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글쎄! 고민이 있는 것 같긴 하네만...
학교 다닐 때 밝고 쾌활했던 자네의 모습을 떠올린다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던 그 모습이 참 보기에 좋았다네. 그리고 아마 자네 안경의 돗수가 좀 높았던 걸로 기억되는데, 40대 중반을 넘긴 지금 드디어 나도 안경을 끼게 되었다네. 99년 말인가부터였네. 원래 약간 있던 난시가 심해지고, 99년에 작은 화면의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한 것이 화근이 되어 난시 안경에다 돗보기까지 끼게 되었다네.
그런데 수업 시간에는 이도 저도 안되어 '다중 촛점 렌즈'라던가 그것을 맞춘 뒤에야 수업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네. 옛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말일세.
나는 자네의 앞에서 말한 좋은 품성과 마음씨가 참 부러웠다네. 내겐 그런 것이 참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였지. 요즈음 학교에서 교육정보부장 일을 맡게 되면서 더 절실하게 내게 부족한 것들이 많이 느껴진다네. 자네는 그 훌륭한 자질들을-그것은 하느님께 받은 것이라네-이 사회를 맑고 밝은 사회로 만드는데 잘 쓰이기를 바라네. 지금 다시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자네는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네.
나는 원래 미술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네만, 유홍준선생의 미술사 강의를 들으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네. 살아 가면서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일으켜 세우는 것, 그것이 나는 참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네.
또 소식 전하세! 2001년 2월 7일 개학한 날 저녁에, 목동에서, 이창호 보냄.
등록일자: 2001/02/0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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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힘들진 않은데.. 
영화 같은 우리들의 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