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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백거이 (한메)
백거이 白居易 772∼846 중국 당(唐)나라의 시인. 자는 낙천(樂天),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본적은 타이위안〔太原〕. 신정(新鄭) 출생.16세 때 이미 놀랄 만한 시를 지었다. 29세 때 진사와 친시(親試)에 급제했고, 《장한가(長恨歌)》 등을 지었다. 37세 때 한림학사·좌습유가 되고 문학으로 정치에 참여하게 되었다. 당시 유교적 이상주의를 내세워 젊은 정열을 기울여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신악부(新樂府)》 등의 일련의 풍자시를 계속 지었으나, 인간의 죽음의 문제는 유교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믿고 도교와 불교 교리에 관심을 보였으며, <감상시(感傷詩)>와 <한적시(閑適詩)>로 일컬어지는 시가군을 계속 지었다. 814년 태자 보도역(補導役)으로 장안(長安)으로 복귀했으나, 815년 재상(宰相) 암살사건에 관한 상주(上奏)가 월권행위라는 비난을 받아 엉뚱한 죄명으로 강주(江州)의 사마(司馬)로 추방되었다. 그러자 인생의 신념이 흔들려, 권위에 대한 회의가 끊이지 않게 되고 문학에 대한 반성이 시작되었으며, 다시금 도교와 불교를 회고하게 된 나머지 루산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와 초당(草堂)의 생활이 이어졌다. 이윽고 새로운 전망이 열려 《비파행(琵琶行)》 등의 시가를 읊었으며, 818년 충주자사(忠州刺史)에 임명되었으나, 태자의 즉위와 함께 장안으로 소환되었다. 그러나 수도에서는 고급관료들 간의 권력투쟁이 격화되었으므로, 그것을 피하여 스스로 항저우〔杭州〕의 자사(刺史)로 나갔다. 때마침 일찍이 문학적 지기(知己)로 사귀던 원진이 멀지 않은 웨저우〔越州〕의 자사로 부임했으므로 창화(唱和)가 거듭되었고, 824년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 50권도 편집되었다. 이듬해에 쑤저우〔蘇州〕자사로 전임된 뒤, 다시 중앙으로 불려갔다. 그러나 권력투쟁이 더욱 심해지는 것을 보고, 829년 58세 때 뤄양〔洛陽〕으로 가서 영주할 것을 결심했다. 허난부〔河南府〕의 장관이 되기도 했으나 <시와 술과 거문고>를 <세 벗>으로 삼고 유유자적하는 나날을 보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유우석(劉禹錫)과 글로써 사귀는 일이 깊어지고, 창화집도 권수가 늘어났다. 이윽고 원진 등의 지우(知友)가 속세를 떠난 것을 보고 인생의 적막을 느껴 불교로 기울어져 갔다. 룽먼〔龍門〕의 향산사(香山寺)를 수복한 다음 <향산거사>라 일컬었으며, 시문을 모아 루산산의 동림사 등 연고 있는 절에 바쳤다. 이는 시를 짓는 것을 <광언기어(狂言綺語)>로 보는 참회의 행위였다. 71세 때 형부상서(刑部尙書)의 대우로 퇴관했다. 그는 룽먼의 팔절석탄(八節石灘)의 험한 곳을 열었고, <칠로회(七老會)>를 거쳐 인생을 결산하는 것으로서 《백씨문집(白氏文集)》 75권의 전집을 손수 정하고, 846년 75세 때 죽어 향산사 옆에 묻혔다. 그의 젊은 시절의 낭만주의적 경향은 지적(知的)인 빛을 띤 이상주의적 입장으로 바뀌어, 사회와 정치를 비판했다. 이윽고 사회 속의 개인을 발견하고, 개인에 충실한 인간의 삶을 탐구하는 문학을 형성했다. 그 동안 정형(定型)의 한계적 조건하에서 언어기능을 구사하는 창화에 전념했으며, <원화체(元和體)>라는 시대양식도 창조했다. 말년에는 노장(老莊)과 석불(釋佛)의 높은 입장에서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풍자했다. 다만 일관한 것은 <문학은 인간의 삶을 대상으로 삼고 생활의식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이었다. 이백(李白)의 <표일(飄逸)>, 두보(杜甫)의 <웅혼(雄渾)>에 대해, <유려탄이(流麗坦易)>로 표징되는 그의 문학은 그가 살아 있을 때부터 민중 속에 유행되어 소몰이나 마부까지 읊었다 한다. 그가 죽은 뒤 당시 황제인 선종(宣宗)은 그의 사회에 대한 문화적 공헌을 들어 <문공(文公)>이라는 시호를 보냈다. 한국·일본·베트남 등 당시의 한어문화권(漢語文化圈)에서는 그의 시를 가까이하였고, 그 유전(流傳)의 폭은 고금에 없던 것이라 했다. 현대에도 중국은 물론 동(東)아시아 전체, 나아가서는 미국·유럽 여러 나라에서 높이 평가되고 계속 읽히고 있다. <엄귀덕>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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