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어] 농경문화 (한메)
농경문화 農耕文化 음식물의 기반을 농경에 두는 인류의 생활문화 전반을 가리키는 말. 구석기시대의 인류는 수렵·채집으로 음식물을 얻었으며 한 곳에 정주(定住)하지 않고 유동생활(遊動生活)을 하였다. 유럽·아프리카 등지에 남아 있는 구석기시대의 암벽화(岩壁畵)를 보면 큰 짐승을 수렵하는 광경이 그려져 있어 당시 수렵이 성행하였으며 중요시되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그 시대에 식물의 채집도 하였으나, 암벽화에서 받는 인상이나 발굴자료로 미루어보아 당시에는 육식의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착과 농경생활의 시작] 신석기시대에 들어서면, 농경개시(農耕開始) 이전부터 이미 정착생활은 시작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의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간석기[磨製石器]를 사용했던 신석기시대의 인류는 먼저 정착생활을 시작하였으며, 정착생활에 대한 방편으로서 농경을 시작했다. 이는 채식을 주식으로 하게 되고 원시적인 수렵과 어업생활을 했던 구석기시대로부터의 대전환을 뜻하고 있다. 정착생활의 기원을 주로 어업생활을 한 곳으로 보는 견해는 농경문화의 최초의 기원을 어촌(漁村)으로 본 것이다. 정착생활을 시작하자 남자들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수렵하러 나가고, 여자들은 마을 근처에서 식물성 식품을 채집했다. 정착이라 해도 아직 농경이 시작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식물성 식품으로 영양이 될 만한 감자·과일·종자 등을 채집했다. 녹색야채도 많이 먹기는 했지만 감자·과일·종자는 식물(植物)의 영양분을 농축하여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채집은 주로 이 3가지가 중심이 되었다. 이 중 과일은 영양분의 농축도가 적기 때문에 주식으로 하기는 어려워, 과일의 발달은 대체로 훨씬 나중에 이루어졌다. 인간이 정착하면 곧 환경의 파괴가 시작된다. 나무를 잘라 불을 피우고 그 재를 마구 뿌린다. 또 멀리 나가 수렵을 해서 그 고기를 먹고 인가(人家) 주위에 배설해서 질소와 인(燐)을 흙 속에 남긴다. 이러한 곳에는 잡초가 무성해지게 마련인데, 명아주류·비름류는 세계 도처에서 이러한 인가 주변에 무성해진 잡초이다. 집에 남은 여자들은 그것을 모아 야채로 하고 종자는 식용으로 했다. 비름류의 종자는 볶으면 터져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인간이 종자를 먹기 시작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부근 지역에는 도토리 등의 견과(賢果)나 여러 가지 야생감자류도 있다. 이런 것들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떫고 독성이 있어서 먹기 어려운 것이 많다. 그래서 물에 우려서 떪은 맛이나 독성을 빼내는 가공 또는 감자류로 녹말을 만드는 가공이 필요했다. 이와 같은 기술은 신석기시대 초기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현재 남아 있는 원시민족의 예로 보아 추측할 수 있다. 즉,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 단계에서 이와 같은 기술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맥류(麥類)·벼·잡곡류 등을 주요 작물로 하는 현재의 농업은, 제각기 그 곡류의 야생종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세계의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시작되었다. 이것이 종자농업이며 종자를 모아 요리·가공하는 기술의 진전과 더불어 농업이 진전한 것이다. 그 시초는 물론 야생종 종자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 종자를 적지(適地)에 뿌리고 그 토지를 미리 갈아 놓기도 했다. 이렇게 하여 농업이 발달되어 온 것인데, 농업이 생활의 중심으로 되어감에 따라 그 생활문화는 저마다의 농업에 의존한 특색을 갖게 되었고, 인간사회 전체가 농업을 생활문화의 기초로 삼았다. 이것이 바로 농업사회의 출현이다. 또한 성숙한 농업사회에서는 사회계층의 분화(分化)가 일어나 통치자·성직자·장인(匠人)·예능인 등이 생겨났다. [농경문화의 유형] 현재의 지구상의 인간은 극히 소수의 수렵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농업으로 음식물을 얻고 있다. 농업을 기본으로 각 민족은 나름대로의 농경문화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농경문화도 민족과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농경문화를 연구하는 데는 유형별로 분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유형을 설정함에 있어서는 판이한 관점의 서로 다른 유형의 구분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한랭지농업·온대농업·열대농업·건조지농업 등으로 농업 자체를 유형별로 구분하고 그들 각각에 대하여 농경문화의 유형을 설정할 수가 있다. 농업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러한 분류는 환경구분으로 농경문화를 구분지으려는 시도(試圖)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구분방법은 각 민족과 지역에서의 농업의 기원과 그 후의 변화·발달의 역사를 해명하고, 그에 따라 구축된 농경문화를 계보론적(系譜論的)으로 구분하는 방법론이다. 그러나 재배식물의 종류, 가축이나 농기구가 그 시대 농업 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시대 농경문화와도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농업생산물의 가공·요리 등은 문화 그 자체의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의례(儀禮)나 음식물의 가치관이라는 문화현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농경문화의 계보적 유형구분은 이들 문화요소를 분석함으로써 그 이론의 주요 부분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론에 의하면 지구상에는 4대 농경문화의 유형이 존재한다. [근재농경문화(根栽農耕文化)] 오세아니아의 미크로네시아·폴리네시아·멜라네시아에서 전형으로 볼 수 있는 농경문화이다. 감자류·견과류를 주요 농작물로 한다. 주요 재배식물인 타로토란(토란류)과 참마류는 공통적인 주식이며 여기에 사탕수수가 추가된다. 또한 바나나는 거의 일년 내내 볼 수 있으며 전통적으로 요리용 바나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섬에 따라서는 빵나무의 열매도 많이 먹는데, 이것은 덜 익은 열매를 따서 달군 돌에 구워 먹는다. 요리용 바나나도 빵나무의 열매도 가열·가공해서 먹는데, 이는 생식(生食) 과일이 아니라 감자의 일종이다. 부식물(副食物)은 녹색야채가 주종을 이루며 뉴기니에는 다소 재배화된 원생야채(原生野菜)가 있으나,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거의 야생종이 이용된다. 재배되고 있는 주식용 식물은 종자번식에 의하지 않고 꺾꽂이나 포기를 나누어 이식하는 영양번식에 의존한다. 농기구는 땅을 파는 막대기와 나무를 자르는 돌도끼뿐이며 괭이 같은 것은 없었다. 식생활에서는 녹말과 당질은 많으나 단백질이 부족되기 쉬워서 어업 등이 부가적으로 필요했다. 요리법으로는 이들 지역의 대부분이 토기(土器)가 없었기 때문에 작은 돌을 모닥불로 달군 다음, 그 위에 음식 재료를 얹어 놓고 큰 나뭇잎으로 덮어 찜구이로 만드는 돌구이 요리가 주로 이용되었다. 사육은 개·돼지·닭 등을 많이 길렀지만 일상식(日常食)은 아니었다. 견과류에는 태평양호두·판다누스류(類)·감람나무류 등 많은 종류의 수목성 견과가 있는데 야생종을 이용하거나 혹은 인가부근으로 이식해서 사용했다. 생식용 과일은 거의 야생채집상태이다. 오세아니아의 전형적인 근재농경문화는 전체적으로 볼 때는 매우 원시적으로 보이지만, 그 재배식물의 품종개량수준은 매우 높다. 바나나와 빵나무의 주요 품종은 염색체가 3배화된 것으로서 종자가 없는 상태이다. 타로토란·참마도 상당히 많은 품종이 만들어지고 또 용도나 환경적응성이 다른 것까지도 생산되고 있어 그 역사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 근재농경문화의 발생지는 중국 남부에서 말레이반도에 걸친 지대로 보인다. 그곳에서 타로토란·참마의 주요종(主要種)이 재배되고 민족이동에 따라 폴리네시아의 동쪽 끝까지 전파되었다. 연대적으로 보면 파푸아뉴기니의 중앙고지에서 9000년 전의 도수구(導水溝)가 발굴되어 그 시대에 식물을 재배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 연대는 서아시아의 보리 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경문화보다 앞선다. 오세아니아의 전형적인 농경문화와 아주 유사한 형태가 신대륙의 카리브해(海) 연안에도 독립하여 성립되어 있다. 즉, 아메리카토란·마니오크 등의 감자류를 이용하는 농경문화이다. 또 서아프리카해안 근처 열대우림지대에 얌벨트라 하는 참마를 주식으로 하는 문화가 있다. 이곳에서는 아시아에서 도입된 요리용 바나나·타로토란 등을 주요 작물로 하는 농경문화가 대체로 기원전후경부터 발달했다. 근재농경문화에서는 농업의 주요 작물이 감자류이며, 감자류는 무게가 무겁고 부패하기 쉬우므로 권력으로 수확물을 수탈하여 수송·저장하기가 곤란했다. 따라서 이 농경문화에서는 강대한 권력의 성립이 어려웠고, 지방적 정권 이상의 계층사회의 성립을 볼 수 없었으며, 자연히 전문적 기술집단의 형성도 적었다. 그래서 그들은 고도문명의 대열에서 뒤떨어지게 되었다. [사바나 농경문화] 현재 세계 농업의 주요작물은 벼과(科)의 곡물이다. 곡류 중에는 벼·보리류와 같은 주요한 것 외에도 지금은 부차적(副次的)인 일군(一群)의 잡곡류가 있다. 예를 들면 조·수수·피·옥수수를 비롯해 테프·라이샨·향모(피의 일종) 등과 같은 국지성(局地性)이 높은 것까지 매우 많은 종류의 잡곡이 재배되고 있다. 이들 잡곡류에는 어떤 공통성을 발견할 수 있는데, 잡곡의 낟알은 벼나 보리에 비해 잘며 봄에 파종하여 여름 이후에 수확한다. 이것은 가을에 파종해서 겨울을 나고 다음해에 거두는 맥류와는 전혀 다르다. 잡곡은 여름작물로 온대·열대에서 여름 우기(雨期)에 재배된다. 이와 같이 여름작물인 잡곡을 주요 작물로 하는 농경문화는 그 기원지(起源地), 재배식물의 종류, 농경방식, 요리 가공방식 등의 복합된 문화가 공통적으로 성립하여 기본적인 큰 문화유형을 이룬다. 농경문화는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의 사헬지대라 불리는 사바나대(帶)가 제1차 빌생지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서아프리카를 관류(貫流)하는 니제르강 중류지역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농경문화를 사바나 농경문화라고 부르게 되었다. 사바나 농경문화는 서아프리카에서 동아프리카·인도·중국·한국·일본·동남아시아 지역에 전파되는 한편, 이들 국가에서도 독자적인 재배식물이 개발되어 그것들이 상호교류하며 전파되었다. 이들 광대한 지대에서의 사바나 농경문화는 여러 가지 변화를 볼 수 있는데, 작물의 중심은 벼를 포함한 잡곡이며 이 밖에 광저기·콩·팥 등의 두류(豆類)가 있어서 영양상 식물성 단백질의 보급이 가능해졌다. 또 오이·가지와 같은 미숙과(未熟果)를 야채로 하는 과채류(果菜類)가 발달했고 참깨와 그 밖의 유료작물(油料作物)도 재배되고 있다. 이들 재배식물은 모두 여름작물이라는 공통의 특색을 갖고 있다. 이리하여 사바나 농경문화는 농작물만으로 영양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농경문화는 원래 가축이 없었으나, 지중해 농경문화로부터 소·양·염소·돼지 등의 가축을 들여왔다. 농기구로는 전지역에서 기본적으로 괭이가 사용되고 있는데 가축의 힘을 이용한 쟁기는 지중해 농경문화에서 도입한 것이다. 아프리카의 사헬지대 농민의 대부분은 현재까지도 쟁기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쌀 이외는 분식이 많으며 탈곡·제분에 절구와 절굿공이가 상용(常用)된다. 가열요리에는 고대부터 토기(土器)가 널리 사용되었고 현재는 금속냄비의 이용이 보급되었다. 아프리카의 사바나 농경문화지대에는 중세 이후 많은 왕국이 성립되었으며 인도·중국 등지에서도 고대제국(古代帝國)이 성립되었다. 그러나 인도·중국의 경우에는 지중해 농경문화의 영향으로 맥작농업(麥作農業)이 고대제국의 성립에 크게 작용하였다. [지중해 농경문화] 오리엔트라 불리는 서아시아지역은 고대부터 농경이 시작되어 고대문명을 형성한 지역으로 그 중심지역은 <풍요로운 초승달 지대>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성립된 농경문화가 바로 지중해 농경문화이다. 이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에는 춥지 않고 비가 내리며,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여 들판의 초목은 다갈색으로 시든다. 풀은 생육기가 겨울인 한해살이풀뿐인데, 보리가 바로 한해살이풀이다. 보리·밀 외에, 호밀·귀리 등 보리작물을 중심으로 겨울작물인 완두콩·잠두콩 등의 두류, 근채류(根菜類)인 비트(사탕무)·양파·순무·무 등을 주요 작물로 한 농업이 성립되었다. 또 소·염소·양 등의 사육으로 유가공(乳加工)이 발달했다. 이 지역의 농경문화는 고고학적 조사가 잘 이루어져 있어 그 역사가 상당히 잘 알려져 있다. 지중해 농경문화는 구석기시대 말기에 야생 보리·밀 등의 채집을 하다가 신석기시대에 경작하기 시작했다. 선토기신석기시대(先土器新石器時代;토기가 없었던 신석기시대)의 제 3기인 BC 7500∼BC 6500년경에는 경작·수확·저장·가공(돌로 만든 절구와 절굿공이, 빵을 굽는 화로) 등을 할 수 있었고, 완성된 농경시대로 접어들었다. 그 후 토기가 출현하여 요리법이 개량되었다. 그 뒤에도 농경문화는 현저한 발달을 하여 가축의 힘을 이용한 쟁기의 사용이 활발해짐으로써 주식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졌다. 맥류(麥類)는 건조·저장·수송이 편리하여 이를 모으는 대권력이 성립됨에 따라 강대한 계층사회가 이루어져 고대제국이 생겨났다. 이 농경문화는 서에게해(海)지방·북아프리카·이탈리아·서유럽에 전파되어 오늘날의 유럽문명을 만들어냈다. 또한 유라시아대륙의 건조한 초원인 스텝 등은 가축 사육을 전업(專業)으로 하는 유목민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 맥류는 티베트 루트와 시베리아 루트로 동아시아의 중국에까지 전파되었고, 인도에는 이란고원에서 전해져 이 지역 최초의 고대제국 형성의 기초가 되었다. [신대륙 농경문화] 콜럼버스의 항해 후 16세기에 이르자 신대륙의 발견(지리상의 발견)시대가 되었다. 그 당시 남·북아메리카는 철기(鐵器)가 없는 신석기시대였는데도 불구하고 잉카·아스텍 등의 대제국(大帝國)들이 있었으며, 마야는 이미 멸망하고 없어졌지만 대문명의 유적을 남기고 있었다. 이들 국가들은 모두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성립하고 있었다. 신대륙의 재배식물은 곡류로서 옥수수가 주요 작물이었으며 이 밖에 강낭콩류와 땅콩, 야채류로는 호박류·토마토·고추, 과일류로는 파파야·파인애플 등이 재배되고 있었다. 카리브해(海) 지역에는 아메리카토란·마니오크·고구마 등의 감자류가 재배되고 볼리비아·페루의 고랭지에서도 감자가 재배되었다. 이들 재배식물은 모두 여름작물이다. 이와 같이 세계에는 4대 유형의 계보를 달리한 농경문화가 다원적으로 생겨났는데, 구대륙(舊大陸)에서는 기원전부터 문화를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받고 있었다. 또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로는 신대륙과의 사이에 교류가 생겼다. 특히 재배식물 그 자체는 최초의 농경문화권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다른 농경문화에 흡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 세계의 농업 형태를 이루고 있다. 또한 각지의 농업 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 농경문화가 성립되어 있다. 그러나 현대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사회에서의 농업의 비중은 저하되고 있으며, 장래에는 각 지역에서의 농경문화는 그 사회의 문화 전반에서 지류적(支流的)인 존재로 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순>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 
|
 [용어] 농경문화 (브리) |
 [용어] 농경문화 (두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