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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연극 (한메)
그리스연극 -演劇 고대 그리스의 연극. 그 중 고려할 것은, 비극·희극·사티로스극·미모스극의 4종이다. 서양연극사의 원류(源流)로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비극과 희극이며, 비극에서는 아이스킬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의 희곡이 현존하고, 고(古)희극에서는 아리스토파네스, 신(新)희극에서는 메난드로스의 것이 현존한다. 모두가 다 아티카지방의 도시국가인 아테네의 시인이며, 비극·희극은 아티카비극·아티카희극이라고 한다. 연극은 문화의 근원적 형태의 하나이며, 특히 농경지대에서는 세계 각지에 의례(儀禮)와 불가분인 예능(藝能)이 생기고 있다. 각종 그리스연극의 기원에 대해서는 주신 디오니소스 숭배와의 상관성도 논의되어진다. 그러나 비극·희극이라는 고도의 연극은 아테네에서만 성립된 것이며, 참주시대(僭主時代)의 통치자 페이시스트라토스가 지방의 주신제례(酒神祭禮)를 국가행사로 하면서 그 실질적(實質的)인 내용을 비극경연(悲劇競演)으로 정한 것이 모체(母體)가 된다. 매년 3월 중순에 시행하는 <대(大)디오니시아제>에서 최초의 우승자인 테스피스가 비극의 시조(始祖)로 되어 있다. 그뒤 아테네에서는 참주제가 폐지되고, 민주제하에 BC490년 대(對)페르시아전쟁이 시작되었다. 긴장이 한창인 BC487년에는 희극경연도 대제(大祭)에 포함시켜 양연극은 시대의 정세를 날카롭게 반영하면서 아테네의 성쇠(盛衰)와 운명를 함께 하였다. [극장] 그리스극은 한낮에 노천에서 행하는 연극이었다. 현존하는 석조(石造)의 극장은 후대의 유구(遺構)이며, 아테네의 디오니소스극장의 번성시의 모습은 추정에 의존할 도리밖에 없다. 극장의 3대 요소는 오르케스트라와 테아트론과 스케네인데 오르케스트라(orchestra)란 <무도(舞蹈)의 장>을 의미하며 아테네의 디오니소스극장에는 지름 약 20m의 정원형(正圓形)의 것이 있었다 한다. 여기서는 주로 극의 합창대가 활동하기도 하며 또 극 이외에도 디티람보스(dithyrambos)라고 하는 합창대의 경연이 행하여졌다. 합창대의 인원수는 비극 12명(소포클레스가 15명으로 고침), 사티로스극도 12명, 희극 24명으로, 모두가 방형(方形)의 대열(디티람보스 합창대가 원형으로 늘어서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름)을 짰다. 테아트론(theatron)은 영어 theatre(연극·극장)의 어원이 되는데, 본래는 <관객석>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수용력은 국가행사에 알맞는 규모로 요청되었을 것이고, 아크로폴리스의 산허리에, 오르케스트라를 중심으로 해서 아래쪽에 부채꼴로 올라가는 급사면을 사용해서 나무로 된 객석을 설치하였다. 후에 개조하여 BC 330년경에 완성된 석조의 디오니소스극장에는 1만 4000명에서 1만 70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스케네(skene)란 평지붕으로 된 나무로 짠 분장실(扮裝室)이며, 오르케스트라를 끼고 부채꼴의 관객석을 마주보는 위치에 있었다. 합창대는 스케네 양쪽으로 뻗은 파로도스(parodos;通路)를 사용했으며, 배우는 이것과 스케네의 출입문을 이용해서 오르케스트라에 등장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당시에는 합창대와 배우가 같은 높이의 무대에서 연극을 하였으며 배우를 위한 무대가 한층 높게 되는 것은 뒷날의 일이다. 관객석을 향한 스케네 앞면은 프로스케 니온(proskenion)이라고 하여, 때로는 연극 장면 중의 광경을 나타내는 그림도 설치하였던 것 같다. 오늘날 장면을 나타내는 신(scene)이란 말도 여기서 유래한다. 아테네의 연극은 후에 각지로 파급되어 헬레니즘시대에는 크고 작은 여러 도시에 석조극장이 서게 되었으며 아테네극장의 기본구조는 로마에도 계승되었다. [합창대와 배우] 결속이 굳은 공동체에서는 승전 때거나 혼례(婚禮)와 장의(葬儀) 기타 제례에 합창대가 쉽게 조직되었다. 그 후예(後裔)로 추정되는 코로스(choros;합창대)를 인솔한 테스피스는 스스로 제1의 배우(protagonist)가 되었다고 한다. 전성기의 비극에서는 아티카의 10부족이 각기 정예(精銳)를 뽑아서 합창대를 만들고 경연대회에 대비해서 미리부터 엄격한 훈련을 쌓았다. 테스피스에 이어서 아이스킬로스가 제2배우(deuteragonist), 소포클레스가 제3배우(tritagonist)로 추가되었는데, 그 이상의 배우는 필요치 않았다. 즉, 극중인물이 몇 사람이 등장하더라도 모든 역을 3명의 배우로 소화시켰으며, 또 한 장면에 발언할 수 있는 인물도 3명만으로 제한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까다로운 제약으로 도리어 시인들은 응축도(凝縮度) 높은 극을 창조할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배우의 선출방법은 명확하지 않지만 BC5세기 말에는 다소나마 배우의 전문적 직업화가 진행되었던 듯하다. 합창대원 및 배우는 모두 남성들이었으며, 가면을 쓰고 등장하였다. [가면과 의상] 그리스 비극은 최후까지 가면극에서 탈피하지 않았다. 이것은 대극장에서도 그 모습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가면의 기능에 의하기 때문이었겠지만, 주신 디오니소스의 제사(祭祀)라는 종교적 특질에 기인된 것이기도 하다. 가면의 소재는 나무·코르크·헝겊 등이었기 때문에 현존하는 것은 없으나, 그 실제는 항아리그림〔壺畵〕에서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 시대는 조각이 발달했기 때문에 조각에서 보여지는 청결하고 날카로운 양식이 가면에도 반영되어 있다. 다만 연극에서 사용되는 가면이므로, 그 입은 반드시 반쯤 열려 있다. 비극에서 배우가 키를 크게 보이기 위한 부자연스러운 높은 구두 코토르노스(kothornos)나, 앞이마를 높게 꾸민 온코스(onkos)가 달린 기괴한 가면은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고(古)희극에서는 배우와 합창대원은 몸에 달라붙는 살색 속옷을 입고 배나 엉덩이는 패드를 넣어서 불룩하게 만들고, 남성이라면 큰 양근(陽根)을 붙였다. 신(新)희극이 되면서 지나친 과장은 배제되고 일상적인 것을 반영하는 시정극이 성립되었다. [그리스 비극] 비극 트라고이디아(tragoidia)의 본뜻은 <염소의 노래>인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했었던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사티로스극과 함께 최초부터 주신 디오니소스와 깊은 관계에 있었던 것은 확실한 듯하다. 그러나 이 연극형식에 정신을 부여한 것온 아테네의 시인들이며, 비극의 참 창시자는 아이스킬로스였다. 비극시인은 단지 하루의 상연을 목표로, 비극 3작품과 사티로스 1작품을 매년 당국에 제출하였다. 전형(銓衡) 결과 3명의 시인이 뽑히고, 이 3명에게는 각각 합창대가 주어져서 4부작(비극으로서는 3부작)의 극이 상연되었다. 상연비용은 각 시인마다 유력한 부호가 일체를 부담하고, 시인은 작곡까지도 포함해서 연출 전반을 담당하였다. 매년 단 한 번 3일간의 비극상연을 위해 아테네는 엄청난 힘과 정력을 쏟았던 것이다. 3일에 걸친 경연 후 심판관이 등급을 매겨 우승자를 가려내었다. 그런데, 비극시인의 시각에는 서사시인 호메로스가 노래한 새로운 인간상(人間像)이 있었다. 즉, 아킬레스 등 영웅들의 모습으로서, 영웅들은 자기 책임하에 결단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고도의 질을 갖춘 빛나는 인격체로 그리스문화가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신화·전설 등은 일체를 이미 완료시킨 사실로서 이야기하고, 어떤 파란(波瀾)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같이 서사시적 세계의 영웅물은 바로 비극시인이 소생시킨 것이다. 그리스비극의 기본구조는 모든 행위가 합창대의 주시하(注視下)에 전개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항상 현재의 입장에서 사물을 판단해 가는 합창대의 면전에 일단 극의 등장인물로서 불려나오면, 그때까지 조용히 잠자고 있던 영웅들은 각각 불현듯 미래와의 긴장 속에 사는 격한 모습으로 변신하여, 후세의 연극사를 촉발(觸發)시킨 극적 존재를 탄생시켰다. BC406년에 에우리피데스·소포클레스가 잇따라 사망하고 비극은 실질적으로 종말을 고하는데, 이때 도시국가 아테네도 이미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뒤의 상연은 구작을 재연하거나 신작도 많아 헬레니즘시대에도 각지에서 성행했으나, 남아 있는 희곡은 결국 위에 든 3대 시인들의 작품뿐이다. [그리스희극] 희극 코모이디아(komoidia)의 본뜻은 명확하지 않고, 그 발전의 계보(系譜)도 분명하지 않다. BC 487년 아테네 국가행사에서 희극상연은 3일간의 비극상연에 이어지는 하루였으며 각기 1작품씩을 가지고 5명이 경연하였다. 희극에서는 시대와 그 내용에 따라 고희극과 신희극으로 구별을 한다. 고희극으로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 11편이 남아 있는데 이것은 BC425년에서 BC 388년 사이의 것이다. 이 시기에 스파르타를 상대로 펠로폰네소스전쟁을 치르고 있던 아테네는 패색이 짙어가고 있었다. 그런 추세 속에서 아리스토파네스는 적극적으로 아테네의 전쟁정책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였다. 고회극에서는 극중 인물이 서로 대립되는 주장으로 말다툼하는 아곤(agon)이란 부분과, 줄거리에 관계없이 합창대가 작자의 주장을 관객에 향해서 직접 호소하는 파라바시스(parabasis)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는 이러한 구조를 이용하여 자기의 주장을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특유한 구조로 되었기 때문에, 고희극은 시대에 밀착해서 정치색을 짙게 띠게 되었다. 과도기의 희극작품은 전해지는 것이 없으나 신희극은 최근에 메난드로스의 단편이 발견되었다. 발견 이전에도, 로마의 번안극(飜案劇)을 통하여 그의 작품은 상당히 알려지고 있었다. 그 대부분은 비슷비슷한 내용의 연애담이며, 여기에 고안된 희극적 상황은 그 뒤로도 오래 계승되어, 서양에서의 희극사를 풍요롭게 하는 소재가 되었다. 그러나 합창대는 정치적 의의를 잃고, 극과 관계없는 막간음악(幕間音樂)의 담당자로 전락하였다. 역사의 대세는 벌써 그리스를 떠나서 로마 쪽으로 기울어졌으며 신희극이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사티로스극] 익살스러운 내용으로 웃음을 자아내나, 희극과는 그 성질이 다르다. 이것은 3부로 된 비극에서 결미(結尾)의 부분을 이룬다. 사티로스(Satyros)란 주신 디오니소스의 권솔로 반인반수(半人半獸)인 산야(山野)의 요정인데, 아티카지방에서는 실레노스(Silenos)라고도 하였다. 무대에는 합창대가 난잡(亂雜)한 의상으로 말의 귀와 꼬리를 달고 등장하여 익살스런 상황에 처한 신들과 비극의 영웅을 에워싸고 행동한다. 엄숙한 행사 뒤 숨돌리기를 바라는 균형감각(均衡感覺)이 두 연극의 불가분한 결합을 고집했는지도 모른다. 에우리피데스의 《큐크로프스》 1편이 완전하게 전해지고 있다. [미모스극] 위에 열거한 연극과 달리, 국사(國事)에 제정되지 않았던 잡예적(雜藝的) 연극이 있다. 미모스(mimos)란 몸짓 흉내내기를 의미하는데, 동물과 인간의 자태(姿態)를 주시하여, 그 특징을 모방하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 충동의 하나일 것이다. 이것을 근거로 하여 BC500년을 전후하여 활약한 에피카르모스가 플리아케스(phlyakes)라고 하는 소극(笑劇), 즉 신학·전설의 희화화를 줄거리로 하는 짤막한 희곡을 썼는데, 모두 소실되었다. 이어서 에우리피데스와 소프론이 《미모스》라고 하는 산문극(散文劇)을 창시하여, 짧은 대화로 일상생활을 소묘풍(素描風)으로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그 희곡도 모두 흩어져서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영향은 커서, 같은 계통의 후대(後代) 작가로 테오크리토스·헤론다스를 들 수 있다. 이것들은 문학의 체재(體裁)를 얻은 예지만, 합창대도 없이 혼자 또는 몇 사람이 전형적인 성격과 풍속을 모방(模倣)하고, 음외(淫猥)한 요소도 다분히 들어간 즉흥적인 미모스극은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그 중에는 비극의 거친 줄거리를 혼자서 묵극(默劇;무언극)으로 모두 연출해내는 판토미모스(pantomimos)도 있다. 이 잡예들은 로마시대로 옮겨져 미모스극이라 불리고 정통적 연극을 압도하기 시작하였다. 로마제국의 세력 확장과 함께 미모스극은 각지로 퍼지고, 그리스도교에 의해서 억압받기 전까지는 시민들에게 애호되었다. [영향] 연극적 예능(藝能)은 무수히 있으나, 이것이 최고도에 도달하게 되면 <연극>만이 인간의 모습을 우주 전체와의 상관에서 완전묘사할 수 있는 예술이라는 것을 그리스연극은 사상 처음으로 입증해 주었다. 후대의 여러 민족이 똑같이 트래저디(tragedy)·코미디(comedy) 등으로 그리스어음(語音)을 옮겨서 같은 종류의 연극 창조에 정진하면서 연극사의 주류를 이루게 한 사실만으로도 그리스연극의 영향은 지대하다고 하겠다. 특히 비극에 있어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詩學)》에서 비극의 구조분석(構造分析)과 본질구명(本質究明)에 진력하여, 그 통찰은 연극을 넘어서 널리 예술 전반에 걸쳐 있다. 또 근대에 들어서는 F.W. 니체가 비극연구에 근거한 예리한 문학비판으로 현대사상을 인도하고, S. 프로이트가 비극의 영웅에 깊은 의미를 인정하여 정신분석을 진전시키는 등 현대의 문화인류학자가 신화연구에서 문화의 심층에 육박하고 있듯이, 그리스연극은 문화의 근원으로서 학문사상 무시할 수 없다. 또한 르네상스기까지만 해도 단지 희곡으로 읽혀질 뿐이었으나, 20세기에는 복고상연(復古上演)의 기운(機運)도 일어나고, 1936년 이래 그리스국립극장은 현대어에 의한 고극(古劇)상연을 계속하고 있으며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그리스극을 번역·상연하고 있다. → 그리스문학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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