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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농민반란 (한메)
농민반란 農民叛亂 고대사회나 봉건사회에서 지배계급인 귀족층·봉건영주층에 대하여 피지배계급인 농민이 일으킨 반란. 고대·봉건사회의 계급투쟁의 전형적인 형태로 M.블르흐는 <자본주의적 대기업에 동맹파업이 필연적이듯이 영주제와 농민반란은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농민반란] 중국사에서 농민반란은 BC 3세기에서 AD 20세기 초에 걸쳐서, 왕조로는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秦)왕조의 출현부터 청(淸)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통해 일관되게 나타난다. 중국의 농민반란은 직접 생산에 종사하는 여러 계층의 농민이 주된 구성원이 되어 전개되었으나, 광산노동자·염업노동자·수공업자·운수노동자·유민(遊民) 등 각종 비농업민이 참가하는 경우도 있어 민중반란으로서의 양상을 보인다. 또 종교반란·민족운동이라고 해야 할 측면을 가진 농민반란도 있으나 어느경우나 본질적인 성격은 각 시대 전제왕조의 압박과 수탈에 대하여 농민을 위시한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저항투쟁이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이들 농민반란은 전제왕조의 지배에 큰 타격을 주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왕조 자체를 타도했다.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하면 농민반란이야말로 중국의 역사를 발전시킨 참된 원동력이었다. 현대 중국의 역사연구에 있어서 농민반란에 대한 시각도 마오쩌둥의 견해에 궤도를 함께 하면서, 반란에 가담한 농민들의 슬로건이 9세기 후반부터는 경제적 불균등의 시정, 토지의 균등배분 등 질적으로 향상되어 갔다는 점, 농민이 수립한 여러 정권이 단명(短命)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17세기 이후부터는 제도적으로 정돈된 형태를 갖추게 된 점 등 장기적 시야를 통해 농민반란의 흐름 속에서 발전의 자취를 찾아내고 있다. 그러나 농민반란의 지도자가 정권을 수립한 후 거꾸로 반란을 진압하거나 새로이 수립된 정권이 종래의 전제왕조와 마찬가지로 부패의 길을 걸은 경우도 많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혁명의 일환으로서 중국공산당이 지도한 1920년대 이후의 농민운동과 그 이전의 것은 엄밀히 구별된다. 중국 농민반란의 규모와 횟수의 방대함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소경영농민의 요구실현이라는 견지에서의 단계적 발전은 눈부실 정도다. 중국 농민반란의 역사적 전통은 1949년의 중국공산당혁명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대규모의 반란이나 지방적인 무장반란과는 별도로 10세기 송대(宋代) 이후, 특히 16세기 후반에는 지주에 대한 소작료감액운동인 항조(抗租)가 개별적으로 또는 사회적 풍조로서 번져갔다. 태평천국운동이 거둔 전례없는 성과의 기초에는 이러한 일상적인 저항의 축적이 존재하고 있었다. [중동의 농민반란] 서아시아·이슬람세계에서 일어난 농민반란과 민중운동의 특징은 종교적 성격을 띠며 농민·유목민·도시상공인·종교지도자·군인 등 다양한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일체가 되어 전개했다는 점에 있다.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전반에 걸쳐 오스만제국 지배하의 북부 시리아와 아나톨리아에 연이어 일어났던 일련의 농민반란이 그 예이다. 이 일련의 반란은 오스만제국사상 <젤랄리(Gelali)> 라고 총칭된다. 15∼16세기의 오스만제국은 기사(騎士)에게 봉토(封土)를 수여하고 그곳에서의 조세징수를 인정함과 동시에 농업생산·관리를 위임하는 티마르제(tim겸r制)에 의한 사회적 안정을 기초로 하여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그러나 16세기 말 이후 궁정관료와 상비군단(常備軍團)의 인원 증가와 부패로 재정난에 빠진 정부는 증세(增稅), 기사의 봉토몰수 등의 압정을 하였다. 지방에서는 인구증가에 따른 경지부족, 부정징세, 토지의 집적(集積), 멕시코·페루에서 유입된 은(銀)에 의한 인플레이션, 동서무역로의 변경에 따른 국제적 중계무역의 쇠퇴로 티마르제는 흔들리고 불만이 쌓여갔다. 1560년대에 술레이만 1세의 왕자들에 의한 왕위계승분쟁으로 표면화된 지방민중의 불만은 봉토의 회복을 요구하는 기사와, 사회개혁을 요구하는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농민·유목민·도시민 등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넣은 일련의 반란으로 발전하였다. 중앙정부는 이들 지방의 반란세력에 대해 군대를 동원하여 철저히 탄압을 가해, 반란이 일단락된 1630년 무렵에는 중부 아나톨리아에서 북부 시리아에 걸친 지역이 황폐해졌다. 젤랄리의 반란을 통해 기사가 농촌을 관리하는 티마르제는 해체되고, 18세기 이후 지방에 대두한 유력자에게 징세청부권과 사적 대토지경영을 인정하는 체제로 이행하게 되었다. 19세기 이후 유력자층의 지주적 지배를 받던 발칸의 여러 민족들은 계속해서 농민반란을 일으켜 오스만제국의 해체를 초래하게 되었다. [유럽의 농민반란] 유럽의 농민반란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유형이 있다. 첫번째는 영주제와 직접 대치하는 형태로 지대징수(地代徵收)를 축으로 하는 영주권에 대해 연조(年租)의 감면, 바날리테의 제한 등을 요구하는 반영주반란이다. 힐튼은 이것을 <지대를 둘러싼 투쟁>이라고 불렀다. 이 형태는 중세 농민반란의 기본형을 이루는 것으로 독일농민전쟁(1524∼25)의 12개조(條) 요구나 혁명 전야의 프랑스 전역에 퍼진 <대공포의 봉기(1789)>에서도 영주제 비판이 전면에 대두되고 있었다. 두번째는 개별영주에 대한 요구를 넘어 국가의 조세나 군대의 징발 등에 반대하는 것으로 농민반란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자크리의 난(1358)>이나 <와트 타일러의 난(1381)>도 그 배경에는 영주와 농민의 기본적 대항관계가 있었지만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백년전쟁에 충당하기 위한 영국왕과 프랑스왕의 조세증징책(租稅增徵策)이었다. 절대왕정시대에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강해져 17세기 프랑스에서 빈발한 민중봉기는 대부분이 반왕세(反王稅) 봉기였다. 이 경우에는 수세관리인(收稅管理人)이나 징세청부인이 공격대상이 됨과 동시에 귀족과 일부 도시주민에게 면세특권을 부여하는 신분제사회의 구조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세번째는 흉년이나 물가등귀가 야기시키는 식량반란이다. 이것은 특히 도시소요에서 현저하게 나타나며, 농촌에서도 계충분화의 진전에 따라 빈농층은 식량구입자로서 식물가격등귀(食物價格騰貴)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고, 특히 18세기 이후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농촌에서도 나타나게 된다. 이 때는 곡물상인이나 관리·지주·영주·호농(豪農)·호상(豪商)이 매점(買占)이나 곡가(穀價)조작의 의심을 받거나 식량은닉혐의로 공격을 받았다. 1775년 파리에서 일어난 <밀가루전쟁>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네번째는 근대로의 이행기에 나타나는 반자본주의·반중앙·반도시의 반란이다. 이것은 농업의 자본주의화에 맞서 공동체적 권리를 지키고 중앙권력의 통제에 대해 지방의 자유를 주장하며 도시의 지배에 대해 전통적 농촌사회의 우위를 고수하려 한 것이다. 프랑스혁명기의 <방데의 반란(1793∼95)>에 이런 특징이 강하게 나타난다. 다섯번째는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에 현저히 나타나는 민족주의 성격이 강한 농민반란을 들 수 있다. 인도의 <세포이의 항쟁(1857∼59)>, 중국의 <태평천국운동(1851∼64)> 등이 좋은 예이다. 이와 같은 여러 유형의 농민반란은 생활에 밀착된 강한 공동체적 결속에 의해 지탱되며, 봉기의 이념은 예전의 좋았던 시대로의 회귀(回歸)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보수·복고가 아닌 농민들의 강력한 현상부인(現狀否認)이었다. 농민반란은 때로 종교적 색채를 수반하여 천년왕국주의(千年王國主義)의 경향도 보이는데 이 경우 단순한 기아폭동(飢餓暴動)의 영역을 넘어 미래에의 강한 확신과 그에 의거하는 대담한 행동력을 수반한다. 그 외에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대공국의 농노제 강화에 따른 농민과 카자흐의 난(1603∼14), 로마노프왕조 이후 차르권력의 강화에 따라 농민계층에 대한 사회적 억압과 농민층 내부의 계층분화로 일어난 <스텐카 라진의 난(1667∼70)>, 18세기 후반 농노제 강화에 저항한 <푸가초프의 반란> 등이 있었다. [한국의 농민반란] 한국 최초의 농민반란은 9세기 말에서 10세기에 걸쳐 일어난 신라 말기의 내란을 들 수 있다. 귀족들의 사치와 과도한 조세·노역(勞役)은 농민들의 격분을 자아내 농민반란을 초래하게 되었다. 상주(上州)의 원종(元宗)·애노(哀奴), 원주(原州)의 양길(梁吉), 죽산(竹山)의 기훤(箕萱), 전주(全州)의 견훤(甄萱), 양길의 부하인 궁예(弓裔) 등은 모두 농민을 배경으로 한 반란자들이다. 이와 같은 농민의 봉기는 골품제(骨品制)를 붕괴시키고 개성(開城)의 호족 왕건(王建)으로 하여금 고려를 개창하게 하였다. 고려 때에는 1176년(명종 6)에 일어난 공주(公州) 명학소의 망이·망소이의 난을 계기로 전주 관노(官奴)의 난, 운문(雲門) 김사미(金沙彌)의 난, 효심(孝心)의 난, 김해(金海) 농민의 난, 밀양(密陽) 관노의 난 등 30여 년간에 걸쳐 전국적인 농민봉기가 있었다. 이는 농민, 노예, 소·부곡의 천민, 승려 등 광범위한 계층에 걸친 반란이었고 그 중에서도 최충헌(崔忠獻)의 종이었던 <만적(萬積)의 난>은 가장 선동적이었다. 이러한 난들은 신라 말기의 농민반란과는 달리 그 주체가 천민이었고 참가인원이 많았으며 끈질긴 점이 특징이다. 이것은 문인귀족정권을 대신해서 무인권력자가 대두하고 행정에 경험이 없는 이들이 대립·투쟁하는 사회적 불안으로 더욱 고조되었다. 이 혼란을 수습하고 최씨 무신정권을 확립한 최충헌은 노예·천민을 사병으로 편성하고 그 중추에는 노예까지도 포함된 족당집단을 만들어 전제권을 확립했다. 1231년(고려 고종 18) 몽고의 침략기에 일어난 농민반란은 임진왜란(1592∼98) 때 일어난 농민반란과 같이 민족·애국적인 성격을 띤 것이었고 의병(義兵)이라 불렸다. 조선 말기의 세도정치는 삼정(三政)의 문란과 관리들의 부패를 초래하여 기민(饑民)·유민(流民), 질병이 속출했으며 도적이 발호하고 전국에서 조직적인 반란이 일어났다. 그 중 1811년(순조 11)에 일어난 <홍경래(洪景來)의 난>이 가장 큰 것으로 몰락양반인 홍경래·우군칙(禹君則) 등과 중소 상인이 중심이 되고, 광산에 모여든 유랑 농민이 합세했다. 이 난을 계기로 하여 종래 음성적이던 반항이 양성적으로 변해가며 진주(晉州)·제주(濟州)·함흥(咸興) 등에서 민란이 일어났다. 이는 모두가 극도로 피폐한 경제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지배계급에 대한 반역이었고 앞으로 있을 동학농민혁명운동의 대전제가 되었다. 한국 역사상 최대의 농민봉기는 1894년(고종 31)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운동이다. 이 운동은 안으로 양반계급의 압박에 대항하고 밖으로는 한국을 식민지화하려는 외국자본주의 세력에 대한 극렬한 저항을 나타냈으나 양반계급과 외국세력의 결탁에 의해 진압되었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운동은 우리 민족의 해방과 결부된 조직적인 근대농민운동의 선구가 되었다. <신윤길>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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