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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진화론=진화설 (브리)
진화설 進化說 evolutionary theory 모든 생물들은 공동조상에서 유래되었지만 생물들의 계보가 세대에 따라 변하면서 계속 분지하기 때문에 생물계에 다양성이 생긴다는 생물학 이론 (→ 색인 : 진화). 19세기 영국의 찰스 다윈은 생물체란 진화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어떻게 진화가 일어나는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제시했다. 자연선택은 그러한 설명의 기초를 이루는 개념이다. 20세기에 등장한 유전학은 자연선택이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더욱 자세히 밝힘으로써 현대적 진화설의 발달을 유도했고, 특히 분자생물학은 1960년대 이후 생물의 진화에 관한 엄청난 지식을 발달시켰다. 진화설의 역사 초기의 견해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은 생물이 변화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중세에는 신학적 논리가 지배적이어서 진화사상은 더이상 발전할 수 없었다. 진화에 관한 혁신적인 사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에 분류학·고생물학 등의 자연과학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스웨덴의 식물학자 C. 폰 린네는 종(種)의 고정성을 주장하기는 했지만 그의 계층적 체계에 기초한 분류체계는 공동자손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 색인 : 린네). 19세기초 프랑스의 J.-B. 라마르크는 최초로 광범위한 진화설을 제시했으며 수많은 연구들을 자극하여 생물의 진화를 점진적으로 수용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 색인 : 라마르크). 찰스 다윈 현대 진화설의 창시자인 다윈은 1831~36년에 비글호로 세계여행을 하며 표본들을 채집할 수 있었다. A. 월리스는 1848년부터 4년간 아마존 강 유역을 비롯한 남아메리카와 1854~62년에는 동인도제도의 동식물을 조사·연구해 그 또한 독립적으로 자연선택에 관한 생각을 했으며, 1858년 7월 1일 린네 학회에서 다윈과 공동명의로 자연선택설을 발표했다 (→ 색인 : 월리스). 다음해인 1859년 다윈은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를 출판하여 진화설의 정립 및 진화의 진로 결정에서 자연선택의 역할을 확립했다. 16, 17세기에 시작된 코페르니쿠스 혁명은 현대과학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지구는 더이상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수많은 별들 중 하나인 태양의 주위를 도는 작은 행성으로 여기게 되었고, 우주에 관한 일들은 창조자의 의지가 아니라 자연과학의 영역에 속하게 되었다. 다윈은 자연법칙에 의해 지배받는 유동적인 물질계로서의 자연에 대한 인식을 생물계로 확장시켜 생물계를 자연과학의 영역으로 옮겨 놓음으로써 코페르니쿠스 혁명을 완성했다 (→ 색인 : 과학사). 현대적 개념 다윈설의 영향 다윈의 진화설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어려움은 세대를 통한 변이의 보존을 설명할 유전적 이론의 부재였지만 이는 G. 멘델의 유전학에 의해 해결되었다. 1866년 발표된 멘델의 논문은 현대 유전이론의 기본을 확립했다. 그의 설은 각 부모로부터 오는 특정한 입자(유전자)들을 통해 생물학적 계승이 일어나는데, 이것은 혼합되거나 섞이지 않고 성세포 또는 배우자의 형성과정에서 각기 분리된다는 것이었다 (→ 색인 : 멘델 법칙). 종합설(synthetic theory) H.드 브리스는 돌연변이설로 알려진 새로운 이론을 통해 새로운 종은 돌연변이에 의해서 갑자기 일어나며 자연선택의 역할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 색인 : 드 브리스). 돌연변이설은 많은 학자들, 특히 생물측정학자들의 반대에 부딪쳤는데, 그들은 다윈의 자연선택설처럼 작고 계속적인 변이들이 누적되는 것이 진화의 주요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당시에는 멘델주의자로 알려졌던 돌연변이학자와 생물측정학자들 사이의 논쟁은 1920, 1930년대에 유전학자들에 의해 해결되었다. R.A.피셔, J.B.S. 홀데인, S.라이트 등은 돌연변이설의 쇠퇴 및 유전학과 자연선택설의 접목을 위한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 그러나 당대 유전학은 수학적 언어로 된 이론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적었다. 1937년 출판된 실험유전학자 T. 도브잔스키의 〈유전학과 종의 기원 Genetics and the Origin of Species〉으로 그 돌파구를 맞게 되었는데 이 책은 진화과정을 실험적 증거와 유전학적 용어를 사용해 포괄적으로 설명했으며, 다윈의 자연선택과 멘델의 유전학을 결합한 진화의 종합설 확립에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도브잔스키와 함께 종합설의 공헌자로 여겨지는 사람들은 동물학자인 E. 마이어와 J. 헉슬리, 고생물학자인 G. G. 심프슨과 식물학자인 G. L. 스테빈스등이다. 1950년에 이르러 자연선택에 의한 다윈의 진화설은 전세계의 모든 생물학자들에게 인정되었으며, 특히 종합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이후의 발달 1950년 이후에는 진화연구에 분자생물학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1953년 J.윗슨과 F. 크릭은 모든 세포의 염색체에 들어 있는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DNA)의 구조를 추론했고 유전정보는 이 DNA 분자를 구성하는 뉴클레오티드 서열 내에 포함되어 있다. 1960년대 중반 전기영동과 효소의 선택적 분석과 같은 실험기술이 진화학적 문제들에 적용되기 시작하여 과거에는 조사될 수 없었던 문제들의 연구가 가능해졌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순서를 비교함으로써 종분화를 수량적으로 정확히 측정하게 되었고, DNA 클로닝과 DNA 염기서열결정의 기술은 분자수준에서 진화를 연구하는 새롭고 효과적인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지구과학 또한 20세기 후반의 진화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지각에 관한 연구는 지구가 동적임을 보여주었고, 특히 생물지리학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가 약 2억 년 전에는 한 대륙이었으며, 인도 대륙도 최근까지 아시아와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는 지식 등에 의해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생태학은 기재적인 연구에서 이론적 모델의 형성, 수량적인 자료의 수집과 분석, 수학적 요소 등을 고루 갖춘 강력한 생물분과로 발달해왔으며, 진화생태학은 진화생물학의 핵심 분야가 되었다. 다른 관련 분야로는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진화행동학, 사회행동의 진화를 연구하는 사회생물학이 있다. 진화설의 영향과 인정 진화설은 첫째, 공동자손인 생물체들은 서로 유연관계에 있다는 것, 둘째, 각 계통의 분지시기와 각 계보 내에서 일어난 변화들의 내용, 셋째, 진화적 변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 또는 과정 등 3가지 문제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첫번째 문제는 가장 기본적이며, 이미 확립된 것이다. 오늘날 생물체의 진화적 기원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 행성이 움직인다는 것, 물질의 분자구조 등과 마찬가지로 확실히 확립된 과학적 결론이며 모든 생물학자들에 의해 인정되고 있다. 2번째와 3번째 문제는 어떻게, 그리고 왜 진화가 일어나는가를 설명하고, 특정한 생물체들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와 진화사에 대해 밝히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얻어진 결론 중 어떤 결론들은 잘 확립된 상태이고, 어떤 것들은 불확실하며, 어떤 것들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다윈 이후로 진화설은 다른 생물분야로 계속 그 영향력을 확장해왔고 이제 모든 생물학적 지식은 진화의 현상을 내포하고 있다. 도브잔스키는 "생물학에 있어 어느 것도 진화를 생각하지 않고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윈의 자연선택론은 사회학·정치학·경제학과 같은 인문분야에도 확대 적용되었다. 그러나 다윈이 의도한 자연선택론은 생물학적 유전, 다시 말해 살아 있는 유기체에 한정했기 때문에 인문분야에서는 은유적으로만 사용되었다. 경제적 이익이나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적자생존'이나 무자비한 경쟁을 당연시하는 이들에게 자연선택론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겨졌다. 사회진화론은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걸쳐 몇몇 분야에서 사회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다양한 정치 이론 중에서 마지막으로 마르크스주의가 자연선택론을 응용하여 인간의 정치사를 설명했다. 이렇게 진화론과 자연선택론이 폭넓게 사용되자 생물학적 진화와 자연선택론에 대한 반발 또한 커졌다.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진화론은 종교 교리와 배치되는 것으로 보였다 (→ 색인 : 종교적 믿음). 〈구약성서〉의 제1서 〈창세기〉에는 신이 세상, 식물, 동물 그리고 인간을 창조하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구약성서〉를 문자 그대로 해석할 경우 인간과 다른 유기체가 자연의 과정을 통해 점차 진화하는 것은 교리에 어긋난다. 성서 해석 외에도 기독교인들이 믿고 있는 인간 영혼의 불명성과 신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상은 많은 부분에서 동물에서 진화한 인간상과는 부합되지 않는다. 종교계의 반발은 다윈이 살아 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1874년 미국의 기독교 신학자인 찰스 호지는 진화론을 체계적으로 공격한 저서 중 하나인 〈진화론은 무엇인가? What is Darwinism?〉를 출판했다. 호지는 다윈의 이론을 "지금까지의 이론 중 가장 자연주의적이고 그의 선임자인 라마르크의 이론보다 훨씬 더 무신론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진화론은 기독교 내부의 다수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교황 피우스 12세는 비록 인간 영혼의 창조에는 신이 개입해야 한다고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으나, 1950년에 발표된 회칙에서 생물학적 진화론이 기독교 신앙에 부합된다고 했다. 이런 경향은 〈창세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에게는 위험한 것이었다. 초기에 그들은 기독교 내에서 소수였으나 점차 미국에서 대중적·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1920년대 그들은 미국의 20개주 이상에서 진화론에 반대하는 법을 심의하도록 했고 아칸소·미시시피·오클라호마·테네시 등 4개주의 공립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는 것을 금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1968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공립학교에서 진화론 강의를 금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그 이후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여러 주에 진화론과 창조론을 균형 있게 가르칠 것을 입법 청원했고 1980년대 들어 아칸소·루이지애나 주에서 양자를 균형있게 가르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법안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법안을 철회시켰다. 진화의 증거 다윈 이후 생물체의 비교연구, 지리적 분포, 멸종된 동물들의 화석유물에서 생물진화의 강력한 증거들을 발견했다. 또한 유전학·생화학·생리학·생태학·분자생물학 등을 통해 진화의 여러 사실들은 보다 세밀하게 확인되어가고 있다. 이제 진화학자들은 진화 사실을 지지하기 위한 증거를 얻기보다는 각 증거에서 어떤 종류의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화석 기록 화석에 의해 기록된 생명의 역사는 진화의 강력한 증거이다. 그것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생물체들의 연속성을 보여주며,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전이되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측정한 결과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초기의 화석들은 세균·남조류 같은 미생물과 유사한데 이것들 중 가장 오래된 것은 35억 년 된 암석에 나타난 것이다. 가장 오래된 동물 화석은 부드러운 몸을 가진 작은 벌레와 같은 생물체로 7억 년 정도 된 것이다. 광물화된 화석들은 현존하는 여러 문(門)에 속하며 5억 7,000만 년 정도 된 암석에 나타난다. 등뼈를 가진 최초의 척추동물은 약 4억 년 전에 나타났고, 최초의 포유류는 2억 년 전 이후에 나타났다. 구조적 유사성 거북·말·인간·새·박쥐는 서로 생활방식이 다르고, 서식환경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골격이 매우 비슷하다. 이러한 동물들의 수족에서 뼈와 뼈가 일치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그들이 공동조상에서 출발했으나 각기 다른 생활방식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변화되었음을 설명한다(그림1). 생물체 대부분의 구조가 완벽하지 않은 이유도 비교해부학으로 설명된다. 즉 각 구조는 원물질(原物質)로부터 특수한 목적에 맞게 새로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유전된 구조에서 조금씩 변형된 것이기 때문이다. 발생학적 발달과 흔적 척추동물들은 발생초기에는 매우 비슷한 방법으로 발달하지만 배(胚)가 성숙됨에 따라 점점 분화되며 이러한 공통의 발생양식은 진화적 유연관계를 증명한다. 인간을 비롯한 비수생 척추동물은 아가미로 호흡하지 않음에도 배발생 단계에서 아가미틈[裂]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그들이 공동조상인 어류에서 진화되었기 때문이다. 배발생의 상동성에 의해서도 생물들의 진화적 유연관계를 알 수 있다. 따개비는 고착성의 갑각류로서 바다가재·새우 등의 일반 갑각류와는 비슷한 점이 거의 없지만 자유유영을 하는 유생단계인 노플리우스(nauplius)는 다른 갑각류의 유생들과 거의 비슷하다. 생물지리학 다윈은 식물과 동물의 지리적 분포에서도 진화 사실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전세계에는 약 1,500종의 초파리속(―屬 Drosophila)이 있는데, 그중 약 1/3은 하와이에서만 산다. 또한 하와이에는 1,000종 이상의 달팽이를 비롯하여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육상 연체류가 있다. 이러한 큰 다양성은 그곳에 도착한 종들이 아직 점유되지 않은 생태적 지위와 포식자가 없는 좋은 환경에 적응하여 급속히 분화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적응방산). 분자생물학 20세기 중반에 등장한 분자생물학은 생물진화에 이용될 수 있는 가장 자세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공해준다. 생물들의 분자적 구성성분은 놀랄 만한 균일성을 보인다. 세균·식물·동물·인간의 DNA는 모두 4종류의 뉴클레오티드로 구성되며, 단백질은 20여 가지의 아미노산이 조합하여 합성되고, 특정 단백질로 전달되는 DNA의 유전암호는 모두 같다. 이러한 통일성은 생물학의 유전적 연속성과 공동조상에 대한 증거이며 뉴클레오티드나 아미노산 순서의 유사성 정도는 정확히 수량화할 수가 있다. 따라서 비교해부학을 비롯한 진화사 관련 분야에서의 추론이 뉴클레오티드와 아미노산의 서열을 검사함으로써 확인될 수 있다. 진화의 과정 유전기능으로서의 진화 자연선택의 개념 진화에 관한 다윈설의 중심 주장인 자연선택은 유전적 변이에서 시작한다. 자연선택은 유전적 변이체들의 특이생식(differential reproduction)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특이생식은 특정 변이를 가지는 생물들과 다른 변이를 가지는 생물들의 생존과 생식력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자연선택은 경쟁의 결과 및 혹독한 기후 같은 물리적 환경의 결과로 나타난다. 또한 자연선택은 한 개체군의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나이에 죽는 경우에도 일어나는데, 이는 어떤 개체는 다른 개체들보다 더 많은 자손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은 다윈의 적응도 또는 상대적인 적응도라고 하는 측정치로 수량화된다. 이러한 의미의 적응도는 유전적 특징이 번식으로 나타나는 상대적 확률, 즉 각 특징의 생식효율에 대한 측정치이다. 생물진화는 변화의 과정이며 시간에 따른 생물체의 다양화이고, 이러한 변화의 바탕에는 유전물질의 변화가 있다. 그러므로 유전적 용어로서의 진화는 생물체의 유전적 구성의 변화이다. 진화의 과정은 2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고, 둘째, 선택에 의해 가장 효과적으로 다음 세대로 전달될 유전적 변이체들이 가려진다. 유전적 변이는 2가지의 메커니즘을 수반하는데, 그 하나는 자연발생적인 자연돌연변이이고 또다른 하나는 그러한 변이체들을 재조합하여 변이 군집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돌연변이나 재조합으로 생기는 변이체들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똑같이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들은 유리하기 때문에 보다 자주 나타날 수도 있으며 유전적 부동 같은 우연의 사건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 개체군에서의 유전적 변이 유전자풀(gene pool)은 같은 종의 개체군이 가지는 유전자 전체의 합이며 그것은 여러 유전적 구성의 빈도로 기재된다. 진화적 변화를 위한 유전적 변이의 필요성을 유전자풀의 용어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MN 혈액형을 부호화하는 유전자 좌(座)에 변이가 일어나지 않아 모든 개체가 M 대립유전자만을 갖는다면 그러한 개체군에서는 MN혈액형의 진화가 일어날 수 없다. 이는 대립유전자의 빈도가 세대에 따라 변화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립유전자 M과 N이 동시에 존재하는 개체군에서는 진화적 변화가 가능하다. 개체군 내의 유전적 변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크다. 변이가 많은 유전자 좌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또 각 좌의 대립유전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특정 대립유전자 빈도가 변할 가능성은 커진다. 영국의 유전학자 피셔는 개체군 내 유전적 변이의 양과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적 변화속도 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수학적으로 증명했고 이러한 그의 이론은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개체군의 진화 잠재력은 개체군의 변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진화학자들은 자연집단에서 그러한 변이도를 발견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인위적인 선택의 성공은 유전적 변이가 자연집단들에 널리 퍼져 있음을 증명한다. 1960년대 이후 분자생물학이 진보함에 따라 개체군 또는 생물 종들 사이에서 유전적 변이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들이 발달되었다. 이들 방법들은 유전자의 표본을 취해 각각 얼마나 많은 변이가 일어나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유전자 좌의 변이성을 측정하는 하나의 방법은 한 개체군 내에서 그 좌가 '이형접합자'인 개체의 양을 밝히는 것이다. 이형접합성을 결정하는 실험방법이 수많은 종의 동식물에 사용되어왔다. 인간의 경우 이형접합자율 H〓0.067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한 사람의 유전자 좌 중 6.7％가 이형접합성이라는 것을 뜻한다. 인간의 유전자 좌는 3만~10만으로 추정된다. 낮은 추정치로 가정한 경우 한 사람은 30,000×0.067〓2,010개가 이형접합성이다. 한 유전자 좌에서 이형접합성인 개체(Aa)는 2종류의 생식세포를 만들고 n개의 유전자 좌에서 이형접합성인 개체는 잠재적으로 2n개의 배우자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은 22,010 또는 대략 10605 종류의 배우자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고, 이 수는 우주에 있는 원자의 추정치 1076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모든 생식세포는 유전적으로 서로 다를 것이 분명하다. 같은 결론이 유성생식을 하는 모든 개체들에게도 적용되어 모든 개체는 결코 다시 반복되지 않는 독특한 유전적 구성을 갖게 된다. 자연집단의 엄청난 유전적 변이는 환경의 제약과 생물체의 필요에 반응하여 진화적 변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유전적 변이(돌연변이)의 기원 생명은 약 35억 년 전에 매우 작고 단순한 원시 생명체의 형태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하등한 것을 시작으로 진화를 거듭해 현재 200만 이상의 종들이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크기, 모양·생활방식, 그리고 유전정보를 담은 DNA 염기서열 등이 매우 다양하다. DNA의 염기서열을 변화시키고, 종의 유전자 풀에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는 어떤 진화적 수단이 있어 이러한 유전적 변이와 유전적 차이를 만들었음에 틀림없다. DNA의 뉴클레오티드 염기서열로 암호화된 정보는 그대로 복제되어 어버이 분자와 같은 2개의 DNA 분자를 만든다. 그러나 유전과정은 완벽하지 못하여 때때로 DNA가 복제되는 동안 실수로 인한 돌연변이가 일어나 딸세포는 DNA의 염기순서와 양에 있어 어버이 세포와 다르게 된다. 돌연변이는 유전자돌연변이( 점돌연변이)와 염색체돌연변이의 두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유전자돌연변이는 DNA의 뉴클레오티드 서열이 바뀌고 이러한 새로운 염기서열이 자손에게 전달될 때 일어난다. 구조유전자의 뉴클레오티드 서열이 치환되면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이 바뀌는데 단백질의 생물학적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유전자돌연변이는 인위적인 영향없이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며 자외선·X선 등의 방사선, 돌연변이성 화학물질 등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유전자돌연변이의 결과는 무시될 수 있는 정도에서부터 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새롭게 일어난 돌연변이는 무작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생물체에 득이 되는 경우보다는 해로운 경우가 더 많다. 이는 한 문장 속에서 하나의 문자 또는 단어가 무작위적으로 대체되는 것과 같다. 한 유전자의 뉴클레오티드 서열은 자연선택에 의해 커다란 불편이 없는 현재의 상태로 '편집'되어왔는데 만일 서열이 무작위적으로 변화된다면, 그 기능이 향상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대개는 기능을 감소시키거나 마비시키게 될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물체의 적응을 증가시키는 수도 있다. 그러한 가능성은 생물체가 새로운 지역에 이주하거나, 개체군이 환경의 변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한층 더 크다. 적응의 결과는 환경에 달려 있는데, 한 예로 사람에 있어 멜라닌색소의 침착이 증가되면 열대 아프리카에서 살기에 더욱 이롭다. 이곳에서는 검은 피부가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한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에서는 태양빛의 강도가 낮아 밝은 색의 피부가 비타민 D의 합성을 용이하게 한다. 돌연변이율은 매우 낮아서 사람과 다른 다세포 생물에서는 보통 1/100,000~1/1,000,000 정도로 나타난다. 이렇게 낮긴 하지만, 모든 종들에는 많은 개체들이 있고, 각 개체들은 많은 유전자 좌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돌연변이체들은 계속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돌연변이는 많은 유전적 변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의 도전이 일어날 때 적응할 수 있는 개체가 나타날 수 있게 된다. 곤충과 설치류의 종들은 DDT(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 살포가 극심했던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DDT에 대한 저항성을 순식간에 증대시켰다. 돌연변이체들 중에 이 복합물에 적응할 수 있는 개체가 선택되었던 것이다. 염색체는 각 세포의 핵 속에 쌍으로 존재하는데, 염색체의 수, 크기, 체제의 변화를 염색체돌연변이 또는 염색체이상이라 한다. 염색체수의 변화는 두 염색체가 하나로 합쳐지거나, 하나의 염색체가 2개로 쪼개지거나, 하나 또는 몇 개의 염색체 또는 염색체 세트가 부가되거나 빠져나감으로써 일어난다. 염색체의 구조변화는 역위·중복·결실·전좌에 의해서 일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에 의해 염색체는 진화한다. 유전적 변화의 역학 유전적 평형(하디-바인베르크 법칙) 자연집단에는 유전적 변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유전 그 자체는 유전자 빈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며 이것은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에 의해 설명된다.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은 한 집단 내에서의 유전적 평형을 대수방정식으로 기술한다. 한 유전자 좌에 두 대립유전자 A, a가 있다면 3종류의 유전자형이 가능하고(AA, Aa, aa), 만일 두 대립유전자의 빈도를 p, q라 한다면, 3종류의 유전자형의 평형빈도는 (p＋q) 2〓p2＋2pq＋q2이다. 대립유전자의 평형빈도는 세대가 변해도 변화가 없다. 자손들 중의 A대립유전자의 빈도는 AA유전자형 빈도에(이들 개체들의 대립유전자는 모두 A이기 때문) Aa유전자형 빈도의 반을 더한 것(이들 개체들에서는 반이 A대립유전자이기 때문), 즉 p2＋pq〓p(p＋q)=p(왜냐하면 p＋q〓1)이다. 자손들 중에서 a대립유전자 빈도는 q2＋pq〓q(q＋p)〓q로 어버이에서 나타나는 대립유전자의 빈도와 정확히 같다(표1). 유전자형의 평형빈도는 무작위적 교배가 존재한다는 가정하에서 하디-바인베르크 법칙에 의해 얻어진다. 그러나 교배 상대자의 선택이 무작위적이지 않은 선택교배가 수시로 일어나며 자연상태에서 선택교배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자가수정으로 동물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식물군에서는 흔한 형태의 생식이다. ▷상세한 정보를 보시려면 표1. 하디-바인베르크 법칙 도표를 참조하세요. 유전자 빈도 변화의 과정 첫째,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대립유전자의 변이는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난다. 그러나 돌연변이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새로운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자 빈도의 변화는 매우 느리다. 게다가 유전자돌연변이는 역으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자 빈도의 변화는 위에서 가정했던 것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일어난다. 그리고 대립유전자의 빈도는 자연선택이 특정 대립유전자들을 다른 것들보다 선호하기 때문에 보통 평형에 있지 않다. 따라서 평형빈도는 돌연변이와 자연선택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둘째, 유전자흐름 또는 유전자이동은 개체들이 한 개체군에서 다른 개체군으로 이주하여 그들의 구성원들과 상호교배할 때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거주하는 개체군과 이주하는 개체들 사이의 대립유전자의 빈도차가 크면 클수록, 이주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주자가 거주자개체군의 유전적 구성을 변화시키는 데 더 큰 영향을 준다. 셋째, 유전자 빈도는 유전적 부동이라는 우연의 과정에 의해 세대에 따라 변한다. 이 과정에서는 한 유전자의 빈도가 각 세대마다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데 유전적 부동에 의한 유전자빈도 변화의 크기는 개체군의 크기에 반비례한다. 생식하는 개체들의 수가 크면 클수록, 유전적 부동의 영향은 적다. 1원짜리 동전을 2번 던져서 2번 다 앞면이 나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20번 던져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놀랄 만한 일이며, 앞면이 나올 확률은 던지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0.5에 가까워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체군에 있는 개체들의 숫자가 아니라 자손을 생산할 수 있는 개체들의 수를 뜻하는 '유효' 개체군의 크기이다. 대부분의 자연집단에서는 각 세대의 유전자 빈도 변화에 대한 유전적 부동의 영향이 매우 작지만 여러 세대에 걸친 영향은 중요하다. 다른 변화과정(예를 들면 자연선택·돌연변이 등)이 없다면 개체군은 고정되어, 각 유전자 좌에는 하나의 대립유전자만 남게 되고 나머지 대립유전자들은 점진적으로 모두 제거될 것이다. 그러나 자연선택 및 다른 과정들 또한 유전자 빈도를 변화시키므로 그결과 어떤 대립유전자도 유전적 부동만으로 고정되지는 않는다. 유전적 부동은 새로운 개체군이 소수의 개체들에 의해 이루어졌을 때(창시자원리) 중요한 진화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색인 : 창시자원리). 섬·호수 등과 같은 고립된 생태적 장소는 때때로 하나 또는 소수의 씨나 한 종의 동물들에 의해 군집화된다. 이러한 소수의 이주자 속에 존재하는 대립유전자의 빈도는 원래의 모집단(母集團)에서의 빈도와는 다를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집단의 진화에 계속 영향을 준다. 때때로 기후 또는 다른 좋지 못한 조건들이 개체 숫자를 크게 감소시키며, 절멸의 위험 속으로 몰아갈 수도 있는데 그러한 감소를 집단병목현상이라고 한다. 개체군은 나중에 다시 원래의 크기로 회복될 수 있지만, 대립유전자 빈도는 상태가 매우 달라져 종이 진화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집단병목현상이 계속되면 유전적 변이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종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자연집단에서의 자연선택의 작용 유전적 변화과정으로서의 자연선택 자연선택이란 특정 유전자들 또는 유전자형을 선호하는 생식 경향을 말하며 환경에 대한 생물체들의 적응을 증진시킨다. 생존과 생식 능력을 향상시키는 유전적 변이체는 세대를 거치며 빈도를 증가시킬 것이다. 그러한 변이체를 지니는 개체들은 그것을 갖지 않은 개체들보다 많은 자손을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유전적 변이체들은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나는데 그중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은 자연선택에 의해 제거되고 도움이 되는 돌연변이는 세대를 통해 축적이 되며 이러한 과정은 무한히 계속된다. 돌연변이, 이주, 유전적 부동은 적응이라는 면에서는 무작위적인 과정이다. 이들은 유전자 빈도를 변화시키지만 그러한 변화는 생물체의 생존과 생식 능력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일어나는 것이다. 만일 이들이 진화적 변화의 유일한 과정들이라면 생물체의 체제는 점차 붕괴될 것이다. 이것은 부품들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적으로 자동차 엔진 내 부품들을 바꾸는 일과 마찬가지이다. 자연선택은 유용한 돌연변이는 증가시키고 해로운 것들은 제거함으로써 돌연변이 등 다른 과정들의 체제붕괴효과를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선택은 생물체를 다양하게 만드는 원인도 되는데 이는 장소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의 영향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변수인 적응도는 절대적 또는 상대적인 값으로 표현될 수 있다. 보통 가장 높은 생식효율을 가지는 유전자형을 1로 하고, 그에 따른 상대적인 적응도값을 계산한다. 한 유전자 좌에 3가지 유전자형이 있는 개체군에서 A1A1과 A1A2개체는 평균 1명의 자식을, A2A2 개체는 2명의 자식을 낳는다고 가정했을 때 A2A2의 상대적인 적응도 w는 1이 될 것이고, 다른 두 유전자형의 상대적인 적응도는 각각 0.5가 될 것이다. 적응도와 관련된 매개변수는 선택계수 s로서 s＝1-w로 정의된다. 선택계수는 유전자형의 적응도 감소치이다. 위의 예에서 A2A2의 선택계수 s는 0이고 A1A1과 A1A2의 선택계수 s는 0.5이다. 자연선택이 유전자 빈도에 영향을 주는 다른 방법들로는 첫째, 동형접합자에 대한 자연선택이 있다. 유전자형 A2A2가 A1A1과 A1A2보다 적응도가 낮다고 하고 이러한 동형접합자의 적응도를 1-s(다른 2종류의 유전자형의 적응도는 1)라 하면 악성 대립유전자 A2는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계속 빈도가 감소할 것이다. 이것은 페닐케톤뇨증과 같은 치명적인 병을 갖고 있을 때 일어나는데, 생식 가능한 연령에 도달하기 전에 동형접합자가 죽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돌연변이 때문에 악성 대립유전자의 제거는 결코 완전하지 않다. 둘째, 초우성(超優性)으로서 이형접합자가 동형접합자보다 적응도가 높은 것을 말하며 이에 의해 집단 내에는 2종류의 대립유전자가 모두 안정·공존하게 된다. 인간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예는 겸형적혈구빈혈증유전자이다 (→ 삽입 : 겸형적혈구빈혈증). 성인의 헤모글로빈은 대부분 헤모글로빈 A로 이것은 2개의 알파(α)와 2개의 베타(β) 헤모글로빈 사슬로 구성된 분자이다. 정상적인 β-헤모글로빈 사슬은 14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HbA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된다.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성 대립유전자인 HbS는 β사슬의 6번째 위치에 있는 글루탐산 대신에 발린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작은 치환이 헤모글로빈의 특성을 개조하여 돌연변이 대립유전자의 동형접합자를 가진 사람(HbSHbS)은 대부분의 경우 생식연령에 도달하기 전에 죽는다. 그러나 이형접합자를 가진 사람(HbAHbS)은 말라리아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는 반면 정상적인 동협접합자를 가진 사람(HbAHbA)은 저항성이 없기 때문에 말라리아가 만연하는 지역에서는 이형접합자를 가진 사람이 동형접합자를 가진 사람보다 더 오래 살며, 2종류의 동형접합자는 말라리아(HbAHbA동형접합자) 또는 빈혈(HbSHbS 동형접합자)로 인해 쉽게 죽는다. 셋째, 환경조건이 변하면 유전자의 적응도도 변한다. 흰색 털은 북극의 눈 위에 사는 북극곰에게는 보호색이겠지만 캘리포니아 숲속에 사는 곰에게는 그렇지 않고 오히려 그곳에서는 갈색 색소를 암호화하는 대립유전자가 흰색을 암호화하는 대립유전자보다 선호될 것이다. 유전자형 적응도의 변화는 생물들의 밀도와도 관련이 있다. 곤충을 비롯해 수명이 짧은 생물들은 매년 밀도에 커다란 주기성을 보인다. 어떤 유전자형은 봄, 여름 또는 가을에 높은 밀도를 보이는데 이는 각 유전자형이 각 계절의 특성에 대해 높은 적응도를 갖기 때문이다. 또한 유전자의 적응도는 그들의 상대적인 숫자에 따라서도 변할 수 있으며, 그결과 유전자형 빈도 또한 변화된다. 이것을 빈도의존선택이라 한다. 동물과 식물의 자연집단에서는 빈도의존선택이 매우 흔하며, 유전적 다형현상의 유지에도 중요하다. 빈도의존선택은 각 유전자형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아환경(subenvironment)에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하나의 유전자형이 드물 때는 이 유전자형을 잘 개발할 수 있는 아환경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것이 되지만 유전자형이 흔하게 되면 포화상태가 된다. 그 경우, 그 유전자형은 다른 유전자들에 적합한 아환경에서 경쟁해야만 하고, 그렇게 되면 혼합된 유전자형들이 동일한 유전자형보다 환경자원을 더욱 잘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성적 기호(性的嗜好) 또한 빈도의존선택으로 유도될 수 있다. 곤충·새·포유류 등에서 볼 수 있는 선호된 짝짓기는 드문 형태의 짝짓기에 해당한다. 인간 역시 이러한 드문 경우에 해당되는데 라틴계 사람들은 금발을,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갈색머리를 매혹적이라 생각한다. 선택의 유형 첫째, 안정성 선택을 들 수 있는데 키, 무게, 자손의 수, 수명 등과 같은 표현형적인 특징들의 분포는 중간값을 갖는 개체들의 숫자가 많고, 양 극단으로 갈수록 숫자가 적어지는 정규분포를 보인다. 중간 표현형을 갖는 개체들이 선호되고 극단적인 표현형이 도태될 때 자연선택은 안정화되었다고 한다. 이럴 때는 세대가 변해도 표현형의 범위와 분포가 같은 상태로 남으며 매우 흔한 경우이다. 보다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생식하는 개체들은 중간의 표현형적 값을 갖는 개체들이다. 예를 들어 신생아들의 치사율은 크기가 매우 작거나 클 때 높고, 중간 크기의 신생아는 보다 높은 생존율을 갖는다. 안정성 선택의 결과로 집단은 많은 특징에 대해 안정된 유전적 구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집단의 속성을 유전적 항상성이라 한다. 둘째, 한 집단의 표현형 분포가 어느 특정한 방향을 향하여 변하는 방향성 선택을 들 수 있다. 환경의 물리적·생물학적 측면은 계속 변하고, 그결과 유전적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는 유전자형 적응도가 달라져 다른 종류의 대립유전자들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또한 방향성 선택에 대한 기회는 생물들이 새로운 환경에 이주했을 때도 일어난다. 방향성 선택은 특정한 표현형질에 대한 유전적 변이가 존재할 때만 가능한데 자연집단은 거대한 유전적 변이를 저장하고 있고, 이들 변이는 돌연변이에 의해 계속 보강된다. 인위선택의 성공과 새로운 환경도전에 대한 자연집단의 급속한 반응은 자연이 방향성 선택에 필요한 변이를 제공한다는 증거이다. 자연환경에 존재하지 않는 합성물질인 살충제에 대한 곤충들의 저항이나 공업흑화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지질학적 시간을 통해 방향성 선택은 형태와 삶의 방식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와 같은 진화적 변화는 인류의 두개골 용량을 계속 증가시켜 왔는데, 300만 년 전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는 약 500㎤였으나 현생인류(Homo sapiens sapiens)에서는 거의 3배로 증가되었다. 셋째, 선택에 의해 2개 이상의 여러 표현형이 동시에 선호되는 다양성 선택을 들 수 있다. 특정 개체군의 자연환경은 동질적인 것이 아니라 여러 아환경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자이크이기 때문이다. 종은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의 이질성에 대항하여 싸운다. 1가지 전략은 직면한 모든 아환경에 잘 적응된 유전자형의 선택이다. 또다른 전략은 특정한 아환경 각각에 적응하는 여러 가지 유전자형을 산출하는 다양화된 유전자 급원의 선택, 즉 유전적 다형현상이다. 때때로 시간적 이질성을 극복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유전적 단형현상이며, 공간적 이질성을 극복하는 방법은 유전적 다형현상이다. 공간적 이질성의 경우에는 여러 환경요소에 잘 적응하는 하나의 유전자형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한 전략이지만 다양한 유전자형, 즉 각각의 아환경에 적절히 적응하는 개체들을 갖는 일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환경의 공간적 이질성을 개발하는 능력이 증가된다(그림2). 다양성 선택은 때때로 의태와 연관되어 일어난다. 보호 형태와 보호색은 많은 동물에서 방어용이나 먹이를 얻기 위한 위장으로 쓰이며, 생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생물의 모습을 흉내내기도 한다. 넷째, 성선택으로서 성(性)이 다른 개체 사이의 상호 접근은 생식에 매우 중요하다. 성이 뚜렷한 이형현상을 보여주는 종들, 특히 새와 포유류의 수컷은 크고 강하며 보다 밝은 색을 띠고, 때로는 장식을 하여 암컷의 관심을 끈다. 그러나 밝은 색은 보다 쉽게 포식자의 눈에 띄게 된다. 다윈은, 자연선택이 불리한 유전형질을 선호하지 않지만 성선택에 의해 그러한 유전형질이 발현되고 그것은 한 종류의 개체들 사이에서(대개 수컷) 일어나는 이성(異性)을 소유하기 위한 투쟁에 달려 있다고 했다. 성선택에는 일반적으로 2가지 조건이 있는데, 하나는 특정 유전형질을 가진 개체들에 대한 한쪽 성(주로 암컷)의 선호도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를 얻기 위한(주로 수컷) 강력한 힘이다. 다섯째, 혈연선택인데 이타주의는 자연선택의 한 유형인 혈연선택에 의해 진화될 수 있다. 자연선택은 생식적 성공을 증가시키는 유전자를 선호하지만 어느 특정한 유전자형을 가지는 개체들 모두가 생식적으로 성공할 필요는 없다. 그 유전자형을 지니는 개체들이 다른 유전자형을 가지는 개체들보다 평균적으로 생식에 성공하면 된다. 한 부모는 각 자손들과 유전자의 반을 공유하기 때문에 행동의 대가가 자식이 갖게 될 이득의 반보다 적으면 이타주의를 증진하는 유전자가 선택에 의해 선호될 것이고 그러한 유전자는 이타주의적 행동을 증진시키지 않는 유전자보다 빈도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의 보살핌은 혈연선택에 의해 설명되는 이타주의의 한 형태이다. 부모는 자식을 보호하는 데 힘을 소비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하는 생식적 성공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혈연선택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넘어서도 작용한다. 즉 한 개체가 제공한 노고나 위험이 친척에게 돌아가는 이익에 의해 보상되었을 때 이타주의적 행동의 발달을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수혜자와 이타주의자 사이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그리고 수혜자의 수가 많을수록 그러한 행동은 촉진된다. 무리를 이루며 사는 개체들은 보통 친척관계에 있으며, 이러한 방법으로 행동한다. 예를 들어 얼룩말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도망치기보다는 무리 내에 있는 어린 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포식자에 대항한다. 혈연선택설은 개미·벌·말벌 등의 사회적 곤충들에서 볼 수 있는 사회행동의 진화를 특히 잘 설명해준다. 꿀벌의 경우 암컷 일벌은 벌집을 만들고 어린 것을 보호하며, 음식을 모으는 일을 하지만 불임이고, 여왕벌만 자식을 낳는다. 여왕벌이 낳은 알 중 일부는 수정되지 않은 채 수펄이 되는데, 이들은 어머니만 있고 아버지는 없는 셈이다. 군집에서 그들의 주된 역할은 생식인데 그들 중 하나가 여왕벌과 수정한다. 여왕벌이 낳는 다른 알들은 수정되어 암컷으로 발달하는데 그 대부분은 일벌이다. 여왕벌은 1마리의 수컷과 단 1번 교미한다. 이때 수컷의 정자는 여왕벌의 저정낭(貯精囊)에 저장되어 알을 낳을 때마다 계속 방출된다. 암컷 일벌은 그들 유전자의 1/2을 어머니, 1/2을 아버지로부터 받지만 그들끼리는 평균적으로 유전자의 3/4이 같다. 아버지에게서 오는 유전자는 모든 일벌에서 같기 때문인데, 이는 아버지가 2세트가 아닌 1세트만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자매 사이에는 3/4의 유전자를 공유하게 되지만 딸에게는 단지 1/2의 유전자만이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딸을 생산하는 것보다는 자매를 키울 때(다른 일벌이나 새로운 여왕벌) 1.5배 더 효율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종과 종분화 종의 개념 다윈의 〈종의 기원 Origin of Species〉은 생물의 특성과 다양성이 자연과정의 결과로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종은 자연선택에 의해 야기되는 점진적인 변화의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데, 환경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하고 장소에 따라 다르므로 자연선택은 상황에 따라 다른 특성을 선호하며 이러한 차이가 쌓이게 되면 결국 다른 종을 만든다. 생물학적 종이란 서로 교배할 수 있는 자연집단의 무리로서 다른 무리와는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다. 종이란 독립적인 진화 단위이므로 교배능력은 진화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즉 유전적 변화는 단 하나의 개체에서 유래하며 이와 같은 변화들은 자연선택에 의해 종의 모든 구성원들로 퍼질 수 있지만 다른 종의 개체들에는 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종의 개체 들은 유전자풀을 공유하지만, 다른 종들의 개체들과는 공유하지 않는다. 각 종들은 생식적으로 격리되어 있어 각기 독립적으로 진화하는 유전자 풀을 가진다. 생물학적 종의 정의는 상호교배할 수 있는 생물들에만 적용된다. 세균이나 남조류는 유성생식을 하지 않고 분열에 의해 생식한다. 따라서 유성생식을 하지 않는 생물들은 외부형태, 화학적·생리적 특성, 유전적 조성 등에 따라 다른 종으로 분류된다. 종의 기원 생식적 격리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 중 상호교배가 가능한 개체들은 같은 종에 속한다. 상호교배를 불가능하게 하는 생물학적 특성을 생식적 격리 메커니즘(reproductive isolating mechanisms/RIM's)이라 한다. RIM's에는 수정 전 RIM's와 수정 후 RIM's의 2종류가 있다. 수정 전 RIM's에는 생태적·시간적·행동적·기계적·배우자 격리를 통해 다른 개체군의 구성원들과의 잡종형성을 방지한다. 수정 후 RIM's에서는 잡종 생존불능, 잡종 불임, 생존력 또는 생식력의 감소가 있다. 종분화의 모델 종이란 생식적으로 격리된 개체군의 무리이기 때문에 종의 기원을 묻는다는 것은 개체군들 사이에서 어떻게 생식적 격리가 일어나는가를 묻는 것과 같다. 2가지 학설이 있는데 하나는 유전적 분화의 우연적인 부산물로서의 격리를 설명한다. 유전적으로 점점 더 달라지는 집단들(예를 들면 다른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써)은 결국 상호교배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또다른 설은 격리를 자연선택의 산물로 간주하는데 자연선택은 잡종 개체들이 잡종이 아닌 개체들보다 적응력이 뒤떨어짐으로써 직접적으로 RIM's의 발달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이들 두 학설은 상호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생식적 격리는 점진적인 진화적 분화의 부산물로 시작되지만 수정 전 RIM's의 진화를 증진시키는 자연선택에 의해 완성된다. 종분화 과정은 두 개체군 사이에서 유전자 교류가 다소 중단될 때 시작될 수 있다. 유전자 교류의 부재는 2개의 개체군을 다양한 국지적 조건에 적응하게 하거나 유전적 부동을 일으켜 유전적으로 분화가 일어나게 한다. 유전적으로 차이가 생긴 2개의 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달라질 것이며, 결국 완전히 분리된 종으로 분화하게 될 것이다. 2번째로 가능한 설명은 잡종에서 적응도가 크게 감소하여 자연선택이 잡종의 형성을 금지시키는 수정 전 RIM's를 선호하는 것이다. 종분화 과정의 2단계 중 첫번째 단계는 자연선택의 대상을 발현시키는 것으로, 전체적인 유전적 분화의 우연적인 부산물로서의 수정 전 RIM's의 출현을 포함한다. 2번째 단계는 자연선택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증진되는 수정전 RIM's의 진화를 포함한다. 지리적 종분화 종분화의 흔한 양식 중 하나는 지리적 또는 이소적(異所的) 종분화이다. 첫번째 단계는 개체군 사이의 지리적 분리이고, 2번째 단계에서의 상호교배는 격리된 영역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지형적 변화 또는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중간영역의 출현 같은 생태적 변화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만일 분리된 개체군들의 잡종 적응도가 충분히 감소된다면 자연선택은 수정 전 RIM's의 발달을 촉진할 것이며, 2개의 개체군은 2개의 종으로 진화할 것이다. 지리적 종분화의 궁극적인 결과는 완전한 생식적 격리이다. 적응방산 공동조상에서 유래된 개체군들의 지리적 분리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개체군들은 다시 동소성(sympatry)를 얻기 전에 완전히 분화된 종들이 된다. 이소적 집단들이 독립적으로 계속 진화함에 따라 RIM's가 발달하고 형태적 차이들이 일어나게 된다. 하나의 조상계보로부터 여러 종이 급속히 분화하는 이러한 과정을 적응방산이라 한다. 예를 들어 갈라파고스방울새류, 하와이의 여러 섬들에 사는 초파리를 들 수 있다. 퀀텀 종분화(quantum speciation) '동소적' 종분화로도 알려져 있는 퀀텀 진화는 때때로 같은 영역 또는 서식지에 존재하는 개체군들 사이의 종분화를 의미한다. 퀀텀 종분화의 예는 1년생 식물인 클라르키아속(Clarkia)에서 볼 수 있는데 클라르키아 링굴라타(C. lingulata)는 클라르키아 빌로바(C.biloba)에서 전좌 및 다른 염색체 돌연변이로 진화가 시작되었다. 종분화 과정은 하나 또는 소수 유전자 좌의 변화에 의해 시작될 수 있는데, 특히 이들 유전자 좌의 개조가 생태적 지위 또는 숙주의 변화를 가져올 때 그렇다. 다배체성 염색체 세트가 둘 이상인 것을 다배체성이라 한다. 다배체성은 하나 또는 두 세대에 걸쳐 새로운 종을 시작하는 퀀텀 종분화의 한 양식으로서 2종류가 있다. 동질배수체는 단일 종에서 유래하며, 이질배수체는 여러 종의 염색체 세트의 조합에 의한다. 또한 이질배수체 종은 이배체의 염색체를 갖고 있는 2개의 식물 종으로부터 기원할 수 있다. 한 종의 염색체는 AA, 다른 것은 BB로 부호화할 때 종간 잡종인 AB는 보통 감수분열시기에 배우자의 형성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염색체 쌍의 형성과 분리로 인해 불임이 된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유사분열의 결과 염색체 배가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 염색체는 분열하지만 세포는 분열하지 않아 4세트의 염색체를 갖는 세포가 된다(AABB). 사배체 식물의 세포들은 증식하여 가지나 꽃을 만들 수 있다. 각 종에 2개의 염색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AB를 모두 갖는 기능적인 이배체 배우자가 사배체의 꽃에서부터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러한 두 배우자가 수정하면 사배체 개체(AABB)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방법으로 식물은 자가수정을 통해 사배체의 개체를 형성하게 된다. 동질배수체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어나지만 비정상적인 유사분열이 일어나는 개체들이 잡종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다. 종분화과정의 유전적 변화 유전적 변화는 모든 진화과정의 기초가 된다. 종분화와 진화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의 발달과정 동안 얼마나 많은 유전적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리적 종분화의 모델이 되는, 초파리인 드로소필라 윌리스토니(D.willistoni)는 종분화 과정의 2단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표2). 지리적 종분화의 조사에서 얻어진 결론을 통해 예상되는 유전적 변화의 실제적인 양을 예측할 수 있다. ▷상세한 정보를 보시려면 표2. 드로소필라 윌리스토니 집단간의 유전적 변이 도표를 참조하세요. 종진화의 양상과 속도 진화사의 재구성 향상진화와 분지진화 진화에는 향상진화와 분지진화가 있는데 향상진화는 한 계보 안에서 일어나고 분지진화는 한 계보가 둘 이상의 계보로 분지하는 것이다. 200만 년을 거치는 동안 인류 두개골의 크기를 2배로 증가시키고 말발굽의 수를 4개에서 1개로 감소시킨 진화는 향상진화의 대표적인 예이며, 200만 종 이상되는 다양한 생물을 만들어낸 것은 분지진화의 대표적인 예이다. 분지진화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종분화로서 이 과정에 의해 1종이 둘 이상의 종으로 분지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종들은 향상진화의 결과로 더욱 분화되어 수백만 년 전에는 가까운 종이었던 2종의 후손들이 지금은 다른 속 또는 과(科)와 같은 매우 다른 분류학적 범주로 분류된다. 생물들의 진화는 계통수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둘 이상으로 나뉘는 가지로 표현된다. 가지는 진화하는 계보들을 나타내는데 그들 중 어떤 것은 멸종되어 사라졌고, 어떤 것들은 그대로 지속하거나 파생된 계보 속에서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계통적 유연관계는 몇몇 상보적인 증거로 확인된다. 첫째로 화석기록은 생물들 사이의 유연관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공한다. 둘째로 계통에 관한 정보는 살아 있는 생물들의 형태적 비교로부터 얻어진다. 비교발생학·세포학·행동학·생물지리학 등 다른 생물분야에서 부차적인 지식이 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비교해부학에서 얻은 것이다. 최근에는 단백질 및 핵산과 같은 거대분자의 비교 연구가 계통 연구의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있다. 수렴진화와 평행진화 인간·고래·개·박쥐 등의 앞다리에서 볼 수 있듯이 공동조상으로부터의 유전에 기인하는 유사성을 상동이라 한다. 반면 새와 파리의 날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능의 유사성에 기인하여 특징이 일치되지만 공동조상과는 관련이 없는 것을 상사라고 한다. 독립적인 진화를 통해 비슷하게 된 특징을 수렴이라 하는데, 새·박쥐·파리 등의 날개처럼 대개 기능의 유사성과 연관되어 있다. 평행진화와 수렴진화가 늘 분명히 구별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엄밀히 구분하자면, 수렴진화는 자손들이 서로 닮았을 때 일어나며, 평행진화는 둘 이상의 계보가 비슷한 방법으로 변화해온 결과 자손들이 닮게 되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대류에는 다른 지역의 유태반포유류와 평행하게 진화하여 늑대·고양이·쥐·다람쥐·두더지·개미핥기를 닮은 종류들이 있다. 유태반포유류와 대응하는 이들 오스트레일리아 유대류는 독립적으로 진화했지만 비슷한 방식의 적응을 통해 평행하게 진화해온 것이다. 점진적 진화와 계단식 진화 화석 기록은 형태적 진화가 점진적인 과정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다. 진화적 변화는 보통 상대적으로 작은 변화들이 축적된 것이지만 화석 기록은 불연속적이다. 어떤 고생물학자들은 화석 기록의 불연속이 기록상의 공백에 의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한 형태적 진화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형태적 진화는 새로운 종의 형성과 관련된 갑작스런 변화로 일어난다. 대부분의 형태적 변화는 종분화가 일어나는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나고 그뒤에는 사실상 거의 변화가 없다는 이러한 주장은 계단식 진화로 알려져 있다. 화석 기록의 형태적 진화가 계단식인가 점진적인가 하는 것이 오늘날 논란이 심한 부분이다. 분자진화 DNA와 단백질 분자생물학의 발전을 통해 진화적·발생적 유전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단백질과 핵산(DNA·RNA)의 비교연구가 가능해졌다. 거대분자 비교란 이들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단위(예를 들면 아미노산·뉴클레오티드)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으로 이러한 차이는 최근에 공동조상으로부터 어떻게 갈라지게 되었는가를 나타내는 척도가 된다. 거대분자에 관한 연구는 비교해부학 등 다른 고전 연구분야에 비해 2가지 장점을 가지는데 하나는 정보가 보다 쉽게 수량화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효모·소나무·인간과 같이 매우 다른 종류의 생물체 사이에도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거대분자는 진화사를 나타내는 계통수(系統樹)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어느 특정한 계보에 일어난 유전적 변화의 양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 종의 분자 계통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결정은 진화과정 동안에 일어난 유전적 변화를 추정하는 데 사용되는 분자적 방법의 하나이다. 계통은 종들간의 아미노산 차이의 수에 근거하여 구성되는데, 시토크롬 c는 천천히 진화하는 단백질로서 보다 유연관계가 먼 생물체 사이의 유전적 차이에 대한 연구에 이용되며, 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다른 단백질은 유연관계가 가까운 종들 사이의 계통적 유연관계를 확립하는 데 사용된다. 종의 진화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화는 DNA 염기서열 결정, DNA 중합반응, 면역학, 전기영동 등에 의해서 연구될 수도 있다(표3, 그림3). ▷상세한 정보를 보시려면 표3. 20종류의 다른 개체에서 시토크롬 c의 유전자 암호 중 다른 뉴클레오티드의 최소수 도표를 참조하세요. 유전자의 분자 계통 인간과 소수의 다른 포유류에서 헤모글로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유전자 복제의 연구에 특히 적합하다.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의 아미노산 서열은 인간에게도 잘 알려져 있어 이러한 서열을 통해 유전자 복제의 진화사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가장 잘 연구된 예로서 글로빈 유전자의 진화사를 들 수 있는데 이들 유전자들은 하나의 조상 유전자로부터 여러 유전자 중복과정과 진화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그림4). 진화의 분자시계 상동분자들 사이의 차이점이 쉽게 수량화될 수 있기 때문에 거대분자를 진화시계로 사용하자는 제안이 대두되어왔다. 1960년대에 특정한 종들의 상동단백질들 사이의 아미노산 차이가 공동조상으로부터의 분화시간에 비례함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염기서열은 계통의 분지양상의 재구성뿐만 아니라, 여러 사건들이 일어났던 시간을 재구성시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시토크롬 c를 암호화하는 유전자에서 뉴클레오티드의 치환이 일정한 속도로 일어났다면 뉴클레오티드의 치환된 수를 검사함으로써 계통의 경과 시간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진화학자들은 DNA와 단백질의 진화에서 관찰된 변이의 양이 분자시계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훨씬 크며 따라서 시계가 부정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림5). 분자진화의 중립설 1960년대말에 분자수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변화는 선택적으로 중립이라는 것이 제기되었다. 즉 그들은 자연선택보다는 유전적 부동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중립의 대립유전자는 적응도에서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자연선택이 아닌 무작위적인 유전적 부동에 의해 빈도가 변한다. 만일 분자진화의 중립설이 옳다면, 그것은 분자진화시계의 설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왜냐하면 중립 돌연변이율은 진화시간 전체를 통해, 그리고 여러 계보에서 일정하기 때문이다. 진화학자들 사이에서는 중립설에 대해 논란이 많다. 그러나 분자시계설을 검정한 바 실제적인 변이는 중립설에 의해 예상되는 것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다른 검정들을 통해 특정한 종의 개체군에서 발견되는 유전적 다형현상의 양과 이 설에 의해 예상되는 양의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F. J. Ayala 글 | 김원(金元) 참조집필 참고문헌 진화 : 박상윤, 전파과학사, 1993 생명의 신비 : D. 아텐보로, 학원사 편집부 역, 학원사, 1985 오리진 : R. 리키·R. 레윈 공저, 김광억 역, 학원사, 1989 생물의 진화 : 신동훈, 동아출판사, 1992 생물진화학 : 성기창, 형설출판사, 1991 생명의 조류 : 라이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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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사관 (민족) |
 [고대] 고대올림피아제 (한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