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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백년전쟁 (한메)
백년전쟁 百年戰爭 Hundred Years' War 14세기 중엽부터 약 1세기 동안 영국왕가와 프랑스왕가의 대립을 주축으로 전개된 유럽 여러 세력의 대립항쟁. 이 세력들은 아직 <국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집권체제를 가지고 있지 않아 독일 및 네덜란드 제방(諸邦), 플랑드르의 여러 도시, 브르타뉴공가(公家), 스코틀랜드왕가 등 특히 부르고뉴공가의 동향이 문제가 된다. 백년전쟁은 1360년의 브레티니―칼레조약의 체결까지를 제1기, 1415년의 아쟁쿠르전쟁 또는 1420년의 트루아조약의 전과 후를 제2기·제3기로 나눌 수 있다. [제1기] <발단> 백년전쟁의 주된 원인의 하나는프랑스에서의 발루아왕조의 성립과 이에 관련된 왕위 계승권 문제였다. 카페왕조가 왕위를 계승할 남계 후계자가 없자, 필리프 4세의 조카인 발루아백(伯)이 필리프 6세(재위 1328∼50)로서 왕위에 올랐다. 이에 대하여 필리프 4세의 외손인 영국왕 에드워드 3세(재위 1327∼77)가 상위 계승자라는 주장도 충분히 성립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아래에서 1330년 대영국·프랑스 두 왕가는 스코틀랜드왕가와의 관계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프랑스왕가는 스코틀랜드를 지지하여 프랑스 내에 있는 영국왕가의 소유령 아키텐의 경계에 병력을 투입하고 노르망디의 모든 항구에 선단을 집결시켜 대항하였다. 아키텐령은 13세기 초엽 앙주 플랜태저넷왕가의 지배지가 해체된 뒤 영국왕가의 군주가 프랑스왕가의 봉신(封臣)으로서 보유하는 영토였다. 필리프 6세가 에드워드3세에 대해 필리프 즉위시 1328년에 에드워드가 세운 신종서약(臣從誓約)의 불비를 지적하고, 1337년 봄 아키텐령의 몰수를 선언한 일도 이 국제전략의 일환이었다. 이에 대해 같은 해 가을, 에드워드는 <발루아가의 필리프, 자칭 프랑스왕>이라는 도전장을 파리로 보내고 대(對)프랑스전쟁의 준비태세를 갖추었다. 이른바 백년전쟁의 개시였다. 그러나 에드워드가 1340년 2월 6일 강(겐트)에서 열렸던 플랑드르 등족회의 석상에서 스스로 프랑스왕을 자칭하고 일련의 문서에 <신의 은총에 의한 프랑스와 영국의 왕 에드워드>라고 두서(頭書)한 시점을 백년전쟁의 개시로 보는 것이 적당하다. 한편 1339년 플랑드르, 북프랑스에서 일어난 군사적 충돌을 개전이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브레티니―칼레조약까지> 1337년부터 39년에 걸쳐 에드워드는 독일 황제와 라인 및 네덜란드 제후와 절충을 거듭하여 <황제대관(皇帝代官)>의 지위와 공수동맹의 약속을 성립시켰다. 그의 동맹계획의 주안점은 플랑드르였다. 잉글랜드의 양모 생산은 플랑드르를 최대 수출시장으로 하고 있었고, 양모 수출관세는 의회의 과세승인권에 구속되지 않는 영국왕실의 최대 수입원이었다. 에드워드는 이를 외교의 무기로 사용하여 플랑드르 여러 도시와의 공수동맹을 고수하고 플랑드르에 대한 종주권을 인지시켜 강에 진주하였으며 <프랑스왕>을 자칭하였다. 이리하여 영국·네덜란드·플랑드르·라인제후를 결속하는 북방의 환상동맹(環狀同盟)이 <자칭 프랑스왕> 필리프와 대립하게 되었다. 필리프측은 제네바와 카스티야의 조력으로 이 동맹의 고리를 깨려고 하였다. 백년전쟁 최초의 전투는 1340년 6월 브뤼주(지금의 브루게) 슬뢰이스항에 대한 프랑스 선단의 봉쇄를 저지하려는 영국·플랑드르연합선단의 대항전이었다. 이 해전의 결과 프랑스왕가는 영국해협의 제해권을 잃었다. 이후 에드워드가 정세를 주도했는데 다음해 발생한 브르타뉴공가 상속다툼에 개입하여 브르타뉴에서 프랑스군과 대결하였다. 1346년에는 에드워드 자신이 병력을 이끌고 노르망디에 진입하여 크레시전투를 거쳐 칼레지구를 영국령으로 확정하였다. 에드워드의 전력은 앙주플랜태저넷왕가의 옛 대륙영토 전지역의 회복을 겨냥한 것이었다. 즉 1356년 푸아티에전투를 거쳐 1359년 다시 공격해 온 에드워드가 다음해인 1360년 샤르트르 근교 브레티니에서 프랑스왕가의 대표단과 협의하고 뒤에 칼레에서 푸아티에싸움에서 포로가 되었던 프랑스왕 장 2세(재위 1350∼64)의 서명을 얻어 발효한 휴전조약에 그 목적한 바가 명시되었다. 브레티니―칼레조약은 푸아티에를 비롯하여 옛 앙주왕령의 영국왕실에의 귀속을 규정한 다음 제12조에서 프랑스왕은 그 여러 영토에 대한 종주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 영국왕은 <특히 프랑스왕관(王冠)과 왕국의 이름 및 권리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할 것을 규정하였다. [제2기] <장기휴전> 브레티니―칼레조약 이후 1370, 80년대의 수차에 걸친 전쟁상태는 있었으나 1415년까지 거의 반세기에 걸쳐 영국·프랑스 두 왕가는 휴전하였다. 옛 앙주왕령의 회복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앙주는 발루아가계의 앙주공령(公領)이 되어 브레티니―칼레조약 체결을 주도했던 프랑스왕의 대리인인 샤를(뒤에 샤를 5세)에 이어 다시 1364년 이후에는 샤를 5세의 동생 루이의 소유령이 되었다. 브르타뉴에는 친프랑스적인 공가(公家)의 가계가 확립되었다. 80년 샤를 5세가 사망한 후 샤를 6세(재위 1380∼1422) 시대에 프랑스는 왕족 제후에 의한 왕정 후견 시대로 들어서게 되었다. 1404년 국왕고문회의의 대표 부르고뉴공 필리프의 사후, 그 아들 장과 왕의 동생 오를레앙공 루이의 불화가 표면화하여 이른바 부르고뉴파 대 아르마냐크파 대립의 국면을 맞이하였으나 샤를 5세가 확립한 왕정 방식은 그 기본구조를 무너뜨리는 일이 없이 유지되었다. 국제관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부르고뉴공가의 입장이었다. 플랑드르를 가령(家領)으로 한 공가는 영국에 대하여 화친정책을 취하였다. 영국왕가측에서는 플랜태저넷왕조 최후의 왕 리처드 2세(재위 1377∼99)가 프랑스에 대한 화친 방향을 모색하였다. 프랑스왕의 딸 이자벨을 아내로 맞은 것도 그 일환이며 이를 주선한 사람이 바로 부르고뉴공 필리프였다. 결국 프랑스에 대한 융화정책이 반대당파의 결성을 촉진하여 1399년 리처드 2세는 폐위되었다. [제3기] <프랑스 전쟁의 개시> 1415년 초 영국왕 헨리 5세(재위 1413∼22)는 프랑스왕 샤를6세에 대해 노르망디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하였다. 내전으로까지 발전한 아르마냐크·부르고뉴 두 파의 대립을 이용한 책동이었다. 아쟁쿠르싸움은 부르고뉴파를 배제한 아르마냐크파 왕군의 대패로 끝나고 영국군은 노르망디를 점령하였다. 1419년 부르고뉴공 장이 모살당하였고, 그 뒤를 이은 필리프 2세는 영국왕가와의 동맹정책을 단행하고 1420년에는 영국·프랑스왕가의 화친을 도모하여 트루아조약이 체결되었다. 1422년 샤를 6세와 헨리 5세 모두 사망하고 헨리 5세와 프랑스 왕녀 카트린의 아들 헨리 6세가 <영국과 프랑스의 왕>이 됨으로써 영국·프랑스연합왕가가 성립하였다. <부르고뉴공의 동향> 처음부터 아르마냐크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트루아조약에서 폐적(廢嫡)된 샤를 6세의 막내아들 샤를(뒤의 샤를 7세)을 옹립하고 루아르강가 부르주에 임시정부를 세웠다. 부르고뉴공 필리프 2세는 이전후 이미 샤를을 <왕>으로 부르며 영국왕가와의 동맹관계를 청산하지 않온 채 관심을 오로지 네덜란드에 기울였다. 1428년의 시점에서 네덜란드 외에 3개 백령(伯領)에 대한 부르고뉴공가의 지배권이 사실상 확정되어 있었다. 공가는 프랑스왕국에서 이탈하여 네덜란드 방면으로 가세를 확장하려고 하였다. 따라서 1420년대 노르망디에서 파리에 걸쳐 지배하는 영국·프랑스연합왕가, 루아르강가의 발루아망명정권, 그리고 네덜란드로 진출을 꾀하는 부르고뉴공권(公權)의 세 정권이 긴장상태로 대립해 있었다. 1429년의 오를레앙공방전은 이와 같은 상황 아래 일어난 현상이었다. 잔 다르크의 등장은 확실히 발루아망명정권의 입장을 선전하는 데 유익하였다. 그러나 샤를은 잔 다르크를 포함한 소장파 장교단이 주장한 중앙돌파작전, 즉 노르망디진격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고 부르고뉴공가와의 화해를 선결문제로 다루었다. <아라스화약(和約)> 1435년 여름 영국·프랑스두 왕가, 부르고뉴공가는 아르투아의 수도 아라스에 유럽 여러 세력의 대표를 모아 아라스화약을 성립시켰다. 필리프는 3자 대등한 화의(和議)를 희망하였으나 샤를은 이를 저지하여 회의의 성과는 발루아·부르고뉴 양가의 화해로 그쳤다. <부르고뉴가는 발루아·랭커스터 두 왕가와 대등한 화의를 맺을 수 없다. 공가는 발루아왕가의 한 봉신이다>. 이와 같은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샤를은 필리프에게 1대에 한해서 신종례(臣從禮)를 면제해 주었다. <전쟁의 종결> 부르고뉴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영국에 대한 전략에서 이미 공가는 저해요인이 될 수 없었다. 1437년 파리를 탈환한 샤를 7세가 노르망디와 아키텐의 영국군과의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고 1453년 10월 아키텐의 수도 보르도에서의 전투를 최후로 작전을 종료함으로써 백년전쟁은 끝을 맺었다. 이 전쟁으로 프랑스에서는 상비군(常備軍)의 창설, 왕실 재정의 확립, 제후 세력의 억압 등으로 왕권이 강화되었으며, 영국의 경우도 절대주의 왕권이 성장하여 두 나라는 모두 중앙집권적 국가로의 단서가 열리게 되었다. <김원모>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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