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시] 도시 (한메)
도시 都市 인간거주의 한 양식. 도시는 고밀도의 가구(街區)를 이루므로 촌락주변 지방의 중심지가 된다. 시읍면과 함께 지방행정 조직인 시(市)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실질적인 행정상의 시와는 그 범위나 성격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영어로는 town 또는 city라고 한다. 도시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다른데 그것은 도시발생의 이유, 법적인 규정, 사회적·지리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도읍지> <시장>을 뜻하며, 정치의 중추, 상업의 중심지를 가리킨다. 고대에는 주로 정치·종교·군사의 거점으로서 이루어지고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폴리스(polis)는 농민의 집주(集住)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중세 이후에는 상업이 도시형성의 주역이 되어, 북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와 한자동맹의 여러 시는 상인이 자치권을 가지고 번영을 이룩하였다. 중세의 도시는 제후의 거성(居城), 종교상의 중심지로서 이루어졌으며, 성벽과 성호(城濠)로 둘러싸여 있었다. 이들 전산업도시(pre―industrialcity)에 비하여 19세기 이후에는 공업화의 시대를 맞아 교외(성외)가 크게 발전하였으며, 산업도시(industrialcity)가 성장하였다. 이어서 20세기 후반에는 탈공업·정보화를 추진하여, 거대도시가 성장하고, 대도시권이 형성되어 후산업도시(post―industrialcity)시대로 들어왔다. 1980년에는 세계인구총계 약 40억 명 중 인구 2만 이상의 시·읍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이 약 35%를 초과하여, 1960년의 25%에 비하면 비율이나 총인구에서 뚜렷하게 증가하였다. 도시화의 경향은 선진국에서 두드러지는데, 개발도상국에서도 빈곤한 농촌에서 나와 도시로 모여들어 슬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제1차세계대전까지는 인구 10만명의 집합체로 대도시가 성립되었으나, 제2차세계대전 뒤에는 1000만 명을 초과하는 초대형도시가 생겨났다. 뉴욕·멕시코시티·도쿄[東京]·상하이[上海]·서울이 그 예이며, 500만 명 이상의 거대도시로는 시카고·로스앤젤레스·오사카[大阪]·베이징[北京]·캘커타·모스크바·파리·런던·리우데자네이루 등이 있다. [도시의 본질] 도시는 인구가 밀집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그 기초가 되는 것은 사회경제활동이다. 넓은 경작지·임야를 바탕으로 생활하는 농촌사람들은 제1차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도시사람들은 비교적 좁은 구역에서 주로 상공업·공무·서비스업 등의 제2차·제3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남이탈리아에는 도시로 착각할 정도의 인구 1만∼2만이 밀집해서 사는 농업취락(農業聚落)이 있고, 네덜란드의 간척지인 폴더에는 농업노동자가 사는 근대적 취락이 만들어져 있는 등, 도시와 촌락을 구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도시의 본질은 인구·경제산업·도시경관·계획 및 도시의 법령 등 여러 요소로 분석될 수 있다. 한국에서 시가 될 수 있는 인구기준은 5만 이상이고 중심시가지를 형성하며 공업 종사자 및 그 세대원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 등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서유럽 여러 나라나 미국에서는 인구 2000∼2500명이 모인 지구도 도시의 성립조건으로 하고 있다. 취락의 사회적·역사지리적 상태가 동서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도시는 국토의 요지로 형성되고 역사과정을 통해서 성장하고 변화되어 왔다. 비옥하고 광대한 평야를 두고 발달하거나 강의 합류점에 위치하여 교통·상업의 요지로서 성장한 중소도시도 있다. 인구의 대소와 기능의 종류가 중심성의 대소와 대응하여 계단식으로 배열된다. 즉, 가장 밑바탕에는 소비자가 있고 여기에 서비스를 하는 산매(散賣)업이 모이며, 그 위에 도매업이 발달하고, 다시 <적환(積換)> <교환> <관리>의 업무가 차례차례 위로 중간 부분을 차지하며 제일 위에는 도시가 지도적 기능을 지닌다. 이 견해는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데, 사회·문화적 기능에도 이를 적용하면,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의 계열이 취락의 대소와 중심성과 관계를 가지고 나타나며, 또 지구의 진료소로부터 의원·종합병원에 이르는 의료서비스권의 대소와 전문화의 관계에도 반영된다. 토지이용구분에 바탕을 두고 인구밀도를 조사하면 1㎞橈당 인구 400명이 농촌과 도시의 이행대이며, 1000명 이상이면 시가지로 진전되는 지대이고, 도시의 중앙부에는 1만 명 이상에 이른다고 본다. 도시의 주민은 많은 직업으로 나뉘어서, 그 복잡한 기능을 분담할 뿐 아니라 도시와 지방 사이, 또는 도시 자체 안에서도 이동이 많으나 농촌처럼 공동사회·향토성·전통유지에는 취약하다. 도시경관이 기와와 모르타르의 집합체가 된 것은 런던대화재(1666) 이후이며, 유서있는 도시가 대개 이에 따르고 있으나, 아직도 화재나 지진에 대비하고, 토지이용의 집약화와 지가앙등에 수반되는 건평과 용적률 증가 등을 감안하여, 철골철근콘크리트·스틸구조의 고층화가 필요하며, 많은 인구의 안전과 쾌적한 주거, 업무의 능률화, 폭주하는 교통량의 완화 등을 위하여 시가지의 계획, 옛 시가지의 개조, 신도시의 건설 등이 진척되고 있다. 현대의 도시화는 주간인구의 도시중앙부로의 흡인과 야간인구의 교외로의 분산으로 이루어지며 전자에서 도시재개발, 후자에서 뉴타운계획을 포함한 신도시건설이 실시된다. [도시의 분류] 도시는 인구의 대소, 행정상의 지위, 역사적 성격, 산업기능, 형태 등에 의해서 분류된다. 인구는 산업·행정의 집중에 따라 성격을 달리하며 인구기준은 100만·10만·5만명을 경계로 하여 100만도시·대도시·중소도시·소도시로 분류된다. 수도와 지방도시는 행정상의 지위에 근거하는데, 지방도시는 주도·현청소재지·시장도시·경제활동중심지·역사적 도시 등이다. 한국은 서울특별시를 수도로 하여 광역시·도청소재지·기타 도시가 있으며, 광역시는 도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 수도의 대부분은 다른 도시와는 별도의 지위가 부여되며,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주에서 독립된 D.C.(컬럼비아특별구;District of Columbia) 를 만들고 있다. 주도(州都)의 대부분은 주에서 가장 큰 도시에 있지 않고 소도시에 있다. 뉴욕주의 주도는 뉴욕시의 북쪽 250㎞에 있는 올버니(인구 약 12만 명)이며 캘리포니아주의 행정 중심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150㎞ 지점에 있는 새크라멘토(인구 약 26만 명)이다. ⑴ 역사적 분류 도시 발생은 시대별로 고대도시·중세도시·근세도시·근대도시로 나뉜다. 오랜 도시는 옛 시가에 인접하여 새 시가가 건설되거나 개조되고 있다. 런던은 고대 로마 도시인데, 세인트폴사원과 런던탑이 있는 시가지는 중세도시이며 여기에 이어서 서쪽에 국회 등이있는 웨스트민스터 시가지가 건조되었다. 템즈강 하류 쪽 공장지구가 있는 이스트엔드와 서쪽의 켄징턴 녹지 등은 근대시가지이며, 이것은 다시 대런던으로 교외로 성장해간다. ⑵ 문화적 분류 도시를 문화적 특색에 따라 분류하면, 중국도시·인도도시·이슬람도시·그리스도시·로마도시·이베리아도시·미국도시 등으로 분류된다. 이 도시들은 발달의 핵심이 된 시가지의 위치, 시가지의 형태, 시대를 기록하는 건축물 등에 따라 구별된다. ⑶ 기능적 분류 도시는 주민의 활동에 따라 번영을 이루고, 또 시민생활은 도시에서 각종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산업활동은 도시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이며, 그 특색에 따라 상업도시·공업도시 등으로 나누고 세분해서 경공업도시·중공업도시·항만도시·관광휴양도시·주택도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는 산업(또는 노동력)별 통계가 정비되어 기능분류가 정밀하게 실시된다. 미국에서는 C.D.해리스를 비롯하여 지리학자가 도시의 기능분류를 발표하였다. H.G.넬슨의 분류는 도시화지역의 통계를 써서 9종의 서비스(소매업·전문서비스·운수통신·개인서비스·행정·금융보험부동산·도매업 및 공업)의 모든 서비스인구에 대한 비율로 그들의 빈도분포도를 그리고, 전국평균값과 평균값의 편차에 의해서 판단하였다. 예를 들면, 뉴욕시는 편차값 2를 넘는 금융보험부동산업에 의해서 뉴욕의 특징을 알 수 있다. 또 미시간주의 앤아버(인구 약 10만 명)는 농업지대의 중심시장이며, 디트로이트에 가까운 공업도시이기도 한데 넬슨 분류로는 전문서비스도시로 분류되었으며 대학도시로 평가하고 있다. 비례수에 의한 분류는, 인구가 많은 거대도시의 특색을 잘못 볼 수 있다. 서울은 전국에서 상위를 다투는 공업도시이나, 공업인구율이 높은 것만은 아니다. [도시의 역사] <서양> 서양 역사상 하나의 개념규정으로는 다룰 수 없을 정도로 다종다양하면서도, 똑같이 도시라고 불리는 많은 취락이 각시대에 따라 특색을 달리하며 나타났다. ⑴ 고대오리엔트 3000년의 역사를 가진 고대오리엔트의 도시는 현재는 거의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서만 원형을 복원할 수 있는 폐허도시이다. 이집트의 멤피스·테베, 메소포타미아의 우르·라가시·키시·니푸르·바빌론 등의 도시는 모두 성벽이 있는 중심시와 그 주위에 펼쳐진 농촌부로 구성된 도시국가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고대동방 전제군주의 신권정치적 지배의 거점이었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 여러 도시에는 농민과는 구별되는 무장능력이 있는 토지소유시민이 존재한 시기가 있었다고 하나 그것도 전제군주의 세력 증대에 따라 소멸되었다. 지중해 연안에 페니키아인이 세운 소도시국가인 시돈·틸스 등의 도시는 배면지가 산지이기 때문에 항해와 상업에 전념하게 되었고, 토지를 소유한 상민이 도시국가를 지배하게 되었다. ⑵ 고전시대-지주·군사의 소비자도시 고대 그리스인이 그리스반도의 동부·남부, 에게해의 섬들, 소아시아 등에 세운 도시국가를 폴리스라고 하였는데, 전성기에는 그 수가 1000을 넘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은 아테네·스파르타·코린토스·테베 등을 들 수 있다. 그리스 본토의 폴리스는 복수촌락의 토지소유자가 한곳에 모여서 중심시를 건설하고(이것을 집주라 한다), 시민단체를 구성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중심지는 원칙적으로 성벽을 두르고(스파르타에는 성벽이 없다), 언덕처럼 높은 곳에 방위의 최후거점으로 아크로폴리스를 구축하고, 각각 독자적인 그리스신을 폴리스의 수호신으로 모시는 신전을 그곳에 만들었다. 아크로폴리스의 기슭에 시민의 광장인 아고라가 설치되고, 시장을 겸했다. 시민은 아고라에서 열리는 총회에 출석하여 직접 민주정에 참여하고, 공공건물을 이용하여 스포츠나 예술의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생활의 이상으로 삼았다. 시민의 범주는 처음에는 대토지소유자에 한정되었으나, 전술중심(戰術中心)의 사상이동에 의하여 확대되어 중소토지소유자도 포함시키게 되었다. 이 사실은, 폴리스 시민의 본질이 토지소유자이며 전사여야 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개별적으로 또는 시민단체로서 집단적으로 소유하는 노예에게 중심시와 아울러 폴리스를 구성하는 주변 농촌부의 경지를 경작시키고, 상공업은 재류외인에게 맡겼다. 이러한 시민에 의해서 구성된 도시는 경제적으로 소비자도시였다고 규정지을 수 있다. 그리스에서 폴리스가 분립되어 있을 당시, 이탈리아반도에서도 폴리스와 비슷한 도시국가인 키비타스가 많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분립을 계속한 폴리스와 다른 점은, 그 도시국가들 가운데 중부 이탈리아의 라티움에 성립된 로마가 공화정시대에 다른 도시국가를 차례로 정복하여 이탈리아반도를 거의 통일한 일이다. 다만 이 통일은 대영토국가의 형성으로 실현된 것이 아니고 정복한 여러 도시와 각기 내용을 달리하는 조약을 개별적으로 체결하여, 이것을 동맹시로 한다는 방식으로 달성한 것이다. 로마는 동맹시의 내정에 관해서는 자치를 인정하고, 또 로마시민권을 부여한 시민시를 많이 건설하여 동맹시의 반란에 대비하였다. 제1차 포에니전쟁(BC264∼BC241) 후 새 영토를 속주제(屬州制)에 의해서 지배하게 되는데, 카이사르·아우구스투스이후에 기존도시의 승격(자치시), 신도시의 건설(식민시)로 도시가 많이 세워졌으며, 라인-다뉴브강의 방위선에 접하여 많은 로마도시가 이루어졌다. 그 대부분은 군주둔지나 성채에 인접하여 상공업자의 취락이 생겨서 자치시가 된 것인데, 식민시도 적지 않았다. ⑶ 중세-상인·수공업자의 생산자도시 서양중세도시가 가지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특색은 상공업에 종사하는 생산자인 시민전원이 참가하는 서약단체(誓約團體)를 기초로 형성된 자치단체였다는 것, 그리고 그 시민이 하나의 특권신분으로서 도시 이외의 주민과는 경제·사회면뿐아니라 법률상으로도 이질적(異質的) 존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양중세도시의 특색이 선명하게 인정되는 것은 알프스 이북, 특히 북서부유럽의 여러 도시이며, 알프스 이남의 도시,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는 고전고대도시국가의 전통이 남아 있다. 남유럽형 중세도시는 고전고대도시와 북유럽형 중세도시의 중간형에 해당한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① 이탈리아의 중세도시 게르만인의 침입과 이슬람세력의 지중해 진출 이후에도, 이탈리아도시에는 상업중심지라고 하는 경제기능이 남아 있었다. 9∼11세기에 동지중해상업에서 주역을 맡은 베네치아와 아말피는 모두 6세기경에 성립되었다. 가톨릭교회의 주교는 교회훈령(敎會訓令)으로 도시 거주가 의무화되어 있었으므로 알프스의 남북을 불문하고 주교구의 존재는 도시적 정주양식의 연속에 공헌하였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주교구의 수가 많고 또 공헌도도 강했던 듯하다. 또 이탈리아 중세도시는 도시국가이며 자치도시 코무네의 성립과 동시에 콘타드라고 하는 주변농촌(아테네에 포함된 농촌부와 규모가 비등하다)에 대한 지배가 이루어졌다. ② 알프스 이북의 중세도시 알프스 이북에서 중세도시가 가장 일찍이 또는 가장 강력하게 이루어진 곳은 라인강과 센강 사이의 지역이었다. 이 지역에서도 로마도시는 주교구의 존재를 통해서 게르만인의 이동, 노르만인의 침입이 있었던 혼란기에도 겨우 취락으로서 유지할 수 있었으므로 시역(市域)의 축소, 인구의 감소, 상공업의 침체, 자치제도의 상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이와 같이 로마도시는 과도기에 주교구의 소재지라는 것에 주요한 존재이유를 발견하고 있었는데 노르만인의 침입 때에 그 석조성벽의 군사적 가치가 재인식되고서는 성채로서의 기능이 이에 부가되었다. 노르만·마자르·사라센 등의 이민족 침입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올 즈음부터, 삼포농법(三圃農法)의 보급에 따른 농업생산력의 증대, 인구의 증가, 증가된 노동력에 의한 개간의 진전이라는 일련의 현상이 발생하고, 그것을 배경으로 플랑드르의 양모공업 등을 기초로 해서 북서유럽도 상업의 부활기로 접어들었으며 편력상인(遍歷商人)의 활동이 눈에 띄게 되었다. 그리하여 성채 바깥쪽에 인접하여 상인 독자의 취락이 이루어지고, 그 모든 상인을 통합하는 하나의 상인길드의 결성을 보았다. 상인길드의 결성에서 도시자치체의 성립까지의 과정은 구체적인 정치정세에 좌우되었으므로 북서유럽 중에서도 지역에 따라, 또 도시에 따라 동일하지는 않다. 가장 격렬한 형태를 취한 것은 주교도시군주제가 10세기에 확립된 로마도시이며, 길드로 결집된 상인은 도시군주와의 충돌도 불사한다는 자세로 그들의 권익유지·확대를 도모하고, 그들을 지도하는 도시군주에 대한 반항운동을 통해서 상인취락의 주민(수공업자가 증가되었다)과 성채의 주민 전체를 구성원으로 하는 서약단체를 결성, 이 단체가 도시군주의 승인을 얻음으로써 자치도시가 성립된 것이다. 플랑드르 여러 도시처럼 속계(俗系) 도시군주인 경우에는 도시군주와 상인층의 대립이 첨예화되지 않아도 되었으나 이 경우 상인길드의 지도적 역할, 성채와 상인 취락의 일체화, 어떤 형태이든 서약단체의 결성을 보는 데 변함은 없었다. 이처럼, 원칙적으로 봉건귀족을 배제하는 형식으로 성립된 북서유럽의 중세도시에서는 방비시설인 성벽은 단순히 경관으로 도시와 농촌을 구별할 뿐 아니라, 동시에 그것이 각 도시에 고유한 도시법(상인의 관습법이 발전한 것)이 적용되는 영역을 표시하고 있어, 그 도시법에는 농촌주민과는 대조적인 도시주민의 자유로운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원칙이 포함되어 있었다. 각 도시에는 도시법에 따라 재판하는 독자적인 재판소가 있고, 대상인을 구성원으로 하는 도시참사회가 정치를 담당했다. 시민군을 편성하여 자체방위를 하며 시청사는 시민의 자랑이었다. 각 도시는 또 경제정책의 주체이며 상공업의 중심으로서 시장(市場)에 광장을 설치하고 금제권(禁制圈)의 설정과 수공업자길드의 규제 강화에서 본 것과 같은 폐쇄적인 면과, 가능한 한 넓은 세계와 통상하고자 하는 개방적인 면을 함께 지닌 도시경제를 만들었다. 서유럽의 중세도시는 14세기 초엽에 그 수가 5000을 넘었다고 하나, 그 대부분은 인구 4000∼5000의 소도시, 또는 그 이하의 작은 마을이었다. 10만 이상의 인구를 가졌던 베네치아·파리·팔레르모, 5만∼10만 이었던 피렌체·제노바·밀라노·바르셀로나·쾰른·런던, 2만∼5만 이었던 볼로냐·파도바·뉘른베르크·스트라스부르·뤼베크·루앙·브뤼셀, 6000∼2만이었던 앤트워프·랑스·취리히·프랑크푸르트·바젤 등이 있었다. ⑷ 근세 16∼17세기에 유럽경제는 이변을 낳는 변동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번영의 중심지인 도시에도 전면적 교체를 몰고 왔다. 포르투갈의 동인도 진출과 에스파냐의 신대륙식민은 이탈리아 여러 도시와 남독일 여러 도시가 중세를 통해서 차지하고 있던 무역상의 전략적 위치를 허물어뜨리고, 이에 대신하여 리스본이 시대의 각광을 받게 되었다. 저지지방에서는 영국의 원모수입이 곤란하게 된 플랑드르 여러 도시가 쇠퇴하고 유럽의 <세계시장>은 브루게에서 앤트워프로,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옮겨 갔다. 외레순해협을 경유하는 우회항로의 달성은 뤼베크·함부르크 등 한자 여러 도시의 번영의 기초를 파괴하였다. 총체적으로 경제정책의 주체가 도시에서 국민국가 또는 독일의 영방국가(領邦國家)로 바뀐 이 시대에 눈부신 발전을 자랑한 것은, 직접 간접으로 국가권력을 배경으로 가진 도시, 특히 파리·런던·빈 등의 수도였다. 그 사이 중세도시는 대개 국가권력에게 자치권을 빼앗기고 침체하였다. ⑸ 근대 중세유럽에서는 전 인구에 대한 도시인구의 비율은 약 10%이며 이보다 높은 비율을 보인 곳은 저지지방과 북이탈리아인데 약 30% 정도였다. 17세기 말에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인구는 약 550만, 도시인구의 비율은 약 25%였다. 그러나 1851년의 제6회국세조사 결과 인구는 약 1800만, 도시인구의 비율은 약 50%라는, 사상 전례없는 비율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도시화 현상은 18세기 말의 영국에서 시작된 공업화의 결과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근대도시의 형태는 공업도시이다. 영국 면화공업의 중심지 맨체스터의 인구는 1750년에는 2만 이하였으나 1801년에 7만 5000, 1841년에 약 25만으로 증가하고 1881년에는 50만을 돌파하였다. 한편, 자본주의경제는 국내시장과 세계시장에 입각해 있으므로 중앙관청, 은행, 각종 거래소, 상사 등 국민경제 및 국제경제의 중추기관을 담당하는 여러 기관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와 항만도시가 근대도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급속히 발달하는 근대 거대도시는 여러 도시문제를 받아들이면서 국가행정이 이에 대처하는 속도가 늦어지는 것이 눈에 띄고, 한편 시민 사이에서는 자치의식이 희박해졌다. <중국> ⑴ 도시의 나라 중국은 황허문명[黃河文明]의 초기부터 계획된 도시를 건설하여 정주함으로써 은(殷)·주(周) 약 1000년의 도시국가시대를 열었으며, 그 사이에 발달한 도시의 문화와 전통은 계속되는 진(秦)·한(漢)나라에서 청(淸)나라까지 약 2000년의 관료제하에서 군현(郡縣) 또는 주현(州縣)이라는 도시제도로 계승되면서 내용과 폭을 넓히며 청나라 말에 이르렀다. M.베버가 <농촌의 나라>인 인도에 대해서, 중국을 <도시의 나라>라고 말한 것은, 이와 같은 세계에서도 드문 도시정주·도시문화·도시화의 지속성 때문일 것이다. 문화면에서 도시는 황허문명의 확산, 즉 중국화의 중추거점이있을 뿐 아니라, 사회경제·정치조직의 발전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했다. 이를테면 변지(邊地)의 척식(拓植), 농촌의 도시화, 정치·경제의 통합 등 여러 면에서 조직의 그물매듭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했다. 광대하고 비옥한 대농업지와, 발달된 하천망의 혜택을 입은 중국의 대영역은, 이 도시망에 의해서 하나의 균질(均質) 문명단위로 종합된 것이다. ⑵ 읍-도시의 발생 청동기시대 은·주나라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거점이 된 것은 크고 작은 읍(邑)이다. 읍은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성벽과 시가지를 갖추었으며, 제단과 대건축, 청동·도기·양조장 등이 있고, 공납품(貢納品)과 무역품이 집산되어, 왕후·귀족의 <수입경제>를 지탱하였다. 시리(市里)라고 하는 저자(市場)는 집회·제례·교환·사교의 장이었다. 읍은 제사와 군사로 연맹을 맺어 한 집단을 만들고 왕이 그 연맹의 정점에 섰다. 점과 선으로 연결된 이 도시국가시대의 사회조직의 바탕은 씨족제도였으나, 춘추전국시대에 철기(鐵器)가 보급되기 시작하여 씨족제도를 해체시키고 영토국가에 의한 통일을 지향하여 사회가 변동하였다. ⑶ 읍에서 현으로 진·한의 관료제에 의한 제국아래에서 무수했던 읍은 현으로 정리되어 AD2년에는 1587현이 있었다. 인구 6000만에 대하여 1현 4만의 비율이다. 당시는 광대한 사회에 비해서 중앙정부와 관료·군대의 규모는 작고, 상공활동은 현에서 그쳤으므로 성벽으로 둘러싸인 현성이 사회의 도시화 속에서 수행한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국이 독점하는 행정·치안·의례·문화의 지배와 서비스에 있었으며, 그 다음은 지방상공활동의 중추기능이었다. 정부는 현에 관청·군대·경찰을 두고 공자묘(孔子廟)와 천지제신의 제단, 도서관을 설치한 이외에, 상공업의 독점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성 한편에 시장을 설립하였다. 시장에 시청(市廳)을 두어 상점을 업종별로 나란히 세워 영업시간을 한정하며, 상인을 시장적(市場籍)에 등기하고, 시장세를 받으며, 가격의 보고를 의무화했다. 이리하여 현성 상호간, 현성과 근교의 농촌 일대에 상업경제망이 넓혀졌다. 육조(六朝)에는 척식된 변방이나 현경계에 집촌이 산포되어 촌시장(村市場)이 산발적으로 생기는 한편, 도교·불교의 신앙을 위해 도시에 사원·도관 등이 지어졌으나 현성이 폐쇄적인 정치·군사·상공통제의 거점인 상태는 수(隋)·당(唐)나라까지 계속되었다. ⑷ 상업혁명과 도시의 변혁 당나라 전성기의 장안·뤄양[洛陽]·양저우[揚州]·광저우[廣州] 등의 대도시는 국내·해외무역으로 번창하고 귀족 취향과 국제색 넘치는 문화를 자랑하였으나 당나라 중기부터 송나라 년간에 상업혁명이 일어나서 대변혁이 도시에 미쳤다. 양세법의 시행에 따라 정부의 상공통제는 느슨해지고 이제까지 현성에 한하여 시장을 공인하고 도시 상공업의 시간·장소를 통제하던 원칙은 무너져버리고 상공조합이 탄생하였다. 도시근교가 시장거리로 되어, 농촌 경제활동의 성장을 반영함으로써 반도시인 진(鎭)·촌시장이 많이 생겨났다. 이 새로운 사태 때문에 정부가 현성을 매개로 하는 지방사회와의 교섭은 2계열로 나뉘었다. 하나는 전통적인 현-향(鄕)-촌에 이르는 징세(徵稅)와 치안의 정치적 지배·교섭의 계열을 지키며, 당시 확립된 과거제에 맞추어 세로로 일원교섭(一元交涉)을 관철하는 노선이다. 또 하나의 계열은, 현-진(시)-촌에 이르는 경제교섭의 노선이다. 송나라는 많이 생긴 진과 촌시장을 일정수로 정리하고 전매(專賣)·내지세(內地稅)의 징수를 편리하게 하며, 일정한 한도의 치안과 사법(司法)의 보증을 주었다. 이리하여 촌민의 경제·사회의 실생활은 촌시장을 매개로 해서 진으로 조직되고, 진은 농촌의 경제·사회활동과 현성수준 이상의 국내 상업과 도시적인 문화를 상하로 연락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였다. 이러한 진과 촌시장의 발달로 인해서 사회의 도시화는 저변부분에서 충실해지고, 그에 따라 현성 이상의 도시문화와 상공활동도 폭과 규모를 넓혔다. 송나라 이후, 현성에 학교가 설치되고 서원과 사숙(私塾)이 도시를 중심으로 전파되어, 소설·연극 등의 신흥도시문화도 진과 촌시장으로 전달되게 되었다. 신흥세력의 지주와 상인도 현성과 진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게 되었으며, 이윽고 명나라 이후 농촌에 수공업과 상업작물이 보급되면서 현성·진·촌시장의 유대가 강화되었다. 이렇게 하여 명·청나라에서는 지방의 현성과 진에 근거하는 향신(鄕紳)·금융업자·대상인 등이 사회의 중간층을 형성하고 발언권을 높이게 되었다. [한국의 도시] <역사> 농경사회였던 고대부터 도시가 발달하기 시작하였고 한민족은 북에서 남으로 이동하면서 평양을 중심으로 미약한 발달을 보였으며, 삼국시대에는 훨씬 더 발달한 형태로 나타난다. 고려 때는 서울인 개경과 지방도시로 3경 4도호부 8목이 있었다. 조선시대의 호구조사에 의하면 1789년(정조 13)에 1만 호 이상이 35개였는데, 1868∼71년 조사 때는 1만 호 이상이 25개였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부터 근대적인 도시로 개발된 도시는 부산·원산·목포·군산·마산·진남포 등이고, 내륙에 있는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쇠퇴하였다. 1918년 편찬된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에 의하면 인구 5000 이상의 도시는 57개로, 일본의 세력침투가 많은 경상남도지역의 도시화가 뚜렷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식민지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여 도시의 성장은 전반적으로 매우 미미하였다. 한편 소작농으로 전락한 농민은 3·1운동 이후 교육·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농향도현상(離農向都現象)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부·읍의 도시인구는 1930년 10월 1일 193만 3062명(전체인구의 9.2%), 1944년 5월 1일 520만 3246명(전인구의 23.9%)이 되었다. 8·15 후 지방자치법에 의하여 시는 5만, 읍은 2만 이상으로 정하였다. 또한 해외동포 및 북한주민 약 168만 명이 남한으로 이주하여 도시에 정착하였다. 6·25 후 북한주민 약 200만 명의 월남, 군을 제대한 시골 젊은이,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도시집중으로 60년 센서스에는 시인구 약 700만, 읍인구 약 266만으로 도시인구가 전체인구의 약 39.2%를 차지하였다. 1960년대에는 급격한 공업화로 도시화가 가속화되었는데, 그 결과 1970년 센서스에서는 도시인구가 1550만 9000명으로 전인구의 50%를 넘었다.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와 그 위성도시의 도시화는 비교적 빨랐으나, 중소도시는 미약하였다. 인구의 도시화율은 1980년 57.3%, 1989년에는 73.1%가 되었다. <도시의 생태학적 특징> 전통적으로 2가지 특징으로 대별된다. ① 도시의 형성과정에 풍수지리설이 크게 작용하였다. ② 도시의 내부구조형성에 자연환경과 종교적 요인보다는 정치·행정적 요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8·15 이후 전개된 급격한 도시화과정은 전통적인 한국 도시의 생태학적 구조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만들었다. 구미의 도시들과 다른 점은 다음 몇 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 ① 집중화와 집권화과정에 있어 국가의 모든 기능을 특히 서울에 집중시키고 인구도 서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② 70년대 이후 창원·구미·울산 등의 신생도시들이 정책적인 결과로 건설되었다. ③ 많은 소규모 공장들이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에 분산되어 있다. ④ 소규모 상가가 중심에서 주변에 이르는 큰길가에 있다. ⑤ 호텔은 주로 도시 중심부 부근에, 소형 여관과 식당들은 철도역 주변에 있다. ⑥ 중산층 이상은 도심에, 저소득층은 도시주변에 거주한다. ⑦ 도심에 슬럼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⑧ 주거지역의 과밀현상과 대단위 아파트지역의 출현이다.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 
|
 [도시] 도시 (브리) |
 [도시] 도시 (두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