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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상징주의 (한메)
상징주의 象徵主義 symbolism 1885년 무렵부터 19세기 말에 걸쳐 고답파나 자연주의 문학에 대한 반발로 파리를 중심으로 일어난 문학운동. 넓은 뜻으로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이르는 하나의 문예사조를 말한다. 상징주의는 문학을 출발점으로 한 것이었지만, 그 영향은 회화·음악·연극 등 모든예술 분야에 미쳤다. 20세기 대표적인 상징파시인 P.발레리는 <상징주의는 하나의 유파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상징주의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상징주의 에피소드와 추억(1903)》의 저자이며 시인인 A.레테도 상징파 시인들에게 개별적으로 질문하면 <질문받은 사람의 수 만큼의 정의가 나온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R.구르몽이 <예술에 있어서 개인주의의 표현>이라고 나타낸 말이 가장 정확한 정의라고 생각된다. 프랑스에서는 C.P.보들레르·P.베를렌·J.N.A.랭보·S.말라르메 등을 사숙(私淑)하는 청년시인이 배출되었다. 1886년 말라르메 문하의 J.모레아스는 《피가로》지에 <하나의 문학선언>으로서 상징주의 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나 모레아스의 선언은 시대착오적인 상고취미(尙古趣昧)에 치우친 것이었고 구체성도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징주의의 순수한 선언은 될 수 없었다. 모레아스 자신도 차차 상징주의에 등을 돌리고 고대·중세세계로 은둔했다. 상징주의의 선구적 시인으로서는 A.V.비니·M.데보르드 발모르·C.H.생트 뵈브·G.네르발 등과, 특히 보들레르를 들 수 있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는 상징주의의 시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만물조응(萬物照應)> 한 편이 있는데, 여기서 <자연은 하나의 신전>이라는 우주감각과 <향기와 빛과 울림이 서로 응답한다>는 공감각시법을 노래하였다. 보들레르에 따르면 <시인은 보편적 유추의 해독자>이어야 한다. 이것은 낭만파의 심정토로나 고답파의 묘사에 대한 거부이며, 의도하는 바는 영상 및 음악적 표현에 의한 암시이다. 말라르메는 <물상을 명시하는 것은 시흥의 3/4을 몰각하는 것이며… 암시는 환상이 아니다. 이러한 유현(幽玄)의 운용을 상징이라 명명한다>라고 하였으며, 이러한 내면의 암시는 랭보의 <견자(見者)의 미학>이나 베를렌의 <음악>과도 관계가 있다. <말의 연금술>에 몰두했던 랭보는 감각을 착란시킴으로써 <미지의 것>에 도착하려고 했고, 베를렌은 <무엇보다도 먼저 음악을>이라 하여 홀수 각(脚)과 음영의 <음악>을 연주할 것을 제창했다. 이들 세 선구자의 말을 요약하면 오스몽 부인이 지적했듯이 상징주의는 <영상 및 음악으로 암시를 찾는 창작>이다. 미국의 비평가 E.윌슨도 E.A.포의 말을 빌려 <음악의 부정성(不定性)>에 접근하는 것이 상징주의의 주요 목적이라고 하였다. 결국 상징파의 의도는 <음악에서 시인들의 부(富)를 되찾는다>라는 발레리의 간결한 말로 요약된다. A.티보데는 상징주의의 공적으로서 자유시의 탄생, 순수시의 확립, 첨예한 전위주의(아방가르드)의 자각이라는 3가지를 들었다. 특히 G.칸이나 J.라포르그에 의해 추진된 자유시는 20세기에 계승되어, G.아폴리네르를 선두로 하는 현대시의 기점이. 되었다. 상징주의의 영향은 컸으며 단순히 프랑스 한 나라에 그치지 않고 전유럽적인 것이 되었다. [러시아의 상징주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1890∼1910) 러시아 문단의 주류였던 이 유파는 다른 예술문화의 여러 분야와 깊게 관계를 맺으면서 세기초 러시아 문화의 고양을 가져왔다. 19세기의 러시아 문학에 지배적이었던 예술의 공리성, 정치·사회성, <문학의 사회를 위한 봉사>라는 개념을 배격하고 예술의 자율, 수단 그 자체, 형식의 연마를 지향하여 러시아 시법을 새롭게 하였다. 19세기 중엽 이후의 러시아 산문의 융성 속에서 존재가 희미했던 낭만주의 시인들을 재평가하고 되살려 그 전통을 이어받음으로써 독일 낭만주의의 계보 위에 섰다. 또 철학자 S.M.솔로비요프나 F.W.니체의 영향도 컸다. 따라서 시적 표현의 새로운 형식의 탐구에서 <순수시>에 이르는 프랑스 상징주의와는 달리 러시아 상징주의는 철학적·사변적이고, 신비적 마술, 신지학(神智學)에 이르는 경향을 띠었다. 러시아 상징주의는 보통 2기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전기에 속하는 사람은 V.Y.브류소프·K.D.발리몬트·D.메르주코프스키·Z.N.기피우스·솔로구피, 후기에 속하는 사람은 20세기 초 이후에 등장한 A.A.블로크·V.I.이바노프·N.F.안넨스키·M.A.볼로신 등의 시인이다. 특히 전기 시인들을 <데카당파>라 하여 구별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의 상징주의] 한국에서도 《태서문예신보(泰西文藝新報, 1918)》을 통해 김억(金億)·백대진(白大鎭)에 의해서 처음으로 이론이 소개되었고, 프랑스 상징파의 작품이 번역되었으며 이어 《창조(1919)》 제2호를 통해서 일본의 상징파 시인들의 작품이 번역 소개되었다. 이것이 한국 상징주의의 시초이다. 계속해서 《폐허(1920)》 《백조(1922)》에 이르러 상징적 경향의 작품이 창작 발표되었다. 김억·황석우(黃錫禹)·박종화(朴鍾和)·박영희(朴英熙) 등의 작품에서는 비록 내면적 깊이는 얕지만 상징주의적 경향이 짙게 풍긴다. [미술] 미학적으로는 상징·우의(寓意)·표정 등의 수법으로 본래 형상화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세계 또는 내면·관념 등을 이미지로 전달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따라서 종교적 도상(圖像)의 대부분은 상징주의적이며, 특히 중세 그리스도교는 상징주의적 표현의 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술사적으로는 19세기 후반에 인상주의 등의 실증적 표현에 대한 대립과 저항의 형태로 나타나, 광범위한 예술표현에 미친 경향을 상징주의·상징파라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좁은 뜻으로는 상징파의 비평가 A.오리에가 E.H.P.고갱과 그 주변의 화가들을 미술 분야의 상징파로 간주하였고, 나비파의 M.드니도 자신의 그룹을 상징파로 간주했다는 점에서 이른바 종합주의와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19세기 상징주의는 합리주의·사실주의를 사회적 원칙으로 했던 이 시대의 정신측면에 내재해 있던 <개(個)>의 내면적·정서적 세계의 탐색 요구에 대응한다. 낭만파는 이른바 정열을 외화(外化)함으로써 <개>를 확인했지만, 한편으로는 신비적인 내면의 침잠도 갖추고 있었다. 독일의 K.프리드리히, 나자레파, 영국의 라파엘전파(前派) 등이 이러한 낭만주의에서 상징주의로의 길을 열었다. 여기에서는 삶과 죽음, 불안, 사랑, 성(性) 등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졌다. 한편 상징파 선구자의 한 사람인 J.M.휘슬러는 주제가 아니라, 색채나 필촉의 음악적 정조만으로 상징성을 찾으려 했다. 이러한 사고는 말라르메 등의 방법에도 대응된다. 고갱도 자신의 그림이 상징주의적인 것은 주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화면의 형태나 색채의 음악적 배치에 있다고 설명하였고, 드니도 똑같은 것을 말하였다. 따라서 19세기 상징주의는 주제적·문학적인 측면에서와 순수조형적인 구성이라는 2개의 관념에 따라 양면에서 파악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징주의는 19세기 후반 특히 1880년대부터 20세기초에 걸쳐 <세기말> <아르 누보>와 복합되면서 매우 광범위하게 파급되어 갔다. V.고흐·고갱의 경우는 물론이고, 만년의 P세잔과 C.모네에서도 상징주의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주요한 조류로서는 프랑스에서는 P.P.샤반·O.르동·G.모로 등, 벨기에에서는 <장미십자>그룹, 스위스에서는 F.호들러, 오스트리아에서는 G.클림트, 영국에서는 라파엘전파의 후기 제작, 북유럽에서는 E.뭉크 등을 들 수 있다. 이 경향은 1910년대까지 잔존하지만, 20세기 초에는 야수파·입체주의의 출현으로 차츰 그 힘을 잃어갔다. <임헌영>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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