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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영화 (한메)
영화 映畵 사진적 방법에 의하여 필름에 기록한 화상(晝像)을 광학적 방법으로 스크린에 투영함으로써 움직이는 영상을 보여주는 장치, 또는 그것으로 만들어지는 작품. 1930년 무렵부터 음향도 필름에 기록하여 재생할 수 있게 되어, 이후 영상은 음을 수반하는 것이 통례가 되었다. 19세기 말에 탄생한 영화는 처음에는 진기한 구경거리에 불과하였으나, 곧 대중의 흥미를 끄는 오락이 되었고, 기술의 진전에 따라 하나의 큰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예술적인 성과도 거두어, 그것이 그려내는 세계나 출연하는 배우와 함께 독자적인 사회현상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처음에 <활동사진>이라고 하다가, 그 후 <영화>로 불리고 난 뒤, 점차 영화라는 호칭으로 통일되었다. 영어로는 모션픽처(motionpicture)·무비(movie)·필름(film) 등이 쓰이며, 프랑스어로는 발명 당초의 호칭이던 시네마토그라프·시네마(cinema)가 쓰이는데, 시네마는 다른 나라에서도 영화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또 영어의 필름은 사진필름의 재질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를 주로 문화적 측면에서 뜻하는 말로서 국제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 밖에 이탈리아어로는 치네마토그라피아(cinematografia)·치네마(cine-ma)라고 하며, 독일어로는 키네마토그라피(Kinematographie)·키노(Kino)이고, 에스파냐어로는 시네(cine), 러시아어로는 키노, 북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주로 비오그라프(Biograf)가 쓰이며, 중국에서는 전영(電影)이라고 한다. [역사] <영화의 탄생> 영화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3가지 고안을 짜맞출 필요가 있었다. 첫째는 같은 위치에 조금씩 다른 그림을 교대로 나타내면, 그것이 움직이는 그림이 되어 보이는 장치로서, 19세기 초 무렵부터 차례로 등장한 <조에트로프> <페나키스토스코프> <프락키시노스코프> 등의 장치가 그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것들은 구조상으로 보면 단순하게 순환운동의, 움직이는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완구로 보급되었을 뿐이었지만, 영화 발명의 기초가 되었다. 둘째는 사진으로, 19세기 전반에 고안된 감광유제(感光乳劑)를 사용하여 화상을 기록하는 방법은 유제가 진보하여 감도가 높아짐에 따라 유리건판을 대신한 셀룰로이드제 감광필름이 등장으로 1초 동안에 10여 장의 분해사진을 장시간에 걸쳐 기록하여 움직이는 화상으로 재현시키는 일을 가능하게 하였다. 셋째는 투영으로, 움직이는 화상을 스크린 위에 투영하는 일인데 다수의 관중이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상 3가지 고안을 짜맞추어 투영한 최초의 움직이는 사진은,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에 의한 <시네마토그라프>이며, 처음으로 일반 관객을 모아 입장료를 받고 상영한 곳은 1895년 12월 28일 파리의 인도살롱이라는 홀이었다. 미국에서는 T.A.에디슨이 그보다 6년쯤 전에 <키네토스코프>를 공개하였지만, 기술적으로 불충분하고 한번에 한 사람밖에 볼 수 없는, 들여다보는 방식이었으므로, 에디슨 자신이 이것을 개량하여 1996년 <바이터스코프>를 발표하였다. 또 독일에서는 M.스클라다노프스키가 <비오스코프>를, 영국에서는 R.W.폴이 <애니마토그래프>를 발표하는 등 각국에서 독자적으로 고안된 <움직이는 사진>이 2∼3년 사이에 잇따라 등장하였다. 즉 기술적인 기초는 이미 되어 있었고, 누군가가 그것을 짜맞춘 장치로서 발표하면 되었으므로, 그 점에서 영화는 19세기 말의 기술이 낳은 이른바 <시대의 산물>이라고 볼 수가 있다. 발명 당초의 영화는 나라와 발명자에 따라서 명칭이 달랐던 것처럼 그 규격도 일정하지 않았으나, G.이스트먼이 판매한 셀룰로이드필름과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라프가 점차 규격을 주도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진은 흑백 화상이었으며 음을 수반하지 않았다. 당초 그것을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한 발명가와 영화제작자는 여러 가지로 고안하여, 필름의 한 컷마다 채색하거나 레코드 연주로 음을 불여 보기도 하였으나, 기술적으로 너무나 불완전하였으므로 흑백영화로서 음의 재생이 따르지 않는, 이른바 무성영화가 처음 30년 동안의 표준이 되었다. <영화의 초창기> 영화는 우선 <움직이는 사진>이라는 진기함으로 관객을 모았다. 움직여 보이는 것 자체가 눌라움이었다. 시네마토그라프가 첫 공개 상영된 것은 기껏 1분간 정도의 필름이 10개, 어느 것이나 제목은 없고, 내용에 따라 나중에 <공장의 출구> <열차의 도착> <아기의 식사> 등으로 이름붙여졌다. 발명자 뤼미에르의 가족이 간단한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정경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은 실사(實寫) 필름이었다. 다만 그 중의 <물을 뒤집어 쓴 살수부(撒水夫)>만은 우연이 아니라 분명히 순서를 정하여 연기를 부탁해 보인 것으로 보이므로, 극영화의 출발점이라고까지 간주되고 있다. 이윽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극영화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1910년 무렵까지는 극영화와 실사 필름을 짜맞추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통례가 될 정도로 실사 필름이 많이 쓰였다. 당시의 제목을 보아도 《나이애가라 폭포》 《파리의 대홍수》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 등 진기한 구경거리가 관중의 흥미를 돋운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뤼미에르형제는 시네마토그라프 100대를 제조하여 100명의 카메라맨을 양성하고, 세계 각지로 파견하여 기록 필를을 제작한 뒤 이것을 영사기로서의 시네마토그라프와 한 벌로 판매하였다. 한편 같은 프랑스의 G.멜리에스는 그 특허를 양도받으려다가 거절당하자 다른 방법으로 촬영기를 입수하고, 자택의 정원에 유리를 댄 무대를 세워 온갖 트릭을 궁리해서 기발한 영화를 만들었다. 《말세계 여행(1902)》은 그 대표작으로 꼽힌다. 즉,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를 현실의 기록 재현의 수단으로 생각한 데 대하여 멜리에스는 영화를 현실로는 볼 수 없는 꿈이나 공상을 그려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영화가 본래 갖추고 있는 2가지 성격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다 같이 영화의 역사를 통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진기한 것에서 출발한 영화는 곧 표현의 여러 가지 기법을 터득해 나갔는데, 그 최초는 장면에서 장면을 좇아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최초의 서부극으로 간주되는 E.S.포터 감독의 《대열차강도(1903)》는 14개 컷으로 되어 있었고, 각 컷마다 장면이 바뀌는데 그 컷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였다. 더욱이 마지막 1컷은 이야기로부터 독립되어 있기는 하였지만, 강도의 하나가 상반신상으로 찍혀서 관객을 향하여 권총을 몇 발 쏘는 장면이었는데, 이것은 오늘날 말하는 클로즈업의 박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영화는 1910년 무렵까지 이야기 전개나 클로즈업 표현의 효과를 익히고, 각국에서 촌극적(寸劇的)인 희극이나 움직임을 주로 한 활극 등이 많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무성영화시대> 희극이나 활극은 영화의 재미를 살리는 종류로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와 병행하여 영화를 예술적으로 높이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는 그 이름도 예술영화(필름다르)라고 불리는 제작회사가 생겨, 문학자와 연극인이 참가하여 《기즈공(公)의 암살(1908)》과 같은 영화가 시도되었다. 그러나 무대극을 그대로 촬영한 듯한 이른바 <연극의 통조림>은 예술적인 시도로서는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다. 저명한 문학작품의 이야기를 빌어 영화로 만들거나 무대배우에게 연기를 부탁하여도, 그것만으로는 반드시 우수한 영화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영화작가들은 독자적인 영화의 표현효과를 발휘하는 방항을 모색하였다. 그 하나가 장대한 역사극이나 전쟁영화와 같은 스펙터클영화 장르였다. 이탈리아의 《카비리아(1914)》나 미국의 《인톨러런스(1916)》 등이 그 대표작이다. 《인톨러런스》를 감독한 D.W.그리피스는 《국민의 탄생(1915)》을 비롯한 많은 대작에서 클로즈업과 병행묘사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영화적 기법을 고안해냄으로써 <미국영화의 아버지>로 불렸는데, 그러한 기법들은 이윽고 각국의 작가들도 익히게 되어 영화의 수준을 높이게 되었다. 희극·활극·멜로드라마는 오락영화의 주요한 장르였지만, 1920년을 전후해서는 문예영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예술영화가 시도되어, 그때까지의 단순한 이야기영화나 연극의 필름화를 대신하여 충실한 표현의 뛰어난 작품이 각국에서 만들어졌다. 예를 들면 스웨덴에서는 V.쇠스트룀의 《영혼의 불멸(1920)》과 M.스틸러의 《눈보라의 밤(1919)》 등이 만들어졌고, 독일에서는 R.비네의 《칼리가리 박사(1919)》, F.랑의 《니벨룽겐(2부작, 1924)》, F.W.무르나우의 《최후의 사람(1924)》 등이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A.강스의 《철로(鐵路)의 백장미(1928)》, C.드라이어의 《재판받는 잔(1928)》, J.페네의 《눈사태(1925)》 등이 만들어졌고, 미국에서는 J.스턴버그의 《구원을 찾는 사람들(1925)》, E.슈트로하임의 《어리석은 아내(1921)》, K.비더의 《빅 퍼레이드(1925)》, C.채플린의 《황금광시대(1925)》 등이 만들어져 내용이나 표현면에서 더욱 풍성해졌다. 또 소련에서는 혁명 후의 선전적 의도에 자극을 받아 V.I.푸도프킨의 《어머니(1926)》, S.M.에이젠슈테인의 《동맹파업(1924)》 《전함 포템킨;1925)》 등, 몽타주의 표현력을 충분히 발휘한 작품이 만들어져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한편 초기의 실사 필름이 자취를 감춘 뒤, 기록영화가 새로이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였다. 소련의 D.베르토프는 사실을 기록하는 일이야말로 영화의 본령이라는 입장에서 기록영화론을 전개하여, 스스로 《이것이 러시아다(1929)》 등을 만들었다. 미국에서는 R.J.플래허티가 캐나다 애스키모의 특이한 생활을 기록한 《북극의 경이(Nanookofthe North, 1922)》를 제작함으로써 미개지의 기록에 문화자료적인 의의를 부여하였다. 그리하여 1920년대의 영화는 뛰어난 작품이 각국에서 많이 나와, 이른바 무성영화말기의 예술영화 난숙시대를 형성하였는데, 이와 병행하여 이론적으로 영화의 예술적 성격을 추구하는 점에서도 성과를 거두었다. 초기의 영화이론가는 영화가 재래의 예술에 비하여 얼마나 독자적인 새로운 형식인가를 지적하였으며, J.에프스탱·L.무시나크·R.얼아른하임·발라즈 등은 영상이 가지는 특성을 파악하여 영화 특유의 사진성·리듬성·클로즈업 효과 등을 세세하게 분석하였다. 또 푸도프킨이나 에이젠슈테인은 컷을 이어붙이는 <몽타주>가 영화의 독자적인 창조적 표현력을 가진다고 주장하고, 작품에서도 그것을 실천하였다. 또한 무성영화말기를 특징짓는 또 하나의 경향은 이른바 전위영화(前衛映畵)의 활발한 시도였다. 이것은 회화(繪畵) 등 다른 예술로부터의 영향도 있었지만, 이야기와 배우의 연기에 구속된 영화를 해방시켜 자유로운 영상작품으로 만들려는 것으로서, 프랑스·독일에서 특히 대담한 시도가 있었다. 이와 같이 무성영화 말기는 바로 예술영화 난숙의 시기였다. <발성영화시대> 1927년에 공개된 미국영화 《재즈싱어》는 그때까지의 실험적인 시작품(試作品)과는 달리 최초의 본격적인 발성(發聲;talkie)장편영화였으며, A.졸슨의 노래를 비롯하여 배우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 영화로서 크게 성공하였다. 이것을 발단으로 하여 잇따라 발성영화가 제작되어 미국에서는 29년부터 발성영화시대가 시작되었으며, 유럽에서는 30년 무렵부터 발성영화시대에 들어갔다. 이 기술혁신은 곧 대중의 환영을 받았으며, 불과 몇 년 사이에 무성영화는 자취를 감출 정도로 단번에 발성영화시대로 전환하였다. 이처럼 급격한 전환은 배우나 감독 및 기술자를 한때 당혹하게 하였지만, 발성을 위한 새로운 표현 방법은 자연히 터득되어 갔다. 등장인물의 대사가 자막에 비치지 않고 배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것은 당장 자연스런 화법에 의해 표현되었고, 음악과 효과음까지 따르게 됨으로써 종래의 영상주의·몽타주주의는 부득이 수정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영화는 연극적이 되었고, 나아가 연극 이상으로 자연묘사적이 되었다. 발성영화시대의 중요한 변화는 각국의 언어의 차이와 더불어 영화가 국정(國情)을 반영하게 되어 각국의 영화에서 그 국민성이나 사회적 상황을 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스턴버그의 《모로코(1930)》, K.비더의 《남풍(1933)》 등과 더불어 갱영화·뮤지컬·서부극 등의 장르에서 역작이 나왔고, F.캐프라·J.포드·W.와일러·G.큐커 등 많은 감독이 활동하였는데, 특히 이 시기에 감독이나 배우가 유럽으로부터 많이 모여들어 할리우드는 국제영화도시의 양상을 띠었다. 또 영화의 색채화는 이 시기부터 실용단계에 들어가 W.디즈니의 만화영화 《숲의 아침(1932)》 등 단편에서 먼저 채용하기 시작하여 R.매물리언의 《허영의 시장(1935)》 이래 극영화에도 점차 채용되었다. 그러나 3원색 3개의 네거티브필름을 동시에 촬영하는 테크니컬러 방식에는 기술이나 능률상으로 한계가 있어서 보급은 미국영화의 일부에 머물렀다. 그 뒤 이스트먼코닥사(社)가 하나의 컬러네거티브필름으로 촬영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데크니컬러를 대신하여 급속히 보급되어, 1950년대부터 세계의 영화는 컬러화가 진전되었다. 프랑스에서는 R.클레르가 《파리의 지붕 밑(1930)》 《자유를 우리에게(1931)》 등에서 발성 기법을 재빨리 터득하여 여유 있게 인간풍자를 하였고, J.르누아르는 《위대한 환영(幻影, 1937)》 《게임의 규칙(1939)》 등에서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J.페데는 《미모자관(館, 1934)》 《여인들만의 도시(1935)》 등에서 인간 희극을 표현하였으며, J.뒤비비에는 《홍당무(1932)》 《우리들의 친구(1936)》 《무도회의 수첩(1937)》 등으로 염세주의적인 인생관을 전개하였다. 독일의 경우에는 G.W.파프스트의 《서푼짜리 오폐라(1931)》, E.샤렐의 《회의는 춤춘다(1931)》 등의 음악영화가 개척되었고, 또 스턴버그의 《슬픈 천사(1930)》나 L.자간의 《제복의 처녀<1931)》 등으로 냉철한 인간관찰을 제시하였다. 또한 스포츠에 관한 기록으로서는 L.리펜슈탈의 《민족의 제전(1938)》 《미(美)의 제전(1938)》이 특기할 만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W.포르스트가 《미완성교향악(1933)》 《황혼의 빈(1934)》 등에서 낭만을 노래하였다. 영국·이탈리아·소련 등의 영화는 각각의 국정을 잘 반영함으로써 국제적으로는 어떻든 국민대중에게는 친근한 오락으로서 침투하였다. 또 이 시기의 기록영화는 영국에서 크게 발전하였다. J.그리어슨은 스스로 《유망선(流網船, 1929)》을 감독한 뒤 정부기관의 영화제작부에서 많은 작가를 길러냈으며, 기록영화에 다큐멘터리필름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붙이고 이것을 명쾌하게 이론화하였다. 제2차세게대전이 일어나자 각국의 영화계는 혼란에 빠졌다. 나치스 독일의 영화는 자연히 군국색(軍國色)을 강화하였고, 프랑스에서는 많은 감독이 국외로 도피하여 미국 등에서 제작을 계속하는 사람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전시의 국정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늘어나는 한편, 영국 출신의 A.히치콕으로 대표되는 스릴러영화나 서스펜스영화는 대중의 불안한 심정을 반영하였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일반적으로 전시 중 영화는 피폐하였다고 할 수 있지만, 나라에 따라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곳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제2차세계대전 말기부터 일어난 네오레알리스모는 패전 후의 인간 심리를 날카롭게 묘사해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R.로셀리니의 《무방비도시(1945)》, 비토리오 데 시카의 《자전거도둑(1948)》, L.비스콘티의 《흔들리는 대지(1948)》 등은 비참한 이탈리아의 현실에 눈을 돌린 작품으로 한결같이 무겁고 황폐한 시대적 양상과 인간의 심각한 대결을 그렸다. 많은 작가가 서로 의논이라도 한듯이 똑같은 각도에서 현실을 보았던 것이 네오레알리스모의 특색인데 나중에 조국의 부흥이 진척됨에 따라 제재(題材)가 다양화하여 지방색이 풍부해졌고, 또 작가들도 개성적인 방향으로 분산되어 갔다. 전쟁 후의 부흥기가 지나가자 이탈리아 영화는 전쟁 중이나 전쟁 후의 황폐한 현실에서 평화로운 사회에 배경을 두게 되었고, 그런 가운데서 현실사회보다도 이와 대결하는 인간의 내면을 문제삼은 작가가 나타났다. F.펠리니의 《길(1954)》 《달콤한 인생(1960)》, M. 안토니오니의 《정사(淸事, 1959)》 《태앙은 외로워(1961)》등의 내면적 사실주의 작품들은 네오레알리스모의 정신을 이어받았으며, F.로지의 《시칠리아의 검은 안개(1962)》 등 사회극도 또한 같은 정신을 계승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는 제2차세계대전 중의 양상을 그린 R.클레망의 《철로의 싸움(1945)》 등 레지스탕스영화가 외길을 지키고 있었는데, 전쟁 후에는 클레망의 《금지된 장난(1952)》, A.카이야트의 《재판은 끝나다(1950)》, M.카르네의 《탄식의 테레즈(1953)》 등 다양한 작가에 의한 다양한 작품의 시대를 맞이하였고, 이윽고 1958년 무렵부터 누벨바그의 신시대로 들어갔다. 젊은 작가들이 앙티로망이나 앙티테아트르에 호응하는 형태로, 재래의 틀에 박힌 영화를 부정하고, 자유롭고 새로운 양식의 영화에 발을 내디뎠는데, F.트뤼포의 《어른들은 몰라요(1959)》, J.L.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1959)》, C.샤브롤의 《종형제끼리(1958)》 등이 그 대표적 작품들이다. 이 누벨바그 출현의 의의는 크며, 다른 많은 나라들에 같은 현상을 파급시켰다. 이보다 전에 폴란드에서는 비참한 전쟁체험에서 인간의 존엄을 다시 보는 작품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였다. W.야크보우스카의 《아우슈비츠의 여죄수(1948)》를 시발점으로 Y.카발렐로비치의 《그림자(1956)》, A.와이다의 《지하수도(1957)》 《재와 다이아몬드(1958)》 등이 잇따라 만들어져, 이른바 폴란드파로서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전쟁 이후의 스웨덴에서는 《산딸기(1957)》 등의 좋은 작품을 발표한 I.베리만의 활동이 눈에 띄며, 영국에서는 D.린의 《밀회(1945)》, C.리드의 《제3의 사나이(1949)》 등의 걸작이 나왔다. 또 일본에서는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의 《라쇼몬〔羅生門, 1950〕》, 미조구치 겐지〔溝口健二〕의 《사이카쿠일대녀〔西鶴一代女, 1952〕》 등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제2차세계대전 후의 미국영와는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타격을 받았으며, 할리우드는 그 흐름을 되돌리기 위하여 대작주의로 임하였다. 《백주의 결투(1947)》나 《지상 최대의 쇼(1952)》 등이 그러한 작품이었고, 또 텔레비전을 능가할 방책으로 대형영화기술을 받아들였다. 1952년에 시네라마가 공개되었고, 이어서 《성의(聖衣, 1953)》로 시작된 시네마스고프, 《화이트크리스마스(1954)》 등에 의한 비스타비전, 《오클라호마!(1955)》부터 채용된 70㎜영화 등의 대형영화가 개발되었다. 이러한 대형화면의 기술은 입체음향의 채용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미국영화 전통의 호화대작주의를 더욱 위력적으로 만들어, 잃어가던 대중을 영화관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작품 내용에서 보면, 할리우드는 또 다른 혁신이 필요하였다. 시대와 더불어 사회풍속이나 대중의 의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는데 종래의 할리우드 영화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을 깨닫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영화제작계의 자주적 검열기관인 영화윤리위원회에게는 전쟁 전부터 계속되어 오던 윤리기준의 수정이 절실해졌고, 제작진에도 새로운 인재의 투입이 요구되었다. 연극계와 텔레비전계로부터 각본작가·연출자가 영화로 진출하여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또 뉴욕 등 할리우드 이외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이른바 뉴욕파나 오프할리우드파의 대두였다. 또한 영국에서도 신인의 등장이 주목을 받았다. J.J.오즈번의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의 상연(1956)이 연극계에 혁신을 가져왔고, 이것이 영화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중산계급 또는 보다 더 가난한 계급을 그린다는 점에서 그때까지의 영국영화의 틀을 깨고, 그런 사람들의 행복보다는 오히려 불행이나 비참을 직시한 점에서 신인의 등장은 역시 새로운 사실(寫實)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영국의 새로운 물결은 기록영화와도 관련이 있었다. 즉, 전쟁 전의 흐름을 잇는, 전쟁 후의 기록영화의 재흥은 프리시네마라고 불렸는데, 그 일파에서 극영화로 전환한 T.리처드슨·L.앤더슨 등이 새로운 물결의 중핵이 되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같은 무렵 시네마 베리테라고 불리는 기록영화의 새로운 호름이 시작되었다. 인류학자 J.루쉬가 개척한 방법은 동시녹음과 인터뷰 형식의 채용으로 인간을 내면에서 파악하려는 것이었다. 극영화나 기록영화부문도 1950년대에서 60년대에 걸쳐서는 각국에 새로운 물결이 일어난 커다란 혁신기였다. 영화의 이론적 추구도 시대와 더불어 양상이 바뀌었다. 발성 영화의 전개에 대응하여 A.바잔 등이 몽타주보다 응시하는 화상(畵像)에 중점을 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며, S.크라카우어 등이 영화를 사회학적으로 파악하려 한 것도 흥미 깊다. 그 뒤에도 또한 언어학·기호학 등의 원용(援用)이 영화의 본질을 해명하는 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냈고, C.메츠·E.수리오 등은 영상의 기능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연구를 하였으며, 본질론의 진전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상(現狀)과 앞날> 1960년대 후반 미국영화에 또 하나의 혁신이 일어났다. 흔히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이후> 등으로 말해지듯이, 67년 이 A.펜의 작품이 나온 무렵부터 새로운 작가들이 앞을 다투어 등장하고, 내용상으로도 신선한 작품이 발표되었다. 젊은이의 본능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행동적인 일상이 그려졌으며, 여기에다 오컬트(occult)영화, 공포(panic)영화 등의 장르가 유행하였고, 공상과학영화가 활발해졌다. S.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1977)》 《E.T.(1982)》 등은 그런 일면을 잘 말해주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트뤼포·레네 등의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누벨바그로부터 변질되어 오히려 밋밋해졌다고 할 수 있는데, 반대로 이탈리아에서는 펠리니·안토니오니의 뒤를 이어 P.P.파솔리니·E.올미·B.베르톨루치 등에 의해서 새롭게 중후하고 첨예한 작품이 발표되었다. 동유럽 여러 나라 가운데서는 폴란드에 이어 체코슬로바키아·유고슬라비아·헝가리 등이 1960년대 후반부터 신인의 시대로 들어갔으나 정정불안(政情不安)으로 국외로 나가 활동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폴란드의 R.폴란스키·E.스콜리모프스키, 체코슬로바키아의 M.포만, 유고슬라비아의 D.마카베에프 등은 국제파로 불린다. 또 <해빙>의 한 시대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소련에서도 A.타르코프스키나 미할코프형제 등에 의해 신선한 작품이 나왔다. 독일에서는 파스빈더·헤르초크가 인정을 받았고, 스위스의 C.고레타·A.타네르·D.슈미트, 그리스의 T.안겔로프로스, 에스파냐의 C.사울라 등이 유럽의 새로운 작가지도를 만들었다. 또한 현대 세계 영화의 특색은 주목 받는 영화국이 급속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유럽·미국에 못지 않게 다른 지역에서도 우수한 영화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세네갈·튀니지·이집트·알제리 등에서, 아시아의 인도를 비롯한 필리핀·중국 등에서, 또 중·남 아메리카나 오세아니아의 여러 나라에서도 영화가 활발하게 만들어져, 각기 그 민족성·국민성을 배경으로 독특한 개성을 겨루고 있다. 세계의 영화는 점점 더 국제적인 교류가 늘어나는 시기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업으로서의 영화] 영화는 창작하고 감상한다는 기본적 형태로서는 다른 예술과 다르지 않지만, 대규모의 장치와 정밀한 기계의 조작이 필요한 점이나 여러 전문분야를 담당하는 예술가와 기술자가 협력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예술과는 크게 다르다. 특히 일반적인 영화가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 제작되고, 그 회수를 위하여 다수의 관객을 대상으로 하여 상영된다는 점에서 하나의 산업형태를 이루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움직이는 사진으로서 진기해 하던 당초부터 영화는 대중의 관심을 모았고, 같은 작품이 많은 프린트로 복사되어 각지의 극장에서 되풀이 상영됨으로써 곧 큰 흥행의 대상물로, 또 유리한 오락산업으로 발전하였다. 물론 그 때문에 선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 사업은 크게 나누어 제작·배급·흥행의 3가지가 있다. 이것을 일반상품과 비교하면 제조업·도매업·소매업에 해당한다. <제작> 영화제작은 제재를 택하여 시나리오를 만들고, 제작진이나 출연자의 배역을 편성하고, 필요한 준비를 한 뒤 로케이션을 하거나 세트에서 촬영하고, 그 필름을 의도한 전개나 표현에 따라 잇고, 음을 녹음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마무리하는 전과정을 말한다. 자금이나 기술자를 모아 설비·기재를 사용하여 영화를 제작하는 일은 프로덕션이나 영화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미국같은 나라에서는 대규모의 제작회사(메이저)가 대형 촬영소, 많은 설비, 충분한 기술인력을 동원하여 영화를 양산(量産)한다. 이에 대하여 촬영소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필요한 스태프를 그 기간만 모아서 제작하는 조직을 독립 프로덕션이라고 한다. 프랑스를 비롯하여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이 방식을 택하는데, 근래에는 미국에서도 독립 프로덕션에 의한 작품이 증가하고 있다. 다수의 영화를 계속적으로 제작하는 경우에는 메이저 쪽이 스태프의 기술자나 노동자를 꾸준히 회전시킨다는 점에서 자금효율이 좋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하나씩 다른 작품을 만든다는 입장에서 보면, 개개의 기획에 어울리는 진용(陣容)을 그때마다 편성하는 독립 프로덕션 쪽이 오히려 내용을 살리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메이저로서는 양산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한 배우의 인기를 높여 그 배우가 주연한 영화를 되풀이해서 만드는 스타시스템이나, 같은 기획 아래 연작(連作)하는 시리즈 제작 등의 방법을 취하게 되므로, 과감한 기획으로 인한 모험이 곤란해진다는 사정도 있다. 영화는 말하자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서, 예술적 내지는 오락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만든다는 것과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2가지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내용상의 책임을 져야 할 입장에 있는 것은 감독이지만 경제적 책임을 지는 것은 제작자이기 때문에, 양자의 원활한 조정이 성공의 열쇠가 된다. 기획의 선택, 투자해야 할 제작비의 책정, 스태프나 출연자의 편성 등은 제작자의 중요한 일이다. <배급> 영화를 제작자로부터 제공받아 흥행자에게 제공하는, 다시 말해서 제작자와 흥행자의 중개를 하는 일을 배급이라 한다. 배급을 사업으로서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계약하는 극장을 계열화하여 각 프린트가 허비됨이 없이 극장에서 극장으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당연히 프린트는 대도시의 대극장에서 지방의 소극장으로 순차적으로 흘러간다. 흥행자와의 계약에서는, 극장에서 올린 흥행수입 가운데 일정한 비율을 배급요금으로서 징수하는 것을 비율계약이라고 하며, 대도시의 상위 대극장에서는 이 방식을 취하는 수가 많다. 한편 하위 소극장에서는 플랫이라 하여 흥행수입에 관계 없이 일정금액을 배급요금으로 징수하는 정액제를 택하는 일이 많다. 배급회사에서는 거둔 배급수입 중에서 이미 투자한 그 영화를 위한 선전비·프린트비·배급수수료 등을 빼고, 계약에 따라 제작자에게 환원한다. 배급사업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극장과 계약하고, 이를 계열화하여 다수의 프린트가 효율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극장망을 편성하며, 동시에 그 극장망에 흥행이 끊이지 않도록 작품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하여 한 주일마다 또는 흥행이 되는 것마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모든 프로그램을 짠다>고 하며 규모가 큰 배급회사에서는 이것을 실행하고 있다. 대규모의 영화사는 배급업뿐만 아니라 제작업도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회사가 제작하는 영화만으로는 부족할 경우, 독립 프로덕션의 작품을 받아들여 모든 프로그램을 편성하게 된다. 선전은 제작단계에서도 흥행자가 하지만, 배급선전이 가장 중요하므로, 이 단계에서 많은 선전비가 쓰인다. 선전은 거기에 드는 금액도 문제이지만 작품 내용에 따른 선전의 질도 문제가 되며, 신문 광고, 포스터디자인, 텔레비전 광고 등의 광고매체의 사용법도 포함하여 고도로 전문적이며 미묘한 측면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흥행> 요금을 받고 보여주는 구경거리는 모두 흥행이라고 하는데, 영화는 시작 때부터 흥행의 형태를 취하였다. 다른 많은 흥행이 1회마다 연기할 필요가 있는 데 반해, 영화는 영사(映寫)라는 기계적 작업의 되풀이에 의하여 흥행이 가능하여, 그 효율에 의해서 유리한 흥행물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연극이나 쇼 등 다른 흥행을 겸하던 극장도 곧 영화상영을 주목적으로 하는 극장으로 바뀌어 영화상설관이 늘어나게 되었다. 영화관은 그 크기나 입지조건, 나아가서는 상영하는 영화의 새로움 등에 의해서 자연히 격이 갖추어진다. 새로운 영화가 최초로 상영되는 개봉관, 또는 일반의 개봉에 앞서서 상영되는 독점 상영 극장 등은 비싼 입장요금을 받을 수가 있다. 개봉 때부터 시일이 흘러갈수록 입장요금은 낮아지고, 상영되는 극장도 지방의 하위 소극장으로 옮겨가므로, 배급수입은 감소한다. 그러나 개봉 후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작품의 평가가 높은 경우 새로운 가치를 띠고 명화극장급의 극장에 등장하는 일도 있다. 배급회사가 편성하는 극장망에 들어간 극장에서는, 그 계통의 영화가 배급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상영하게 되는데, 복수의 배급회사로부터 필름을 제공받는 혼영(混映) 극장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또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명화극장과 같은 독립 극장도 있다. 근래에는 미국·유럽 및 일본 등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넓은 관객층의 선택에 부응하기 위하여 몇 개의 극장을 한 건물에 담은 복합극장(시네마콤플렉스)이 늘어나고 있으며, 종래의 변화가·흥행가를 대신하는 새로운 집약흥행장으로서 발전하고 있다. <수출입> 오늘날 영화를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는 나라로는 미국·인도·프랑스·이탈리아·영국·러시아·일본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미국·인도·일본은 자국의 영화가 국내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는 수입영화 쪽이 많다. 그러므로 세계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나라가 활발한 영화국의 영화를 수입하여 상영하고 있다. 미국은 제1차세계대전 이후 양산체제를 갖추어 세계에 수출하게 되었다. 또 세계 각국에서 스타와 감독을 모집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재를 구해서 대중성이 강한 영화를 대량으로 제작하여, 각국의 영화시장에 진출하였다. 일반적으로 문화의 전파에 따라 선진국의 영화가 다른 나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제2차세계대전 후 영화제 등으로 국제교류가 활발해지고, 우수한 영화국이나 영화작가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됨으로써 예술영화의 출현·소개의 길이 열렸지만, 언어나 풍속의 차이로 상업적으로 흐르고 있다. [문화로서의 영화] 회화·조각·문학·음악·연극·무용 등 영화가 탄생하기 이전에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던 예술은, 그 대부분이 개인의 제작(制作)에 의한 형태로 나타났다. 설령 집단에 의한 제작이라 하더라도 그것에 이르는 작업은 인간적인 작업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전혀 다르다. 카메라·필름·촬영·현상·편집·녹음 등 과학기술적인 기재나 자재를 사용하지 않으면 영화를 만들 수가 없다. 따라서 처음에는 이러한 과학기술적인 수단이 불가결한 영화는 예술로서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생각이 강하였다. 사실 1910년대까지는 독일의 미학자(美學者) H.랑게가 논하고 있듯이, 예술적 표현의 여지는 없다고 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설령 R.카누도처럼 영화를 새로운 예술로서 인정한다 하더라도, 현재는 유치하지만 장래에는 위대한 예술이 될 것이라 하여, 미래의 가능성을 기대한다는 식의 인정이었다. 확실히 초기의 영화는 유치하였고, 움직이는 사진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진기함은 큰 매력이 되어 대중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대중이 움직이는 사진의 진기함에 싫증을 내기 전에 영화는 더욱 재미있는 것을 보여준다는 식으로 성장해 갔다. 움직이는 것을 그대로 기록하고 재현하는 힘을 이용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즐겁게 보여 주는 방법으로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다. 또 작가들은 영화의 표현은 무한한 풍부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여러 가지 영화를 만들어 나갔다. 영화는 무엇보다도 <기록>이었다. 움직이는 것을 재현해 보일 뿐만 아니라 미지의 세계를 비쳐 보인다는 점에서 영화는 위력을 발휘하였다. 지구상의 모든 사상(事象)이 촬영의 대상이 되어, 관객을 탐험의 길로 이끌었다. 또 그곳이 에베레스트 정상이든, 아프리카의 오지이든, 홍해의 바다 밑이든, 남극대륙이든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있는 곳은 모두 재현할 수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멀리 지구 밖의 정경을 망원렌즈로 촬영할 수 있고, 현미경 아래의 극미의 세계를 스크린 위에 확대해서 보여 줄 수도 있다. 때로는 수시간이나 걸리는 천체의 움직임을 기껏 10여 초로 단축해서 보여 줄 수도 있고, 화약의 폭발과 같은 일순간의 일을 완만한 움직임으로 늘려서 보여 줄 수도 있다. 영화의 기록 재현기능은 과학영화의 분야에서 크게 발휘되었다. 또 사회에서 일어난 일을 영화로써 잡고, 그 수용방식을 통하여 그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견해나 해석을 표명할 수가 있었다. 그러한 기록의 작용을 이용하여 영화를 <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일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생물의 생태를 관찰하거나 과학적인 현상을 인식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것들을 알기 쉽도록 설명해 보이는 영화가 교재로 쓰이며 사회현상의 인식에 관한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교육영화는 더욱 발전하여 학교교육의 모든 교과에 미쳤으며, 또 사회교육상으로도 많은 영화가 제작되어 이용되었다. 영화는 또 <선전>의 유력한 매체이기도 하다. 극장이나 텔레비전을 통한 대량의 상업광고는 그러한 사실을 말해 주지만, 단지 상업상의 선전에 그치지 않고 정부에 의해서 공공 홍보에도 사용되며, 전쟁시에는 사상선전이나 국가의 선전에도 이용된다. 기록·교육·선전이라는 기능은 영화 전체로 보면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오락영화에도 작용하고 있다. 단순한 오락으로서 본 영화일지라도 어떤 지식을 전해 주기도 하고 인간이나 사회에 대한 각별한 인식이나 판단을 주는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영화의 큰 작용이 있는 것이다. <오락>으로서의 영화를 보면, 실로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그 제재·주제·표현방법도 풍부한 변화가 있어 관객대중에게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 또 영화는 <예술>이기도 하여 인생에 대한 깊은 진실을 감동적으로 말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예로부터 명작·걸작으로 불리는 수많은 작품이 있었다. 다만 영화는 오락이나 예술이면서도 동시에 산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제작자로서는 양자를 다 겸한다는 것이 어려운 문제가 된다. 영화는 사회에 영향을 주고, 사회는 또 영화에 영향을 끼친다. 이 영화와 <사회성>이라는 상호 관련은 다른 예술이나 오락의 문화현상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영화는 영상에 의한 표현이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호소를 하므로, 다른 예술·문화보다도 사회적 영향이 문제가 되기 쉽다. 그러므로 일찍부터 검열의 대상이 되어 왔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의 질서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영화의 표현 내용에 간섭한다. 국가를 단위로 하여 정부가 실시하는 국가검열제도가 있는 나라가 많은데, 그 중에는 자치단체의 행정에 맡기고 있는 미국과 같은 나라도 있다. 한국에서는 공연윤리위원회가 무대 공연물의 심의와 함께 영화의 심의를 맡아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영화계의 자주적인 규제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국가검열이 자칫하면 사상통제나 표현구속으로 치닫기 쉬운 과거의 경험에서 보면, 그것을 방지한다는 의미에서도 공연윤리위원회와 같은 기관의 자주적 규제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한편으로 작가에게는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가 있으므로, 이것을 제한하는 이상에는 사회의 질서나 여론의 판단을 어떻게 책정하는가의 문제가 있어서 종종 마찰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규제는 시대나 국정(國情)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지만, 시대와 더불어 사회통념이 변화하여 역사적으로 보면 규제는 점차 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성(性)과 폭력의 표현이 점점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작품에 따라서는 재판사건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풍속에 미치는 영화의 영향은 성이나 폭력에 한하지 않는다. 하나의 영화가 크게 성공함으로써 그 주인공의 복장이나 몸짓이 유행을 불러일으키는 예가 있는가 하면, 한 영화가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폭동을 불러일으킨 예도 있다. 또 좋은 영화가 그 감동으로 대중을 감화시킨 경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국제적인 영화의 교류는 영화의 수출입이나 각종 영화제 등으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영화에 의해서 대중에게 심어진 지식이나 판단도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미지의 나라나 사람들에 관하여 영화로부터 어느새 풍부한 인식을 품고 있어서, 이를테면 파리의 길모퉁이에서부터 아프리카의 오지까지 웬지 알고 있는 듯한 인상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들은 거의 영화나 텔레비전의 영상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다. 한국인이 어느 사이엔가 구미식의 악수를 하거나 데이트를 하게 된 것도 똑같은 영향일 것이다. 그리하여 영화는 그 뒤에 보급된 텔레비전과 더불어 지식이나 풍속에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서는 사고방식에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역사는 겨우 90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기술적으로도 발상화·색채화·대형화 등 시시각각으로 혁신이 일어나 산업으로서도, 오락이나 예술로서도 눈부시게 발전하여 널리 대중의 마음에 침투해 왔다. 최근에 와서는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오락의 중심이 영화로부터 텔레비전으로 옮겨졌다고 할 수 있지만, 이에 대응하여 영화는 또 새로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 내용면으로는 무술영화, 오컬트 영화, 공포영화, 공상과학영화, 포르노 영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유행이 나타내고 있는 바와 같이 더욱더 자극적 표현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의식세계를 파악하려는 시도도 있어서, 영화는 보다 넓고 보다 깊은 작용을 하는 문화현상이 되고 있다. 또 영화의 형태는 비디오테이프·레이저디스크 등의 기술과 결부되어 작품을 개인이 소유하고 개인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기재의 간이화에 의해서 개인 제작도 가능해짐으로써 사적(私的) 영화의 세계가 넓어졌다. 한편, 고전적인 작품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조직적인 작업은 필름라이브러리(필름아카이브라고도 한다)의 설치 등에 의하여 구미에서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나, 한국에서는 뒤늦게 1974년에 재단법인 한국필름보관소가 설립되어 국내외의 영화·영상자료를 계속 수집해오고 있으며 비디오·레이저디스크·고품위텔레비전·홀로그래피 등 최근의 화상 복사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의 영화] 한국 극영화의 효시는 윤백남(尹白南)의 《월하의 맹서(1923)》이지만, 나운규(羅雲奎)의 《아리랑(1926)》 《들쥐(1927)》 같은 작품이 한국무성영화의 정점을 이루었다. 그 뒤 한국 최초의 발성영화인 이용우(李用雨)의 《춘향전(1935)》을 시작으로 최인규(崔寅奎)의 《자유만세(1946)》, 이강천(李康天)의 《피아골(1955)》, 신상옥(申相玉)의 《사랑방손님과 어머니(1961)》, 이만희(李晩熙)가 감독한 《흑맥(1965)》, 이장호(李長鎬)의 《별들의 고향(1974)》, 배용균(裵容均)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 박종원(朴鐘元)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으로 이어졌다. 특히 신상옥은 북한영화 《소금》을 감독하기도 하였다. <이태주>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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