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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8.15광복=팔일오광복 (한메)
팔일옥광복 八一五光復 1945년 8월 15일 한민족이 일제강점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국권을 찾은 일. 제 2 차세계대전에서 이탈리아와 독일에 이어 8월 15일 일본이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여 제 2 차세계대전은 종결되고 한민족은 1910년 빼앗겼던 주권을 되찾게 되었다. 이것은 연합국의 승리임과 동시에 한민족이 35년간 쌓아온 투쟁과 희생의 성과였으며, 한민족은 일제 잔재와 봉건적 제도·관행을 청산하고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할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되었다. [광복 과정] <국내 과정> 한민족은 일제 식민통치 전기간동안 무장독립투쟁, 민족실력 양성운동, 외교활동 등의 항일독립운동을 끊임없이 벌였다. 1910년대에는 해외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이 만주·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 등지에 항일독립군기지를 건설하였고, 안창호(安昌浩) 등이 미국에서 대한인국민회(大韓人國民會)를 조직하여 독립청원운동 등을 전개하였다. 국내에서도 일제의 105인사건 조작 등 무단통치의 혹독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의병의 봉기와 비밀결사 활동 등을 통한 항일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 1919년 거족적으로 전개된 3·1운동은 독립운동의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는데, 전세계에 일제식민통치의 잔혹함을 폭로하고 독립을 쟁취하고자 하는 한민족의 주체적 정신을 뚜렷이 드러냈으며 근대적 정치, 사회제도에 대한 민중의 각성을 불러 일으켜 독립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전민족의 의지와 이념적 기반 위에 임시정부 수립운동이 전개되었고 9월에는 상하이[上海]·한성(漢城)·노령(露領) 임시정부가 통합,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수립되었다. 9년간 단절된 민족정권의 계승이라는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한국 역사상 최초로 공화제를 수립한 것으로서 획기적인 일이었다. 임시정부는 연통제(聯通制)를 실시, 국내 독립운동을 지도하고 군자금을 모으는 한편 독립정부로 승인받기 위하여 이승만(李承晩)새서재필(徐載弼) 등이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1920년대 중반 이후 임시정부는 외교에 의한 독립추진이 한계에 부딪힘과 동시에 이승만의 독선적 행동으로 내부분열을 일으켜 좌익세력과 무장투쟁론 세력이 임시정부를 벗어남으로써 1920년대 중반 이후 그 활동이 침체되었다. 한편 3·1운동 이후 조직을 정비한 독립군 단체들은 국경지방을 중심으로 격렬한 무장투쟁을 전개, 홍범도(洪範圖)의 봉오동전투, 김좌진(金佐鎭) 등의 청산리전투 등 큰 전과를 거두었다. 3·1운동으로 일제 식민통치가 전략적인 문화정치로 전환된 가운데 1920년대 국내에서는 민중계몽운동과 물산장려운동 등 광범위한 사회운동이 전개되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일본 유학생 등 청년학생과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사회주의사상이 널리 퍼져 사회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한민족의 사회주의운동은 민족해방운동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 것이었는데 1918년 이동휘(李東輝)·박진순(朴鎭淳) 등이 하바로프스크에서 한인사회당(韓人社會黨)을 결성하는 등 국외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국내에서는 북풍회·화요회 등의 사회주의 단체를 시작으로 1925년 김재봉(金在鳳)새김약수(金約水) 등이 조선공산당을, 박헌영(朴憲永)·고광수(高光洙) 등이 고려공산청년회를 비밀리에 결성하여 코민테른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본격적으로 사회주의운동이 전개되었다. 특히 6·10만세운동 실패 이후 1927년 좌우합작으로 결성된 신간회(新幹會)는 민족협동전선 구축이라는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국내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신간회는 민중을 계몽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전개되던 노동쟁의·소작쟁의를 지원하였으며, 광주학생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데 기여하였다. 1920∼30년대에는 전국적으로 소작쟁의가 끊이지 않았는데 특히 1923년 8월부터 1년간 계속된 암태도소작쟁의는 소작인의 요구를 관철함으로써 서해안 일대뿐 아니라 전국 소작쟁의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1929년 원산(元山) 노동자 총파업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농민·노동자의 투쟁은 식민통치 착취에 반대하는 아래로부터의 독립운동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1930∼40년대 한국은 일제 전쟁 수행의 병참기지가 되었으며 한민족은 창씨개명·신사참배 등의 민족말살정책으로 고통받았다. 국내에서는 이광수(李光洙)·최남선(崔南善)·김성수(金性洙) 등이 일제의 황국신민화정책에 부역하는 가운데 사회주의자들은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을 추진하는 한편 공장·농촌 등을 중심으로 혁명적 노동조합·농민조합 건설운동을 활발히 벌였다. 국외에서는 임시정부의 김구 주도로 윤봉길(尹奉吉)의 상하이의거, 이봉창(李奉昌)의 도쿄[東京]의거로 활기를 되찾았으나 일제의 중국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전황에 따라 근거지를 옮겨야 했다. 1940년 9월 충칭[重慶]에 터잡은 임시정부는 그 동안의 침체와 수난을 정비, 9월 광복군(光復軍)을 창설하였고 1941년 11월 조소앙 삼균주의(三均主義)에 근거한 대한민국 건국강령을 제정, 광복의 길을 천명하였다. 또한 1942년 좌·우익을 대표하는 조선민족전선연맹과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회가 통일전선정부를 형성하였고 김원봉(金元鳳)이 이끄는 조선의용대를 광복군에 편입하여 임시정부는 크게 확충되었다. 한편 중국 화베이[華北]지방에서는 김두봉(金斗奉)·김무정(金武亭)·최창익(崔昌益) 등이 조선독립동맹을 결성하고 무장부대로 조선의용군을 편성, 활발한 항일전을 전개하였고 후자창[胡家莊]전투 등을 통해 일본군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 밖에 갑산파(甲山派) 등은 김일성(金日成)·최용건(崔鏞健)·김책(金策) 등이 30년대 중반 이후 동북항일연군에 소속되어 보천보전투 등을 통해 항일전을 전개하였다. 국내에서는 여운형(呂運亨) 등이 일제의 패전을 예상하고 1944년 조선건국동맹을 조직, 비밀리에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항일군사행동을 준비하기 위해 조선독립동맹과 연계를 모색하였다. 이처럼 한민족은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광복을 위한 투쟁과 준비를 전개하였으나 해외의 독립운동세력이나 국내 건국동맹 등이 하나의 항일전선을 이루지 못한 채 광복을 맞았다. <국제 과정> 제 2 차세계대전에서 연합군 승리가 갈수록 분명해짐에 따라 연합군측은 전후 처리문제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1943년 F.D.루스벨트·W.L.S.처칠·장제스〔蔣介石〕가 카이로 회담에서 발표한 <카이로선언>은 일본 점령지에 대한 반환요구와 함께 특별조항에 <조선인민이 노예 상태로 놓여있음을 유의하여 적당한 시기에 자유독립하게 할 것을 결의한다>고 명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처음으로 한국독립을 국제적 보장을 받았다.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관한 공식발표는 없었으나 루스벨트가 제안해 왔던 신탁통치 문제가 재확인되어, 한반도 전후 처리는 미·소가 주도하는 신탁통치 방향으로 굳어져 갔다. 1945년 7월 미·영·중·소 수뇌회담 결과 발표된 <포츠담선언>에서는 <카이로선언>에서 결정된 한국독립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한편 1945년 8월 얄타협정에 따라 대일전에 참전한 소련군은 사할린과 만주의 일본 관동군을 동시에 공격하고 남진을 시작, 8월 12일 한국 청진(淸津)에 상륙하였다. 이때 미국은 한국 전역을 소련이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북위 38°선을 경계로 하는 한반도 분할점령을 소련에 제의하였다. 소련은 일본 훗카이도[北海道] 일부를 점령할 목적으로 이에 동의, 서울까지 진출해 있던 일부 소련군을 38°선 이북으로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분할에 관한 명시적인 국제합의가 없었던 한반도는 미국의 군사적 편의주의와 소련의 이해관계에 따른 임시조처로 광복과 동시에 남·북으로 분할되었다. 또한 미군은 진주에 앞서 포고 제 1 호를 통해 <점령군에 대한 반항행위나 질서를 교란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엄벌에 처한다>고 발표, 점령군을 자처하였다. 소련도 제 2 차세계대전 전승국으로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였으므로 미·소 양군은 당시 한국 국민들 생각과는 달리 해방군이 아닌 점령군 성격을 띠고 있었다. 따라서 광복과 함께 한민족은 곧바로 새로운 외세를 맞게 되었다. [광복 이후의 변화] 광복을 맞아 한민족은 단일한 자주독립국가 건설을 희망 하였으나 민족을 이끌어 나갈 조직적인 권력중심이 없었으며, 미·소 분할점령에 따른 냉전적 각축으로 남·북 분단이라는 정치적 시련을 겪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사회전반에 걸쳐 극심한 변화를 수반하게 되었다. <정치> 조선총독부는 일본 항복 후 조선내 치안부재와 재(在)조선 일본인의 안전, 군대철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조선인 민족지도자에게 질서유지를 위임할 계획을 세우고 여운형에게 치안권을 넘겼다. 여운형은 8월 15일 한민족 자치조직인 조선건국준비위원회(약칭 건준)를 발족한 뒤 17일 중앙조직을 구성하였는데 민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짧은 시간에 전국적으로 지방조직이 결성되었다. 그러나 모든 민주세력 결집이라는 처음 의도와는 달리 안재홍(安在鴻) 등 우익이 탈퇴, 박헌영(朴憲永) 등 공산주의자가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건준은 미군 입성 이틀 전인 9월 6일 조선인민공화국(약칭 인공)을 수립하고 자진 해체하였다. 그러나 진주한 미군은 인공에 매우 적대적이었으며 10월 10일 성명을 통해 일체의 한민족 정권형태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발표, 인공뿐 아니라 충칭임시정부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미군정청은 일제 식민통치 기구가 남한의 효율적 지배에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 그 통치기구와 조선인 행정관리들을 그대로 인계받았고 이로써 한민족의 중요 과제인 친일파 척결과 식민잔재 청산은 질서유지와 효율적 통치라는 명분 아래 그대로 방치되었다. 한편 북한에서는 지방유지나 독립운동가들이 조직한 건준지부와 공산주의자들이 결성한 별도 조직들이 있었는데 소련군은 자치조직을 재편, 각 도에 치안유지와 일본인 행정권을 접수하는 임시정치위원회를 구성하였고 각급 행정단위에 인민위원회를 두었다. 이는 소비에트정권의 기본구조로서 이후 북한정권의 모체가 되었다. 소련군은 진주의 목적이 조선의 공산화가 아님을 표방하였으나 제 2 차세계대전 이후 소련의 점령정책은 본질적으로 점령지역에 소비에트 제도를 설정하는 것이었으므로 북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러한 의도는 1945년 10월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北朝鮮分局;약칭 분국) 결성에도 잘 나타나는데 서울에 중앙당을 유지하는 것이 북한지역 소비에트화에 장애가 된다는 소련군정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서울 중앙당과의 분리독립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 뒤 서울 중앙당도 분국을 정식으로 승인, 실질적으로 중앙당이 분국에 복종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가운데 1945년 12월 모스크바삼상회의가 열렸는데 미국이 제안한 신탁통치안이 소련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는 반소적 분위기가 고조되었고, 우익을 중심으로 신탁통치 반대운동이 시작되었다. 이후 삼상회의 결의는 <한국을 독립국으로 재건, 발전시키기 위하여 임시정부를 수립한다>는 것을 우선 과제로 한다는 것 등이 보도되었지만 즉시 독립을 원하던 한민족은 우익·좌익 모두 반탁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반탁을 주장하던 좌익이 갑자기 찬탁으로 전환하자 좌익과 우익이 정면으로 충돌, 민족 여론은 두 갈래로 분열되었다. 이 두 갈래 흐름은 1946·47년 열린 미·소공동의원회(약칭 공위)에서도 계속되어 미·소가 찬·반탁 각 단체의 공위 참가여부를 놓고 대립, 1947년 8월 공위가 완전 결렬될 때까지 주요 논쟁점이 되었다. 공위 결렬 이후 소련은 한반도에서 미·소 양군 동시철수를 제의하고 미국은 한반도 문제를 국제연합(UN)에 이관하는 등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미·소의 대립은 날로 첨예화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이승만은 1946년 6월 정읍발언을 통해 <통일정부를 고대하나 여의치 않으니 남한만이라도 임시정부 또는 위원회 같은 것을 조직>하자는 남한만의 정부수립을 주장, 대한독립촉성국민회(大韓獨立促成國民會)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단독임시정부수립에 나섰다. 한편 북한에서는 신의주반공학생의거를 계기로 김일성이 국내 공산주의 세력의 조직사업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면에 나서, 1945년 12월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 제 3 차 확대집행위원회 이후 당은 김일성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또한 신탁통치 문제와 관련하여 이를 민족주의자 숙청의 계기로 삼고 반탁을 주장한 조만식(曹晩植) 등 민족주의자의 공직을 박탈, 그때까지 표면적으로나마 유지되던 좌·우익 연립이 무너지게 되었다. 이로써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행정과 당 양쪽 모두를 장악하였고 토지개혁, 주요산업 국유화 등 생산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개혁들이 추진되었다. 공위가 결렬된 뒤 UN에 상정된 한반도 문제는 UN감시 아래 남·북한 동시 총선거를 실시한다는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1948년 1월 UN한국임시위원단이 파견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임시위원단의 입북을 거부하였다. 이에 1948년 5월 10일 남한만 총선거가 실시되었고 제헌국회를 구성, 헌법을 제정하고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8월 15일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 대한민국은 UN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승인받았다. 북한에서는 1946년 8월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을 기초로 북조선노동당이 결성되었는데 이로써 조선공산당의 1국 1당적 전일성(全一性)이 깨지게 되었다. 1947년 2월에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임시>자를 떼고 북조선인민위원회로 공식화되어 입법·행정의 주체가 되었다. 1948년 남한의 단일정부수립 움직임이 전개되자 김구(金九) 등 남한 우익인사들은 남북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를 개최, 단일정부수립에 반대하는 자세를 취하였으나 이때는 이미 북한만의 단일정부 수립을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난 상태였다. 이에 따라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직후인 48년 8월 25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하고 9월초 최고인민회의 1 차회의에서 김일성을 내각수반으로 선출,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하였다. 이로써 한반도에는 남·북 두 지역에 이념을 달리하는 2개 정부가 성립, 민족의 분단이 시작되었다. <경제> 광복 이후 한국 경제는 미·소 군정이 한반도 남·북두지역에 서로 다른 경제체제 도입을 시도, 남·북한 경제가 이질화 되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경제구조가 크게 변화하였다. 남한은 절대빈곤의 경제상황에 미군정이 시도한 자유시장체제가 적절히 조화되지 못하여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였다. 즉 광복 무렵 조선총독부의 일본인을 위한 조선은행권 남발과 미군정의 안이한 통화정책은 통화량 급증을 가져와 광복직후에는 전체통화량이 광복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렇게 과다한 화폐유통은미곡자유 시장정책실패에 따른 쌀 값 폭등과 결합, 광복 후1년 사이에 시장가격지수가 6배 가량 상승하는 악성 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 농업 분야에 있어서는 광복 이전보다 식량생산이 20% 가량 감소한 가운데 미군정은 미곡 자유시장 정책 실패 이후 농산물 저가매입정책을 실시하여 농민들은 일제강점기와 다름없는 고통을 당하였다. 광공업 분야는 광복이 큰 진공상태를 가져다 주었다. 1938년 통계에 따르면 공칭자본(公稱資本) 가운데 한국인 자본비율은 12.5%, 한국인 공업기술자 비율은 19%에 불과, 광복 무렵에도 민족경제 육성 토대가 마련되지 못하였다. 또한 수송 마비, 전력 부족 등 사회간접자본의 결핍으로 46년말 공업생산고는 광복 이전의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일제의 전시 군수산업 육성에 따른 산업구조 왜곡으로, 전쟁 종결 후 발생한 실업자만도 60만 명에 이르렀으며 150만 명 이상되는 해외 귀환자의 인구유입은 식량문제·실업문제 등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와 같은 인플레이션 현상과 생산성 저하 등의 경제적 혼란은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무상 경제원조로 경제적 파국은 면할 수 있었으나 정치의 혼란과 함께 전반적인 사회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광복 이후 북한 경제는 이른바 <민주개혁>을 실시하여 생산수단을 몰수, 국유화함으로써 광복 이전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형태로 재편되었다. 그 첫작업으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는 1946년 3월 5일 <북조선 토지개혁에 관한 법령>을 공포, 무상몰수·무상분배 원칙에 따른 토지개혁을 실시, 북한 농경지 약 200만 정보 가운데 100만여 정보를 무상몰수, 97만여 정보를 농민에게 무상분배하고 나머지는 국유화하였다. 광복 직후 북한 산업별 인구 가운데 농업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4.1%였으므로 토지개혁은 북한 사회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전농가 가운데 6.8%인 지주층이 청산되고 소작농·빈농 등이 농촌 주요 계층으로 등장, 당과 정권의 지지기반이 되었다. 또한 임시위원회는 같은 해 8월 10일 주요 산업의 <국유화 법령>을 공포, 북한내 산업시설의 90% 이상을 무상으로 몰수, 국유화하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민주개혁으로 북한내 계획경제를 실시할 기초가 마련되었으며 동시에 지주·자산 계급에 대한 숙청이 이루어져 계급구조를 변화시키는 정치적 효과도 거두었다. <사회·문화> 일제의 한국문화 와해정책으로 한민족은 자체의 문화지도세력을 이루지 못한 약점을 안고 광복을 맞았다. 남한은 미군정 실시로 서구문화가 급속히 들어오는 가운데 정치·경제의 혼란이 사회·문화 부문에도 파급되었다. 언론은 정치 혼란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미군정 초기에는 일제강점기의 출판법이 철폐되고 정기간행물 발행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는 등 미국식 자유언론제도가 시도되었다. 이에 따라 여러 신문이 발행되면서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는 다양한 사상적 편향으로 상호 갈등과 반목을 거듭, 인신공격·테러 등이 빈번히 일어나는 극심한 혼란이 야기되었다. 이에 미군정은 언론규제를 시작하였고 정간, 폐간, 언론인 구속이 속출하였는데 주로 좌익계 언론이 주된 규제대상이었다. 방송은 미군정의 직접 통제 아래 운영되었는데, 당시 높은 문맹률로 제한적이던 인쇄매체를 능가하는 파급력으로 문화·정보매체로 기능하였으며 도시를 중심으로 미국의 상업문화가 급속히 유입되었다. 문학·예술 영역에서도 좌·우익 대립이 심각하여 어느 분야나 좌·우익 단체가 따로 결성되어 활동하였고, 이러한 양상은 전체 문화예술인의 대표단체로 좌익이 1946년 2월 조선문화단체총연맹을 결성하고 이에 맞서 우익이 1947년 2월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를 결성함으로써 그 정점을 이루었다. 한편 광복 이후 가장 뚜렷한 변화 가운데 하나로 교육의 팽창을 들 수 있다. 초등교육 학생수가 1945년 12월에 비하여 1947년 5월에는 1.5배, 중등교육 학생수는 2배 가량 증가하였으며 대학은 광복 이전 1개뿐이던 것이 48년 42개에 이르렀다. 북한은 광복 이후 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이 일당독재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되었다. 언론은 가장 강력한 계급투쟁의 무기로 중요시되어 당에 의하여 독점되었다. 북한 전지역에 대한 당의 지배력 확립과 더불어 신문 종류와 발행부수가 증가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마르크스·레닌주의,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의 선전, 반미·반일·반남한 선전선동이었다. 방송은 6·25때까지 별다른 발전이 없었다. 문학·예술도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당의 정치노선에 종속되었는데 이에 따라 문학·예술인들은 사회주의체제 강화를 위한 주민의식개조 작업 등에 동원되었다. 교육개혁 또한 민주개혁과 더불어 사회관계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작업으로 중요시되어 일제 잔재 청산과 문맹퇴치를 위한 한글교육과 공산주의사상 강화를 위한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론교육, 유물사관적 역사교육이 의무화되었다. 한편 종교는 가혹한 종교말살정책을 통해 탄압되었는데 이것은 종교가 이념적으로 공산주의와 상반된 것으로서 종교계가 반공세력의 주류가 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의와 과제] 한국은 근대국가를 형성하여야 할 시기에 일제식민지가 되었으므로 광복을 맞은 한민족의 역사적 과제는 봉건과 식민의 잔재를 청산하고 근대적 민족국가를 세우는 것이었다. 이것은 일제가 왜곡, 훼손시킨 민족사를 바로 잡는 것일 뿐 아니라 일제 하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항일독립운동을 계승, 완수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광복 후 한반도에는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건국방안과 사회구상을 둘러싸고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였다. 또한 미·소양국에 의한 분할점령이라는 객관적 조건은 민족통일전선의 형성을 더욱 어렵게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냉전은 점차 심화되었고 이에 편승한 단독정부 세력이 미·소 양국의 지원을 받아 남·북 두 지역에 체제와 이념이 다른 2개의 정부를 수립, 국토와 민족이 분단되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결국 광복은 진정한 민족국가 건설을 이루는 변혁의 기점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족 분단의 출발점이 되고 말았다. 이로써 한민족은 좌·우대립과 남·북분단 아래 현대를 살아가는 왜곡된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단일민족국가를 발전시켜 온 민족사는 근·현대에 해당되는 20세기 내내 민족국가 건설을 지상과제로 요구하고 있다. 남·북은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특수한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객관적 현실을 극복하고 통일민족국가를 수립하는 것은 한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야 하며 이러한 점에서 광복 직후의 타율적인 역사는 한민족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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