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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박용철 (문학)
박용철의 순수시론 1926∼27년 해외문학파의 등장으로 1920년대 말기부터 1930년대 초기에 이르는 우리 문단의 양상은 프로문학파와 민족주의 문학파의 쟁투에서 해외문학파까지 낀 3파전의 양상으로 변했다. 해외문학파는 정치적 목적의식에 기초를 둔 문학 성향에 반기를 들고 나타난 단체였다. 그들은 프로문학파들보다 민족주의 문학파에 더 가까운 집단들이었기 때문에 자연 프로문학파들과의 대결이 더 심각했다.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 도쿄외국어대 독문과 중퇴생인 박용철이 <시문학>, <문예월간 > 등 문예지를 발간하며 순수서정시 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세칭 순수시파 또는 시문학파가 형성되게 되었다. 시문학파라 하지만 여기에 가담한 박용철, 김영랑, 정지용 등은 이하윤, 정인섭 등 기존의 해외문학파에 흡수된 양상이었다. 따라서 시문학파는 해외문학파의 변용된 모습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들 집단들의 이론적 대표자는 박용철이었다. 박용철의 시론은 첫째 체험의 시론이라고 할 수 있다. "시는 단순히 감정이 아니라 사실은 체험인 것이다."라는 R. M. 릴케의 말을 신봉한 것이라 하겠다. 또한 그의 체험의 시론은 독일의 하우스만의 시론을 변용한 [시적 변용에 대하여]에 잘 나타나 있다. 둘째, 그는 체험의 언어화 문제였다. 즉 언어의 기교화다. 그것을 그는 '시적 변용'에서 시인 은 변종을 만들어 내는 원예가에 비유하여 언어를 교묘히 배합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시문학] 창간호의 후기에서 "문학의 성립은 그 민족의 언어를 완성시킨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그는 시에 있어 언어의 선택과 조탁을 강력히 주장했던 것이다. 프로문학파의 시적 결함이 언어의 치졸에 있었다면, 시문학파의 출발은 박용철의 시론처럼 민족어의 완성을 위한 프로문학파에 대한 반동에서였음이 자명해진다. 또 박용철의 문학비평은 인상주의적 효과주의 비평이었다. 박용철이 보는 비평가의 직능은 작품이 사회 속에 끼치는 효과를 민감히 계량 예측하는 것에다 두고 있다. 그것은 그 작품의 미적 경험을 지극히 예민한 감수성 즉 천재만이 포착할 수 있는 신비주의적 인상으로 포 장하려는 것이다. "비평가는 특별히 예리한 감수력을 가지고 자기의 받은 인상을 분석하므로 일반독자의 받을 인상을 추측해야 이 작품이 사회에 끼칠 효과의 민감한 계량기 효과의 예보인 청우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용철의 이 논문은 그가 인상주의 비평가임을 드러내었고, 그 바탕 위에 사회에 끼칠 효과 즉, 마르크스주의 예술을 절충한 것이다. 예술작품의 심리적, 인상적 면과 사회적 효과를 종합하려는 이 비평관은 1930년 전후의 문단적 상황을 염두에 둘 때 비로소 실감할 수 있다. 박용철과 임화의 논쟁은, 임화가 주로 김기림의 [오전의 시론]을 조선시사적 입장에서 비판 한 [담천하 시단일년]에 대해 박용철이 다음과 같이 비난한데서 발단되었다. 또 박용철은 임확 기교주의를 "우리 시단의 거의 횡포에 가까운 지배자이었던 프롤레타리아 시의 통렬한 부자유 가운데서 시는 언어의 기교라는 태도를 조선적인 방법으로 번역해 가지고 나오는 교활한 조류가 점진적으로나마 번영한 것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문단 헤게모니를 위한 무용한 적개심의 발로'라고 비난했던 것이다. 이러한 공격을 불시에 당하고 가만히 있을 임화가 아니었거니와, 이에 대한 임화의 반박문 속에 박용철의 문단적 위치가 드러난다. 이에 대하여 박용철은 [시단시평 - 기교주의설의 허망]에서 답변하고 있다. 그는 임화의 논리의 혼란과 무정견을 비난하고 있다. 브레몽의 순수시, 아폴리네르의 형태시, 또는 쉬르레알리즘을 기교주의라 볼 수 없다고 박용철은 주장한다. '자동기술 같은 수법이 표시하는 것과 같이 순수내용주의의 일면'이라 했고, 김기림이 규정한 기교주의에 비판을 가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한 임화를 공격하였다. 그는 "김기림씨의 기교주의의 시론이라는 것은 필자가 전력을 경주해서 격파하려던 다년간의 숙제로 그러나 실지에 성수하지 못한 대상 그것"이라 하여 스스로의 입장을 명백히 했다. 박용철의 시론은 임화와 대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김기림의 시론과도 근본 태도가 대립되어 있었다. 여기서 김기림을 대표로 하는 진보적 기교주의적파와 박용철·정지용을 대표로 하는 수구적 기교주의파의 차이점을 시론 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박용철의 시론은 릴케의 신비적, 실존적 구도의 낭만성의 영향이 물씬하지만 정작 그의 시는 그렇지 못했고, 한국어의 가능성의 확대와 시의 음악성을 본질로 하는 시문학파 중의 김영랑의 시가 이 시론과 가장 가까운 것이었다. 박용철의 시와 시론은 임화, 정지용, 김기림의 그것과 함께 그 비중을 인식할 수 있다. 그가 <시문학>, <문예월간>, <문학>의 세 잡지를 발간했고, 그 이론분자가 되었으나 지나치게 극문학에 주력했고, 또 상당한 분량의 하이네, 릴케의 시번역에 정력을 소비하기도 했다. 출전 : 문학동 사람들-자료통-비평-박용철의 순수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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