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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부병제 (브리)
부병제 府兵制 병농일치(兵農一致)의 군사제도. 중국과 한국에서 실시된 병제의 하나이다. 중국 서위(西魏)의 재상인 우문태(宇文泰)가 550년에 시행했다.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 資治通鑑〉 권 163 남조(南朝) 양(粱) 태종(太宗) 대보(大寶) 원년조에는 "우문태는 처음으로 백성 가운데에서 재력이 있는 자를 적(籍)하여 부병(府兵)으로 만들고 조용조(租庸調)를 전부 면제했으며 농한기에 전진(戰陣)을 연습시켰다. 마축량비(馬畜糧備)는 6가(家)가 공급했다. 합하여 100부(府)로 하고 부마다 낭장(郎將)이 이것을 주관하여 24군에 분속시켰다"라고 하여 이 제도가 서위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문태 때 만들어진 부병제도는 그의 아들 우문각(宇文覺)이 서위의 양위를 받아 세운 북주(北周)에서 계승했다. 이후 북주의 병역제도는 561년에 8번을 12번으로 나누어 1개월마다 복무하는 제도로 자리잡았다. 선비족의 왕조인 서위와 북주에서는 본디 군대의 간부와 병사의 주력이 선비족이었지만 선비족의 수가 적어 이들만으로는 병사를 충당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한인 중에서 병사를 징발할 목적으로 시작된 부병제는 이후 당대(唐代)에 병제로 계승되어 정비되었다. 당은 10도제(道制)를 실시하는 한편, 지방에 절충부(折衝府)를 설치했다. 절충부의 수는 전성기에 630여 개에 달했으며, 대체로 600여 개 전후로 유지되었다. 절충부는 부병의 선발과 훈련 및 번상과 동원 등의 일을 관장했다. 절충부의 부병은 정남(丁男：21~59세)을 대상으로 3정(丁) 가운데 1정을 뽑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매 부마다 상부(上府)는 1,200명, 중부(中府)는 1,000명, 하부(下府)는 800명으로 정해져 있었으므로 경제 형편이 좋은 정을 우선해서 뽑았다. 절충부는 당의 각 지역에 설치되었지만 그중 400여 개 소가 장안과 낙양에 편재되었고, 전국 320여 주(州) 가운데 90여 주에만 설치되었다. 따라서 절충부가 설치된 주에 거주하는 자만이 부병이 될 수 있었다. 부병으로 선발된 자는 경사(京師)로부터 부(府)까지의 거리에 따라 5~9번으로 편성되어 부병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1~2개월씩 수도에 올라와 12위(衛)의 위사(衛士)로 복무했다. 특히 부병은 그 임기 중 1번은 3년간 변경에 가서 방인(防人)으로 복무할 임무가 있었다. 부병은 3년에 1번씩 선발되었으며 보병과 기병이 그 주된 병종이었다. 부병은 번상시 금군(禁軍)으로 천자(天子)와 동궁(東宮)의 숙위와 의장 및 장안성 내외와 여러 관청의 경비를 담당했다. 이밖에 변경수비, 출정, 농한기의 훈련 등의 임무가 있었으며, 특권으로 복역기간에는 조용조를 면제받았다. 부병은 재역기간중에 항상 절충부에 소집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며 임무가 없을 때에는 일반농민과 같이 경작에 종사했다. 병농일치를 근간으로 하는 당의 부병제는 당의 절충부의 기능이 무너진 749년 이후 완전히 붕괴되고, 병농분리의 모병제(募兵制)로 전환했다. 한국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말기까지는 독자적인 병제가 있었지만, 고려시대에 비로소 부병제를 시행했다. 고려의 병제는 당의 부병제를 모방하고 있으나, 당의 부병이 균전제하의 농민을 주요대상으로 했던 반면 고려의 농민은 균전 없이 부병으로 번상하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한편 고려의 병제에 대해서, 병사가 당의 부병제와 같이 일반 농민으로 충당된 것이 아니라 군인전을 지급받는 일종의 전문 직업군인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전시과 군인전을 지급할 수 있는 국가의 재정 능력을 고려한다면, 직업군인의 수는 고려 병제 안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다. 요컨대 고려 경군 2군6위의 대부분은 농민신분인 주현군이 번상하여 충당되는 농민 부병이라 이해되나, 이 문제는 차후 부병제설과 군반씨족제설의 충분한 검토로 보다 정확히 규명되어야 한다. 고려초의 병제는 숙종 이후 별무반(別武班)의 설치 및 무인집권기에 사병의 난립으로 크게 변질되므로, 이에 대한 접근은 고려초 병제의 운영원리였던 부병제와 다른 측면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조선의 병제는 고려 때와 달리 중앙의 5위(五衛)와 지방의 영진군(營鎭軍)·수성군(守城軍)·선군(船軍)으로 재편성되었다. 이같은 병제의 재편성과 함께 부병도 고려 때와는 달리 중앙의 5위(이 가운데 농민 번상병인 正兵은 제외)와 소수의 친병(親兵)을 뜻하는 조정에 부속된 근위병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조선의 병제를 당 또는 고려의 병제와 같이 부병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앙의 5위 가운데 정병은 농민이 번상하여 상경 복무했으며, 지방의 영진군·수성군·선군 역시 양인 농민이 교대로 입번(立番)했음을 볼 때 부병제의 농민 번상의 원리가 여전히 관철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 뒤에는 군제가 개편되면서 부병제의 원리 또한 유명무실해졌다.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브리태니커,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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