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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과 역사] 61. 서울 종로구 계동
[땅이름] 서울 종로구 계동(桂洞) 주간한국 / 2001년 2월 28일 11:48  계동(桂洞)은 본래 가희동, 원서동에 걸쳐있던 마을이다. 옛날 각 도에서 들어오는 약재를 취급하는 제생원(濟生院)이 있었다.제생원은 조선조 태조(太祖) 6년(1397년)에 설치되었다. 제생원이 있어서 '제생동'이라 하다가 차츰 '계생동'(桂生洞)으로 발음하게 되었다. 우리 말에 'ㄱ'과 'ㅈ'은 서로 넘나들기 일쑤다. 이를테면 '기와집→지와집', '계집→ 지집' 같은 말이 그 보기다. 그 계생동이란 땅이름이 1914년 4월1일 일제때 부제(府制)를 실시하면서 계생동의 발음이 '기생동'(妓生洞)의 발음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아예 '계동'으로 한 것이 오늘의 땅이름이다. 계동 146번지 일대에는 조선조 순조(純祖)의 생모 원빈 박씨의 영소(靈所)인 경우궁(慶佑宮)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자리가 바로 옛 휘문 중ㆍ고등학교 운동장이었다가 지금은 현대건설 사옥이 자리하고 있다. 또 고종 21년(1884년) 갑신정변(甲申政變)때 개화당(開化黨) 김옥균(金玉均) 등이 고종을 이 궁에 파천시키고 수구당(守舊黨)을 살해한 뒤 개화당 정부를 세운,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계동 147번지 일대에는 홍문관(弘文館)이 자리하여 일구대(日咎臺)가 있었다. 그러나 도시계획에 따른 도로확장으로 없어졌다. 또한 언신군(彦信君)의 사당터이기도 하다. 그런데 계동 언저리 창덕궁 어귀에는 계정(桂庭) 민영환(閔泳煥)선생의 동상이 지나는 길손의 무관심 속에 대례복(大禮服)을 하고 서있다. 충정공(忠正公) 민영환은 조선조 말 고종황제의 시종무관장으로 광무(光武) 9년(1905년)에 일본 제국주의가 을사늑약(乙巳勒約)을 강제로 맺어 우리나라의 주권을 침탈하매 나라를 사랑하는 우국충정을 못이겨 2,000만 민중에게 보내는 결고문을 남기고 자결하니 그의 나이45세였다. 그는 지니고 있던 칼로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는데, 이 때 큰 별이 서쪽 하늘에서 떨어지고 까치가 무리지어 와서 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자결한 뒤 그의 피뭍은 옷과 칼을 산정 마루방에 두었는데 이듬해 5월에 문을 열어보니 네줄기의 대(竹)가 그의 피뭍은 옷을 뚫고나와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 사람이 이르기를 그의 충정이 혈죽(血竹)으로 나타났다고들 떠들석했다. 그 혈죽은 박제되어 지금은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결고문을 보면 '슬프다, 나라와 민족의 치욕이 이에 이르렀으니/ 우리 인민은 장차 생존경쟁 속에서 다 죽게 되었구나/ 대개 구차히 살고자하는 자는 반드시 죽고/ 죽기를 각오한 자는 도리어 살아날 길이 있는 것이니/ 동포 여러분, 어찌 이를 모르리오/ 영환은 한갓 죽음으로 새 임금의 은혜를 갚고/ 이천만 동포형제에게 사죄하노라/ 영환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라/ 기필코 여러분을 지하에서 도울지니/ 바라건데 동포형제여/ 아무쪼록 더욱 분투노력하여/ 뜻과 기운을 굳게 가지고/ 학문에 힘쓰며 마음을 합하고/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죽은 나도 지하에서 기뻐하겠노라/ 동포여, 조금도 실망하지 말지어다/ 마지막으로 대한제국 이천만 동포에게 고하노라' 계정 민충정공 동상은 본래 안국동 로타리에 1957년 8월에 세웠던 것을 근래에 이곳 계동 정원에 옮겨졌다. 계동에 계정의 동상이 선 것도 '계'(桂)자와 어떤 연관이라도 있을까! 이홍환 한국땅이름학회 이사 입력시간 2001/02/28 1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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