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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청담 (두산)
청담 淸談 중국 위(魏)ㆍ진(晉) 시대의 지식인 사회에서 현학과 함께 나타난 철학적 담론의 풍조로 노장사상을 기초로 세속적 가치를 초월한 형이상학적인 사유와 정신적 자유를 중시했다. 청담의 의미와 배경 청언(淸言)ㆍ현언(玄言)이라고도 하며, 위(魏)ㆍ진(晉) 시대에 크게 성행했고 남조(南朝)의 제(齊)ㆍ양(梁) 시대까지도 그 영향이 계속되었다. 청담(淸談)은 세속의 명리(名利)를 떠난, 맑고 깨끗한 담화(談話)라는 의미이다. 후한(後漢) 말기 이후 오랫동안 정치적 혼란이 거듭되면서 국가의 통치이념이었던 유가(儒家) 사상을 대신해 노장사상(老莊思想)의 영향력이 커졌다. 특히 위(魏) 나라 때의 하안(何晏)과 왕필(王弼)은 노장사상을 기초로 <논어(論語)>와 <주역(周易)> 등 유가의 경서를 새롭게 해석하며 무(無)와 유(有), 명교(名教)와 자연 등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관한 철학적인 논의를 이끌었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3현(三玄)이라고 불리는 <도덕경(道德經)>ㆍ<장자(莊子)>ㆍ<주역(周易)>의 연구와 해설을 중심으로 하는 현학(玄學)의 학풍이 크게 성행하였으며, 하후현(夏侯玄)ㆍ왕연(王衍)ㆍ완적(阮籍)ㆍ혜강(嵆康)ㆍ향수(向秀)ㆍ곽상(郭象)ㆍ배위(裵頠) 등을 중심으로 형이상학적 주제를 둘러싼 고도의 철학적인 논변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후한 말기에 잦은 왕조 교체를 겪으며 지식인과 귀족 사회에서는 정치에 실망하여 은둔하거나 신변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세속의 일이나 민생에 관한 논의를 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래서 노장사상에 기초해 세속적 가치를 초월한 정신적 자유를 강조하고, 명분과 형식에만 집착하는 유학을 비판하며 3현(三玄)을 기초로 한 철학적이고 예술적인 논의를 중시하는 풍조가 나타났는데, 이를 청담이라고 한다. 산림에 은거하여 청정무위(淸淨無爲)의 담론을 나누었다는 산도(山濤)ㆍ왕융(王戎)ㆍ유영(劉伶)ㆍ완적ㆍ완함(阮咸)ㆍ혜강ㆍ향수 등 이른바 죽림칠현(竹林七賢)은 청담의 풍조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들은 유가에서 강조하는 명교(名敎)를 초월해 무위자연(無爲自然)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세속적인 명예나 이익, 예의를 초월하여 활달한 행동을 일삼았다. 청담 사상의 의의와 한계 서진(西晉) 초기까지 청담은 당시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지식인들의 일종의 의사 표현의 수단으로 나타났다. 특히 243년 사마의(司馬懿)가 고평릉(高平陵) 사변을 일으켜 조상(曹爽)을 제거하고 위 나라의 전권을 장악하자, 정계를 떠나 은둔하는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청담의 풍조는 더욱 확산되었다. 하지만 서진 후기 이후에 청담은 정치적 성격을 잃고 귀족과 지식인의 장식물처럼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풍조의 유행은 서진이 오래 존속하지 못하고 멸망하게 된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청담은 형이상학적인 주제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확대를 가져와 중국 철학의 이론적 수준을 발달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동진(東晋) 후기에는 불교 사상의 영향도 수렴하여 노장사상과 불교ㆍ유교가 융합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였고, 이는 송(宋) 시대에 성리학이 출현하는 데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 또한 노장사상에 기초해 탈속한 기풍을 강조하는 간결하고 정순한 예술적 풍조를 일으키는 데도 기여하였다. 나아가 명교(名敎)를 벗어난 각 개체 스스로의 전개와 발전을 강조함으로써 개인주의적인 자아의 자각과 개체 의식의 확대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세속적 가치를 벗어나 형이상적 주제에 관한 현리만을 논의하는 청담은 공론(空論)에 치우쳐 민생을 돌보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삶에 대한 쾌락적이며 방관적인 태도를 만연시키기도 하였으며, 세속적 가치를 부정하는 허무와 은둔의 개인주의적인 경향을 낳기도 하였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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