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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당 (한메)
당 唐 중국 왕조(618∼907). 황실은 이씨(李氏)로 14세대(世代) 20대(代)에 걸쳐 이어졌다. 수도는 장안(長安)에 두었고 뤄양〔洛陽〕을 동도(東都), 타이위안〔太原〕을 북도(北都)로 하였다. 중국 고대제국의 최후를 장식한 시대로, 그들의 세력은 점차 넓어져 세계제국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하였다. [역사] <창업> 당(唐)을 지배한 이씨는 농서가 본관(本貫)이고 서량(西凉;五胡十六國의 하나) 왕가의 후예라고 하는데, 북위 시대(北魏時代)에 몽골〔蒙古〕과 인접한 북쪽 변방의 군진(軍鎭)에 주둔하고 있던 군인 집안이다. 북주(北周)의 우문씨(宇文氏), 수(隋)의 양씨(楊氏)와 인척관계이며, 선비족(鮮卑族)과 통혼하여 북족적(北族的) 요소를 계승하고 있었다. 황실이나 황실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자집단을 중국의 역사가 진인각(陳寅恪)은 <관롱집단>이라 칭하였는데, 이것이 학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들은 6세기를 지나면서 산시〔陝西〕·간쑤〔甘肅〕지방의 토착세력과 융합한 선비족과 한인(漢人)의 혼혈귀족으로, 무예와 용맹이 뛰어났고 한대(漢代) 이후의 화베이〔華北〕의 전통문화를 흡수하였다. 약 400년 동안 계속된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의 분열을 극복하고 또다시 대통일을 이룩한 수왕조(隋王朝)가 급속한 중앙집권화의 붕괴와 고구려(高句麗) 원정의 실패, 말기에는 농민봉기 등으로 파탄에 이르고 각지에서는 군웅(群雄)이 할거하였다. 당시 돌궐(突厥) 방위의 요충지인 타이위안의 유수(留守)로 있던 이연(李淵) 부자(父子)는 천하의 형세를 살피고 군사를 일으켰다. 돌궐의 원조를 얻어 남진(南進), 몇 개월 만에 장안을 점령하고 수나라 황태자공제(恭帝)를 옹립하였다. 얼마 후 강도(江都)로 유행(遊幸) 중이던 양제(煬帝)가 친위대의 반란으로 시해(弑害)되자 이연은 공제에게 선양(禪讓)을 강요하여 당왕조를 창건, 고조가 되었다. 당이라는 국호(國號)는 북주(北周) 이후 이씨가 당군공(唐郡公)·당국공(唐國公)에 봉해진 것에서 연유한다. 태자(太子) 건성(建成)과 세민(世民) 형제의 활약으로 몇 년 사이에 왕세충(王世充)·이밀(李密)·두건덕(竇建德)·양사도(梁師都)·설거(薛擧)·두복위(杜伏威)·소선(蕭銑) 등의 군웅을 평정하고 전국을 통일하였다. 당나라 초기의 목표는 양제의 폭정을 폐하고 수나라 초기의 제도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수의 관료나 군웅의 지배하에 있던 지식인들도 많은 수가 새 왕조에 흡수되었다. <정관(貞觀)의 치(治)> 형 건성과 아우 원길(元吉)을 <현무문(玄武門)의 난>으로 제거한 이세민은 아버지로부터 왕위를 이어받아 제2대 태종(太宗)이 되었다. 그는 방현령(房玄齡)·두여회(杜如晦)·위징(魏徵) 등의 명신(名臣)을 등용하여 민생안정과 국위신장에 힘써 <정관의 치>를 이루었다. 이른바 율령체제(律令體制)는 <정관율령>에 이어지는 영휘(永徽)율령과 율소(律疏)의 편찬을 통해서 완성기를 맞이하였으며, 광범위한 소농민을 기반으로 하는 대제국의 발전을 이룩하였다. 이정(李靖)·이적(李勣) 등 명장의 활약으로 동돌궐·토욕혼(吐谷渾)·철륵(鐵勒)·서돌궐을 차례로 격파하였다. 토번(吐蕃)을 제압하고 고창(高昌)에서 구자(龜玆)·우전 등 서역의 요지에 전진기지를 설치하여 한대(漢代) 이후 비약적인 영토확장을 하였다. 이를 배경으로 인도로 구법(求法)대여행을 한 현장(玄奬)과 세 번이나 사자(使者)로 인도에 건너가 무공을 떨친 왕현책(王玄策)이 나타났다. 고구려에 대해서는 태종(太宗)이 직접 정복에 나섰으나 실패하고, 3대 고종(高宗) 때 신라(新羅)와 연합하여 우선 백제(百濟)를 제압한 후 고구려를 붕괴시켰다. 그러나 고구려 유민(遺民)들의 저항은 계속되었고 한반도(韓半島)에서는 신라의 지배가 확립되었다. 고구려 유민의 일부는 말갈(靺鞨)과 합류하여 둥베이〔東北〕에 발해국(渤海國)을 세웠다. 당은 초기에서 전성기에 이르기까지 각 종족의 내부 자치를 보장하고 도호부(都護府)의 관할 아래 명목뿐인 주(州)·현(縣) 지배를 행하는 이른바 기미정책(羈미政策)을 시행하여 대체로 성공하였다. 6도호부 체제하에서 세계적인 제국으로서의 번영은 계속되었으며 통상(通商)도 매우 활발하였다. <무주혁명(武周革命)> 그러한 사이 고종의 비(妃) 무조(武照;則天武后)는 술책을 부려 황후가 되었다. 또한 제권(帝權)을 장악하여 마침내 중국사상 유일한 여제(女帝)로서 국호를 개칭, 주왕조(周王朝;690~705)를 세웠다. 무후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 있지만, 무후의 등장으로 육조(六朝) 이후의 귀족관료 지배체제가 붕괴되었으며 새로운 문신관료가 진출하고, 또한 사회·경제의 안정으로 지주나 상인의 세력이 신장되어 점차 전통적 체제에 대항하게 되는 시대상황이 발생했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무후의 파격적인 관리기용이나 구습을 무시한 여러 가지 시책이 어느 정도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무후정권이 끝난 뒤에도 중종(中宗)의 위후(韋后)나 안락공주(安樂公主)·태평공주(太平公主) 등의 정권간섭이 계속되어 국정은 혼란하였으나, 710년 이융기(李隆基;시호는 玄宗)의 쿠데타로 현종의 즉위와 함께 성당(盛唐)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개원(開元)·천보(天寶)의 치> 요숭(姚崇)·송경(宋璟)·장열(張說)·장구령(張九齡) 등의 뛰어난 재상들이 등장한 개원시대에는 인구의 증가로 인한 경지(耕地)부족, 상인의 고리대금업 등에 의한 농민수탈, 도호(逃戶)의 증가, 병농일치(兵農一致)의 부병제(府兵制) 붕괴, 사관(仕官) 희망자의 격증, 상류계급의 사치와 빈부의 격차 등, 증대하는 사회모순에 대처하고 국초(國初)의 <정관의 치>로의 복귀를 목표로 무후시대의 조류에 대항하여 오히려 반동적인 정책을 추진하였다. 한편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능력이 우수한 실무관료를 등용하고 율령제를 유지하면서도 호구(戶口)의 유동(流動)과 유통 경제의 침투에 부응하는 새로운 국가체제 즉 사직(使職)의 증가, 세전(稅錢)의 증징(增徵), 요전지급(料錢支給), 징모병제(徵募兵制)의 보급, 조운(漕運)의 개혁 등을 형성해 나갔다. 현종 치세의 후반인 천보시대에는 노경에 든 황제의 정무소홀과 양귀비(楊貴妃)와의 사랑, 악명높은 간신 이임보(李林甫)·양국충(楊國忠) 등의 권력남용, 변방십절도사(邊方十節度使) 체제와 번장(蕃將)의 중용(重用) 등으로 인해 중앙의 지배세력이 흔들리고 지방세력의 비중이 높아지는 심각한 위기가 진행되었다. 전통적으로 사가(史家)들이 개원과 천보시대 사이에 시대의 단락을 두어 상승과 하강의 분계로 삼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안사(安史)의 난> 당나라는 751년 서역의 <탈라스강(江)의 전투>에서 동진(東進)하는 아바스왕조의 세력에 패하여 대외적으로도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755년 위양〔漁陽;河北省의 郡名, 安祿山의 근거지〕에서 십여만의 한(漢)·번(蕃)의 병사를 이끈 안록산이 반란을 일으키자 정국(政局)은 격변하였다. 태평에 젖어 있던 중앙정부나 정규군은 반란군에 대항하지 못하고 뤄양〔洛陽〕·장안(長安)까지 점령당하였다. 현종이 쓰촨〔四川〕으로 도피하던 중 양국충과 양귀비는 격앙된 병사들에 의해 병란의 화근으로서 희생양이 되었다. 한편 안진경(顔眞卿) 등이 의병을 일으켰고 허원(許遠)이 수양성(수陽城)을 사수하여 양쯔강〔揚子江〕 유역을 확보한 조정은, 시베이〔西北〕에서 즉위한 숙종(肅宗)의 지도하에 체제의 재건을 시도하였다. 반군(叛軍)의 내분으로 지도자가 안록산·안경서(安慶緖)·사사명(史思明)·사조의(史朝儀)로 교체되는 기회를 이용하여 회흘(回紇;위구르族)에 원병을 청하여 난을 평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10년 가까운 동란을 겪으면서 당나라 전기(前期)의 지배체제는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되었다. 율령제에 의한 지배체제는 전면적으로 붕괴되었으며 지방세력의 군사적 할거(割據)가 표면화되었다. 더욱이 반란토벌에 변방군이 동원된 틈을 타서 외족(外族)이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러, 토번이 하서(河西)를 석권하고 한때 장안까지 침입하여 당의 세력은 서역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되었다. 막북(漠北)에서는 돌궐에 이어 회흘이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들은 당나라에 병마(兵馬)를 원조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화베이〔華北〕에 진주(進駐)하였고, 견마교역(絹馬交易)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당왕조를 괴롭혔다. 서남(西南)에서는 남조(南詔)가 자주 침입할 기세를 보였고 8세기 후반 이후에는 그 때까지의 한족(漢族) 우위가 역전되어 주변 여러 민족의 적극적인 활동기가 도래했다. <절도사(節度使)의 대두> 안사(安史)의 난 때 병권을 잡은 절도사가 여러 지역에 배치되어 민정을 담당하는 관찰사를 겸임하였다. 그들은 문인(文人)을 휘하에 두는 한편 아군(衙軍)을 중핵으로 하고, 여러 곳에 진(鎭)을 두어 강력한 지배권력을 구축하고 조정에 반항하는 일이 가끔 있었다. 재정적으로도 양세(兩稅)의 반 이상을 유사(留使)·유주(留州)로 보유하고 중앙에는 1/3밖에 보내지 않았다. 또 영내(領內)에서는 통관세·상세(商稅) 등을 부과하면서도 병사의 군량은 중앙에 강요하는 등 조정을 궁핍하게 하였다. 그 중에서도 반란의 본거지였던 하삭(河朔)지방의 위박(魏博)·유주(幽州)·성덕(成德) 등 3진(鎭)에서는 번수(藩帥)가 세습되어 반(半)독립지대가 되었다. 이렇게 하여 중기 이후에는 중앙권력과 유력한 번진(藩鎭)의 대립 항쟁이 정치적·군사적으로 주류를 이루었다. 헌종(憲宗)은 덕종(德宗)의 유화정책 대신에 강압정책을 실시함으로써 관중(關中)과 강남(江南)지역 등을 주된 기반으로 삼아 당나라는 그 후 1세기 동안 존속하였다. <고대 제국의 황혼> 중앙에서는 3성(省) 6부 (部)가 무력해지고 한림학사(翰林學士) 등 내상(內相)의 권력이 외조(外朝)에 대항하였으며, 또한 황제를 가까이 모시는 환관이 정치적실권을 장악하고 신책군(神策軍;北衙禁軍의하나)을 인솔, 감군사(監軍使)로서 출정한 군사를 감찰하는 등 병권에도 관여하였다. 중당·만당(晩唐)의 황제는 모두가 환관의 힘으로 제위에 올랐기 때문에 이 관계를<정책국로(定策國老)> <문생천자(門生天子)>(환관이 시험관인 국가의 원로이며, 천자는 그들이 급락을 결정하는 수험생이라는 뜻)라고 하였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중앙관료들은 과거(科擧)를 매개로 하여 당파를 형성, 유명한 우리(牛李)의 당쟁이 발생하였으며 유동적인 직임(職任)과 행정방식이 두드러지게 되어 송(宋) 이후의 중세적관료지배로 나아가는 경향을 보였다. 성당(盛唐) 이전과 비교해서 국세(國勢)는 반감하고 중앙의 권위도 상대적으로 쇠퇴하였으나, 육지(陸贄)·배도(裵度)·이덕유(李德裕)·우승유(牛憎孺) 등의 현명한 재상이 나타나 지방에 뿌리내린 지주토호(地主土豪)층과 부상(富商)·지식인들과의 연계(連繫)를 맺음으로써 왕조 유지에 노력하였다. 이로써 헌종의 원화연간(元和年間;806~820), 선종(宣宗)의 대중연간(大中年間;847~859)과 같은 중흥이 구가된 안정기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외조의 관료와 환관의 항쟁으로 <감로지변(甘露之變, 835)>을 겪으면서 당말(唐未)에 이르렀다. 지방에서는 양쯔강 연안의 양저우〔揚州〕와 쓰촨분지의 청두〔成都〕, 화난〔華南〕의 광저우〔廣州〕 등이 교통·무역의 요충지가 되어 매우 번창하였다. 농어촌에서도 화폐가 유통되어 소금·차·술에 이르는 전매이익이 재정수입의 주류를 이루었으며 성시(城市)의 전통적인 시제(市制)가 무너지고 영업의 자유가 증대되는 변화가 조용히 진행되어 사회·경제면에서도 중세적 양상이 점차 모습을 드러냈다. 번진(藩鎭)은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영내의 농민·상인들을 가혹하게 수탈하여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졌고, 군대 내에서는 하극상(下剋上)의 분란이 그치지 않았다. 또한 정치권력의 분산·다원화는 정국을 더욱더 혼란 속에 빠뜨렸다. 더욱이 구보·방훈(龐勛)의 난을 거치고 희종(僖宗)의 건부연간(乾符年間;874∼879)에 기근(飢饉)마저 닥쳐 왕선지(王仙芝)·황소(黃巢)가 이끄는 대농민반란이 일어났으머, 유구(流寇)가 전국적인 규모로 이동하면서 광범위한 민중봉기를 일으켰다. 전매에 시달리는 주민과 연대관계에 있는 사염(私鹽) 관계자들이 이 난의 중심이 되었고 하급 사병과 기민(飢民)이 합세하여 한때 장안을 점령하는 등 기세를 떨쳤다. 그러나 유력한 변수(蕃帥) 특히 터키계(系)의 사타족(沙陀族) 출신 이극용(李克用) 등이 희종을 도와 토벌에 전력하였으며 농민군은 내부분열로 와해되었다. 그 후 황소의 부하이며 변주의 요지를 장악한 주온(朱溫;후의 五代 後梁 太祖)은 세력이 강해져 환관의 세력을 뿌리뽑고 실권을 장악하여 드디어 당의 왕위를 받아 오대(五代)의 새 국면을 열었다. [제도] 율(律;刑法)·영(令;行政法)·격(格;율령을 補正하는 勅令集)·식(式;관청의 例規·書式)과 정1품∼종9품의 유내(流內)·유외(流外)·잡임(雜任)의 3단계로 이루어진 신분관인제(身分官人制)가 정비되었다. 이러한 제도를 기반으로 한 당의 지배체제는 법규의 체계성과 형식적 정합성(整合性)을 구비하여 일관된 문서주의(文書主義)로 통치에 실효를 거두어 주변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 모범이 되었다. 황제의 명령 즉 조칙(詔勅)의 기초를 맡은 중서성(中書省), 상주(上奏)·조칙안(案)의 심사검토를 하는 문하성(門下省), 그리고 이(吏)·호(戶)·예(禮)·병(兵)·형(刑)·공(工)의 6부와 이것을 통괄하는 좌우사(左右司)의 도성(都省)으로 구성된 행정중추 상서성(尙書省) 등의 3성을 중심으로 구시(九寺)·오감(五監) 등의 중앙 행정관청, 십이위(十二衛) 이하의 근위군(近衛軍), 전국 10∼15도(道)의 약 300부주(府州), 천 수백의 현(縣)에 이르는 지방행정기구가 약 600개의 절충부(折衝府)를 통해 제국의 지배를 구축했다. 등적(登籍)호수 1000만, 인구 5000만을 헤아리는 대제국은 유내 경관(京官) 2천 수백 명(그 가운데 5품 이상의 귀족관리 약 300명), 유내의 외관(外官) 1만 수천 명, 유외 및 그 밖의 하급관리는 합계 5만 수천 명, 그리고 하급의 잡직 등 직장인(職掌人)은 약 30만명 정도였다. 국정을 총괄하여 정책결정을 하는 재상은 당 초기에는 3성의 장(長)이 맡았고, 성당 때에는 중서·문하의 정사망(政事堂)에서 황제의 위임을 받은 여러 명의 고관들이 동평장사(同平章事) 등의 직책을 받아 합의로 정무를 결정하였다. <안사의 난> 후 전기(前期)의 3성 6부 24사(司) 기구는 점차로 쇠퇴하고 임시로 파견하는 사직(使職)이 발달하였다. 특히 재정은 판호부(判戶部)·탁지사(度支使)·염철사(鹽鐵使)의 3자(者)를 중심으로 운용되었으며, 오대에는 이들이 합체되어 삼사사(三司使)가 되었다. 관리 임용에는 주로 시부(詩賦)의 문재(文才)를 시험하는 진사과(進士科)가 부조(父祖)의 관품에 의한 음관(蔭官) 출신이나 경서(經書)암기를 주로 하는 명경과(明經過)보다 중시되었다. 후기의 재상이나 학사(學士)의 주류는 진사과 출신이 독차지하였다. <안사의 난> 후에는 절도사 이하의 사직은 벽소(?召;인재를 초빙하여 부하로 임명하는 일)에 의해서 임용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공과(公課)나 역무(役務)를 면하려고 상인·토호 등이 관청에 명목적인 직책을 갖는 영비(影庇)까지도 성행하게 되었다. 주·현·향(鄕)·이(里)를 통한 백성지배의 망은 전국에 뻗쳐 있었고 100호 1리, 5리 1형을 기준으로 매년 호주의 신고에 의해서 계장(計帳)을 만들었다. 또 3년마다 전 호구와 각 호의 이수전토(已受田土)를 망라한 호적을 작성하여 중앙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성정(成丁)을 중심으로 일정 면적의 토지를 반급(班給)하는 균전제(均田制)가 제정되었고 이것에 대응하여 정남(丁男) 1명당 매년 조〔粟〕 2석(石)과 견(絹) 2필(匹;8丈), 솜 3냥(兩) 또는 마포 2단(端;10丈), 마사(麻絲) 3근(斤)을 징수하는 세제가 시행되었다. 급전(給田)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잘 실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징수는 실시되었다. 양경(兩京)을 중심으로 한 절충부(折衝府) 배치 지역에서는 3정(丁)에 1명꼴로 부병(府兵)이 차출되어 교대로 수도의 궁위(宮衛)경비 또는 국경방위에 파견되었다. 지방주·현에서는 연간 50일(일설에는 40일) 이내의 역역(力役)이 잡요(雜搖)로 정남·중남(中男)에게 부과되었다. 이들 전기(前期)의 여러 제도는 성당기에 이르러 붕괴되었고 780년에 조용조(租庸調) 폐지와 양세법(兩稅法)의 제정으로 대전환을 이루었다. 이로 인하여 과세대상은 인정(人丁)에서 전지(田地)로 바뀌었고, 지역의 자주성이 강화되자 중앙집권적 재정은 지방의 유주(留州)·유사(留使)와 상공(上供)으로 3분되어 절진(節鎭)의 분립 형세에 대응하였다. 후기 번진의 분립 항쟁은 중세(重稅)를 초래하였으나, 동시에 특산품의 생산을 촉진시켜 무역도 발달하게 되었으며 웨저우요〔越州窯〕·퉁관요〔銅官窯〕의 도자기, 휘주(徽州)와 촉(蜀)의 종이·문구(文具), 병주(竝州)의 철(鐵), 화난〔華南〕의 구리 등 중요산업이 성장하였다. [문화] 고대왕조문화의 완성을 맞은 당대(唐代)는 종교·문학·미술 각 분야에서 다채로운 황금시대였다. 초당(初唐)의 《오경정의(五經正義)》 흠정(欽定)에 의해 경학(經學)은 사상적 생명력의 고갈을 면하지 못했던 것에 비해, 충실한 전역(傳譯)을 배경으로 한 불교는 최고의 인재를 배출하였다. 길장(吉藏)의 <삼론(三論)>, 지의의 <천태(天台)>, 현장의 <법상(法相)>, 도선(道宣)의 <율(律)>, 법장(法藏)의 <화엄(華嚴)>, 선도(善導)의 <정토(淨土)> 등 다채로운 중국적 교학체계(敎學體系)가 발전하였고 8세기 이후에는 남북의 선종(禪宗) 여러 파(派)가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당나라 왕실의 비호를 받은 도교(道敎)도 현종의 천보기(天寶期)를 정점으로 신장하여, 석장(釋藏)을 본뜬 도장(道藏)을 편성하기에 이르렀다. 후세에 영향이 특히 컸던 것은 문학인데, 당시(唐詩)는 중국문학의 정화(精華)로 꼽히며 이백(李白)·두보(杜甫)·왕유(王維)·백거이(白居易) 등 대시인이 많이 나타나, 5만 수(首)에 가까운 작품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또 중당의 한유(韓愈)·유종원(柳宗元) 등이, 육조 이후 수사기교(修辭技巧)에 치우친 변문(騈文)을 배격하고 달의(達意)를 중시하는 고문을 고취(鼓吹)하고부터 새로운 문풍(文風)이 널리 퍼졌다. 또 이 시기에는 전기소설(傳奇小銳)도 유행하였으며 서민을 교화하기 위한 변문(變文)이 보급되어 보다 넓은 계층에 문학이 수용되었다. 중당 이후의 사회의 변질에 호응하여 문화에도 새 경향이 싹트기 시작하여 가장 전통적인 경학에도 경전(經典)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유종원 등에 의하여 선구적으로 일어났다. 또 이고 등에 의한 선가(禪家)사상의 섭취·융합은 송학(宋學)의 원류가 되었다. 학술면에서도 제도사(制度史)의 모범이 되는 두우(杜佑)의 《통전(通典)》과 가탐(賈眈)의 《지지지도(地志地圖)》가 나왔으며, 회화도 전대의 채색이 현란한 벽화 대신에 심의(心意)를 존중하는 단색의 수묵(水墨) 기법이 발달하였고 소품(小品)의 감상이 널리 유행하였다. 서법(書法)도 초당의 우세남(虞世南)·구양순(歐陽詢)·저수량(楮遂良)에 의해 고전적 완성이 이루어졌고, 이 흐름이 안진경(顔眞卿)에 이르러 균제(均齊)보다는 의지적 표현을 중시하게 되었다. 문화의 담당자가 귀족에서 사대부(士大夫)나 부유한 서민으로 확대되어 감에 따라 그 성격도 변질되었다. 한편 당대는 동서문화교류의 최성기로, 외국사절(使節)·번장(蕃將)을 비롯한 내화외인(來華外人)도 양경(兩京)이나 주요도시에 운집하였고 당의 관직에 나아가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도 적지 않았다. 요철화(凹凸畵)로 유명한 위지씨(尉遲氏) 부자나 인도역법(曆法)의 구담실달(瞿曇悉達), 밀교(密敎)를 전한 선무외(善無畏)·불공삼장(不空三藏)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며, 신라의 최치원(崔致遠)도 선주표수현위(宣州漂水縣尉)를 거쳐 승무랑시어사내공봉(承務郎侍御史內供奉)이 되어 자금어대(紫金魚袋)를 하사받았다. 당초(唐初)에는 사산왕조의 왕자가 페르시아에서 당나라로 망명하였으며 중앙아시아를 거쳐 현교(조로아스터교)·파사교(波斯敎;마니교)·경교(景敎;네스토리우스派의 그리스도교) 등의 서방종교가 전해져 장안을 비롯한 몇몇 도시에 교회가 세워졌다. 또 마니교·경교의 교전(敎典)이 한역(漢譯)되었다. 이들 종교는 거류외국인의 비호 아래 번성하였으나 9세기에 커다란 탄압을 받아 표면상으로는 모습을 감추었다. 이슬람권(圈)과의 교섭이 남해무역을 통해 깊어지자 광저우 등지에 번방(蕃坊)이라고 불리는 이슬람상인의 거주구역이 생겨났다. 그 외에 음악·무용·유희·음식 등 생활과 밀착된 여러 문화에 외래요소가 많이 흡수되어 이국풍이 현저하였다. [한국과의 관계] 618년 당나라 개국 당시 한국은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에 해당하였다. 그 중 가장 먼저 국교를 연 신라는 이후 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국경을 접한 고구려와 당은 사이가 나빴으며, 당나라를 경계한 고구려는 631년(영류왕 14)부터 16년간에 걸쳐 부여성(夫餘城)에서 장성(長城)을 쌓기도 하였다. 또한 645년(보장왕 4)부터 5년간 세 차례에 걸쳐 고구려 정복에 나선 당나라는 결국 실패한 뒤 660∼668년 신라와 연합하여 백제·고구려를 멸망시켰으며 그곳에 각각 웅진도독부(熊津都督府)와 안동도호부(安東都護府)를 설치하였다. 이에 앞서 당나라는 신라에도 계림도독부(鷄林都督府)를 설치하여 한반도의 예속화를 획책하였다. 699년 고구려 유민 대조영(大祚榮)을 시조로 하는 발해(渤海)의 건국과 더불어 당의 세력은 물러갔으나, 당나라 제도는 고려·조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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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 당 (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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