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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자유주의 (한메)
자유주의 自由主義 1iberalism 17∼18세기 시민혁명기에 등장한 정치·경제·사회 사상. 절대군주의 억압에서 해방되는 것을 희구(希求)하여, 근대 시민 계급이 인간은 어느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기의 행복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유로이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 사상이다. 따라서 자유주의는 근대민주주의사상사 전체를 일관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상원리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대국가 헌법의 특징인 인권존중사상이나 민주적인 정치제도의 확립을 요구하는 사상 등의 원류(源流)는 모두 이 자유주의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유주의는 본래 근대시민계급의 사상 및 이데올로기로서 등장한 것이므로, 그 뒤의 정치·경제·사회구조의 변화나 역사적 진전 과정 속에서 새로운 국면에 부닥쳐 그 사상내용에 관하여 자기수정을 해야 할 사태도 발생하였다. 특히 그것은 19세기 이후의 자유와 평등을 둘러싼 사상적 충돌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서 자유주의에 대한 갖가지 비판이 일어났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하여 출발한 사상이라는 의미에서 정치·경제체제나 이데올로기의 차이를 초월하여 현대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사상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자유주의를 정당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의 본질이 무엇이며, 그 자유주의가 근대 300년의 역사 속에서 어떠한 구실을 해왔는지, 또 자유주의는 역사의 진전과 함께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현대민주주의사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자유주의의 등장과 본질] 인간의 자유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사상은 멀리 고대그리스·로마시대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 즉 리버럴리즘이 인간의 생존방식, 정치운영의 법칙, 경제활동의 기본원리로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7∼18세기의 시민혁명의 승리에 의해서 근대국가나 근대사회가 성립한 이후의 일이다. 자유주의적인 견해를 민주주의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에서 1215년 마그나 카르타(1215) 이래 수세기에 걸쳐 서서히 발전하여 왔으나 헌법·선면의 형태로 명확히 표명된 것은 <권리청원(1628)> <권리장전(權利章典, 1689)> <미국독립선언(1628)> <프랑스인권선언(1789)> 등에 의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헌법이나 선언의 견해를 사상적으로 뒷받침한 사람은 T.흡스·J.해링턴·J.밀턴·J.로크·J.J.루소 등의 사회계약론자나 민주주의 사상가들이었다. 인간은 고립해서는 살아갈 수 없으므로 어떤 집단을 형성하여 서로 협력·단결해서 생활자료를 생산하고 외적에 대항함으로써 집단과 개인의 생존을 확보한다. 그리스·로마 시대의 도시국가, 중세의 봉건국가, 절대주의국가 등은 모두 그러한 목적 아래 만들어진 인간집단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아테네의 도시국가나 중세의 베네치아공화국 등과 같이 시민이 자유롭게 정치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는가 하면, 군주가 강력한 권력을 발휘하여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대국가의 성립 이전에는 대부분이 후자의 정치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이 경우에 통치자는 무력에 의한 봉건적인 억압정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므로,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자유롭지도 쾌적하지도 못하였다. 그리하여 정치사회의 기초를 인간의 자유 확보에 두는 민주적인 정치운영을 도모하는 정치집단의 설립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등장하게 된 것이 근대국가이다. 그런데 인간은 집단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보면, 완전하게 자유로운 행동을 취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언제나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 사이의 조화를 고려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자유에는 반드시 어떤 억제·제한·규율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유행동을 억제할 경우에도 집단을 형성하는 전원이 납득하고 결정한 사항이라면 그 속에서의 행동의 제한은 반드시 자유의 제한이나 침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한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정치사회의 결합과 운영의 시스템은, 전원의 동의와 계약에 의하여 대표자를 선정, 그들에게 정치사회를 운영하게 하고 공평한 법률을 제정하여 그 법칙이나 법률에 개개인이 복종함으로써 정치사회의 안전·유지를 도모한다고 하는 것이다. 오늘날 법의 지배(rule of law)라고 하는 정치운영의 법칙이나 홉스·루소·로크 등의 사회계약설 논자들이 고안한 근대국가의 민주주의적 정치운영의 원리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서는 국민주권주의를 정치사회결합의 원리로 삼고, 대표자인 통치자는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제정된 법률에 자신도 구속을 받으면서 정치를 하고, 국민도 법률에 자발적으로 따름으로써 생명의 안전과 집단의 평화유지를 도모할 것이 요청된다. 따라서 자유주의는 인간의 권리·자유(인권)와 권력의 제한(민주정치의 확보)이라는 견해를 기초 원리로 삼고 있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각국 헌법은 언론·사상의 자유나 신체를 구속하는 경우에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충분히 배려하는 것(人身의 자유) 등을 법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자유에 대한 통치자(국가권력)의 부당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견해는 마그나 카르타 이래 영국에서 차츰 발달되어 왔다. 그런데 근대국가에는 의회·내각·법원·경찰·군대 등 국가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통치집단과 개인 및 집단 전체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생활자료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나뉘어서 존재하고 있다. 양자는 서로 협력하면서 국가라는 집단의 존속을 유지하고 있다. 통치집단은 물건을 생산하지 않으므로 통치집단 이외의 사람들이 생산활동에 의하여 얻은 이익의 일부를 세금이라는 형태로 부담하게 하고, 그 징수된 세금으로 국가를 운영하게 된다. 프랑스 인권선언에서도 그러한 세금 부담은 시민의 의무(제13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과거의 봉건영주나 절대군주처럼 제멋대로 국민의 땀과 노동의 결과인 재산을 부당한 형식으로 빼앗는 것은, 자유로이 생산하여 성과를 올리고 또 그것을 자유로이 이용한다는 자유방임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근대국가에서는 국민의 대표자들 모임인 의회가 과세액을 정하게 되어 있다. 마그나 카르타 이래 의회의 승낙이 없으면 과세가 없다고 규정한 것과 각국 헌법에 재산권의 보장과 사유재산의 불가침이 규정된 것은 그 때문이다. 따라서 재산권의 보장은 언론·사상의 자유와 인신의 자유 등과 마찬가지로 국가권력이 침해하여서는 안 되는 기본권(자유권)이다. 이 권리들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자유주의 이념의 가장 중요한 사상원리로 여겨져 왔다. 이렇게 볼 때 17∼18세기에 등장한 자유주의의 내용에는 국민주권주의·기본적 인권의 존중·법의 지배·평화주의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홉스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의 존중(자기보존)에 있다>, 로크가 <정치사회(국가) 설립 목적은 소유권(생명·자유·재산)의 보호에 있다>, 루소가 <사회계약의 목적은 인간의 자유 확보에 있다>고 말한 것은 근대자유주의의 본질을 단적으로 설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주의와 정치적 민주주의] 근대국가·근대사회의 성립과 함께 등장한 자유주의는 각국 민주정치와 의회정치 발달을 촉진시켰다. 영국에서는 J.벤담의 정치사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18세기 말부터 1830년대에 걸쳐서, 자유주의가 선거권의 확대를 요구하는 사상과 결부되여 민주정치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그러나 시민혁명은 상층 부르주아지가 주도한 혁명이었으므로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에게는 선거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선거권에서 배제된 사람들은 정치적 권리(정치적 자유)는 태어 나면서부터 지닌 권리, (자연권)라고 고집하였으나, 상층부르주아지들은 선거권은 <재산과 교양>이 있는 명망가에게만 한정되어야 한다며 <제한선거>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중산층과 노동자계급의 수가 증대함에 따라 다시 선거권 확대 요구가 높아졌다. 이때 벤담이 인간은 동질·동등의 존재이므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실현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고 하는 공리(功利;utility)의 원리에 입각한 선거권 확대요구를 지지하였으며, 그 성과는 1832년 제1차선거법개정으로 실현되었다. 그리고 1867년에는 벤담의 제자 J.S.밀 등의 노력으로 제2차선거법개정이 실시되어 도시의 노동자계급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되었다(남녀평등 보통선거를 실시한 것은 1928년). 이리하여 시민혁명기에는 기본적 인권으로 간주되지 않았던 참정권이 이제 새로운 정치적 권리와 정치적 자유로서 민주주의 사상의 목록에 추가된 것이다. 참정권은 자유주의의 소산이며, 참정권의 확대로 의회제도 자체도 민주화됨으로써 자유주의의 내용은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형태로 더욱 윤택해졌다. 그 뒤에 영국 이외의 나라들도 자유주의와 <인간의 자유>를 확립하는 제1목표로서 정치적 민주주의의 달성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치적 민주주의의 확립은 다시금 인간의 자유만큼이나 중요한 인간의 평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게 하는 밑받침이 되었다. [자유주의적 경제사상의 수정] 자유주의는 정치분야에서 정치적 민주주의와 의회제 민주주의의 기초원리로서 인류의 자유와 인권의 확충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근대국가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시킨 이원사회(二元社會)였다. 소수의 직업적인 정치인들은 사회의 안전과 유지를 도모하고, 국민의 대다수는 스스로의 자유로운 판단에 따라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식량 확보와 기타 생활수단의 생산이 원활히 이루어지게 되었다. 여기에서 국가와 정부의 소임은 치안의 유지와 외적의 침략을 방위하는 이른바 야경국가(夜警國家)의 입장에 머무르게 되었으며, 한편 경제활동에 대해서는 자유방임주의를 채택 함으로써 자본주의가 크게 발전하여 생산력은 비약적으로 증대되었다. 또 이 시기에는 자본을 소유하는 자본가계급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다수의 노동자계급의 협동작업으로 생산에 조화를 이룬 발전과 생산력의 무한한 증대가 보증된다고 보았다. A.스미스가 《국부론(1776)》에서 저술한 내용은 이러한 낙천주의적 국민경제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뒤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되어가는 가운데, 소수의 자본가계급에게 부(富)가 편중되고, 대다수의 노동자계급은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공황이나 불경기 등의 불안정한 사회상황 속에서 빈곤·실업 등으로 고통을 겪는, 사회·노동문제가 발생하였다. 이 때문에 19세기 중엽 이후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을 시정하여 약자를 구제하는 시책을 취하는 것이 정치의 긴급과제가 되었다. 그래서 자유주의적 경제사상에 드러난 문제점에 수정을 가하게 되었다. 그 하나는 사유재산의 불가침이라는 사상의 수정이었다. 사유재산의 불가침이라는 견해는 본래 절대군주에 의한 부당한 과세에 반대하는 사상으로 등장하여 자유주의의 매우 중요한 원리가 되었다. 근대국가의 성립과 함께 이 사상이 확립되자, 이번에는 자본가계급에 의한 자본의 축적을 정당화하는 사상으로 발전하여 경제발전을 촉진시켰다. 그러나 경제적·사회적 모순이 나타나 다수의 약자가 등장하였으며, 그들을 구제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와 교육제도 등을 정비할 필요가 생겼다. 이를 위한 재원으로서 세금의 일부를 할당하는 것, 고액소득자에게 누진세(累進稅)를 부과하는 것 등을 고려하였다. 그러자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일부 재산소유계급층에서 이론(異論)이 제기되었다. 그들은 이와 같은 방법은 사유재산의 불가침이라는 전통적인 자유의 원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사유재산의 제한과도 연관되는 것이라고 하여 반대하였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자유의 정신은 인간존중에 있으며, 또 자유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수단이라는 <적극적 자유>를 제창한 T.H.그린 등의 견해가 우세하여, 전체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사유재산의 제한도 있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자연주의적 경제사상에 수정을 가하고, 약자구제·평등화의 방향을 택함으로써 19세기 말 이래 복지국가로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공공복지를 위해서는 개인의 재산이라 할지라도 제한을 받는다>는 견해는 1919년 바이마르헌법에도 채용되었다. 자유주의적 경제사상에 관한 또 하나의 수정은 노사관계를 다룬 계약자유의 원칙에도 행해졌다. 근대 초기에는 고용관계에서 고용주와 피고용자와의 사이에 노동조건과 임금을 자유롭게 결정한다고 하는 <계약자유의 원칙>을 채용하고 있었다. 이 견해는 봉건사회의 농노처럼 토지에 결박되어 노동을 강제당하지 않고, 자유로운 입장에서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에게도 진보적인 내용을 지닌 것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이외에는 생계를 이어나갈 수가 없었으므로 열악한 노동조건이나 낮은 임금이라도 일을 해야 했으며, 또 공황이나 불경기 때에는 아무런 보장도 없는 채로 해고당할 위험이 항상 존재하였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노동자 자신에게 단결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그 권리를 행사해서 노동조건을 개선하거나 또 자본가가 아무런 보장도 해주지 않고 해고하는 경우가 없도록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리하여 영국에서는 1870년 <노동조합법>이 제정되었으며, 오늘날의 각국 헌법에서 갖가지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계약자유 원칙의 수정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라고 하는 근대 초기의 자유주의사상에서 출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자유주의] 오늘날의 자유주의는 정치적 민주주의뿐 아니라 사회적 평등의 실현을 추구하는 사회적 민주주의도 포함하고 있어, 자유주의가 반드시 사회주의의 대립개념이 아니며, 이 두 사상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지향하는 사상으로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닌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종훈>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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