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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화각 (두산)
화각 華角  쇠뿔을 얇게 펴서 채색 그림을 그린 후 이를 목기물 위에 붙여 장식하는 한국 특유의 각질(角質)공예기법 및 그 제품.화각(畵角) ·화각(畵刻) ·화각(花角) ·화각(火角) 등의 명칭으로도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주로 화각(畵角)으로, 일본에서는 화각(華角)으로 부른다. 제품으로는 자[尺] ·실패 ·빗 ·반지그릇 ·경대 ·베갯모 ·패물함과 소형장 등 주로 여성용 작은 기물에 이용되었다. 설채(設彩)한 그림 내용은 십장생(十長生) ·풍속도(風俗圖) ·기명절지(器皿節枝) ·신선도(神仙圖) ·몽유도(夢遊圖) ·동유도(童遊圖) ·화조도(花鳥圖) ·금수도(禽獸圖) ·수복강녕무늬[壽福康寧文] 등으로서 적(赤) ·청(靑) ·황(黃) ·녹(綠) ·백색(白色)의 진채(眞彩)안료를 사용한다. [공정과 기법] 화각은 백골(白骨)을 만드는 소목장 일, 쇠뿔을 펴서 얇게 만드는 각질장일, 뿔편 위에 그림을 그리는 화공(畵工)일 등 크게 3가지 공정으로 나뉘어 있으나 그림은 화공이 그려준 화제(畵題)를 보고 각질공이 다시 그리거나 각질공의 의도대로 그리므로 화각에 나타난 그림들은 세련된 필치가 아닌 치기(稚氣)어린 민화적 특징을 나타낸다. 화각을 붙이지 않은 곳에는 칠을 입히고 기능상 필요한 곳에는 금속장식을 대는 등의 여러 공정을 거쳐 완성한다. 화각에 쓰이는 쇠뿔은 통이 굵고 뿔이 위로 곧게 뻗은 수소의 뿔인 고추뿔을 사용하며 그 중에서도 두 살 정도의 쇠뿔은 매우 맑고 투명하며 채색이 잘 나타난다. 늙은 쇠뿔은 각질 내에 검은 미역줄기 같은 심대가 진하게 박혀 있으며 투명도가 선명하지 못하고 어린 쇠뿔은 흰색의 반점이 있어 화각재로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의 화각] 화각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다. 중국 당(唐)나라 공예품에 부착된 대모(玳瑁)의 복홍(伏紅)기법은 화각의 기원적 기법으로 당시의 유물을 일본 나라[奈良]의 정창원(正倉院)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쇠뿔을 이용한 화각의 예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어 화각이 한국만이 유일하게 꽃피운 공예분야임을 알 수 있다. 한국에 현존하는 화각의 대부분은 19~20세기의 것이다. 조선시대의 경공장이나 외공장에 화각장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기록으로는 빙허각 이씨(憑虛閣李氏:1759~1824)의 《규합총서(閨閤叢書)》 <동국팔도소산> 중 ‘전주 화각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예이다. 고려시대의 유물로서 일본 도쿄[東京]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나전칠기입국경함(螺鈿漆器立菊經函)은 복홍대모화심(伏紅玳瑁花心)을 하고 있어 고려시대에 화각의 기법인 복채(伏彩)기법이 존재했음을 입증해주지만 이러한 복채기법이 쇠뿔에 이용되었다는 문헌이나 작품으로서 확인된 예는 없다. 조선시대의 화각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료로서 가짜 대모 만드는 법과 쇠뿔을 얇게 자르는 법, 쇠뿔에 물들이는 법 등이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등에 수록되어 있다. 1910년대에 양화도(楊花渡:서울 망원동)에는 약 60여 호의 화각공방이 있었으며 당시의 주고객이었던 일본인들은 까다롭고 많은 시간을 요하는 쇠뿔 대신 공정이 쉬운 셀룰로이드로 만든 가짜 화각을 대량 주문 판매하여 쇠뿔로 만든 화각제품은 가격경쟁에 밀려 1930년대에는 거의 단절 위기에 처하였다. 지금은 1920년대에 화각을 시작한 음일천(1908~1973)의 제자가 화각일을 하고 있다. 화각의 주재료인 얇은 쇠뿔은 내구력이 약해 오래된 유물로서 남아 있는 예가 드물다. 일제강점기의 셀룰로이드제 가짜 화각은 쇠뿔로 만든 화각과는 언뜻 보기에 같으나 화각에는 검은 심대가 약간씩 있고 이 검은 심대로부터 은은한 광택이 도는 결이 밑으로 퍼져 있으며 쇠뿔을 펼 때 생긴 유기질의 희끗희끗한 흔적들은 육안으로 보면 관찰되고 또 확대경으로서 간단히 확인된다. 요즈음은 아크릴제 가짜 화각상품이 제조되고 있다. 이들은 앞서 서술된 것과 같은 특징이 없으며 표면이 유난히 매끄럽고 빛이 나 구별된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엔싸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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