조치를 취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북부의 자본주의와 남부의 반(半)봉건제도를 결부시켜 이중구조를 낳는 결과가 되었다. ⑼ 크리스피와 권력정치 1887년에 수상이 된 F.크리스피는 일단 좌파의 노선을 계승했으나 데프레티스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권력정치 추구자였다. 비스마르크를 숭배해 온 그는 최초 내각에서 중앙집권을 강화하는 행정개혁을 단행했지만, 그의 정치특징은 오히려 외교정책에서 명백히 나타났다. 1882년에 데프레티스는 독일·오스트리아와 3국동맹을 맺었다. 동시에 튀니지와 아세브쪽으로 식민정책을 펼쳤으나 팽창주의는 아니었다. 크리스피는 내각을 조직한뒤 곧 3국동맹을 갱신하는 한편 반프랑스를 대외정책의 기조로 하면서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식민지팽창정책을 취했다. 이듬해 그는 프랑스와의 사이에 관세전쟁을 일으켰는데 이 일은 남부와 시칠리아 과실재배업자에게 큰 타격을 주게 되어 남부로부터의 이민증대의 원인이 되었다. 1890년대부터 그의 팽창주의는 더욱 노골화하여 1893년에는 에티오피아 침략을 단행했다. 그러나 1896년 이탈리아군은 아드와에서 대패하였으므로 크리스피는 실각하였다. 그 뒤에도 우파정치가에 의한 크리스피노선은 계속되었다. 곡물의 흉작과 수출감퇴로 인한 생활필수품 가격상승이 발단이 되어 일어난 1898년의 민중폭동이 전국적으로 퍼지자 정부는 탄압정책을 강행하며 그 권력정치를 법제화하려 했기 때문에, 사회당을 포함한 좌익과 입헌좌파의 공동반격을 초래하여 우파정권의 퇴진과 함께 1901년 좌파 차나르델리내각이 구성되었다. ⑽ 졸리티주의와 제1차세계대전 차나르델리네각 때 내무부장관을 지냈던 G.졸리티는 1903년 이래 제1차세계대전 전까지 정권을 유지했다. 졸리티주의라 불리는 그의 통치기반은 부르주아지에게 근로자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하고, 사회주의자에게는 개량주의를 받아들이게 하여 자본가 계급과 사회주의 세력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도시블록이었다. 그리하여 그 진보적 도시세력과 후진적 남부 사이의 균형을 바탕으로 하여 의회정치를 운영했다. 그러나 20세기 초 호경기를 배경으로 추진된 그 균형은 1907년이후부터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경제적 위기와 독점형성에 따라 도시블록이 해체되기 시작하여, 1912년에는 사회당 안에서 혁명적 비타협파가 주도권을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해 졸리티는 리비아전쟁의 승리와 보통선거권의 도입에 의해, 또 이듬해에는 가톨릭과의 동맹에 의해 잃었던 균형을 되찾으려고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1914년 봄에 사임했다. 19세기 말부터 졸리티시대에 걸쳐 제1차세계대전에 이탈리아의 참전을 촉진시킨 모든 요소가 일제히 싹트고 있었다. 그것은 즉 대공업의 발전과 국내 시장의 정돈(停頓)상태, 국토회복주의, 혁명적 생디칼리슴과 국가주의 및 양자의 접근, 미래파 운동과 <소리>의 문화운동 등이다. 프랑스 G.소렐의 사상적 영향을 받은 사회당 지도자 B.무솔리니는 1914년 가을 참전론을 주장하다가 당에서 축출되자 《이탈리아인민》지를 창간하여 참전운동에 가담하였는데 이때부터 참전운동은 급격히 고조되었다. 졸리티의 뒤를 이은 A.살란드라는 국가주의적 보수주의자이며, 대전 초기에는 중립을 지켰으나 1915년 봄에는 의회의 자문을 구하지도 않고 협상국측과 런던비밀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에서 협상국측에 대한 참전대상(代償)으로 트렌티노알토아디제·트리에스테·달마티아 등을 이탈리아에 할양한다는 계약이 체결되었다. 정부는 중립세력이 압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의회에, 의회 외 참전파(參戰派)의 압력을 가하여 참전결의를 강행했다. 그 뒤 전쟁상황은 오스트리아군의 이탈리아 침입, 카포레토싸움의 대패 등 곤란한 국면에 처하기도 했으나 1918년 10월 비토리오베네토싸움에서 대승을 거두어 종전을 장식하였다. <현대> ⑴ 대전 후의 위기와 파시즘의 대두 제1차세계대전으로 이탈리아 사회의 정체된 핵심부가 흔들려 국가의 모순이 드러남으로써 정치적·사회적 격동의 여러 요인이 유발되었다. 한편 중립론과 참전론 대립은 대전 후까지도 계속되어 사회적 모순을 심화시켰다. 1919년의 파리강화회의는 런던조약이 약속한 달마티아의 이탈리아 귀속을 인정하지 않아 국가주의적 여론을 격분시켜 피우메의 점령도 일어났다. 전쟁부채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증세(增稅)에 반발한 국민 각층은 제각기 요구를 들고 나섰다. 농촌을 대표하는 인민당과 도시를 대표하는 사회당이 비례대표제의 도입에 의해 대중정당으로서 함께 활동하게 되자 구지배정당은 무력해지고 좌우의 폭력적 대중운동 앞에 자유주의국가는 와해지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위기에 정국을 담당한 졸리티는 전쟁 전의 통치방식을 다시 실현시키기 위해 의회의 재편성을 목표로 파시스트폭력을 선거전에 이용하는 권모술수를 감행했다. 1921년 5월 그 선거 뒤 I.보노미와 L.팍타는 조각(組閣)에 실패한 졸리티의 뒤를 계승하여 같은 태도를 취함으로써 파시즘은 국가권력의 암묵적(暗默的) 보호 아래 급속히 팽창하였다. 이러한 자유주의국가의 위기에서 1922년 10월 나폴리를 비롯한 각 지방으로부터 로마에 집결한 파시스트의 총동원(로마진군)에 대하여, 팍타는 계엄령선포를 위한 국왕의 서명을 청원했으나 왕은 이를 거절하고 무솔리니에게 조각을 명했다. ⑵ 파시즘체제 사회당과 공산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정당의 지지 아래 연립정부를 발족시킨 무솔리니는 신선거법 도입에 따른 파시스트 세력의 비약적 증대를 도모하는 한편, 대평의회와 의용군의 설치, 국가주의자와 합동하여 당을 장악하는 데 힘을 쏟았다. 1924년 G.마테오티의원 암살을 계기로 반정부운동이 일제히 일어나자 무솔리니와 파시스트당은 왕과 교회, 대자본가 등 지배층의 지지를 얻어 독재정치의 길로 들어섰다. 1925∼29년 동안에 완성된 독재체제는 모든 시민적 자유를 억압하고 권력이 국가에 집중되는 체제였으며, 동시에 국가는 무솔리니의 개인적 독재 도구가 되었다. 체제는, 이미 1926년 노동자 계급을 국가쪽으로 통합하였고 1927년 협조조합주의를 도입하였으며, 1929년 교회와 라테란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중소부르주아의 지지를 얻고 있었으나 1930년대 후반에 나치즘과 결부하게 되면서 내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⑶ 제2차세계대전 1920년대부터 베르사유체제에 대해 수정적 의도를 가지고 있던 무솔리니는 1935년 10월 에티오피아 침략으로 인한 국제적 비난의 여론에 대항하기 위해 나치스와 제휴할 움직임을 보였다. 이 경향은 1936년 에스파냐내전에 공동으로 개입함으로써 더욱 확고해져, 1939년 독일·이탈리아강철동맹으로 귀결되었다. 이 군사동맹은 군비를 갖추지 못한 이탈리아를 1940년 6월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시킴과 동시에 나치즘에 종속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탈리아군은 그리스와 아프리카에서 패전을 거듭하며 독일군의 짐이 되었다. 1942년 말 북이탈리아는 최초 폭격을 당하였고, 이듬해 봄 북부 노동자들은 대규모 파업을 감행했다. 1943년 7월 연합군의 시칠리아 상륙에 뒤이어 왕과 군부 및 일부의 파시스트 사이에 계획되었던 쿠데타가 일어나 무솔리니정권은 무너졌다. 새로 수립된 바돌리오정부는 파시스트조직 해산과 정치범을 석방하는 한편, 1943년 9월 연합군에 항복하고, 곧 연합군 점령지역으로 도망쳤다. 독일군에게 구출된 무솔리니는 코모호반(湖畔)의 살로에서 파시스트공화국을 세웠다. 이미 재건되어 있던 여러 반파시스트당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저항활동을 시작했다. 남부로부터 연합군이 북상함에 따라 독일군 점령지역에서의 저항이 활발해져 밀라노·토리노 등 북부 주요도시는 파르티잔에 의해서 드디어 해방되었다. 1945년 4월 도망쳤던 무솔리니는 파르티잔에게 잡혀 처형되었다. ⑷ 제2차세계대전 뒤 1945년 5월부터 시작되는 전후사(戰後史)는 3기로 나누어진다. 저항의 연장으로써 국민적 통일이 있었던 제1기는 1948년 5월까지이다. 이 격동의 시기에 왕제도가 국민투표에서 부결되고 공화제도가 수립되었다(1946년 6월). 제4차 데 가스페리내각에서 시작되어 1963년까지 계속된 제2기에는 경제적 기초가 재건, 부흥되어 1950년대 말부터 고도 성장기를 맞이했다. 1945년 말 이래 가톨릭을 대표하는 그리스도교민주당이 여당의 중심이 되었으나, 제2기에 그때까지의 여당이었던 사회당과 공산당(1991년 좌익민주당으로 개칭)을 물리치고 중도(中道) 여러 당과 연립정권을 택하였다. 데 가스페리는 부르주아지와 중간층 및 농민을 정부 주위에 결집시킬 계획이었으므로 그 중도정치는 본질적으로 반노동자적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데 가스페리가 죽은 뒤에 더욱 강해져 중도우파노선이 수립되었다. 제3기는 1963년 말 사회당의 입각과 동시에 시작되는 중도좌파정권시대이다. 이 시기에 그리스도교민주당은 보수적인 자유당이나 극우세력을 제쳐놓고 사회당을 파트너로 선택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노동자세력을 새로운 체제로 통합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1970년까지 실현된 중도좌파정권의 사업 가운데 전력산업의 국유화, 농업개혁, 이혼법 등이 중요하다. 1950년에 분열된 노동전선은 1969년에 통일을 시도했는데 이는 1968년부터 시작되었던 학생과 노동자의 반체제적 투쟁(뜨거운 가을)의 산물이었다. 이 학생과 노동자의 투쟁을 결집하는 데 성공한 공산당은 강대해졌고 그리스교도민주당에 육박하는 제1야당으로 성장하였다. 1970년대에 격렬해진 경제적·정치적 위기 속에서 해체상황의 체제유지 의무를 의식한 공산당 서기장 E.베를링구에르는 1973년에 가톨릭과의 협력을 의미하는 <역사적 탐험>을 제안하여 입각의사를 시사했다. 1976년 6월 총선거에서 공산당의 대약진은 이 보수·혁신정당 대연합의 구상을 현실적으로 구체화시키는 것처럼 보였으나, 1978년 미국의 압력 및 과격파가 전 수상 A.모로를 암살한 사건은 그 실현을 방해하는 결과가 되었다. 모로는 그리스도교민주당 내에서 그 구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지도자였다. 1979년 1월 이래 공산당은 정부에 대한 내각 외의 협력을 단념하였으며 그해 5월 총선거에서 현저한 후퇴를 보였다. 그 뒤 1983년 6월 총선거에서는 종래 35% 이상을 견지해 왔던 그리스도교민주당이 수위를 지키기는 했으나 32%로 떨어지는 한편 극우당을 포함한 중도 여러 당이 진출했다. 그리스도교민주당의 패인은 1970년대 이래의 만성적 경제위기에 대한 무대책과 구조적이라 할 수 있는 부패정치에 있었다. 사회당과 공산당의 저미(低迷)에 반해 네오파시즘의 <이탈리아 사회운동>은 남부를 기반으로 하여 대폭적으로의 의석이 늘어났다. 또 신좌익 진출도 주목되어 중도좌파정권의 앞날은 점점 어렵게 되었다. <이탈리아역사의 연구사> 이탈리아는 1861년까지 많은 소국가로 분열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탈리아 전체의 역사를 파악하려는 태도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F.구이치아르디니가, 1494년 샤를 8세가 침입한 이후의 역사를 《이탈리아사》로 묘사하려고 했던 것은 특별한 예에 속한다. 그 뒤 18세기에는 L.A.무라토리가 방대한 사료집 《이탈리아기술사료집성(記述史料集成, 24권)》을 간행한 한편 《이탈리아사》 《중세이탈리아고사지(古事誌)》 등을 써냈다. 역사철학분야에서는 G.비코가 꼽힌다. 국가통일기에는 중세 자치도시의 경우처럼 교황을 중심으로 이탈리아독립을 달성하려고 했던 신교황주의 역사가 V.조베르티·G.카포니·C.발보 등이 활동했다. 카포니와 발보는 뒤에 사르데냐왕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통일을 주장했다. 각 지방에 역사학협회가 설립되어 1841년에 발간된 피렌체의 《이탈리아역사학잡지》 등 지역역사연구의 여러 잡지가 생겼고 사료가 간행되었다. 통일달성 후 사회적 모순이 현재화(顯在化)하게 되자 사회문제·노동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여, 18세기 말에는 G.살베미니·G.볼페 등 경제법제사학파가 활약했다. 그러나 B.크로체의 윤리정치사와 G.젠틸레의 파시즘사학이 대두되어 마르크스주의 영향을 받은 경제법제사학파는 해체되었다. 제2차세계대전 뒤 파시즘에 대한 레지스탕스의 경험을 토대로 현대사연구가 활발해졌고, 연구내용은 시대별·지역별로 더욱 정밀하게 조사되었다. 한편에서는 국제적 관련의 측면에서 이탈리아사를 파악하려는 경향도 나타났다. 사회학·인류학·문학 등 관련되는 학문을 모아 종합적 역사상(歷史像)을 형성하려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홍현철>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이탈리아' 항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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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이탈리아사 (브리) |
 [국가] 이탈리아사 (두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