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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세] 명 (한메)
명 明 중국 강남(江南)을 근거지로 하여 전국을 통일한 한족(漢族)의 왕조(1368∼1644). [역사] <성립·발전> 14세기 중엽, 원(元)나라의 정치적 압력에 대항하여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는데, 그 중에서도 백련교(白蓮敎)의 일파인 홍건적(紅巾賊)이 우세하였다. 빈농 출신인 주원장(朱元璋)은 홍건적에 가담하여 점차 두각을 나타내었다. 그는 자신의 세력을 확보한 후 백련교를 배척하고 지주세력과 결탁하여 군웅(群雄)인 진우량(陳友諒)과 장사성(張士誠)을 멸망시키고 양쯔강[揚子江] 삼각주 일대의 곡창지대를 지배하였다. 1368년 수도를 응천부(應天府;지금의 南京)에 정하고 국호를 명(明), 연호를 훙무(洪武)라 칭했다. 그가 명나라 태조(太祖)이며, 연호를 붙여 홍무제(洪武帝)라고도 부른다. 태조는 화난[華南]을 평정하는 한편, 북벌을 감행하여 원나라의 수도인 대도(大都;지금의 北京)를 점령하고 원나라를 한북(漢北)으로 쫓아버렸다. 원나라의 잔존세력 북원(北元)은 그 후에도 반격의 기회를 엿보았으므로 명나라는 요동(遼東)을 점령하여 북원과 고려(高麗)와의 교섭을 끊고, 아울러 칭하이[靑海]·윈난[雲南]을 평정하고, 북원을 압박하여 노몬한(Nomonhan) 부근에 군을 파견하여 큰 타격을 주었다. 명나라는 난징[南京]에 수도를 두었으므로 정치와 경제의 중심은 일치하였지만, 북변과 멀리 떨어져 있어 방위에 고심하였다. 태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들들을 왕으로 각지에 분봉(分封)하여 세습시켰지만 그 지역의 지배권은 부여하지 않았다. 단 북변의 왕들에게는 병권(兵權)을 부여하여 외적의 침입에 대비케 하였는데 그들의 세력이 커져, 태조 만년의 고민거리가 되었다. 태조가 죽은 후 손자인 혜제(惠帝;建文帝)가 16세로 즉위하였으나 숙부 연왕(燕王)의 반란에 부딪쳐 4년간 양측의 싸움이 계속되었고 결국 수도 난징이 연왕에게 함락되고 혜제는 자살하였다(靖難의 變). 1402년 연왕, 즉 성조(成祖;永樂帝)가 제위에 올랐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왕들을 폐하거나, 그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전략상 자신의 본거지인 베이핑[北平]으로 천도하여 베이징[北京]이라 고치고, 난징을 제2의 수도로 삼았다. 이리하여 수도와 강남(江南)이 멀어지게 되었으나 대운하를 개축하여 강남의 물자를 수도와 북변으로 보냈다. 성조는 정치적 반대세력의 대두를 경계하여 황제의 직속 비밀경찰인 동창(東廠)을 두었고, 찬탈(簒奪)의 오명을 씻기 위하여 《영락대전(永樂大典)》을 편찬하는 한편, 대규모 원정을 하였다. 안남(安南;베트남)에서의 내란을 틈타 이곳을 병합하고, 이슬람교도인 환관 정화(鄭和)로 하여금 남해(南海) 대원정을 하게 하였다. 원정은 영락에서 선덕(宣德)년 사이에 7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으며(1405∼33), 자바섬·인도·실론섬으로부터 일부는 아라비아반도·아프리카 동쪽 해안까지 미쳤다. 원정 결과 남해 방면의 지식이나 진귀한 물건이 중국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조공무역(朝貢貿易)이 한층 활발해졌다. 몽골고원에서는 정난의 변을 틈타 몽골족이 반격의 기회를 노렸으므로 성조는 5차례에 걸쳐 막북(漠北)으로 직접 정복에 나섰다. 이리하여 명나라의 위세는 동북 오지에서 헤이룽강[黑龍江] 하류 지역까지 떨쳤다. 제5대 황제 선종(宣宗;宣德帝)은 성조의 대외적극책(對外積極策)을 계승하였으나, 중도에서 대외소극책으로 전환, 베트남을 포기하고 북변의 방위선을 장성선(長城線)까지 후퇴시켰다. 또 내정을 중시하여 재정이 안정되고 평화가 한동안 계속되었다. 다음에 즉위한 영종(英宗;正統帝)은 환관 왕진(王振)을 총애하여, 환관의 횡포를 초래하였다. 1448년에는 등무칠(鄧茂七)의 난이 일어나 사회가 불안했고 몽골고원에서는 에센 칸의 통일 후, 오이라트부족이 강대해졌다. 명나라는 차시(茶市)·마시(馬市)를 개설하고 평화를 요구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1449년에는 오이라트부족의 침입을 받았다. 영종은 공명(功名)을 노리는 왕진의 말을 좇아 무모하게 친정(親征)을 감행한 결과, 토목보(土木堡)에서 포로가 되었고(土木의 變), 수도 베이징은 위기에 빠졌다. 곧 바로 즉위한 대종(代宗;景泰帝)은 우겸(于謙)의 계책을 수용하여 방위체제를 굳게 폈으므로 겨우 성의 함락을 모면하였다. 다음해 1450년 영종은 명나라로 송환되어 이복동생인 대종과 대립하다가, 1457년에 대종의 병을 기화로 다시 왕위(天順帝)에 올랐다. 그 후 오이라트부족도 내분으로 약화되어 북변은 다소 안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명나라의 몽골고원에 대한 위세는 완전히 상실되어, 명나라는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그 후 명나라는 만리장성을 수축하고 9변진(九邊鎭)을 설치하여 방위체제를 강화하려고 하였지만, 대군(大軍)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재정상의 난제가 되었다. 15세기말 효종(孝宗;弘治帝) 때는 정치가 비교적 안정되었지만, 다음 제위에 오른 무종(武宗;正德帝)은 향락에 빠져, 환관 유근(劉瑾)의 횡포를 막지 못하여 16세기 초에는 유륙(劉六)·유칠(劉七)의 난을 비롯한 내란이 계속되었다. 무종의 사촌인 세종(世宗;嘉靖帝)이 제위에 오르자 왕위계승을 둘러싸고 무의미한 논쟁(大禮의 儀)이 거듭되었다. 세종은 점차 정치를 소홀히 하고 도교를 맹신하여 정치의 혼란과 재정의 궁핍이 가중되었다. 더구나 북변에서는 약 30년간에 걸쳐 알탄 칸의 침입을 받아, 마시를 재개하기로 약속하고, 가까스로 화해가 성립되었다. 이즈음 동남 연해지방에서는 왜구와 반권력적(反權力的) 해적의 반란이 횡행하여 이른바 북로남왜(北虜南倭)에 시달렸다. 명나라는 1567년 해금령(海禁令)을 풀고서야 비로소 남왜(南倭)의 해가 없어졌다. <멸망> 제14대 황제 신종(神宗;萬曆帝)은 장거정(張居正)을 기용하고,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호구(戶口)·전답조사·세제개혁을 실시하여 정치·재정의 재건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장거정이 죽은 후 순식간에 기강이 문란해지고, 환관의 횡포가 심해져 정치는 혼란에 빠졌다. 더욱이 일본의 침략을 받은 조선에 원병을 파견한 것 등 이른바 만력 3대정(萬曆三大征)과 여진족의 발흥에 대비한 과다한 군사비 지출로 재정이 궁핍해졌다. 한편 일부의 정의파 관료에 의하여 결성된 동림당(東林黨)은 엄당의 정치적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하여 동림·비동림의 대립이 격화되었다. 17세기 전반 희종(熹宗;天啓帝)의 신임을 얻은 환관 위충현(魏忠賢)은 공포정치를 단행하여 동림당을 탄압하였다. 끊임없는 정쟁(政爭)으로 정치는 문란해지고, 사회모순의 심화에 따른 계급대립의 격화로, 각지에서 소작인의 항조(抗租)와 민번(民變;도시에서 일하는 공인을 비롯한 도시민중의 항쟁)과 노번(奴變;노비 신분으로 전락한 노비들의 항쟁) 등이 일어났다. 마지막 황제 의종(毅宗;崇禎帝)은 위충현 등을 처단하고 기강의 숙정(肅正)을 도모하였으나, 때는 이미 늦어 이자성(李自成)과 장헌충(張獻忠)의 난(亂)이 일어났다. 1644년 이자성의 군대가 베이징에 입성하자 의종은 궁전 뒷산에서 자살하고 명나라는 멸망하였다. 그 뒤 명나라 유신(遺臣)들이 화중[華中]·화난[華南]에서 잇따라 제왕을 칭하고 이자성군을 물리친 청군에 저항하였는데, 마침내 남방으로 달아난 황실의 일족(영명왕;永明王)이 미얀마에서 잡힘으로써 명나라의 역사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시기를 남명(南明)이라고도 한다. [제도] 한(漢)민족의 민족의식을 이용하여 전국을 통일한 태조는 이민족(異民族)의 제도를 고치고, 고대의 이상(理想)으로 돌아가기 위해 황제 독재제의 강화에 힘썼다. 중앙에서 1380년 <호유용(胡惟庸)의 옥(獄)>을 기화로 원제(元制)를 모방한 행정기관인 중서성(中書省)을 폐지하고, 그 소속기관인 6부(六部)를 독립시켰다. 군사기관으로는 군령 계통에 해당하는 대도독부(大都督府)를 분할하였고, 감찰기관으로는 어사대를 폐하고 도찰원(都察院)을 설치, 전국을 13도(道)로 나누고 감찰도어사와 감찰어사 등의 관(官)을 두었다. 지방에도 원나라 제도를 답습한 행중서성(行中書省)을 폐지하고, 일반 민정을 관장하는 승선포정사사(承宣布政使司), 군사기관인 도지휘사사(都指揮使司), 감찰기관인 제형안찰사사(提刑按察使司)를 설치하여 3사(三司)에게 대등한 권한을 부여하였다. 이처럼 태조는 일부 관료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극력 배격하고 황제 친정제도(親政制度)를 확립하려 하였다. 그 결과 황제의 정무(政務)가 너무 늘어나 황제 혼자 처리하기에 도저히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전각대학사(殿閣大學士)를 보좌역으로 두었으며 성조 때 내각(內閣)이 설치되어 전각대학사들은 내각대학사(內閣大學士)로 불리게 되었다. 당 초에는 내각대학사의 관위(官位)가 낮았지만 내각의 권한이 강화됨에 따라 재상(宰相)으로서의 권한을 갖게 되었다. 한편 3사에 소속 기관이 없어 유사시에 불편하였으므로 3사 위에 임시로 총독·순무(巡撫)를 두었는데 나중에 상설관(常設官)이 되었다. 지방 행정구획은 이직례(二直隸)·13포정사사(十三布政使司)로 되어 있었는데, 포정사사의 관할 구역은 성(省)이라고도 불렸으며, 성 아래 부(府)·주(州)·현(縣)을 두었다. 북변의 요지에는 9변진을 설치하여 국경 경비를 맡게 하고, 남서지방의 광시[廣西]·윈난[雲南] 등의 소수민족 거주지역에는 토사(土司)·토관(土官)을 두었다. 병제(兵制)로는 새로이 전국에 위소(衛所)가 설치되었다. 1위(衛)는 군호(軍戶) 5600호로 구성되었으며, 각 위에는 둔전(屯田)이 주어졌고 도지휘사사가 지휘하였다. 율령에서는 당률(唐律)·당령(唐令)이 실정에 맞지 않게 되자 대개혁을 실시하여, 1397년에 명률(明律)이 완성되었다. 후에 명 초 이래의 여러 법령을 집대성한 《명회전(明會典)》이 공포되었다. [사회·경제] 명대 사회의 지배계급에는 황제를중심으로 하는 황족(皇族)과 관료 및 이에 수반되는 지주·상인이 있있으며, 피지배계급으로는 이들을 제외한 양민이나 천민이 있있다. 양민은 직업에 따라 군(軍)·민(民)·장(匠)·조 등의 호적으로 분류하였는데, 민호를 제외한 나머지는 호적에 따라 각각 전문적인 요역에 종사하였다. 이들 호는 모두 이갑(里甲)에 편성되었고 이장(里長)은 이갑을 통솔하여 10년마다 부역황책(賦役黃冊)을 정비하고 토지 면적을 측량하여 어린도책(魚鱗圖冊;토지대장)을 작성하기도 하였다. 조세는 양세법(兩稅法)에 의해 하세(夏稅)·추량(秋量)이 징수되었으며, 요역으로서 이갑 정역이 부과되는 외에 민호(民戶)에게는 잡역이 할당되었다. 태조는 명 초에 일시적으로 지주의 토지 소유를 제한하고 사민(徙民)·개간정책을 채용하여 자작농을 보호·육성하였다. 그 결과 자작농은 약간 증대하였지만 선진 개발지대인 강남 삼각주지대를 비롯한 화중·화난에서는 원나라 이래의 대토지소유제가 계속 전개되었다. 전답에는 관전(官田)과 민전(民田)이 있었는데 관전은 민전에 비해 세액이 높았다. 관전이란 국가가 지주가 되어 실제상의 지주·자작농을 관전호(官佃戶)인 소작인으로 간주하고 토지소유권과 고액의 소작료를 직접 확보하려던 제도였다. 명 초 강남의 삼각주 지대에 광대한 관전이 설치된 것은, 관전을 왕조 존립을 위한 경제적 기초로 삼고자 한 데 있으며 ,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곳의 토지소유 관계가 지주와 전호를 기본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또 그것이 사회적 통념으로서도 이미 정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송대(宋代) 이후의 화폐경제는 원나라 말의 싸움으로 일시 쇠퇴하여 명 초에는 현물납(現物納)과 노역(勞役)을 원칙으로 한 세역제도를 실시했으나 국가와 관료의 화폐에 대한 욕구가 강하여, 15세기 이후에 은납화(銀納化)가 인정되었으며, 16세기에는 일조편법(一條鞭法)이 시행되었다. 한편, 징세에 의한 위로부터의 은(銀) 수탈은 여러 산업부문에서 상품생산화를 촉진하였는데, 지역간 분업의 성립과 소금의 전매로 세력을 뻗친 신안[新安]·산시[山西] 상인 등 객상(客商)의 활동으로 전국적인 유통기구가 정비되었다. 농업에서는 강남·후광[湖廣]의 쌀, 화베이[華北]·송강부(松江府)의 면화, 타이후[大湖] 주변의 양잠, 쓰촨[四川]·후광·장시[江西]·푸젠[福建]의 차, 푸젠·장시의 고구마·쪽[藍] 등이 상품작물로서 재배되었다. 수공업에서는 관영 외에 민간수공업의 발전이 눈부셨으며, 징더전[景德鎭]의 도자기, 포산전[佛山鎭]의 철 등과 그 밖에 강남의 의료(衣料)가 있었다. 송강부의 면포업, 쑤저우[蘇州]·후저우[湖州]·자싱[嘉興]·잉톈푸[應天府]의 생사·견직물업, 전장[鎭江]·창저우[常州]의 마직물업 등은, 도시는 물론 농촌까지 확산되었다. 농촌공업의 주요한 일손은 영세한 자작농이나 전호였다. 그들은 국가나 지주의 수탈에 대항하여 가계의 보충수단으로 온 가족이 가내공업에 참여하였다. 농민은 영세한 자금을 급속히 회전시켜야 하였고, 또한 자금을 지주·상업자본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점점 각 생산공정마다 상업자본에 종속되어 자력으로 이윤을 축적하기는 어려웠다. 명대 사회의 유력자는 과거출신의 관료였는데 그들 대다수가 지주였고 상인을 겸한 자도 있었다. 관료에게는 요역면제의 특권이 있었는데 명대에는 그 범위가 현직·퇴직관료 외에 과거 예비시험 합격자에게까지 확대되었다. 게다가 명 중기 이후에는 이갑정역(里甲正役)의 일부마저 면제대상이 되어, 면제를 받는 특권지주와 그 외의 지주를 포함한 이갑 성원과의 부담 차이가 한층 커졌다. 한편 명 말에는 전호의 자립도가 높아졌고, 소작료 감액운동 등으로 지주의 지대 징수가 제약당했기 때문에 면제특권이 없는 지주가 계속 토지를 소유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들은 토지를 특권지주에게 헌납하여 요역을 기피하거나, 하인·고용공인을 이용한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통하여 몰락을 피하려 하였다. 이에 대하여 면제특권을 가진 지주는 토지소유를 확대하고, 이갑제하의 지주를 대신한 향촌의 지배권력으로 성장하였다. 이들 특권지주는 명 말에 향신(鄕紳)으로 불리며 새로운 사회적 신분층을 형성하였다. 향신의 지배아래 향신지주와 전호층의 계급대립은 차츰 첨예화되었다. 16세기 이후 각지에서 소작료 감액 운동이 빈발하여, 18세기 중엽 이후 전호일반에게는 대중성을 띤 투쟁으로 발전하였다. [문화] <사상·서적간행> 사상면에서 태조는 주자학을 유교의 정통으로 공식화하였다. 성조(成祖)도 이를 계승·집대성하여 《사서대전(四書大全)》 《오경대전(五經大全)》 《성리대전(性理大全)》을 편찬하여, 과거 수험자의 필독서가 되었다. 명 초에는 사상 통제가 엄격하여 종종 학자를 탄압하였으므로 사상계는 오랫동안 침체되었다. 명 중기의 왕수인(王守仁;陽明)은 주자학과 다른 파(派)를 일으킨 송(宋)나라 육구연(陸九淵;象山)의 설을 발전시켜, 지(知;인식)와 행(行;실천)의 일치를 강조하는 양명학(陽明學)을 성립시켰다. 이 설은 실천을 중시하면서 명료·솔직하였으므로 명대 후기 사상계의 주류가 되었다. 송나라의 동림서원을 부흥시킨 반환관파(反宦官派) 동림당은 주자학의 흐름을 받은 것으로, 학문의 정치성을 중시하였다. 이 영향아래 고학(古學)의 부흥을 외친 것이 복사(復社)이다. 그들은 실증에 근거한 진실의 구명과 경세치용(經世治用)을 위한 학문을 중시하였다. 명 말에는 마테오 리치, 아담 샬 등의 예수회 선교사에 의해 유럽의 사상과 역학·천문·지리·수학·포졸 등의 신지식이 소개되었다. 그들은 포교의 수단으로 서양의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였으나, 포교 성과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명 말에는 새로운 서양문화의 자극도 증가하여 경세치용 방면의 기술서가 활발히 간행되었다. 서광계(徐光啓)의 《기하원본(幾何原本)》 《농정전서(農政全書)》, 조자정(趙子禎)의 《신기보(神器譜)》,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 송응성(宋應星)의 《천공개물(天工開物)》 등은 그 한 예이며 마테오 리치가 간행한 세계지도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는 중국인의 세계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문학> 서민소설이나 희곡 등의 통속문학이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16세기경에 대성되었다. 소설에서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수호전(水滸傳)》 《서유기(西遊記)》 《금병매(金甁梅)》 등의 4대 장편소설이 유명하다. 희곡에서는 원나라 말 이래의 북곡(北曲;雜劇)은 쇠퇴하고 남곡(南曲:傳奇)이 성행하였다. 명 말 탕현조(湯顯祖)의 걸작인 《옥명당사몽(玉茗堂四夢)》 중 <환혼기(還魂記)>라는 이름의 1절은 특히 유명하다. <미술·도자기> 회화에서는 북송 이래의 원체화(院體畵)의 흐름을 이어받은 북화와 문인화계의 남화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전자는 형식주의에 빠지기 쉬운 특징이 있으며, 당인(唐寅;伯虎)과 독특한 풍속화를 그린 구영(仇英;實甫), 화조화(花鳥畵)에서 독자적 경지를 연 서위(徐渭) 등이 유명하다. 후자는 소박한 표현주의의 건강미를 지닌 산수화가 대표적이며, 심주(沈周;石田)와 제자 문징명(文徵明;衡山)이 선구적 역할을 했고 명 말에 이르러 문인 관료 동기창(董其昌)에 의해 양식적으로 확립되었다. 공예면에서는 도자기의 발달이 대표적이며 선덕(宣德) 연간에 보이는 소쇄(瀟灑;산뜻)한 염색, 가정(嘉靖)·만력(萬曆) 연간의 적회(赤繪) 등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크게 인정받았다. <종교> 불교는 대체로 저조하였지만, 명 말에 교계 쇄신의 기운이 발생하여 불교 각파의 융합이 추진되었으며 유·불·도 3교 일치의 경향이 강해졌다. 도교는 전진교(全眞敎)와 함께 정일교(正一敎)와 금단도파(金丹道派)가 번성하여 서민들 사이에서 뿌리 깊은 지지를 얻었고 《도장(道藏)》의 편집도 행해졌으며, 세종의 광신적인 도교 보호가 오히려 도교를 부패·타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고려·조선과의 관계] 고려는 약 1세기 동안 원나라의 간섭을 받아왔으나 원명교체기(元明交替期)에 즉위한 공민왕(恭愍王)은 반원정책(反元政策)을 추진하여 원나라의 연락기관인 정동행성(征東行省)을 철폐하고 기철(奇轍)을 비롯한 친원파를 일소하였다. 또한 옛 관제(官制)를 복구했으며 쌍성총관부(雙城摠管府)를 무력으로 철폐하고 압록강(鴨綠江)을 넘어 동녕부(東寧府)를 공격하는 등 잃은 땅을 회복하였다. 한편, 명나라와는 서로 사신(使臣)을 교환하여 친명정책을 추진하였다. 공민왕이 죽은 후 이인임(李仁任)의 추대를 받아 우왕(禑王)이 즉위하자 권세를 독차지한 이인임은 공민왕 시대의 친명책을 버리고 친원책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대해 이성계(李成桂)·정몽주(鄭夢周) 등은 극력 반대하였다. 그러던 중 명나라는 철령위(鐵嶺衛)를 설치하여 원나라의 쌍성총관부 관할 밑에 있던 지역을 명나라의 직속 영토로 한다는 통고를 하여 왔다. 이 때는 이인임 일파가 물러나고 최영(崔瑩)·이성계 등이 권력을 잡고 있던 때로서 최영은 이 통고를 받고 분개하여 랴오둥정벌[遼東征伐]을 꾀하고 우왕도 이에 동조하여 전국적인 징병(徵兵)을 실시하였다. 1388년(우왕14) 최영이 8도도통사(八道都統使)가 되고 조민수(曺敏修)를 좌군도통사(左軍都統使), 이성계를 우군도통사(右軍都統使)로 삼아 출정하였다. 그러나 원정을 반대하던 이성계는 위화도(威化島)에서 회군(回軍)하여 우왕과 최영을 축출하고 정치의 실권을 장악하였다. 1392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조선왕조의 권위를 보장받기 위하여 명나라와의 친선을 유지하였다. 조선에서는 명나라에 대하여 1년에 3번 정기적인 사절을 파견하였는데 정월 1일의 하정사(賀正使), 황제 생일의 성절사(聖節使), 황태자 생일의 천추사(千秋使)이다. 뒤에 정기적인 사절로는 동지사(冬至使)가 추가되었고, 조선이나 명나라에 왕의 훙거(薨去)·사위(嗣位)·책비(冊妃) 등이 있을 때에도 사절을 파견하였다. 사절의 파견은 주로 정치적인 목적에서 이루어졌으나 문화의 수입과 물품의 교역도 이를 통하여 행해졌다. 사절의 내왕을 통하여 수출되는 물건은 마필(馬匹)·인삼·모피·저포(紵布)·화문석 등이었고, 수입되는 것은 견직물·약재·서적·도자기 등이었다. 조선과 명나라와의 관계는 대체로 원만하였고 특히 임진왜란 때는 이여송(李如松)이 거느린 5만의 명나라 군사가 원군(援軍)으로 파견되었다. 명나라는 그 전부터 말기적 조짐을 보여왔는데, 조선원정으로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입었으므로, 이것이 청나라에 멸망당하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은 명청(明淸)교체기에 강홍립(姜弘立)을 내세운 광해군(光海君)의 중립외교로 현명하게 대처하였다.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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