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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역사 (류종렬)
역사:Histoire (ms 29/06/02) Elisabeth CLEMENT, Chantal DEMONIQUE, Laurence HASEN-LØVE, Pierre KAHN, Pratique de la philosophie de A a Z, Hatier, 1995(1994), pp. 154-156.(P. 384). 게쉬히테(Gesachite)와 히스토리(Historie)를 구별하는 독일어와 반대로 프랑스어는 잘 구별된 두 의미를 함께 어우르는 한 단어로 사용한다. 역사(Histoire)는 우선 역사적 생성이며 또한 그리스어에 따르면 탐문(enquête)을, 즉 역사가가 구성을 시도하는 인식을, 의미한다. [인간적 사실의 생성과 발전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어떤 사람이 과거에 대해 탐문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전자가 과정의 흐름이라면, 후자는 외디푸스가 라이오스를 죽인 자를 끝까지 탐문하는 것과 닮았다. 그 살인자가 자신이라 하더라도 탐문을 끝까지 추구하는 것은 역사가의 임무일 것이다.] 역사적 인식 (la connaissance historique) [역사 탐구론] 1. 역사, 과거의 과학? 역사가가 파악하고자 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그리고 연대기에 따라 잘 짜 맞추어진 이야기 속에서 연관되어 있는, 정치 사회적 사실들 즉 인간행위들이다. 이러한 것이 역사적 담론의 특수성이다. 2. 역사, 과학 또는 이야기? : science ou récit ? 역사는 우선 하나의 이야기로서 전해지고 이야기 속에 이러저러한 사건의 과정에 개인들이 개입한다. 여기서 역사라는 단어의 다른 두 의미가 결합되어 있다. 역사를 만드는 자(역사가 historien)는 "역사를 말하고" 있다. 이 점에서 역사는 문학적 분과 학문에 속하기도 하고 또한 위대한 저술가인 볼테르(voltaire, 1694-1778)나 미슐레(Michelet, 1798-1874)같은 위대한 역사가들에 속하기도 한다. 그런데 순수하게 문학적인(littéraire) 역사도 단지 관심을 끌거나 교양을 쌓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이 목적은 감성적이거나 도덕적이다. 그러나 순수하게 객관적인 역사는 가능한가? 페늘롱(Fénelon, 1651-1715)은 "진정한 역사가(le bon historien)는 장소도 시대도 없다"고 썼다. 자, 이 점에서 현상적으로 보면 역사적 객관성을 위한 황금률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 황금률이다. 왜냐하면 역사나 자신의 현재와 연관해서만이 역사적 탐문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대혁명이 우리[프랑스] 사회의 이상과 가치의 기초로서 계속적으로 지각(인식)되지 않는다면, 그토록 많은 작업과 탐구를 촉발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역사는 또한 기억이다. 3. 역사, 사건의 과학 또는 구조의 과학 순수하게 문학적인 역사에 대한 생성(l'élaboration)을 피하기 위하여 지난 세기말의 역사가들은 역사학을 "실증주의"모델 위에서 생각한다. 실증주의 모델이란 모든 해석을 배제한 연대기적 정확성에서 사실들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건들만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이런 류의 역사는 역사적 실재의 "거품"일 뿐인 것들을 특별하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 즉 이 거품이란 보다 심층적인 현상들 즉 경제, 인구, 정신성을 도외시하고 정치 또는 군사적 역사들일 뿐인... . 이러한 것은 실증주의 역사에 가해진 비판이며, 블로흐(Marc Bloch, 1886-1994)와 페브르(Lucien Fevbre)가 20세기의 30년대 초에 형성한 "새로운 역사(nouvelle histoire)"로 불리는 학파에 의한 비판이다. 이 "새로운 역사" 학파는 역사적 실재성에 여러 다른 수준이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각 수준은 고유한 지속의 영역에 있어서 사건에 대해 축소된 시간이나 성급한 방식으로 환원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 학파는 긴 지속을 강조하였고, 통계적이고 수량화한 방식에 힘입어서, 그리고 사건들 속에 보다 많은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기 위하여 구조적 역사 진화의 지속을 강조하였다. 4. 인간 과학의 지위 "새로운 역사"학파는 구조를 이용하여 사건을 배제하기를 바라면서, 결국에는 실증주의의 의지를 증거 하는 것은 아닐까? 즉 인간과 그들의 의도를 고려함이 없이 사회적 현상을 완전하게 객관적이고 수량화하여 분석하는 방식에 이른 것이 아닐까? 그런데 역사가 인식의 기획에 속한다는 점에서 과학이라면, 역사는 물리과학의 방식에 따른 과학은 아니다. 역사가는 사실과 법칙을 확립하려고 애쓸 뿐만 아니라, 인간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역사적 인식은 해석학(hérméneutique), 즉 해석하는 과학(la science de l'interprétation)이다. 역사의 생성: Le devenir historique [역사 발전론] 1. 역사 속에서 인간의 역할 의식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행동하는 인간이 없다면, 분명히 역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작자, 또는 역사의 행위자, 또는 역사의 객관적 힘의 무의식적 작용자인가? 역사인식에 대한 여러 다른 개념형성들은 이 질문에 관하여 다른 대답들에 참여한다. 기록의 역사(histoire événementielle)는 "위인들"의 행동의 영향을 밝히는 경향이 있고, 역사적 생성을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들의 인격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구조나 긴 지속에 주의하는 역사는 익명의 대중들에 더욱 관심을 갖고, 역사 진화의 객관적 원인들을 표시하려 한다. 2. 역사 속에 이성이 있는가? 중요성을 위인과 사건에 부여하는 것은 역사를 인간 행위의 우연적이고 예견할 수 없는 결과로서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만일 역사가 인간 자유의 열매라면, 합류하거나 반대하는 정열적인 광경을 제공하면서 역사는 심층적으로는 이성이탈적(déraisonable)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행위로부터 표출된 우연 무질서 비합리성 뒤에, 필연성, 질서, 합리성이 있지 않는지를 자문할 수 있다. 이러한 발상은 헤겔(Hegel, 1770-1831)과 맑스(Marx, 1818-1883)와 더불어 19세기에 전개된 역사 결정론의 근본적 가설이다. a. 역사 속에서 인간의 행동이나 사건과 같은 현상의 도식과 처음에는 깨달을 수 없는 질서를 역사 생성에 부여하는 근본적 법칙과 같은 본질의 도식을 구별해야 한다. 이리하여 헤겔에게 역사는 궁극적으로 정신(Esprit)의 점진적 실현이다. 관념론에 반대하는 맑스는 경제적 생산 양식의 수준에서 역사의 법칙을 재발견하고자 한다. (참조, 역사적 유물론) b. 인간은 역사를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역사를 만들지 못한다. 인간 행위의 의식적 목표와 역사의 내면적 깊은 의미 사이에 편차가 있다. 개인적 동인들(mobiles)은 "이성의 간계(ruses de raison)" 즉, 합리성과 보편성이 완성되게 하는 특별한 통로이다. c. 역사는 상스(sens)이며, 이 상스에는 "의미(작용)"과 "방향"이란 이중적 의미가 있다. 역사는 실현되면 보편이 되는 목적을 향하는 경향이 있다. (이 보편은 헤겔에서 절대자이며, 맑스에서 공산사회 이다) 이 목적은 또한 [미래의]도래이자 다른 역사의 시작이다. 이 다른(다음) 역사에서 인간은 의식적 주체이자 주인이 될 것이다. d. 그러므로 모든 심오한 역사적 변형(transformation)은 진보로 간주되어야 한다. 18세기의 위대한 진보 철학(칸트 Kant, 1724-1804, 꽁도르세, Condorcet, 1743-1794)은 이런 점에서 다음 세기의 역사철학의 주요 주제를 알렸다. 3. 역사 철학의 죽음 20세기의 사건들(세계대전, 인종말살 등등)은 역사 진보에 대한 환상(l'illusion)들을 사라지게 했고 [서구의 입징에서 진보가 사라졌지], 우리는 19세기의 주요 역사철학은 "종교적 희망과 섭리의 관념"에 힘입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 역사철학들은 종교와 섭리로부터 세속으로 이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상대주의가, 즉 20세기 말에 나온 역사적 비관주의가 인류 자신의 역사를 수중에 넣으려고 하는 인간들을 용기를 잃게 만들면서 이번에는 반대이면서 또한 아주 위험한 신화를 생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전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역사는 의미이며 진보의 장소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칸트가 "실천적" 관심 즉 도덕적 관심이라 불렀던 것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자신의 역사가 우리에게서 솟아나서 인류의 최상의 미래상태를 위하여 작업한다고 보기를 거절하는 것이다. * 핵심 저술: 헤겔의 『역사에서 이성(La raison dans l'histoire)』, 칸트의 『세계시민적 관점에서 보편사의 이념(Idée d'une histoire universelle au point de vue cosmopolitique)』, 니체의 『반시대적 고찰(Considérations inactuelles)』, 맑스와 엘겔스의 『도이취 이데올로기(L'Idéologie allemande)』, 아롱의 『역사의식의 여러 차원들(Dimensions de la conscience historique)』. 출전 : 류종렬의 철학마실-철학개념, 네이버 오픈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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