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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중세도시 (브리)
중세도시 로마 제국 말기의 부패상은 어떠한 정치적·종교적 개혁을 통해서도 거대한 로마 제국을 지탱해 나가기가 어렵도록 만들었다. 공공행정의 마비와 국경방비의 약화는 지방 토후들의 난립과 분쟁을 다시 초래하였다. 그러나 도시는 이제 더이상 관심의 초점이 아니었으며 주민들의 생활은 요새· 성곽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도시(civitas)라는 명칭조차 변경(지금의 프랑스)의 메로빙거 왕가의 예에서 보듯이 지배자의 관할구역 정도로 여겨졌다. 초기 중세사회는 지방민의 생존과 방어를 위한 농촌과 군인막사로 구성되어졌다. 로마 시대 말기의 형태를 변형시켜 각기 독자적 의무, 면책특권, 관할권 등을 갖는 장원으로 재조직했다. 그리고 과거의 도시는 봉건- 장원 체계 속에 포함되어 제후나 왕으로 행세하는 교구장의 지배를 받게 됨에 따라 읍과 시골을 구분짓는 특성이 사라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북부유럽 및 서부유럽 지역에서의 도시적 삶의 퇴화는 지역간의 격리와 경제적 고립, 종교적으로는 비현실적인 신성숭배를 동반하게 되었다. 도시사회가 활력을 찾고 새로운 성장을 이루게 된 것은 마자르·노르만·사라센 등의 외침이 차차 사라지게 되면서부터였다. 10세기 이후의 이러한 경향은 단지 도시사회, 그것도 유럽 어느 특정지역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수도원의 지침, 봉건영주, 장원의 지주 및 상인들이 모두 함께 노력을 경주한 결과 농경의 확대와 공업의 확산, 화폐경제의 발달을 가져왔고 농촌인구의 증가를 초래했다. 또한 이전의 로마시대와는 다른 신도시들이 세워지게 되었다 (→ 색인 : 국제무역). 대부분의 중세도시에서는 상인계층의 역할이 주도적이었으며, 그들의 욕구와 열망에 영향받은 장거리 곡물수송 및 교역 등으로 도시들은 다시 한번 활기있는 번성기를 맞았다. 상업적인 발달과 자극으로 봉건제도의 각종 규제가 완화되었고 유럽 사회 전체가 도시문화와 시장경제를 통해 자율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1000년경 풍요로운 비잔티움 동부지중해 연안 이슬람 지역과의 접촉은 베네치아의 상업기능을 재활성화시켰고, 베네치아는 십자군 원정시기를 전후해 유럽과 성지를 잇는 수익성 높은 경로를 독점하게 되었다. 한편 이들 상업도시는 북부 이탈리아의 성곽도시와 라인란트 및 샹파뉴의 주요교역로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상업도시는 플랑드르 강 연안과 프랑스 북부, 쾰른에서 마크데부르크에 이르는 동서축을 따라 생겨났다. 12, 13세기에 들어서부터 로마 제국 멸망 이후 산업혁명까지는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새로운 도시들이 형성·발달되었으며 시민자주의식이 크게 신장되었다. 중세도시의 역사는 상업 엘리트(상공인)들이 과거의 영주 지배에서 벗어나 자신들에 의한 자치적인 정치조직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압축될 수 있는데, 실제로 서부유럽 전역에 걸쳐 '코뮌'이라는 이름하에 많은 자치체(마을)들이 결합하여 도시적 사회를 형성했다. 왕권이 강력한 곳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새로운 도시국가가 계속 창출되어갔으며, 교황과 황제들 사이의 새로운 갈등으로 이들 도시국가는 지방의 귀족들과 함께 공동의 자치체를 결성해 큰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롬바르디아·토스카나·리구리아가 대표적인 도시이다. 독일에서는 때로 시 의회가 성직자와 귀족들의 권한을 찬탈하는 예도 있었다. 프라이부르크 시가 좋은 예가 되는데 이곳은 1120년에 자유시가 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빠르게 파급되어 뤼베크, 후에는 북해 및 발트 해 연안의 한자동맹도시와 엘베-살레 강 동쪽에 있는 봉건지배하의 그리스도교 도시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13세기에 들어서는 브뤼주·겐트·이프레스 등 플랑드르 지방의 대상업도시들이 대부분의 지방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 간혹 귀족과 사제계급에 대한 혁명적 봉기를 통해 자유로운 자치체를 이루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부락들은 어쩔 수 없이 국왕의 지배하에 있었으며 노르만에 의해 정복된 영국의 자치구(borough)에서는 보다 더 제한적인 자유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러한 자유도시의 물결은 개인의 자유·권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독일의 주교들이 도시의 새로운 이주민을 농노로 대하려 하자 황제인 하인리히 5세는 스파이어 및 보름의 시민헌장을 통해 "속인과 사제의 땅에 세워진 신도시에서는 누구든 1년 1일 이상 거주한 정착민에게 땅과 자유를 제공한다"고 천명했다. 프랑스에서도 독일과 유사한 인식에서 새로운 도시로 간 노예적 신분의 시민에게 권리를 부여했다. 14~16세기에는 유럽 전체를 휩쓴 무정부주의와 경제침체로 인해 별다른 도시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역적인 특화와 지역간 교역을 위해 보다 더 자유로운 무역정책이 요구되었을 때도 도시들의 기술보호 및 배타주의로 인해 경제발전이 저해받기도 했다. 더욱이 장인과 노동계급은 부유한 시민 및 귀족계급의 과두정치에 반발하여 지방자치정부를 방해하고 결국은 시민자치의 기반을 붕괴시키게 되는데,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분쟁은 대중에 의한 독재와 재정파탄을 야기했다. 흑사병의 창궐, 이교도에 대한 광신적이며 극렬한 박멸운동, 터키의 아시아 교역로 차단 등은 도시와 지방의 상황을 극히 어렵게 만들었다. 유럽 사회는 내향적인 경향으로 돌아섰고, 몇몇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도시의 상업기능도 쇠퇴함으로써 도시는 자유와 인구를 잃게 되었다. 이러한 수세기에 걸친 퇴조는 문예부흥기의 문화적 풍성함과 개인적 자유의 신장을 통해 다소 완화될 수 있었다. 문예부흥기는 지리적 발견과 각종 기술, 특히 화약·광산·인쇄·항해술의 발달로 상징되는 위대한 시기의 도래를 준비하는 지적인 토대를 제공했다. 군주에 의한 정부통치가 복권됨에 따라 정치적 결속, 경제적 이익, 정신적 권위는 조직의 지주 역할을 하게 되었고 결국 절대국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도시' 항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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