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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중석기시대 (한메)
중석기시대 中石器時代 Mesolithic Age 석기시대를 셋으로 나눌 경우에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중간에 속하는 시대.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라는 시대의 설정은 1865년 영국의 J.러벅이 했는데, 유물에 나타난 바로는 이 두시대가 직결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시대 사이의 구거(溝渠)를 설명하기 위해 구구한 가설이 제기되었다. 그러다가 19세기 말 무렵에 이 구거를 메울 만한 석기가 유럽과 북아프리카 각지에서 발견되었다. 그래서 1909년 프랑스의 J.J.M.드 모르강이 이 중간적·과도적 유물이 속하는 시대를 중석기시대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개념의 설정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거센 반대의견이 있었다. 많은 유력한 학자들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오히려 구석기시대의 전기와 후기 사이이고, 이 후기와 중석기시대의 문화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프랑스의 H.E.P.브뢰이는 이른바 구석기시대 전기만을 구석기시대라 하고 이제까지의 구석기시대 후기와 과도적인 시대(이른바 중석기시대)를 합쳐 소석기시대(小石器時代)라 했는데, 이는 구석기시대 후기 이후의 석기가 소형화되어 있는 데 따른 것이었다. 또 오스트리아의 O.멩긴은 이제까지의 구석기시대 전기를 원석기시대(原石器時代), 구석기시대 후기와 과도기를 합쳐 아석기시대(亞石器時代)라 했다. 이와 같은 반박 때문에 <중석기시대>라는 개념은 학계 전반에는 보급되지 못했다. 대략 석기시대는 석기의 마제법(磨製法)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따라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로 구분되어 있다. 이른바 중석기시대에는 아직 마제법이 고안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석기시대와 중석기시대는 기본적으로 같은 시대이며, 이들을 합쳐서 하나의 시대로 잡아 신석기시대에 대립하는 시대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뜻에서는 중석기시대라는 시대개념의 성립 근거가 희박하다. 프랑스에서는 중석기시대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는데, 대신 만기구석기시대(晩期舊石期時代) 라는 말을 사용하는 학자가 많다. 현재 중석기시대라는 말은 주로 영국, 북유럽 여러 나라 및 러시아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유라시아대륙이나 북아프리카에 한정되어 있다. 내륙 아프리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석기시대를 3분하여 한가운데의 시대를 Middle Stone Age라 하는데, 이는 중석기시대와는 내용을 달리하는 중간석기시대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개관] 반대론자의 의견은 별문제로 하고서 중석기시대의 개요를 논할 때, 첫째로 강조되는 것은 중석기시대가 주로 해빙기에 해당한다는 점과 그때 사람들의 생활은 획득경제(수렵·어로·식물채집 등)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시대 유물이 극지대(極地帶)를 제외한 유럽 및 북아프리카·서남아시아, 부분적으로는 인도·파키스탄·내몽골·일본 등에서도 발굴되고 있고, 이에 상응하는 많은 문화가 각지에 분포되어 있다. 아질문화·타르드누아문화·카프사문화·마글레모제문화·쿤다문화·에르테뵐레문화 등은 대표적인 중석기문화라 할 수 있다. [정기문화(精器文化)] 석기 형식으로 살핀다면 현재 알려진 많은 중석기문화는 정기문화(넓은 뜻의 細石器文化)와 조기문화(粗器文化)로 대별된다. 주류를 이룬 정기문화는 세석기가 특색이다. 이는 단순히 작은 석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형태를 예상하여 돌덩이에서 떼어낸 작은 돌칼이나 돌조각을 그대로, 또는 가장자리만 약간 수정한 석기를 뜻하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세석기는 세조기(細彫器)나 사다리꼴 돌칼 등이다. 정기문화의 특색은 ① 세조기를 포함한 가지각색 세석기가 사용된 점 ② 수렵은 개인수렵이 주였으며, 화살이나 창(槍) 등이 주요 수렵도구였다는 점 ③ 어로에는 작살이 사용되었으나 곧 낚시바늘과 어망이 발명된 점 ④ 조개류도 많이 잡아먹었고, 주거지 근처에 조개더미를 남긴 점 ⑤ 식물의 알뿌리나 야생 곡초(穀草)에서 거둔 곡물을 식량으로 삼은 점 ⑥ 수렵효과를 올리기 위해 개를 가축으로 기른 점 ⑦ 유적에 따라 양적 차이는 있으나 골각기도 많이 사용했고, 골각이나 조개껍데기를 이용한 가지각색의 장신구까지 만들었다는 점 등이다. 세석기는 자루에 달거나 막대의 한 쪽에 줄지어 박아서 사용하였다. [조기문화] 구석기문화적 전통이 강했던 정체적인 문화였고, 유럽의 서부와 북동부에 있었던 문화이다. 프랑스의 캉피니문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조제품 돌괭이나 곡괭이도끼가 특징이며, 이들은 식물채집이나 재배용으로 쓰였다. 중석기문화는 해빙기라는, 지형과 기후의 변화가 많은 시대에 이뤄졌기 때문에 그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사람들은 훌륭한 미술을 창조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에스파냐 동부에 있는 암벽화가 유명하나, 조각 솜씨 등은 보잘 것 없다. 정체적인 중석기문화(예컨대 덴마크의 에르테뵐레문화)에서는 토기가 사용되었으나, 이는 남동쪽에서 전파된 신석기문화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신석기시대로의 이행(移行)] 같은 정기문화에도 선진적인 것과 후진적인 것의 구별이 있었다. 가장 선진적인 정기문화로는 이란 서부·이라크 북부·아나톨리아 남동부·시리아·팔레스타인 등에서 나타났다. 그 중 시리아의 나투프문화나 이라크의 팔레가우라문화 등이 잘 알려져있다. 이 방면에서는 BC9000년 무렵에 석기의 마제법이 고안되었고, 거의 같은 무렵에 곡식의 재배(농경)와 양·염소 등의 사육(목축)이 시작되었으며, 또 제도술(製陶術)도 개발되었다. 이른바 <신석기혁명>이다. 그러나 후진적 지역에서는 중석기문화가 BC3000년 무렵까지, 곳에 따라서는 더 오래 정체되었다. 중석기시대에는 구석기시대 후기와 같은 훌륭한 예술은 없었다. 석기나 골각기도 재료를 절약해야 했고, 만드는 방법도 정교하지 못했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쏟은 필사적인 노력이 생산경제에 의한 문화·생활의 일대 약진을 불러일으켰고, 이 점이 중석기시대 문화의 세계사적 의의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중석기시대] 한국의 중석기문화는 아직 정확한 양상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한반도에는 구석기시대가 존재했었음이 분명하지만 홍적세가 끝나고 후빙기(後氷期)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한국에 살고 있던 후기구석기인들이 이곳을 완전히 떠나 이주했는지 아니면 정착했는지는 잘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문화의 연속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조상에게 이어받은 수렵채취생활 관습에 따라 동물 먹이를 좇아 이동해 갔을 수도 있으나, 이곳에 남아 서서히 바뀌는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았을 가능성도 많다. 따라서 현재 문화변동 또는 지속성 이론에 근거해 한반도에도 중석기시대에 사람이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한 한국의 중석기문화가 독특한 양상으로 존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한국 주변지역에서 출토되는 중석기문화 유적들을 보면, 중국 북부의 사위안 유적〔沙苑遺蹟〕, 만주의 고경둔유적(顧卿屯遺蹟), 시베리아의 베라야 하구·예니세이·바이칼·우수치·세민수카야·알타이지역 등지,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혼슈〔本州〕·규슈〔九州〕에 이르기까지 중석기문화의 특징인 세석기(細石器)들이 발견되고 있다. 한편 한국에도 동관진유적에서 발견된 세석기, 공주 석장리 12m단구 제1문화층의 작은 석기나 이와 관련된 14.4m단구의 제3문화층에서 발견된 작은 석기, 부산 동아대학교 박물관팀이 찾아낸 작은 석기 등이 있어 모두 중석기문화의 가능성을 시사해 주는 좋은 자료라 할 수 있다. 아직 연구해야 할 문제는 많이 남아 있으나, 한국에도 중석기문화가 간혹 다른 양상으로 또는 전형적인 형태로 발견될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만영>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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