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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구석기시대 (한메)
구석기시대 舊石器時代 Paleolithic Age 석기시대를 도구의 제작 수법에 따라 구·중·신석기시대로 구분할 경우 최초의 시기. 인류역사상 가장 긴 시대였으며, 약 300만년∼200만년 전에 시작되어 약 1만 년 전에 끝났고, 뒤이어 중석기시대·신석기시대로 이어졌다. 1865년에 처음으로 영국인 J.라보크가 구석기시대를 정의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이미 절멸(絶滅)해버린 야생동물과 인류가 공존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지질학상(地質學上) 홍적기(洪積期)에 해당되는데, 당시의 인류는 먹을 것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채집(採集)에 의존했으며, 목축(牧畜)과 농경(農耕)은 아직 알지 못했다. 연장으로는 깎아서 만든 돌칼 등을 주로 사용했는데, 예외적으로 간석기〔磨製石器〕를 이용했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또, 돌로 만든 도구 이외에도 나무나 뿔·뼈·이〔牙〕 등의 물질이 사용되었다. 토기(土器)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다. 200만 년 이상에 걸친 구석기시대는 그 문화 및 생활의 차이로 전기·중기·후기의 3기로 구분된다. [유럽·아프리카] <전기 구식기시대> 약 300만년∼200만 년 전부터 약 8만 년 전까지 오랜 기간 계속되었으며, 처음에는 원인(猿人)이, 후반에는 원인(原人)이 주인공으로 활동했다. 200만 년보다 더 오래 된 인류 및 그 문화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에티오피아의 하다르와 투르카나호(湖)에 유입하는 오모강 유역의 슝글라 등지에서는 270만년에서 240만년대 이전의 것이라고 추정되는 석기가 발견되었다. 이제까지 발굴된 인류의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탄자니아의 올두바이협곡(峽谷)이다. 이 협곡은 길이 40㎞, 깊이 100∼130m로, 하부홍적기(下部洪積期) 퇴적층(堆積層) 계곡에까지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는 전기 구석기시대의 모든 시기(時期)의 유물이 층위별(層位別)로 다량 출토되었다. L.리키는 1931년부터 올두바이협곡의 조사를 시작해 20여 년 간에 걸쳐 여러 지점에서 층위별로 전기 구석기시대의 석기군과 동물화석(動物化石) 등을 발견했다. 인류화석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는데, 59년에 메어리 부인(夫人)이 지층 중에 자리잡고 있는 사람의 이〔齒〕 3개와 뼈 부스러기 속에서 옆머리뼈의 파편(破片)을 발견하였고 거의 완전한 복원(復元)이 가능한 두골(頭骨)의 파편을 발견했다. 사람뼈 외에 9개의 석기, 176점의 박편(剝片)·돌망치·작은 짐승의 뼈·큰 짐승의 새끼 뼈도 채집하였다. 인골(人骨)의 연령은 16세 정도로 추정되었으며, 리키에 의해서 진잔트로푸스보이세이(Zinjanthropus boissei)라고 명명(命名)되었다. 올두바이의 최하층인 제1층을 칼륨아르곤법으로 측정한 결과 진잔트로푸스의 연대는 l75만 년 전으로, 인류의 기원을 약 100만 년 전으로 추정했던 그때까지의 학설을 뒤엎었다. 1964년에 리키는 진잔트로푸스보다도 더 하층에서 보다 진보된 형질(形質)을 갖춘 인골을 발굴하여 호모 하빌리스라 명명하고, 올두바이 제1층의 석기를 만든 인류는 진잔트로푸스가 아니라 이 호모 하빌리스라는 견해를 발표했다. 또 이미 발견된 석기는 진잔트로푸스가 만든 것이 아니라 호모 하빌리스에 의해 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만 년 전부터 100만 년 전까지의 아프리카에는 3종류의 원인(猿人)이 있었는데, 후의 원인(原人)으로 진화한 것은 호모 하빌리스뿐이었다는 것이다. 올두바이협곡에서는 100만 년 전을 경계로 하여 전기구석기시대문화가 2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앞쪽은 원인(猿人)의 손으로 이루어진 올두바이문화로, 초퍼와 초핑툴을 주체로 하고 있다. 이들 석기는 자연석(自然石)의 한 부분만을 가공한 단순한 것으로, 측면을 깎아낸 것이 초퍼이며, 양측에서 깎아내어 날을 세운 것이 초핑툴이다. 100만 년에 가까운 오랜 기간, 원인(猿人)은 이들 2가지 석기를 사용했고, 그 외에도 소형의 박편에다 가공을 하여 스크레이퍼·송곳·첨두기(尖頭器)·조각도(彫刻刀) 등 여러 공구를 만들었다. 석기 제작 때에 이용되었던 돌망치도 출토되었다. 100만 년 전 이후 새로운 주인공으로 나타난 원인(原人)은 초핑툴을 개량한 새로운 품종인 손도끼를 만들었다. 이것은 초핑툴의 끝부분을 더 길게 깎아낸 형태이며, 양측변을 양쪽에서 타제한 석기이다. 초기의 것은 밑부분에 돌멩이의 자연면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이 형태가 제2층 상반부에서 제3층까지 계속되어 있다. 제4층에 들어가면 손도끼의 제작기술이 더욱 발달되어 양면가공에 의해서 나뭇잎과 같은 모양으로 제작되었다. 실험적 관찰에 의하면 사슴뿔 같은 연질(軟質)의 망치를 사용함으로써 돌을 깎아내는 기술이 정교하게 발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선단(先端)이 뾰족하지 않은 자귀 모양의 클리버(cleaver)도 새로운 도구의 하나이다. 스크레이퍼·송곳·첨두기·조각도(彫刻刀) 등의 소형 공구도 만들었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최초의 인류는 150만 년 전에서 70만 년 전까지의 사이에 지브롤터해협을 건넜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무렵의 인류의 화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원인(猿人)인지 원인(原人)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올두바이문화에 속한다고 생각되는 초퍼와 초핑툴이, 프랑스의 바로네동굴·시라쿠유적, 에스파냐의 뷔그 딘 로카유적 등에서 발견되었다. 70만 년 전부터 40만 년 전까지 사이에는 아프러카 기원의 주먹도끼를 특색으로 하는 문화가 유럽에 널리 퍼졌다. 이 시기의 유적으로는 원인(原人)의 화석이 주로 발견되었고, 특히 프랑스 남부의 아라고동굴 출토의 원인두골(原人頭骨)이 유명하다. 이 동굴에서는 주먹도끼를 포함한 10만 점 이상의 석기와 50만 점에 이르는 원인화석 파편이 출토되었다. 또 아르덴유적에서는 돌멩이를 쌓아 막은, 주거(住居)라고 추정되는 유구(遺構)가 발견되었다. 불을 사용한 흔적이 널리 발견되고 있는 것도 대개 40만년 전 무렵부터이다. 프랑스 남부의 니스시내(市內)에 있는 테라 아마타 유적은 당시의 해안사구(海岸砂丘) 위에 남아 있으며, 주위를 돌로 쌓은 타원형의 주거 흔적이 여러 층 중복해서 발견되었는데, 주거의 중앙에는 바람을 막는 돌을 늘어세운 화로가 설치되어 있다. 이 유적에서는 코끼리와 들소같은 많은 짐승의 뼈 외에도 어골(魚骨)이 발견되어, 이미 원인(原人)이 바다에서도 먹을 것을 얻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40만 년 전부터 8만 년 전까지는 주먹도끼문화의 발전기이며 유적 수도 현저하게 증가하고, 정교한 주먹도끼가 많이 만들어져 석기 제작상의 신기법인 르발루아 기법(Levallois technique)이 개발되었다. 흥미있는 것은 주먹도끼문화에 병행해서 올두바이문화의 전통을 강하게 남기고 있는 초퍼·초핑툴문화가 유럽 동·북부, 파키스탄·인도 북부에서 동남아시아 및 동아시아에까지 이르고 있다. 한편 주먹도끼문화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인도 남부에 걸쳐서 광대한 분포권을 형성했다. <중기 구석기시대> 약 8만 년 전부터 약 3만 5000년 전까지 계속된 구인(舊人;네안데르탈인)의 시대이며, 지질학상으로는 최종빙기의 전반(前半)에 해당된다. 유럽에는 네안데르탈인에 의해서 남겨진 무스티에문화의 유적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특히 구석기시대에 관한 연구가 활발한 프랑스에서는 ① 전형적 무스티에문화 ② 키나 펠라시형 무스티에문화 ③ 거치연석기(鋸齒緣石器) 무스티에 문화 ④ 아슈르계무스티에 문화라는 4계통의 문화가 동시기에 들어온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들 유적에 공통된 특색으로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석기 제작의 기본적인 기술로서 르발루아 기법이 공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기법은 미리 석영원석(石英原石)을 새끼거북 모양으로 가공한 뒤 타격을 가해서 1개의 역삼각형 돌조각을 떼어내는 방법이다. 이 때 남는 쪽을 르발루아형 석핵(Levallois型石核)이라고 부른다. 이 방법에 의해서 만들어낸 역삼각형의 르발루아형 박편은 양측변과 선단부가 예리하므로 그대로 무기 또는 이기(利器)로 이용할 수가 있었으며, 또 재가공에 의해서 첨두기(尖頭器)·스크레이퍼·칼 등으로 만들 수 있었다. 따라서 이 방법은 돌멩이에 망치를 사용할 때 제작자가 이미 최종적으로 떨어진 조각의 모양을 상정(想定)한 극히 계획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네안데르탈인은 꽤 고도의 지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무스티에기(期)의 인류는 동굴에 사는 일이 많았는데, 평지 주거로서는 러시아령 서부의 몰로도바 I 유적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8m視9m인 약간 원뿔형으로서, 매머드의 뼈를 둘러싸고 그 안쪽 몇 군데에 탄 흙이 있는 단순한 구조이다. 프랑스의 콩브 그르날동굴에서는 입구 가까이에 기둥을 박았다고 생각되는 깊이 21㎝의 기둥구멍이 발견되었는데 끝이 가늘고 뾰족하게 되어 있다. 1856년, 독일 서남부에 있는 네안데르탈동굴에서 화석 인골 하나가 발견되어 네안데르탈인이라고 명명(命名)되었다. 그 후 유럽·서아시아·북아프리카 등지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화석 수는 150개 이상이나 된다. 유럽의 무스티에문화인은 사람이 죽으면 땅에 구멍을 파고 묻었으며, 콩브 그르날동굴에서는 원뿔형의 구멍 속에다 묻고 그 위에 둥근 돌을 놓았다. 이라크의 쿠르디스탄에 있는 샤니다르동굴에서는 1960년에 9개의 네안데르탈인의 뼈가 발굴되었는데, 그중의 4개는 돌이 떨어져서 일어난 사고사(事故死)한 시체의 뼈로, 다른 4개는 매장된 것이라고 판정되었다. 특히 샤니다르 4호 인골(人骨)은 3방향을 돌로 싸고 남침(南枕)으로 서쪽을 향하여, 원쪽은 밑으로 한 채 옆으로 누운 성년 남자였다. 그 외 유아(幼兒) 1구와 어른 여성 2구가 합장된 흔적이 있다. 4호 인골 주변의 흙을 분석한 결과 국화과·백합과·마황과(麻黃科) 등 적어도 7종류의 꽃가루가 검출되었다. 이들 꽃은 5월말부터 6월초에 걸쳐서 피므로 유해가 매장된 시기를 추정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 무스티에문화권의 사람들은 죽은 사람에게 꽃을 바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네안데르탈인은 후기 구석기시대 사람과 중석기시대사람에 비해 수명이 길었다. 31세부터 60세까지의 연령층에서는 네안데르탈인 35.8%, 후기구석기시대인은 26.7%, 중석기시대인은 2.7%라는 통계가 나왔다. 과거에는 네안데르탈인이 고양이 등〔背〕을 하고 있었으며 야수(野獸)와 같은 모습이어서 야만적인 인류라고 생각되었으나, 오늘날에는 특징이 있는 안와상융기(眼窩上隆起)를 제외하면 자세·손·운동능력 등에 있어서 현대 인류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인류학자에 의해 증명되었다. 프랑스의 페슈드 라제에서는 흑연(黑鉛)으로 만들어진 연필과 석제(石製) 팔레트가 출토되었고, 붉거나 검게 착색된 유물 단편이 간혹 발견되었다. 무스티에기(期)의 벽화(壁畵)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들이 그들 자신의 몸에다가 채색을 한 것이 아닐까 추정케 하고 있다. <후기 구석기시대> 구인(舊人)이 교체되어 신인(新人)이 주인공이 됨으로써 도구류의 발달·수렵기술의 진전·예술작품의 제작 등이 보여주듯이 구석기시대문화를 최고로 발달시킨 시대이며, 약 3만 5000년 전부터 약 1만년 전까지 계속되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돌칼 제작 기법의 확립에 의해서 석기 제작 방법이 크게 진전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때의 돌칼은 횡단면이 넓적한 가늘고 긴 돌조각이며, 양측변에는 면도칼처럼 예리한 날을 갖추고 있다. 석영돌멩이를 두들겨 깨어서 우선 원쁠모양 또는 원기둥모양의 돌칼의 핵(核)을 만들어, 그 상단의 일부를 사슴뿔로 된 망치로 강하게 때리면 훌륭한 돌칼이 갈라져 떨어진다. 1개의 석도핵(石刀核)에서는 규격품으로서의 돌칼이 10개 이상이나 생산되었다. 다량으로 생산된 예리한 돌칼의 가장자리 또는 그 일부를 가공하면 나이프·조각도·송곳·스크레이퍼·창촉 등의 공구와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새로 만든 날카로운 공구는 뼈·뿔·가죽·목재 등의 가공을 보다 쉽게 하고 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도구의 발달을 촉진시켰다. 뼈나 뿔을 깎거나 조각해서 만들어진 도구에는 창촉·작살촉·송곳·돗바늘·바늘귀가 있는 봉침·낚싯바늘·주걱·단검·석등, 석기(石器)를 끼워넣는 손잡이 또는 축(軸)·망치 등이 알려져 있다. 그 중에도 사슴뿔을 깎아서 조각을 한 투창기는 수렵생활에서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그것은 약 30㎝ 길이의 순록의 뿔로 만들어졌으며, 한쪽 끝에는 투창(投槍)의 기부(基部)를 걸치기 위한 갈고리가 만들어져 있다. 이 도구에다가 투창을 부착(附着)시켜서 던지면, 원심력의 작용에 의해 꽤 멀리 있는 사냥감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의 팔길이를 30㎝나 연장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도 <우메라>라는 투창기를 이용했는데 단순히 팔만으로 창을 던졌을 때에는 겨우 60m 정도밖에 날아가지 않으나 투창기를 이용한 경우에는 약 115m의 거리를 날아갈 수 있으며, 특히 가벼운 투창으로는 200m까지 날아갔다고 기록되어 있다. F.보르도는, 이 투창기가 마들렌 4기(期)가 되어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이 무렵에는 더 강력한 무기인 활이 출현하여 투창기는 쓰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구석기시대의 비너스>라 불리는 작은 여성상(女性像)이 유럽의 남서부 및 중부에 분포되어 있으며, 멀리 시베리아의 바이칼호 주변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들은 주로 매머드의 이〔牙〕를 조각하여 만든 것인데, 석회암과 활석(滑石), 그리고 간혹 찰흙제품〔粘土製品〕도 눈에 뛴다. 유럽에서 발견되고 있는 여성상은 일반적으로 살집이 좋고, 여성의 성적(性的) 특징을 강조한 나체상(裸體像)이며, 눈·코·입·머리칼과 같은 세부적인 곳은 생략한 것이 많다. 이와는 달리 시베리아에서 출토된 것은 납작하고 홀쭉하며, 눈·코·입·머리칼 등을 뚜렷하게 조각하고 있다. 이같은 동서의 대조적인 차이는 흥미롭다. 프랑스 서남부에서 에스파냐 북부에 걸쳐서 분포하는 많은 석회암 동굴에서는 구석기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훌륭한 벽화와 천장화가 남아 있다. 분포하는 지역의 이름을 따서 프랑코 칸타브리아 미술로 불리는 동굴회화에 대한 연구는 1868년에 에스파냐 북해안의 산탄데르현(縣)에 있는 알타미라동굴의 천장에 그려져 있는 많은 들소의 그림이 발견된 것에서 비롯된다. 이제까지 유럽 동굴에서 발견된 회화와 조각의 수는 107여 개라고 한다. 구석기인이 그린 그림 대상으로는 말·들소·매머드·염소·소·암사슴·수사슴·순록·곰·사자·멧돼지·영양·시베리아영양·조류·어류 등이 있고 그외에는 사람 및 몬스터(monster)라 불리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이 알려지고 있다. 사실적인 회화 외에도 여러가지 모양의 기호가 남아 있고, 사람의 손 모양이나 남녀의 성기를 그린 것도 자주 발견되고 있다. 벽화에는 검정·하양·빨강·노랑·보라색 등 여러 종류의 안료가 이용되었다. 산화철(酸化鐵)이 스며든 빨간색 오커(광물질 도료)를 분필처럼 사용하였고, 한쪽 끝에 구멍을 뚫어서 끈을 매어, 이 끈을 잡고 걸어가면서 그린 듯한 그림도 출토되었다. 동굴예술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려지고 조각되었는지는 많은 고고학자들에 의해 논의되고 있으나 결정적인 해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인간 본래의 예술적 표현을 위한 것, 생활환경을 미화하기 위한 것, 수렵의 수확을 기념하기 위한 것, 또는 수렵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한 공감주술(共感呪術) 등 여러가지 설이 있다. A.르루아구랑은 65개 이상의 동굴과 2000점 이상의 회화·조각을 재조사한 결과 야생동물은 말을 중심으로 하는 A그룹과 들소를 중심으로 하는 B그룹으로 나뉘어 살며, B그룹은 항상 동굴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A그룹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르루아구랑은 B그룹은 여성을, A그룹은 남성을 의미하는 동물군이라고 해석하고, 이 생각을 진전시켜 회화 이외의 여러가지 기호들도 남성과 여성으로 구별했다. 이같은 분석의 결과 동굴예술은 구석기시대인의 다산(多産)과 번영에 대한 염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후기구석기시대인은 동굴의 입구와 바위그늘을 비롯하여 단구(段丘) 위에 천막으로 작은 집을 짓고 살았다. 도르도뉴의 무시당지방과 그외의 지역에서 작은 돌을 사각형으로 나란히 둘러친 유구(遺構)가 발견되었다. 동구의 우크라이나에서는 매머드의 두골·아래턱뼈·이 등으로 세운 돔형태의 주거(住居)가 발굴되었고 시베리아의 말리타유적에서는 중앙에 화로가 있는 원형의 수혈주거지(竪穴住居址)가 발견되었다. 유적 중에는 영속적인 둔영지(屯營地)와 일시적인 노영지(露營地)가 있다. 그들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 이미 반정주적(半定住的)인 촌락을 만들고 있었다. 마들렌기(期)에는 강변에 남겨진 노영지가 있었고, 거기서 연어 등을 잡았던 것 같다. A.마르샤크의 연구에 의하면 그들은 이미 태음력(太陰曆)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흔적이 남아 있는 녹각제(鹿角製)의 평평한 판자로 69개의 뱀처럼 꾸불꾸불 연속되고 있는 점모양의 음각이 조각되어 있는데, 잘 살펴보면 음각에는 원형·반월형·초승달모양 등의 변화가 있고, 69개의 음각을 새기는 데 있어 24개의 다른 도구를 이용했다. 마르샤크는, 이 판자에는 69일간의 월령(月齡)의 변화가 기록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의 음식물은 주로 들짐승이었는데, 남프랑스의 솔뤼트레기(期)의 유적에서는 1만 필에 이르는 말의 뼈가 발견되었다. 그 밖에 순록과 소도 많이 잡아먹었는데, 중부유럽에서 남러시아까지에는 매머드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말·영양·북극여우·곰·뇌조 등의 뼈가 발견되었다. 물론 육류 외에도 나무열매·풀뿌리·나뭇잎 등이 음식물로 이용되었을 것이다. [동아시아] <전기 구석기시대> 중국에서는 시난트로푸스(베이징 原人)의 유해가 출토된 베이징〔北京〕의 저우커우뎬〔周口店〕유적을 비롯해서, 이제까지 23개소의 진기구석기시대 유적이 보고되었고, 그중 10개소에서 원인화석(原人化石)이 빌견되었다. 이들 중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것은 산시성 시허우두〔山西省西候度〕의 땅 밑 60m의 사력층(砂礫層)에서 출토된 석기이며, 고지자기연대(古地磁氣年代)에 의해서 약 180만 년 전이라고 추정되었다. 석기에는 초퍼·초핑툴·스크레이퍼·대형삼릉첨두기(大型三稜尖頭器) 등이 있고, 함께 출토된 동물화석에는 홍적세(洪積世) 초기에 속하는 검치호(劍齒虎)·조랑말 외에 코뿔소·들소들이 보인다. 윈난〔雲南〕 위안마오〔元謀〕에서는 사람의 앞니 2개와 여러 점의 석기가 출토되었고, 29종류의 포유동물의 화석이 출토되었다. 또 이 연대는 170만 년 전이라고 추정되었다. 상기한 연대가 확실하면, 시허우두와 위안마오의 자료는 아프리카의 올두바이문화에 대비(對比)되는 것이며 중국에도 원인(猿人)의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이 된다. 또 약 100만 년 전의 인류 두개골과 얼굴 일부의 화석이 산시성〔陝西省〕 란톈현〔藍田縣〕 공왕령(公王嶺)에서 발견되어 석기와 포유동물화석도 출토되었다. 산시성〔山西省〕 안허에서는 황토 밑의 사력층 중에서 공왕령(公王嶺)과 동시대의 초퍼·초핑툴·스크레이퍼·삼릉첨두기(三稜尖頭器) 등의 석기 138점이 발굴되었다. 허베이성〔河北省〕 둥구타에서는 땅밑 45m의 이하만층(泥河灣層) 중에서 약 2000점의 석기와 절단 혼적이 있는 많은 동물의 뼈 등이 발굴되었으며, 이것도 약 10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로 보고 있다. 베이징시(市)의 저우커우뎬에 있는 석회암동굴은 약 60만 년 전부터 l5만 년 전까지 계속된 시난트로푸스의 유적이며, 1927년 이래 장기간의 발굴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까지 거의 완전한 두골 6점을 포함한 약 40구분의 인류화석, 10만 점에 이르는 석기(石器)·골각기(骨角器), 불에 탄 뼈 외에 다수의 동물화석이 발견되었다. 시난트로푸스는 생활을 위해 불을 사용하였으며, 석영맥암(石英脈岩)을 두들겨 깨어서 훌륭한 소형 석기를 만들었다. 석기로서는 초퍼·초핑툴·스크레이퍼·첨두기·조각도·송곳·망치 등이 있으며, 돌 위에 올려놓은 원석(原石)을 돌망치로 두들겨 깨는 양극타법(兩極打法)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들이 사냥감으로 삼은 동물로서는 검치호·하이에나·표범 등의 육식동물을 비롯해서 코끼리·코뿔소·말·소·물소·낙타·멧돼지·양·영양·큰뿔사슴 등이 있다. 시베리아에서는 아무르강 중류에 있는 필리모슈키 및 쿠마라유적, 또한 오비강 상류에 있는 우랄린카 유적 등에서 초퍼·초핑툴을 포함한 전기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굴되었다. <중기 구석기시대> 동아시아에서는 중기 구석기시대문화가 유럽처럼 명확하게는 인정되지 않고 있다. 시베리아에서는 알타이산 기슭의 우스티칸동굴과 예니세이강 유역의 드부그라스크 등에서 무스티에문화권에 가까운 석기가 발견되었는데, 아직 수는 적다. 중국에서는 약 8만 년 전부터 약 3만 년 전까지 사이의 유적으로서는 산시성〔山西省〕의 딩춘〔丁村〕유적이 있는데 아직 확정적인 자료는 없다. 따라서 동아시아에서는 유럽적인 무스티에문화 대신 지방색이 강한 문화가 계속된 것으로 보고 있다. <후기 구석기시대> 후기 구석기문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분명하게 밝혀지고 있다. 시베리아에는 바이칼호 주변에 말리타 및 브레치 유적이 있고, 유럽과 같은 계열의 상아로 만든 비너스·매머드의 골판(骨板)에 조각된 매머드의 선각화(線刻畵, 골각제의 장식품·골각기 등이 발견되었다. 유럽에서 시베리아까지의 원거리를 고대인이 어떤 방법으로 답파(踏破)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지역에서 썰매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도 약 3만년 전 이후가 되면 돌칼·작은칼 등을 주로 한 문화가 출현되었으며, 산시성〔山西省〕의 계곡·도랑·하천 등에서는 많은 유적이 발견되었고, 1933년·34년에는 저우커우뎬의 산딩둥〔山頂洞〕에서 화석인골 9구와 부장된 훌륭한 장식품도 발견되었다. [아메리카대륙] 아메리카 대륙에 최초로 발을 디딘 인류는 후기 구석기시대 말기의 신인(新人)이며, 그 경로는 해면이 낮아졌기 때문에 육지로 바뀐 베링해협을 건넜던 것으로 보고 있다. 북아메리카에서 확실하게 알려진 최고(最古)의 문화는 클로비스문화(Clovis文化)와 포르섬문화(Forsum文化)이다. 이들은 팔레오 인디언문화라고 총칭되며 압압박리기법(押壓剝離技法)으로 만들어진 양면가공첨두기가 특징이다. 이것들은 1만 5000년 전 이후의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메리카대륙에는 이것보다 오랜 문화가 있었다고 생각되며, 캐나다 서북부의 올드 크로우에서 발굴되었던, 인류의 손에 의해 제조된 뼈기구 등의 존재를 근거로, 최초의 이주자는 약 8만 년 전부터 l5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주장하는 학지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이주 시기에 관해서는 아직 불분명한 점이 많다. [한국의 구식기시대] 한국에 구석기 문화가 존재하였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일찍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고고학(考古學)적 방법에 의하여 본격적으로 발굴되고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부터였다. 현재까지 발굴된 한국의 구석기 문화 유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함경북도 웅기군(雄基郡) 노서면(蘆西面) 굴포리(屈浦里)와 충청남도 공주군(公州郡) 장기면(長岐面) 석장리(石壯里)의 유적이다. 이 두 문화가 여러 개의 문화 층위를 가지고 있어 전기(약 50만∼60만 년 전)부터 후기(약 2만 년 전)에 걸치는 기간의 문화가 한반도에 있었음이 밝혀졌다. 석장리의 경우, 후기유적문화층에서는 주거지·공작지(工作地), 그리고 미술작품 제작의 흔적까지 발견되고 있다. 후기에 많이 쓰인 석기로는 그레이버가 있고, 중기에는 직접타정(直接打整)에 의한 박편석기(剝片石器;Flake), 자갈돌로 만든 초퍼(打裁器;찍개) 등이 사용되었는데, 전기 석기는 유럽의 아쇨리안기(期)의 주먹도끼시대에서와 같은 측면변선(側面邊線)이 S형(形)을 나타내는 것이 있다. 이밖에도 한국의 전국 각처에서 구석기시대의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1970년대에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면(涯月面) 어음리(於音里) 빌레못굴 근처에서 황곰·적록(赤鹿)·노루 등의 화석골(化石骨)과 함께 현무암(玄武岩)으로 만든 인공박편(人工剝片)·골기(骨器) 등이 발견되었으며, 충청북도의 제원군(堤原郡) 송학면(松鶴面) 포전리(浦田里) 점말동굴과 청원군(淸原郡) 가덕면(加德面) 노현리(蘆峴里) 동굴에서도 골기·석기 등과 함께 구석기시대 동물의 화석골이 많이 채집되었다. 특히 상원읍에서 출토된 석기와 동물화석으로 전기구석기시대의 편년을 약 50만 년 전으로 보며, 이로써 한반도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시기가 베이징인〔北京人〕과 동일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구석기 시대에 대한 편년은 아직 체계적으로 뚜렷하지는 못하다. <윤내현>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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