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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카스트제도 (두산)
카스트 caste 인도 사회 특유의 신분제도. I. 개관 사성(四姓)·계급·등급·족보 등으로 번역되지만 어느것도 딱 들어맞는 말은 아니다. 카스트라는 말은 포르투갈어 카스타(casta:혈액의 순수성 보존을 위한 사회적 說法이라는 뜻)가 인도-유럽계(系) 언어로 전화한 것으로, 인도의 바르나(varna) 즉 ‘색(色)’, 나아가서는 피부의 색을 나타내는 말에 해당한다. 카스트를 어떻게 정의하느냐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는데, 복잡한 인도의 사회와 역사, 그리고 카스트의 기원(起源) 등에 관한 제설(諸說)과도 관련되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카스트의 성립은 아리아인(人)의 일부가 인도에 침입한 것은 대략 BC 1300년 전후 무렵이다. 이 침입을 당하여 선주민(先住民)인 문다인(人)ㆍ드라비다인은 아리아인의 지배를 받게 되어 다사라고 하는 노예의 위치에 놓이고 말았다. 다사는 이란어의 다하에 해당하는데, 고대 이란에는 제승(祭僧)ㆍ무사(武士)ㆍ농민ㆍ공장(工匠)의 네 다하가 있었다. 아리아인이 침입했을 때만 해도 인도에는 아리아인의 일반 자유민과 선주민의 두 사회구분(신분 또는 계층), 즉 두 바르나가 생겼을 뿐이다. 그런데 이란의 네 다하가 이 인도의 신분제도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 마침내 아리아인은 바라문교 문화를 완성하고, 그후 많은 변천을 거쳐 사제자(司祭者)와 무사가 분화했으며, 선주민은 오직 육체노동이나 잡역에만 종사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라문 또는 브라만(Brahman:사제자)ㆍ크샤트리아(Kshatrya:무사)ㆍ바이샤(Vaisya:농민ㆍ상인 등의 서민), 피정복민(被征服民)으로 이루어진 수드라(Sudra:노예)의 네 바르나, 즉 카스트로 나타났다. 수드라를 제외한 세 카스트는 종교적으로 재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드비자(再生族)라고도 한다. 네 카스트는 존귀한 자와 비천한 자라는 고저(高低)의 서열을 나타내고 있어, 보다 높은 카스트에 속한 사람은 보다 낮은 카스트에 속한 사람의 곁에만 가도 더럽혀진다고 할 정도로 본다. 낮은 카스트에 속한 사람은 부정시(不淨視)되었고, 따라서 각 카스트는 직업을 세습하였으며, 카스트 상호간의 통혼(通婚)은 금지되었다. 또한 이 네 카스트 밑의 불가촉민(不可觸民:언터처블ㆍ하리잔)을 아웃 카스트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카스트제(制)라고 할 때는 불가촉민도 포함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 카스트 중의 어느 하나에 자동적으로 귀속되게 마련이며, 대대로 이 카스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다. II. 변천 카스트를 부정하는 불교와 또한 그리스인의 북서변(北西邊) 침입으로 바라문교의 서열관에도 변화가 생긴 듯하다. 그러나 그리스와 불교가 쇠퇴하면서 인도사회는 사분오열되어 지역적인 고립과 봉쇄, 그리고 한정된 지역에서의 서열에 바탕을 둔 인간결합이 강화되어, 바라문교의 카스트제가 확립되기에 이르렀다. 한편 시민들 간에 보급되어 있던 힌두교의 제종파(諸宗派)가 바라문교와 융합하여 현재의 힌두교가 형성되고, 이와 병행하여 카스트제는 점점 깊게 뿌리를 내렸다. 그 후 힌두교와는 융화될 수 없는 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가 전래하여 각각 독자의 문화적ㆍ사회적 기반을 닦았으나 카스트제를 타파할 만한 힘을 가질 수는 없었다. 오히려 이 세계종교도 인도사회의 거대한 문화 속에 흡수되고 말았다. 즉 인도사회 전체 안에서 일반적으로 이슬람교도는 힌두교도보다 낮은 서열에 놓이고, 이슬람교도와 그리스도교도 내부에서도 일부는 서브카스트(小카스트ㆍ副카스트)화된 사회구분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독립 후(1947) 불가촉민들 가운데는 힌두교도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교도로 개종한 자가 늘고 있어, 현재는 불교도를 불가촉민과 동일시할 정도이다. 이와 같이 비(非)힌두교도도 어느 정도는 카스트제 안에 편입되어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III. 현상 카스트는 첫째, 서로 다른 사회계층 상호간의 통혼(通婚)의 금지 내지 제한과, 거주지나 공동 음식의 제한 및 특정한 직업과 결부되어, 그것이 세습적이라는 것, 둘째, 사회계층간의 서열이 있다는 것, 셋째, 서열의 결정방법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항구적인 의례상의 정(淨)ㆍ부정(不淨)의 관념에 바탕을 두었고, 성원(成員)의 귀속은 생득적(生得的)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사회구분의 전부 또는 일부에 해당되는 요소는 인도 이외의 세계 각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폴리네시아ㆍ고대 그리스ㆍ고대 로마 등의 귀족ㆍ평민ㆍ노예, 고대 이란의 다사, 조선시대의 사(士)ㆍ농(農)ㆍ공(工)ㆍ상(商), 특정 민족이나 특정 지역에 있어서의 농경민과 수렵ㆍ어로민, 농경민과 목축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흑인과 백인을 들 수 있다. 이런 견지에서 서로 다른 인종 간의 넘을 수 없는 사회적 장벽을 카스트 라인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카스트는 인도 사회나 문화, 특히 힌두교와의 깊은 유기적(有機的) 관계에 있어서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인도 고유의 것으로 위에서 든 예들을 카스트라고 한다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인도사회를 좀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네 가지 카스트 계급은 오늘날 거의 고정되어 있으나, 중간의 크샤트리아와 바이샤에 있어서는 그 장벽이 실질적으로는 무너진 셈이어서, 분화된 직업이나 계급적인 서열도 부분적으로 중복되어 있어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브라만은 경제적으로 불리한 직종에 종사하고 가난한 경우에도 자신이 최고라는 우월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 그것이 결혼이나 그 밖의 태도에도 나타난다. 또한 각 카스트의 내부는 다시 계급과 직업문화에 의해 세분되어 있어 그 세분화된 많은 서브카스트가 실생활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서브카스트의 정확한 숫자는 확실하지 않으나 3,000 이상, 4,000∼5,000 정도로 보고 있다. 카스트 밖의 통혼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으나 같은 카스트 안의 서로 다른 서브카스트 사이에서는 허용되어 있고, 한 계급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서브카스트 사이에서는 통혼에 대한 저항이 지극히 적다. 이 카스트제의 여러 가지 관행이나 터부의 이행(履行)에 있어서는 광범한 지역에 걸친 카스트의 경우는 여러 가지 명칭의 위원회가 힘을 행사하나 작은 범위, 특히 촌락에서는 판차야트(panchayat)라고 하는 서브카스트 단위의 회의가 담당하고 있다.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인도사회에서, 특히 촌락에서 카스트제가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종교상의 이유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 요인의 측면에서도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 즉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촌락사회는 봉쇄적인 사회이며 자급자족적인 생산과 생활을 기초로 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생산이 촌락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다종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서브카스트가 서로 어울려서 촌락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것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복합 카스트 촌락이다. 이 밖에 단일 카스트 촌락도 있으나 이 경우, 카스트(실질적으로는 서브카스트) 내의 한 가족이 동시에 여러 가지 직업에 종사하여 자급자족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과 필연적으로 결부되고 있는 것이 카스트제가 포함하고 있는 직업분화의 동태, 토지의 잉여(剩餘), 인구와의 상관관계이다. 즉 직업분화가 발전하여 기존의 직업이 불필요해지고 새로운 직업이 필요해진다든지 토지가 부족해지는 경우, 기존의 서브카스트가 소멸하고 새로운 서브카스트가 생기고, 또한 과잉인구는 토지를 떠나 도시의 슬럼을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이 카스트제는 끊임없이 동요하고 있고, 이와 함께 경제적ㆍ정치적인 전통질서의 파괴와 부정의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종교ㆍ의례ㆍ사교 면에서는 카스트제가 여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두 경향 사이에서 이를 조절하기 위해 국지적(局地的)으로 자주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한편 국가적 차원에서 살펴보면 독립 이전에는 종주국 영국은 종교 불개입이라는 구실 아래 카스트제를 개혁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정치적으로는 인도인의 국민적 단합을 방해하기 위한 분할통치책의 일환으로서 교묘히 이용하였다. 또한 인도인 자신의 입장에서도 오늘날 정치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브라만이라는 사실도 있어, 카스트제를 타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현재 카스트제는 헌법(1950 공포)에 의해 부정되어 있고, 군대ㆍ공장ㆍ대학ㆍ공영기업체ㆍ관청 등에서 부분적으로는 약화되고 있다. 그러나 행정상의 취급을 비롯하여 사회생활 대부분의 분야에서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어 인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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