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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과 역사] 78. 서울 중구 중림동 약현
[땅이름] 서울 중구 중림동 약현(藥峴) 주간한국 / 2001년 6월 27일 19:43  서울 중림동은 1914년 4월1일, 일제가 행정 구역을 개편하면서, 옛날 서부 반석방(盤石坊)의 약전중동(藥田中洞), 한림동(翰林洞), 반송방(盤松坊)의 형제우물골(兄第井洞) 등을 합해, 중동의 머릿글자와 한림동의 가운데 글자를 떼어내, 중림정(中林町)으로, 합성한 것이 오늘의 땅이름이다.중동은 약밭 ‘가운뎃 마을’의 뜻, 한림동은 조선조 선조때 병조참판 이정겸(李廷鎌)의 3형제가 함께 이곳에 살면서 모두 한림을 지냈다 하여 ‘한림골’이라 부른데서 비롯된 이름이라 한다. 또, 같은 시기, 선조때 재상 약봉(藥峯) 서성의 집도 오늘날 ‘손기정 공원‘(옛 양정고등학교 터)에 있었다. 그런데 약봉의 집을 짓는 데 얽힌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서성의 어머니 이씨가 이곳에 집을 수십 칸 짓는데, 비록 눈은 멀어서 앞을 볼 수 없으나 집을 짓는 것 하나하나 검사하는 것이 여간 치밀하지 않았다 한다. 어느날 목수가 일부러 대청 기둥을 거꾸로 세웠는데, 이씨가 손으로 만져 보고, 그 기둥을 적발하여 바로 고쳐 세웠다 한다. 서성의 어머니 이씨는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오직 외아들 서성을 공부 시키기 위해 시골에서 서울 약현을 오르내리며 아들을 뒷바라지했다고 한다. 그녀는 늘 맑은 술과 약밥을 만들어 팔아 아들을 공부시킨 결과 마침내 크게 이루었으므로, 그 술을 약주(藥酒), 그 밥을 약식(藥食)이라 한 것이 오늘날 약주와 약밥의 유래가 되었다 한다. 약현은 원래 만리동 어귀에서 오늘날 충정로 3가로 넘어가는 야트막한 고개로 약밭이 있었기에 약전고개(藥田峴)라 불러 온 것이 그 유래다. 또, 중림동 155번지 일대는 조선조 정조 때 아버지와 아들, 이른바 부자 정승집으로 이름난 김욱(金煜)의 집이 있었다. 김욱은 영의정을 지냈고, 그 아들 재찬(載瓚)도 또한, 영의정을 역임했다. 김욱의 호가 또 약현(藥峴)이다. 결국 이 약고개(藥峴)에는 ‘약(藥)’자와 관계된 수많은 유서가 지명 등을 통해 곳곳에 남아있는 셈이다. 또 이 약고개 기슭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가 살았다. 김정호는 조선조 고종때 지리학자로 황해도에서 태어나 어려서 이곳으로 이사와 학문을 익히며 살았다고 한다. 일찍이 정밀지도 작성에 뜻을 품고 조선팔도를 누비며 30여년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1834년(순조 34년)에 ‘청구도(靑丘圖)’를 완성했다. 고산자는 청구도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나라 안 각지를 답사하여 1861년(철종 12년) ‘대동여지도(大東與地圖)’ 를 완성하여 세상에 내놓는다. 뿐만 아니라, 이미 나와있는 ‘여지승람(與地勝覽)’의 틀린 부분을 바로 잡아, 보궐(補闕)하기 위해 32권 15척으로 된 ‘대동지지(大東地志)’를 집필해 간행하였다. 고산자는 이 책에서 전국 각 고을의 연혁, 산수, 인물, 지리를 기록, 지형 뿐만 아니라 당시의 각 지방 사정을 알 수 있도록 기술했다. 청구도를 살펴보면 전국을 가로 29층, 세로 22판으로 나누고, 동서는 제3단 1판인 경흥(慶興)에서 시작하여 제9층 2판인 의주(義州)에서 끝냈고, 남북은 제1층 3판인 은성(隱城)에서 시작, 제29층 16판인 제주도에서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지도상에 22종의 부호를 사용해 각종 정보를 아주 자세하고 정확하게 분류, 현대의 정밀 지도와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어 오늘날의 지리학도와 학자들에게 좋은 ‘약재(藥材)’가 되고 있다. 고산자가 살았던 약고개(藥峴)라는 땅이름이 효험을 발휘한 것은 아닐까! 입력시간 2001/06/27 1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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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이름과 역사] 79. 서울 중구 인현동 마르내 |
 [땅이름과 역사] 77. 서울 종로구 숭인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