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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인류의 진화 (두산)
인류 mankind 人類 생물 분류학상으로 영장목(靈長目) 사람과(科)의 포유류. I. 개관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도 사람과의 한 종(種)이다. 두 발로 서서 걸어다닌다는 점을 비롯하여 인류만이 가지는 일련의 신체적 특징과 독특한 생활방법인 문화를 지닌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는 구별된다. 인류를 신체구조상으로 볼 때, 원숭이를 비롯한 다른 짐승류와 본질적인 차이점은 없다. 따라서 동물분류상으로는 포유류에 편입되고, 다시 그것을 구분할 때는 유인원이나 원숭이와 같은 영장류의 일원이 된다. 그렇지만, 인류는 독특한 생활방법을 터득하게 됨으로써 다른 동물이 감히 다다를 수 없는 특이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인류학 용어로는 이와 같은 인류 특유의 생활방법과 그 소산(所産)을 통틀어 '문화'라고 표현한다. 일반동물의 생활은 주로 각 동물이 후천적으로 갖추고 있는 습성에 따르며, 그것이 유전에 의해 자손에게 전해지지만 문화는 그 담당자인 인류가 생후에 사회로부터 습득할 뿐만 아니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면면히 이어져 간다. 따라서, 문화의 발전과 생물적인 인류의 진화는 전혀 다른 구조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인류가 그들 특유의 생활방식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기초가 될 수 있는 생물로서의 특성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일단 그와 같은 생활이 전개되자 그것은 다시 생물로서의 인류의 특성을 조장하고, 조장된 특성은 다시 문화의 발전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렇듯 인류의 진화와 문화의 발전은 마치 톱니의 관계처럼 서로 작용하면서 인류라는 특이한 존재를 이루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II. 생물로서의 특성 포유류 중에서도 인류가 속해 있는 영장류는 원래 두드러진 특징이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그것이 하나의 특징을 이루는 무리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영장류는 수상생활(樹上生活)에 알맞도록 사지(四肢)가 자유로이 움직이고 손발로 물건을 잡을 수 있으며 눈은 거리를 측정하기 쉽도록 되어 있다. 그 대신, 지상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각(嗅覺)은 둔감한 편이다. 이와 같은 영장류 가운데서도 특히 인류와 닮은 것이 그 이름에도 나타났듯이 바로 유인원(類人猿)이다. 초기의 인류화석은 신체구조나 얼굴 모양이 오늘날의 인간들과는 동떨어지고 오히려 유인원에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극히 미미하지만 분명히 다른 특징을 찾아낼 수 있다. 실제로 이 미미한 특징이 이윽고 인류의 독자적인 발전을 약속하는 결정적인 기연(機緣)이 된 것이다. 그것은 두 다리로 서서 걷기에 알맞은 신체로서, 특히 하지(下肢)의 구조였다. 두 다리로 걷는 다는 것은, 곧 상지(上肢)를 보행(步行)이라는 동작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의미였고, 이렇게 자유로와진 손은 도구를 만들고 또 그것을 다루게 됨으로써 전혀 새로운 국면을 열어 놓았다. 인류학에서는 일찍이 지혜의 원천인 뇌의 크기가 유인원의 그것을 능가하게 된 것을 인류 탄생의 결정적인 조건으로 보았다. 그러나 가장 초기의 화석인류는 그 뇌용적이 작아서 고릴라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인류의 진화가 두 발로 직립하여 걷기에 알맞은 사지의 변화가 먼저 일어나고, 뇌의 발달은 그에 뒤이어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게 되었다. 그러나 뇌의 발달이 생물로서의 인류 특성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III. 진화 현생 영장류를 분류하면 우선 반원류(半猿類)와 원류(猿類)로 나누어지며, 원류는 유미원류(有尾猿類)와 유인원으로, 그리고 유미원류는 다시 구세계원(舊世界猿)과 신세계원(新世界猿)으로 나누어진다. 반원류는 얼핏 보면 원숭이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가장 원시적인 종류로서 안경원숭이·여우원숭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미원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숭이나 비비(�┞�)에 해당하며, 여러 종류가 있지만 신구 양대륙에 분포가 뚜렷이 양분된다. 꼬리가 있는 원숭이에 대하여 꼬리가 없는 것이 곧 유인원으로서 오늘날 적도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고릴라와 침팬지,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오랑우탄과 긴팔원숭이가 포함된다. 이들 각군(各群)은 지금부터 약 6,000만 년 전인 신생대 초기에 존재한 조상에게서 점차 갈라져 나왔다. 신생대는 제3기와 제4기로 나뉘고, 제3기는 다시 팔레오세(世)·에오세·올리고세·마이오세·플라이오세로 나누어진다. 제4기는 이른바 인류의 시대로서 지금부터 약 200만 년(약 100만 년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나 최근의 새로운 연대측정법에 따라 배로 늘어났음) 전에 시작되었다. 화석의 증거에 따르면, 신생대 초기에는 현생의 반원류와 비슷한 종류가 살았으며, 에오세에 이르러 신세계원이 유미원류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구세계원 계통에서 유인원의 첫 조상은 올리고세에 서식한 것이 인정되며, 그 무렵에는 이미 긴팔원숭이의 계통이 갈라져 나오고, 마이오세에서 플라이오세 초기에 결쳐 다른 세 종류의 분화가 일어난 것으로 짐작된다. 생물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계통수에서 인류로 진화하는 가지가 언제 갈라져 나왔는가 하는 점에 관해서는 여러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인류와 유인원의 근연관계를 강조하는 설의 경우에는 마이오세 말기 또는 플라이오세에 고릴라나 침팬지 계통에서 갈라졌다고 한다. 그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설은 마이오세 초기 또는 올리고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어찌 되었건 두 발로 걷고 도구를 사용한 증거가 뚜렷한 인류는 제4기가 되어서 나타난다. 제4기는 홍적세와 충적세로 나뉘고, 홍적세는 다시 네 차례의 빙하기와 그 사이의 간빙기로 되어 있다. 약 l만 년 전에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기후와 동식물상(動植物相)이 오늘날과 거의 비슷해진 시대가 충적세이다. 홍적세에 나타난 화석인류는 원인(猿人)·원인(原人)·구인(舊人)·신인(新人)으로 대별된다. 원인(猿人)으로는 남아프리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파란트로푸스, 동아프리카의 진잔트로푸스가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적어도 진잔트로푸스는 제1빙기 이전인 200만 년 또는 100만 년 전에 살았던 가장 원시적인 인류이다. 자바의 피테칸트로푸스(자바원인)와 중국의 시난트로푸스(북경원인)로 대표되는 원인(原人)은 40만∼50만 년 전인 제2간빙기에 살았으며, 구인은 곧 네안데르탈인으로서 제3간빙기에서 제4간빙기 초에 걸쳐 살았다. 오늘날의 인류와 동류(同類)인 신인, 즉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는 홍적세의 마지막 빙하기로 보고 있다. 원인(猿人)에서부터 신인에 이르기까지의 4군은 당초 일직선상의 진화계열에 놓이는 것으로 가정되었으나, 이것은 오늘날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즉, 원인(猿人)과 원인(原人), 구인과 신인이 시간적으로 공존한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제쳐 놓고라도 원인(猿人)에서 신인으로 진화함에 따라 원시성이 사라지고 보다 높은 진화의 단계에 들어선 것만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인류의 생활기술이 유치했던 시대에는 자연환경에 대해 신체적 적응으로써 대처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은 없었지만, 생활기술이 점차 진보하게 되자 반대로 환경을 바꾼다든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스스로 유리한 인위적 환경을 만들어가며 생활하게 되었다. 오늘날과 같은 3대 인종의 발생이 자연환경에 대한 신체적 적응의 결과임은 틀림없으며, 오늘의 문명사회에서는 신체적 적응에 결함이 있더라도 이것을 ‘문화’로써 메울 수가 있다. IV. 인류문화의 발견 인류의 조상에 해당하는 동물이 똑바로 서서 걷게 되었다는 사실은 인류의 신체진화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의 발생과 발전에도 결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즉, 인류는 손이 자유로워짐으로써 비로소 도구의 조직적인 사용이 가능해졌다. 고고학적인 증거로 뒷받침되는 가장 오래된 도구는 전기 구석기시대의 타제석기인데, 이와 같은 원시적 도구조차도 일정한 지역에서는 일정한 형식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반복적으로 제작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곧 도구의 제작이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우연히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라, 일정한 문화적 전통에 따라서 계속되어 왔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화적 전통을 낳게 하는 데는 언어가 절대적인 구실을 하였다. 언어가 발생하는 데에는 직립보행에 의한 뇌용량의 증가라든지 뇌신경계통의 발달이 그 전제조건이 되었다. 동물로서의 인간에게 가능하였던 여러 가지 임의(任意)의 발음은 당초 그 자체에 어떤 특정한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와 같은 임의적인 발음에 대해 그 인간이 속하는 사회집단에서 공인되는 특정한 의미가 부여됨으로써 마침내 그 사회 안에서는 어떤 특정한 발음을 거기에 대응하는 의미로 상징화(象徵化)시킨 것이 곧 언어의 발생이었다. 인간이 언어를 얻게 되자 개인적인 경험을 같은 세대의 인간에게 전할 수 있음은 물론, 그것을 다음 세대에게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와 같은 경험을 고정화하고 축적시켜 나가는 동안에 추상적인 개념이 발생하자 인간에게는 추상적인 사색도 가능하게 되었다. 인류의 문화라는 것이 가령 언어가 없었다고 가정할 때, 물질문화나 기술에서부터 사회 ·종교에 이르기까지 오늘날과 같은 발전이 이룩될 수 있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언어란 두 사람 이상의 인간이 공동생활을 해 나가는 데에서 비로소 필요해지며, 또한 발생할 수가 있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도 이미 사회가 존재하였지만, 특히 인류의 언어 발달을 촉진시킨 것은 공동작업의 존재였다. 아직 농업이나 목축을 모르던 인류문화의 최고(最古) 단계에는 야생식물의 채집이나 야생동물의 수렵이 식량 획득의 주요 수단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할 기회가 많은 것은 사냥이었다. 이윽고 타제석기가 발명되자 사냥한 동물을 해체하여 식용하기도 수월해졌다. 수렵이나 도구를 만드는 작업은 언어가 생겨남으로써 훨씬 쉬워졌고, 그와 같은 작업이 다시 언어의 발달을 촉진시키기도 하였다. 즉, 인류가 수렵을 식량 획득의 주요한 수단의 하나로 삼게 된 것은 초식동물인 원숭이류로부터 벗어나는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전기 구석기시대 후반의 원인류(原人類) 단계부터는 마침내 불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로써 그들은 동물의 고기를 연하게 익혀서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은 다시 인류의 신체 진화에 영향을 주었다. 또한, 횃불사냥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문화의 측면에서 수렵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었으며, 인류의 사회조직 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불이라는 에너지 획득은 인류의 기술 발전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후기 구석기시대에 들어서면 신인류(新人類), 곧 오늘날의 인간과 같은 호모사피엔스의 시대가 된다. 후기 구석기문화는 서유럽에서 발달하였지만, 이 시기는 또한 인류가 대대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이기도 하였다. 지금까지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지역에만 살던 인류가 아메리카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이동해 갔다. 또한, 이 시기는 인류문화의 역사에서도 커다란 발전을 이룩한 시대였다. 2개 이상의 구성부분을 조립해서 만드는 도구, 예컨대 궁시(弓矢)나 투창기(投槍器)가 발명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오늘날의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도구는 거의 대부분이 두 가지 이상의 구성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기술 발달사를 통해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얼마만큼 획기적인 것인가는 쉽사리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도 지구 곳곳에는 갖가지 자연환경 아래 채집 ·수렵 단계에 머물고 있는 미개인이 남아 있다. 그들은 모두 신체적으로 호모사피엔스에 속하며, 후기 구석기시대 아니면 그 다음의 중석기시대 문화를 어느 정도 원형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후기 구석기시대 이후, 인류의 신체적인 진화는 별로 두드러진 것이 없다. 그러나 문화의 발전은 이전의 어느 시대에도 비길 수 없을 만큼 발달하였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중요성을 띠는 것은 농경과 가축사육에 의한 생산경제, 다시 말해서 신석기문화의 출발로서, 그것은 지금부터 약 1만 년 전에 서아시아에서 시작되었다. 그 밖에도 다른 여러 지역에서 비롯된 농경문화가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이 서아시아의 것보다는 뒤늦게 출발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세계의 모든 농경이 반드시 서아시아로부터 전파되어 나간 것만은 아니다. 구대륙의 곡물재배는 서아시아에서 시작된 보리와 밀 재배의 전파 및 이에 자극을 받고 각 지역에서 원래 야생하던 화본과 식물(벼 ·조 ·수수 등)을 작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아메리카대륙의 옥수수 재배는 구대륙의 곡물재배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발생하였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곡물재배 이외에도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지의 타로토란 ·양감자 재배, 남아메리카의 마니오크(카사바) 재배 등 감자류의 재배가 있는데, 이것이 곡물재배와 어떠한 발생적 관계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볼 수 있는 미개 농경문화는 이와 같은 초기 농경문화의 여러 형태를 짐작하게 하는 실마리가 된다. 서아시아에서 농경이 시작되는 것과 거의 때를 같이 하여 역시 이곳에서는 가축의 사육이 시작되었다. 개가 길러지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앞섰던 듯 하지만, 인류생활에 있어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뜻을 지니는 염소 ·양 ·소 ·돼지 등은 서아시아의 초기 농경문화를 통해 가축화된 짐승들이다. 이처럼 농경과 가축사육이 결합된 경제형태가 구대륙의 초원지대로 진출하면서 가축사육을 주로 하거나 또는 전적으로 거기에 의존하는 생활양식, 즉 목축문화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유라시아대륙의 초원지대에 전개된 유목문화의 발달에서는 말의 사육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한편, 아프리카의 동부와 남부에서는 소를 사육하는 목축문화가 발달하였다. 또한, 낙타의 사육은 사하라사막 등지에서 목축문화의 전개를 촉진시졌다. 그런가 하면 아시아내륙 초원지대의 유목문화의 영향으로 시베리아와 유럽 북동부 지역의 순록(馴鹿) 사육도 시작되었다. 그러나 유목문화는 구대륙의 특징을 이루는 것으로서 아메리카대륙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방의 라마 사육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형 동물의 사육이 유럽인의 침투 이전에 이루어졌던 흔적은 없다. 그 이후, 인류문화의 역사는 도시 ·문자 ·금속기(金屬器) ·국가 ·계급제도의 단계로 들어선다. 그것은 신석기혁명(新石器革命)이 가져다 준 기술 ·경제면에서의 기본적인 혁신의 결과가 사회 ·정신문화면에서의 기본적인 혁신, 즉 고대문명의 발상(發祥)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던 것이다. 구대륙에서는 고대 문명의 발상과 더불어, 또는 고대문명의 발달과정을 통해서 수레와 가축이 끄는 쟁기 등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아메리카대륙의 고대문명에는 가축사육이 발달하지 못했던 탓으로 그와 같은 것들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아메리카대륙의 고대문명에는 철(鐵)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실은 신대륙의 고대문명이 구대륙의 고대문명보다도 기술면에서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고대문명의 발상에 있어서 신석기혁명의 경우와는 달리 새로운 기술의 발달보다는 오히려 사회 ·정신문화적인 비약이 보다 본질적인 특징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15세기부터 시작된 유럽인에 의한 지리상의 발견시대 이후,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갖가지 인종이나 민족이 이제 고립해서 생활해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유럽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이나 산업혁명의 결과가 가져다 준 근대문화는 개발도상국의 여러 민족이 치르는 근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본보기가 되는가 하면, 다종다양했던 각 민족의 문화는 어느 의미에서 균일화가 진행되는 등 새로운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인류가 탄생시킨 문화의 한 가지인 핵에너지의 이용이라든지, 상반되는 정치 ·사회체제의 갈등 등이 오늘날의 인류 장래에 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즉, 인류문화가 탄생한 이래, 생산경제의 개막, 고대문명의 발상,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이라는 인류사의 획기적인 3대 전환기가 있었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 인류는 바야흐로 제4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가 있다. V. 인류문화의 차이와 공통성 오늘날 지구상에는 각기 다른 문화적 전통을 지니는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다. 또, 실제로 인류의 문화는 다종다양하게 전개되어서 그 차이는 경제형태 ·물질문화 ·사회조직 ·종교 ·세계관 등 문화의 모든 부문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특히 중요성을 띠는 것은 경제형태 또는 주식물(主食物) 획득방법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형태가 문화의 다른 부문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한 것이어서, 일정한 경제형태는 사회조직의 전개에 기본적인 골격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종교나 세계관에도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서는 경제형태의 차이점 이외에도 민족마다 문화발전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 자연환경의 차이, 다른 집단으로부터의 고립, 역사적인 사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반대로 문화의 유사성을 가져오게 하는 요인으로서는 경제형태, 비슷한 자연환경, 전파, 그리고 발생적인 친연관계(親緣關係)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요인들에 의하여 인류의 갖가지 문화유형과 문화영역이 출현한 것이다. 한편, 모든 인류문화에 공통적인 이른바 ‘문화의 보편적 범주’ 또는 ‘문화의 공분모(公分母)’라고 일컬어지는 것도 있다. 어떠한 문화에 있어서도 인류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생식활동을 한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형식은 문화유형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며, 단순한 생물학적 영위(營爲)가 아니라 문화적인 전통에 의해서 규정되고 있다. 성관계에 있어서는 근친혼(近親婚)의 금지가 인류에게 보편적인 것이며, 음식물의 획득활동에 있어서는 성별 ·연령별 등에 의한 분업화가 보편적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보편적 문화요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언어가 있으며, 바로 이것은 인류문화의 기본적인 지주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류는 신체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역사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그 100만 년 이상에 걸친 장구한 기간을 통해서나, 또는 오늘날 지구상의 온갖 지역에 걸쳐서 하나의 인류라고는 하지만 신체 ·문화의 양면에서 매우 다채로운 전개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모든 전개를 통해서 사람이 직립보행하는 동물이며, 또한 문화를 지니는 동물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공통적이고, 이는 곧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성이 되기도 한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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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 인류의 진화 (한메) |
 [용어] 유목사회 (두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