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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4-12-30 (목) 15:06
분 류 사전2
ㆍ조회: 1116      
[학문] 경제학 (브리)
경제학 經濟學 economics

인간의 생활 가운데 부(富) 또는 재화 및 용역의 생산·분배·소비 활동을 다루는 사회과학의 한 분야.

경제학은 크게 미시경제학(微視經濟學)과 거시경제학(巨視經濟學)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밖에 또 하나의 범주를 나눈다면 경제발전론 분야를 설정할 수 있다. 미시경제학은 소비자·기업·무역업자·농부 등 개별 경제주체들의 활동을 다루며, 거시경제학은 일국경제의 소득수준·총고용규모, 투자의 흐름 등 총체적인 것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경제발전론은 일정기간의 경제활동 및 경제조직에 대한 역사와 변천과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경제 외적 활동이나 제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연구한다(→ 거시경제학, 미시경제학).

이와 같은 3가지 커다란 범주는 각기 그 구체적 연구 부문에 따라 다시 세분된다. 예를 들면 공공재정·화폐금융·국제무역·노동·산업구조·농업 등 여러 부문으로 인간의 광범위한 경제활동을 분류한 뒤 각각의 다양한 문제들을 보다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한편 경제연구의 대상이 되는 부문들은 기타 사회과학, 특히 정치학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제학이 이들 학문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구매자와 판매자의 관계에 중심을 둔다는 사실이다.

경제학의 발전과정

경제학이 하나의 독립된 학문 체계로 확립된 것은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을 펴낸 1779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경제학은 존재했다. 이미 고대 그리스인들과 중세의 스콜라 철학자들이 오래전에 경제연구의 중요한 업적을 남겼으며, 15~18세기에는 수많은 논문이 발표되어 오늘날 '중상주의'로 알려져 있는 경제민족주의 사상체계를 발전시켰다.

또한 18세기 프랑스의 '중농학파'는 짧은 기간에 매우 복잡한 형태의 경제모형을 발전시켰으며, 스미스와 자리를 다툴 만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미스로부터 경제학의 체계가 확립되었다고 보는 것은, 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형식을 갖춘 경제학 이론이 완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뒤이은 '영국 고전학파 정치경제학' 역시 그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토대로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 색인 : 고전학파 경제학).

시장분석

〈국부론〉은 그 이름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국가의 경제발전에 대한 연구서이며, 그 발전을 촉진 또는 방해하는 정책들을 기본논제로 다루었다. 사실상 그 내용은 중상주의자들의 보호무역주의를 공격하면서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스미스는 '정치경제학의 잘못된 주장'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자유기업체제가 오히려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게 되는 측면을 발견했다 (→ 색인 : 자본주의).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경쟁시장 내의 개인은 단지 많은 사람 가운데 하나의 존재일 뿐이며, 따라서 가격결정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개인은 주어진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며, 그 가격에 따라 각자가 사고 파는 양을 결정할 자유밖에 갖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와 같은 개인행동이 모여 가격이 결정된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표현한 시장기구의 기능은 사회적 결과가 개인의 의도에 영향받지 않도록 보장하며, 따라서 경제활동에 대한 객관적 과학의 성립을 가능하게 해 준다.

스미스는 이기심이라는 '개인의 악(惡)'을 극대생산이라는 '사회적 선(善)'으로 바꿀 수 있는 수단이 바로 경쟁시장에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 믿음은 오직 경쟁체제가 적절한 법적·제도적 틀속에 자리잡을 때에만 현실성을 지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미스는 이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분석했지만, 그와 같은 인식은 후세들에게 거의 잊혀졌다. 부유한 국가와 빈곤한 국가를 주제로 한 스미스의 위대한 저서 〈국부론〉은 실제로 단순한 가치 또는 가격이론과 불안전한 분배이론, 초보적인 단계의 국제무역이론과 화폐이론 등을 모두 다루고 있다. 이들 이론은 그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고전경제학과 현대경제학을 세우는 기초가 되었다.

체계의 구축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과 조세의 원리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and Taxation〉(1817)는 어떤 의미에서 단순히 〈국부론〉을 비판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색인 : 〈정치경제학과 조세의 원리〉).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이 책은 당시 발전하고 있던 정치경제학에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리카도는 '경제모형'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이것은 빈틈없이 짜여진 논리 도구로서 몇 가지 중요한 변수로 구성되었다.

이 개념을 이용해서 간단한 조작을 거치면, 현실적 의미를 지니는 여러 가지 결과물들을 얻어낼 수 있다. 한편, 리카도 이론체계의 중심에는 조만간 경제성장을 달성해야만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한 생각은 한정된 토지에서 식량생산을 늘리려면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되는데, 이와 관련한 가장 기본적인 논리는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Essay on Population〉(1798)에서 찾을 수 있다.

맬서스는 인구란 언제나 당시의 식량공급량으로 부양할 수 있는 최대한도까지 계속 증가하는 속성을 지니며, 결과적으로 임금까지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노동력의 증가에 대응할 만큼 식량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작지보다 비옥하지 못한 토지에까지 경작을 확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미 경작하고 있던 토지에 보다 많은 자본과 노동을 투입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때에도 '수확체감의 법칙'으로 인해 결국 단위당 생산량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 색인 : 수확체감의 법칙). 또 만일 임금이 하락한다 해도 임차농들이 보다 상급의 토지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임에 따라 이윤은 임금하락률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맬서스는 경제적 향상의 결과물들이 거의 지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보았다.

리카도의 논문은 출판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이후 반세기 동안 그의 이론체계가 영국의 경제사상을 지배했다. 또한 1848년 존 스튜어트 밀은 저서 〈정치경제학 원리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에서 리카도의 사상을 다시 개진해 그의 이론에 새로운 권위를 덧붙였다 (→ 색인 : 밀). 그러나 1870년 이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리카도가 몰두했던 문제들에 등을 돌리고, 가치이론의 기초를 새롭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상품이 특정가격으로 교환되는 이유를 분석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한동안 완전경쟁하의 자원배분 문제를 연구하는 데에 거의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마르크스주의

고전학파 경제학을 다루면서 K. 마르크스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자본론 Das Kapital〉제1권은 1867년에 출간되었으며, 제2권과 제3권은 그가 죽은 뒤인 1883년과 1894년에 각각 발표되었다 (→ 색인 :〈자본론〉). 그로 인해 약 1세대에 걸쳐 경쟁시장이론을 주장하는 학자들과 마르크스의 추종자들 간에 격렬한 이론논쟁이 벌어졌다. 마르크스를 최후의 고전학파 경제학자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마르크스 경제이론이 스미스와 리카도의 이론에 기초를 두고 출발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 노동가치론'의 관점에서 연구를 전개해나갔다.

효용가치론이 소비를 강조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노동가치론은 생산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노동가치론에서는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투여된 노동시간, 즉 노동량에 따라 그 상품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노동투입시간에 비례하는 가치의 비율에 따라 상품의 교환이 성립된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 이론에 함축돼 있는 모든 논리적 가능성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 잉여가치론'을 전개했다(→ 노동가치설).

잉여가치론은 오로지 인간의 노동만이 모든 가치를 창출하므로, 이윤의 유일한 원천은 노동이라고 전제한다. 이에 기초를 둔 잉여가치론은 현실의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의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잉여노동시간에 창출되는 것이 곧 잉여가치라고 규정한다. 즉, 잉여노동시간에 대한 대가를 보상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 자본가가 그 잉여가치를 이윤으로 전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 파악한다(→잉여가치).

이와 같은 마르크스의 논리는 극히 윤리적인 가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현실의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마르크스가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주장한 사회적·추상적·평균적 노동시간을 계산해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로 남는다. 또한 자본주의가 고도화 될수록 가치와 가격간의 괴리는 심화되고 있으며, 가치에 의해서라기보다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시장구조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노동만이 유일한 가치창출의 수단이라는 생각과, 모든 분야에서 노동자체의 질을 동질적으로 보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르크스의 이론체계는 이윤율하락의 경향, 노동계급의 빈곤의 심화, 경기변동의 악화 등 3가지 근본적인 법칙으로 자본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이윤율저하의 법칙은 나머지 2가지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과 반론이 제기되었으며, 계속해서 현실 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더불어 그 타당성을 검토해야 할 문제로 남겨졌다(→ 경제사).

한계학파

노동가치론은 다시 한계효용가치론으로 대체되었다. 그 한계혁명은 영국은 스탠리 제번스, 오스트리아의 카를 멩거, 프랑스의 레옹 발라등 세 사람의 공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재화와 용역의 증가분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행동에서 출발해 가격이론을 전개했다(→ 색인 : 제번스, 멩거, 발라). 마침내 '한계', 즉 생산이나 소비의 마지막 단위를 강조하는 사고가 장기적으로 볼 때 효용 개념을 도입한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에 따라, 한계주의의 철저한 적용여부가 실제로 고전이론과 현대 경제학을 구분짓는 뚜렷한 한계선이 되었다.

고전학파 정치경제학자들은 자본량과 노동량의 변화가 국민생산의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를 예측하는 것이 곧 경제학의 문제라고 보았다. 그러나 한계적 접근방법은 오히려 이 2가지 요소 자체의 최적 배분조건에 중점을 둔다. 또한 이들이 최적이라는 표현으로 규정한 개념은 소비자의 만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건을 의미했다 (→ 색인 : 오스트리아 학파).

먼저 프랑스 한계학파를 이끌었던 레옹 발라는 일반 수학용어를 채용함으로써 한계적 접근방법을 가장 크게 발전시켰고, 더 나아가 이를 ' 일반균형론'으로 확장시켰다. 각 상품은 그 상품의 가격 및 기타 관련 상품의 가격, 소비자의 소득, 기호 등에 따라 수요량이 변화되며, 그 변화의 형태는 '수요함수'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상품마다 '공급함수'가 존재해 생산비용·생산요소가격·기술수준 등에 따르는 공급변화를 나타내준다 (→ 색인 : 수요공급의 법칙).

시장에서는 모든 상품들이 각각 하나의 '균형'점을 갖는다. 이때 균형이란 원래 고전물리학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여기서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가격을 의미한다. 1가지 상품만을 고려할 경우 그 균형조건을 분석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어떤 시장의 균형은 반드시 다른 시장들의 움직임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시장'이란 특정 장소나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한 상품을 둘러싼 복잡한 거래관계를 말한다.

현대 경제에는 그야말로 수많은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균형'이란 모든 시장의 부분균형이 동시에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사상가 조지프 슘페터는 이러한 방식으로 경제를 기술하려고 한 발라의 노력을 가리켜 '경제학의 마그나카르타'라고 표현했다. 발라의 경제학은 확실히 추상적이지만, 모든 요소를 통합함으로써 완전한 경제체제이론의 분석틀을 제공했다. 현대경제학의 거의 모든 이론이 발라 경제학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화폐·고용·국제무역·경제성장 등에 대한 현대의 이론들은 모두 형식을 단순화한 발라의 일반 균형이론들로 볼 수 있다.

마셜의 〈경제학 원리 Principles of Economics〉가 발행된 1890년부터 1926년 대공황까지의 기간은 경제학 연구에 있어서 조정·통합·정련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계학파는 고전학파의 발전적 측면을 수용해 하나의 주류를 형성했으며, 효용이론은 결국 소득증감 또는 가격변화와 같은 여러 상황하의 소비자 행동분석에 적용될 수 있는 공리(公理)체계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소비에서의 한계개념은 다시 생산에서의 한계생산개념을 이끌어 냈으며 이를 토대로 새로운 분배이론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새 분배이론에서는 임금·이윤·이자·지대 등 모든 요소가 각각의 '한계가치생산'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설명되었다. 한편 마셜의 '외부경제와 불(不)경제'(external economies and diseconomies) 개념은 그의 수제자 아서 피구에 의해 '사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이라는 개념으로 더욱 발전되었고, 그결과 후생이론이 독립된 경제연구분야로서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화폐이론도 점차 발전했는데, 특히 스웨덴의 경제학자 크누트 비크셀의 화폐이론은 전체 가격수준이 개별가격의 결정과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이유를 밝혔다.

경제연구 분야에서 점차 확산되어 가던 조화와 일치의 움직임은 1930년대 들어 일시에 붕괴되었다. 그와 같은 변화는 1933년에 에드워드 체임벌린의 〈독점적 경쟁이론 Theory of Monopolistic Competition〉과 J.V. 로빈슨의 〈불완전경쟁의 경제학 Economics of Imperfect Competition〉이 동시에 출판되고, 1936년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평가

경제학의 발전과정에 있어서 독일 역사학파와 미국 제도학파의 성장과 쇠퇴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두 학파는 정통 주류에 대해 계속 비판적 공격을 퍼부었다.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자들 사이에도 여러 가지 견해차는 존재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이론에서 일반법칙을 가정하는 방식은 모두가 거부했다. 즉 그들은 추상적 사고를 배제하고 대신 각국의 고유한 여건을 토대로 해서 구체적 사실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경제사에 대한 연구를 촉진시키는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에게 자신들의 방법론이 우수하다는 점을 설득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경제사). 한편 제도학파경제학의 범주를 명확히 설정하기는 더욱 어려운데, 좁은 의미의 '제도학파경제학'은 서스타인 베블런, 웨슬리 클레어 미첼, 존 R. 코먼스 등이 일으켰던 미국의 경제사상운동을 가리킨다.

이 세 사람은 정통경제학에 불만을 갖는다는 점에서 유일하게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들이 가장 반대했던 정통경제학의 특징은 추상적 이론화 방식을 비롯해 경제학을 다른 사회과학과 분리시키려는 경향, 시장기구의 자동조절기능에 대한 선입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정통경제학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이론적 도구의 개발에 실패했고, 그로 인해 '제도학파경제학'이라는 말이 곧 '기술경제학'(記述經濟學)이라는 표현과 동일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제도학파경제학이 새로운 학제적(學際的) 사회과학이 되리라는 희망은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당시 경제학이 매우 앞서 있었던 '사회적 상호 관계의 총체성'에 대한 이론 가운데 이들은 단지 경제력이라는 요소만을 추출해 논리를 전개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경제학 연구에서 제도학파의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들의 정신은 하버드대학교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저서 〈풍요로운 사회 The Affluent society〉(2판, 1969)·〈새로운 산업국가 The New Industrial state〉(1967)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케인스학파

1930년대의 2번째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는 '소득결정이론'의 탄생은 거의 J.M. 케인스 한 사람의 업적이었다. 케인스는 어떤 의미에서 이전에는 한번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문제들에 의문을 품었다. 우선 그는 기업의 균형이나 자원배분 보다는 국민소득수준과 고용량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것 역시 수요와 공급의 문제였다. 그러나 이때의 '수요'는 일국 경제의 총유효수요를 의미하며, '공급' 역시 그 나라 전체의 생산능력을 의미한다.

유효수요가 생산능력에 못 미치면 그 결과는 실업과 불경기로 나타나며, 반대로 유효수요가 생산능력을 초과할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킨다. 케인스 경제학에서의 핵심내용은 유효수요의 결정요인을 분석하는 것이다. 해외무역을 제외시킨다면 총유효수요는 크게 나누어 소비지출·투자지출·정부지출 등의 3가지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들 지출의 내용은 각각 독립적으로 결정되는데, 케인스는 이에 따라 산출되는 유효수요의 수준이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물질적 능력을 초과할 수도 있고 때로는 그 물질적 능력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매우 강조했다.

즉 경제구조에 모든 인력과 기계의 완전고용 상태를 항상 유지시켜주는 어떤 자동적인 원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이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의도를 함축하고 있는 그의 기본 논리는 전통 경제학 지지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오히려 케인스와 반대로 경제체계란 원래 자동적으로 완전고용을 이룬다는 가정에서 자신들의 도피처를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케인스는 총소비나 총투자 등의 총계 변수에 관심을 집중하고 그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단순화함으로써, 현실에 널리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모형을 고안했다.

뒤이어 그의 이론체계에는 많은 수정이 가해졌는데, 그 사실을 케인스 자신은 거의 알지 못했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아무튼 변화된 그의 이론은 기존의 이론체계에 완전히 동화되었다. 그렇지만 발라 이후의 또는 리카도 이후의 경제학사에서 진정으로 새로운 이론을 덧붙인 경제학자는 유일하게 케인스뿐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케인스 자신이 연구한 거시경제이론은 시간을 중요한 변수로 포함하지 않는, 단기의 정태적(靜態的) 모형들이었다. 그러나 뒤이어 그의 제자인 로이 해러드는 〈동태 경제학 입문 Towards a dynamic Economics〉(1948)을 펴냄으로써 새로운 분야인 '성장이론'을 출범시켰다 (→ 색인 : 해러드). 뒤이어 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성장이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시간에 따른 총계적 경제변수들의 흐름을 분석해 경제성장의 전과정을 설명하는 거시적 동태이론을 전개해나갔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따라 국민소득 신장률, 자본계수, 저축률 등이 동태적 요인들로 부각되었으며 안정된 경제성장을 위한 자본축적률이나 균형성장률을 위한 조건 등의 문제가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결과 수학적 동태모형에 의거한 경기순환분석이 이루어졌는데, 그 가운데 특히 틴베르헨·새뮤얼슨·굿윈·힉스등의 모형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가속도인자·승수·시차(time-lag) 등을 도입한 소득분석이론이 다시 통계학과 더불어 경기순환의 계량경제학적 접근을 촉진시켰다(→ 거시적 동태이론, 경제사).

통화주의

케인스가 거시경제학 연구의 토대를 마련한 뒤, 그 후예들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신경제학'을 확립시켰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정책 수립에도 적극 참여해 마침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호황을 이룩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또한 이들은 재정정책의 효과를 강조한 케인스의 견해를 그대로 받아들여 계속해서 통화정책의 무용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자 이들의 정책수단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때 이들을 비판하면서 대안을 들고 나선 것이 바로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한 통화론자들이었다 (→ 색인 : 프리드먼).

통화주의는 프리드리히 하예크의 '신자유주의'에 사상적 기반을 두고 출발했다. 프리드먼 역시 그의 영향을 받아 시장기구의 자유경쟁원리에 대한 신념으로 경제이론을 전개했는데, 이는 케인스가 자본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 자유방임을 포기하고 정부의 직접개입을 제안했던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프리드먼은 정부활동을 경쟁구조나 시장기구로 해결하기 힘든 공공부문만으로 국한시켜야 비로소 시장의 자동조절기능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폐수요와 이자율의 관계는 통화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통화론자들은 통화량을 국민소득 변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평가해, 케인스학파가 무너뜨린 화폐수량설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으며 화폐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편 케인스 이론에서는 명목이자율을 중요한 통화정책의 지표로 평가했다.

이것을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하는 통화론자들은 투자수준 결정에 중요한 변수는 사실상 실질이자율이라고 지적하면서, 통화당국이 명목이자율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비판은, 통화정책의 효과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또 가변적이라는 전제에서 도출된 논리이다. 결국 이들은 상황에 따른 재량적(裁量的) 정책은 오히려 불안정을 초래하므로, 일정한 준칙에 입각하여 통화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것이 곧 정부의 경제 개입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다시 케인스주의자들은 이처럼 통화론자들이 경제가 안정적이라고 보는 것에 반대하면서, 경기변동의 주원인은 투자의 불규칙적인 변동이라고 확언했다. 뿐만 아니라 통화당국과 정치현실의 관계까지 언급하면서, 일정한 준칙에 따르는 정책이란 결국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오랜 논쟁을 벌여 온 두 학파는 오늘날 그 견해차를 많이 해소하여 서로 접근하고 있으나, 여전히 각각의 이념적 배경이나 기본입장은 본질적인 차이를 나타낸다. 통화주의는 현실적용 과정에서 교조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이론과 실무 모두에 큰 영향을 미쳤다(→ 통화주의).

공급측 경제학

1970년대 들어 스태그플레이션, 생산성 둔화, 자원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해 기존의 주류 경제이론들이 한계를 드러내자, 미국에서는 새로운 사조로 '공급측 경제학'(supply-side economics)이 등장했다. 이들은 자본주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공급측면을 강화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조세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고 지나친 정부개입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930년대의 대공황 이후 케인스가 당시 경제문제의 근본원인을 수요부족에서 찾고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한 수요관리정책을 제안했던 것에 반대되는 입장이다. 즉 이들은 수요측면 중심의 기존 경제학은 이제 현실의 경제문제에 무력하다고 하는 비판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국민소득이나 물가수준 등의 결정에서 공급측면을 더욱 중요하게 인식한 이들은 공급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조세체계라고 보았다. 이것 역시 조세의 영향을 크게 언급하지 않았던 기존 경제학과 전혀 다른 점이었다. 공급측 경제학자들은 생산활동에서 조세유인(tax incentive)을 강조해 세율감소와 세제개편을 정책으로 제안했다. 즉 감세로 근로의욕과 투자의욕을 고취시켜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물가안정과 고용증대라는 2가지 거시경제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이들은 자본주의경제를 계획경제와 비교하면서 그 발전의 원동력을 공급자의 창의성에서 찾았다.

따라서 그 창의력을 위축시키는 정부의 규제나 간섭은 곧 경제의 효율성 저하와 저생산성의 원인이 된다고 보아 반대했다. 뿐만 아니라 소득재분배 정책에도 반대했다. 그 이유는 사회보장제도의 비대화가 건전한 노동윤리를 타락시켰으며, 또 그 재원조달을 위한 증세(增稅)는 투자 및 근로의욕을 감퇴시켰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국 분배보다는 성장과 효율에, 형평보다는 경제적 자유에 우위를 두는 것이다. 공급측 경제학의 이론은 큰 호응을 얻어 실제로 미국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론적 기반이 매우 취약해 아직 완성된 학문체계를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학자들간에도 많은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전후의 발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5년간 경제학은 그 형태가 완전히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의 하나로, 수학을 이용하는 방법론이 크게 발달되어 경제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 도입된 사실을 들 수 있다. 이전까지는 미분과 적분 이외에는 수학개념이 거의 채용되지 않았으나, '투입 산출분석'이 등장하면서 행렬대수가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되었다.

투입산출 분석은 각 산업부문간의 기술적 관계를 연립방정식 체계로 단순화한 경험적 방법론으로서, 일반 균형모형이라는 뼈대 위에 수량을 이용한 살을 붙이려는 시도였다. 수리경제학의 확산과 더불어 계량경제학이라는 복잡한 경험적 작업도 발전되었다 (→ 색인 : 계량경제학). 경제이론간의 결합, 수학적 모형의 개발, 경제예측의 통계적 검증 등을 포함하는 계량경제학의 성립은 경제학 전반에 충격을 가져왔다. 왜냐하면 이제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경제학자들은 그것을 경험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도록 되었기 때문이다.

전후에는 또한 저개발국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너무 오랫동안 '국부(國富)의 원천에 대한 탐구'를 소홀히 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부국(富國)과 빈국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여러 가지 경제계획이 필요하다는 확신도 갖게 되었다. 결국 이와 같은 저개발국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경제발전론의 분야가 새롭게 나타나게 되었다. 지역경제학·도시경제학·보건경제학·교육경제학 등도 모두 1945년 이후 주류에서 갈라져 발전되기 시작한 분야들이다.

전후 경제사상의 흐름은 새로운 기법이 개발되거나 경제학 교과과정에 새로운 부분이 추가되는 등의 형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분열된 '학파'가 사라지고 경제학의 전문교육이 차츰 세계적으로 표준화되었으며, 순수한 학문적 탐구에서 벗어나 현실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적인 분야로 변화되는 특징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학의 지위를 높여주었으나, 동시에 새로운 책임도 안겨주었다. 즉 이제 경제학은 현실 속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으며, 특히 분석상의 정밀성과 경제현실과의 연관성이라는 2가지 목표 사이에서 너무나 자주 부딪히게 되는 모순까지 고려해야만 하는 책임을 안게 된 것이다.

경제현실과의 연관성이라는 문제는 1960년대 후반 학생운동과 함께 전개되었던 경제학에 대한 '급진적 비판'의 핵심 논제였다. 급진적 비판론자들은 경제학이 현상유지를 위한 방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문 경제인들은 핵심 권력층과 하나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경제학의 한계적 방법론은 매우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기 때문에,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혁명적 접근방식보다는 점진적 접근방식을 채택하도록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론작업에서 일상의 경제활동 상황을 무시하는 태도는 사실상 기존의 제도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한 비판자들은 경제학이 가치중립적 사회과학이라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또한 분석의 엄밀성과 정돈된 이론의 완결성을 희생하고라도 현실의 중요한 문제인 시민의 권리와 빈곤·제국주의·핵전쟁 등의 문제들을 본격적으로 다루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경제학 방법론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실증경제학'과 '규범경제학'을 구분해서 다룬다. 실증경제학이란 사실을 입증하고자 하는 방법론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쌀 생산자에게 보조금을 주면 쌀의 가격이 낮아질 것인지, 자동차산업에서 임금인상이 실시되면 자동차업체의 고용이 줄어들 것인지, 환율인상으로 국제수지 개선이 가능한지, 또는 독점이 기술진보를 촉진할 것인지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반면에 규범경제학은 사실의 문제보다는 정책의 문제, 즉 '선'과 '악'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므로 완전고용을 위해 가격안정을 희생할 것인지, 소득세에 누진과세를 적용해야 할 것인지, 또는 경쟁촉진을 위한 법안을 제정할 것인지 등의 안건들이 이들의 가장 큰 연구과제이다.

실증경제학은 원칙적으로 어떠한 가치판단도 포함하지 않는다. 실증경제학이 발견한 사실들은, 자연과학이면서도 실험실에서 행하는 연구의 이점이 부인되는 천문학 또는 기상학이 발견하는 사실들 만큼이나 몰인격적인 것이다. 200년 전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말한 것처럼 '존재'에서 '당위'를, '기술'에서 '규범'을 이끌어낼 논리적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에 대한 언급은 모두가 윤리적으로 중립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원리상으로는 가치중립적인 경제학이 가능하다. 경제학이 '어떤 수단을 이용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대한 학문이라면,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의 배분에 대해 분석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결코, 흥미있는 경제적 명제의 대부분이 입증된 사실체계에 일정한 가치판단을 부여한다는 것이나 경제학자의 연구과제 선택에 이데올로기적 편견이 개입된다는 점, 더욱이 실제적인 경제 조언 가운데 많은 부분이 숨겨진 가치판단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 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경제학자도 인간이라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경제학자들이 실증경제학의 가치중립적 이상을 서약하거나, 아니면 규범경제학에서 개인의 가치관을 솔직하게 선언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목적에 맞도록 과학을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해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 특정한 이해관계에 치우쳐 있는 경제학자의 편견에 대항하는 최선의 보장책은 다른 경제학자들의 비판이며, 과학을 명분으로 한 특별한 반론을 막을 최선의 방어책은 과학자들의 직업규범이다.

추정방법

경제학에서는 통계적 추정이라는 방법에 의해 사실이 입증된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그들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기술하는 것으로 연구를 시작한다. 그런 다음 신중하게 어떤 측면은 생략하고 또 어떤 측면은 강조하면서 현실세계에 대한 '모형'을 완성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사실들을 추상화하고 분리하고 단순화시킴으로써 처음에는 무질서하게 보였던 세계에 질서를 세운다. 즉 경제학자는 현실세계에 대해 다소 비현실적인 설명을 전개한 다음 논리적 연역의 과정을 거쳐 모형을 조작해, 마침내 일반적 의미를 가지는 예측이나 함축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경제학자는 그 예측이 관찰된 사건에서 나왔는지 아닌지를 검증하기 위해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론은 검증에 이용될 수 있는 관찰 가능한 사건에 그 사건과 관계된 모든 집단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다루어지는 사실들은 단순히 표본일 뿐이다. 이 때문에 통계적 추정이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즉 모(母)집단에서 추출한 표본으로부터 모집단에 대한 모든 것을 정확하게 추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경제학자는 그 결과에 대해 '아마' 또는 '~인 것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또한 그 사실들은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제학자가 '어느 정도 신뢰'하는 명제라 말할 수 있다 (→ 색인 : 표본추출).

판단의 문제가 실증경제학과 규범경제학 어디에서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신뢰도'와 '통계적인 중요성의 수준'에 따른 판단은 규범경제학에서 나타나는 판단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검증이론

과거에 몇몇 경제학자들은 지나치게 명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즉 경제모형이란 경제행위에 대한 기본 공리와 전제를 토대로 한 것인데, 이때의 경제행위는 실제 사람들의 행동을 조사해서 얻은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옳은 선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게는 모형의 법칙 또한 이같은 공리를 논리적 법칙에 따라 추론한 것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진실한 선험이라고 생각되었다. 결국 경제모형은 경험적인 증명에 직면할 필요가 없었다(→ 색인 : 과학이론, 선험적 지식).

한편 극단적 경험주의자들은 이처럼 극단적인 선험주의자의 태도와는 완전히 대조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사실에서 출발해 관찰할 수 있는 사실로 끝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색인 : 경험주의적 방법론). 그러나 결국 이들의 접근방법은 소수의 경제학자들에게만 받아들여졌을 뿐이다. 현대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처럼 날카롭게 대립했던 두 견해 사이에서 보다 바람직한 방법론을 찾고 있다. 그것은 모형의 전제·공리·가정 등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으면서 그 모형의 예측이나 결론을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모형에서 채택되는 가정들은 대부분 직접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가격 이론 가운데 '기업가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한다'고 한 가정은 잘 알려져 있다. 기업가에게 과연 자신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의 여부를 물어 가정을 검증하려고 시도한다면 그 결과는 대부분 실패로 나타날 것이다. 결국 기업가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동기를 완전하게 의식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만일 논리적 접근방법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기업가의 실제행동을 관찰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다시 어떤 종류의 행동이 이윤극대화와 관련되며, 무엇이 이윤극대화 모형에 함축된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결국, 기업이론의 예측과 현실의 관찰을 비교하는 방법만이 기업행위에 대한 가정의 검증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증작업 또한 간단하지 않다. 경제학에서 예측은 확률의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경제적 가설들에 대한 결정적이고 단호한 검증이란 불가능하다 (→ 색인 : 경제예측). 통계학 역시 어떤 가설을 증명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그에 대한 반증을 드는 데에 실패할 뿐이다. 그러나 통계 검증에서 살아남은 이론은 비록 그 자체만으로는 진실이라고 할 수 없으나, 잠정적인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경제이론은 새로운 자료 또는 더 좋은 자료들을 통해 거짓임이 증명될 때까지 살아남는다.

한편 이와 같은 결과가 반드시 '경제' 이론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회과학에서 결과를 이용해 여러 가지 예측을 비교하려는 시도는 항상 '통계추론'이라는 규칙의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M. Blang 글 | 박영숙(朴英淑) 참조집필 | 홍원탁(洪元卓) 감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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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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