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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장면2 (허동현)
김기승 교수와 허동현 교수의 대화 (앞에서 계속) 3. 허동현 교수와의 대담 이번 강의는 예정과는 달리 장면 1인에 대한 탐구 시간으로 바꾸었습니다. 강의 방법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역사학계에서 장면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가장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을 여러분에게 소개하여 그 분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 분은 경희대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계신 허동현 교수입니다. 허동현 교수는 나와는 학교 선후배 사이로 내가 존경하는 후배 교수입니다. 내가 허교수를 존경하는 후배로 생각하는 지는 여러분이 허교수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허교수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는 (http://unsuk.kyunghee.ac.kr/history)입니다. 반드시 방문해 보십시오. 허교수는 일본조사시찰단(日本朝士視察團)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조사시찰단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잘 모르실테고,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1881년에 일본에 파견한 외교사절단을 신사유람단이라고 배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용어가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했고, 그 제안이 현재 역사학계에서 받아들여져서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조사시찰단으로 고쳐 부르고 있답니다. 이렇게 자신의 연구가 하나의 통설로 인정되어 일반 개설서에도 반영되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답니다. 자신의 주장이 학계의 통설로 인정되는 것은 연구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주요한 척도인데, 허교수의 연구는 일찍부터 이런 평가를 받았답니다. 허교수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습니까? 어떤 부분을 살펴보았습니까? <<일본은 진실로 강하더냐?>>라는 책을 보았습니까? 아니면 이번 강의와 관련된 <<건국·외교·민주의 선구자 장면>>을 클릭했습니까? 앞 부분의 장면의 생애 부분은 주로 허교수의 허락을 얻어 <<건국·외교·민주의 선구자 장면>>(분도출판사, 1999)를 참고하여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관련 사진 자료가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다시 한번 클릭하여 영상 자료를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허교수의 <질의와 응답> 항목을 클릭하여 들어간 학생은 없나요? 그 곳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한 두 곳만 클릭하여 보세요. 놀랍지요? 참 대단하지요? 어찌 이런 선생이 있을 수 있을까요? 얼마나 자상하게 답변하고 있는지, 참 나로서는 감히 흉내내기도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답니다. 허동현 교수를 이 강의에 초대하게 된 것은 허교수가 장면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장면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실질적 책임자이기 때문입니다. 허교수는 장면 연구에 대한 학술회의를 기획하고 또 운석기념회 홈페이지도 만들었답니다. 운석기념회 홈페이지인 "사이버 운석기념관"을 방문하여 장면에 관련된 자료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운석기념회에서 벌이고 있는 장면기념관 건립을 위한 설문조사에도 응해 보길 바랍니다. 주소는 (http://unsuk.kyunghee.ac.kr)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허교수는 장면 연구의 개척자가 되었답니다. 이번 주 강의는 허교수를 초청하여 대화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까 합니다. 여러분에게 허동현 교수를 소개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여러분을 위하여 초청에 응해주신 허교수에게 환영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박수소리) 김기승 : 허 선생님! 초대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합니다. 허동현 : 안녕하십니까? 실상과 전혀 다른 과분한 칭찬을 받아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말로만 듣던 사이버 공간 속 가상대학에 들어와 보니 항상 앞서 후배 학자들에게 귀감이 되어주는 김기승 교수님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함께, 능동적으로 강의에 참여하는 깨어있는 수강생들의 열띤 숨결을 느낄 수 있군요. 김기승 : 허 선생님은 <<건국·외교·민주의 선구자 장면>> 결론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각인된 장면상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장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어떠한 것이며, 그런 인식이 어떤 긍정적 인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허동현 : 장면(張勉, 1899∼1966)은 1960년 8월 19일부터 약 9개월 동안 제2공화국 국무총리로 국정을 운영하다 5·16군사쿠데타로 인해 실각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는데 실패하였습니다. 따라서 종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의 치적이나 사상을 논함에 있어 "정치가로서 장면이 갖고 있던 어떠한 결함이 쿠데타를 촉발하게 하였는가"라는 결과론적 인식틀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즉, 5·16군사쿠데타의 주도세력은 『한국군사혁명사』(국가재건최고회의, 1963)에서 장면을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로 왜곡함으로서 자신들의 쿠데타를 정당화한 바 있으며, 심지어 그의 주변인물들에게서조차 4·19 이후 혼란기의 난국을 수습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정치적 역량이 결여된―인물이었다는 평가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부정적 장면관을 공고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승주의 연구(The Failure of Democracy in South Kore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74)는 그를 평해 "결단력이 결여된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인물로서 "수동성과 자기 행동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형식적" 지도자 내지 "무능한" 정치가로 묘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론적 유추에 의해 내려진 부정적인 장면관은 그의 면모를 적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쿠데타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군사혁명사』조차 제2공화국의 치세를 "방종이나 무질서에 가까웠던 것이기는 하나 국민의 자유가 거의 최대한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하여 민주주의의 성장을 부정하지 못할 정도로 부정적 평자조차 장면의 뛰어난 인품이나 그의 치세에 만개했던 민주주의의 성장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아 혼선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종래 그에 대한 세론(世論)은 혹평과 호평이 교차하는 평가의 아노미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그는 5·16군사쿠데타를 저지하지 못해 4·19혁명의 고귀한 이상을 수포로 돌려버린 무능한 인물일까요? 아니면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의 황금시대를 맛보여 준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가일가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가 다원적 시민 사회를 건설하고 민간 자율의 경제구조를 확립하며 화해와 관용의 정신에 따른 국민 통합을 지향한다면, 그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이러한 제도와 정신을 실천하려했던 선각자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만일 그가 꿈꾼 세상이 오늘날에도 우리들이 이루어야만 할 과제로 남아있다면, 그의 삶의 궤적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영향을 주는지를 정신사적 척도에 의해 평가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정치가로서의 장면의 치적과 사상이 거시적으로 볼 때, 한국의 근대 국민국가 수립과정에, 나아가 그 지향점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가 평가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정치적으로 자유당 일당 독재에 맞서 국민참정권의 회복에 공헌한 민주투사요, 제 2공화국의 내각 수반으로서 다원적 민주사회의 확립을 도모하였으며, 최초로 관료의 공채제도를 시행함으로서 관료의 전문화와 효율화를 꾀한 바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해 장기적인 경제개발 계획을 입안 실천함으로서, 국민 소득의 증대와 국부의 증강을 도모하되, 이를 관 주도형이 아닌 민간 자율의 방식으로 실천하려하였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그는 자유당 독재체제하에서 위축되어 있던 이익집단들과 사회단체들의 분출하는 이익 추구욕구에 접해 이를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억누르지 않고 대화와 협력을 통한 자율적 해결을 종용하는 사회정책을 구사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도 그는 이승만 체제하의 반공주의적 무력통일론의 차원을 넘어서는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통한 통일 기반 조성과 유엔 감시하의 남북한 자유선거를 통한 통일을 제기하는 등 합리적인, 그리고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분단 해소 노력을 전개함으로써 진정한 국민국가 수립을 모색하였습니다. 나아가 그는 신생 대한민국 건국과정에서 유엔의 한국 승인을 얻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바 있었으며, 이승만 정권 시에 왜곡되었던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시도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한 관계 재정립을 시도함으로서 한국의 국제적 지위와 위상을 제고하려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장면은 다원화된 시민사회의 확립, 민간 주도형 경제건설, 관용과 대화의 정신, 합리적 통일방향의 제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 등을 보편적인 방향과 원칙 하에서 실천하려한 이상적·선각적 정치가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오랜 권위주의 정부의 통치의 유산을 탈피해 다원적 시민 사회, 민간 자율의 경제구조, 화해와 관용의 정신을 통한 국민 통합에 있다면, 장면과 민주당 정권에 대한 평가는 정신사적 차원에서 이러한 제도와 가치들을 한국사상 최초로 실천하려했던 정치가이자 정권으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에 입각한 다원화된 시민사회의 구현을 다시 한 번 시도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장면의 정치사상은 우리의 앞길을 이끌어주는 이정표이자 좌표로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그가 우리에게 맛보여준 민주주의와 자율에 기반을 둔 시민사회의 경험은 어둡고 긴 군사독재의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한국민주주의 운동이 그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한국민 모두가 공유한 희망의 기억이었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이 땅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신념을 우리에게 물려준 장면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공과(功過)를 논함에 있어 그 공은 시대를 앞서 태어난 그에게 돌리고 허물은 그를 에워쌌던 당시 우리 사회 전체의 후진성 내지 미숙성에서 찾아야 마땅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의 허물은 우리가 나누어 짊어져야 할 우리 모두의 멍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기승 : 선생님의 연구에 의하면 장면 박사는 선거 구호에도 나와 있듯이 '고결한 인격'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독실한 신앙생활과 양심적인 교육자로서의 생활을 통해 형성된 인격인 듯합니다. 그리고 실제 정치에 참여해서도 부정부패와의 관련성을 찾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국무총리 재직 시절 도시락을 먹고 있는 사진이 그의 청렴한 생활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도덕성과 정치적 역량의 관계는 비례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반비례하는 것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치력은 사람으로부터 나오는데, 너무 깨끗하면 사람이 모이지 않게 되고, 이것은 정치적 고립을 초래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요? 이렇게 보면 장면 박사에게는 정치가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는 군계일학처럼 살아간 고결한 정치가 장면을 학처럼 청렴한 정치가였다고 높이 평가하고 계신 듯합니다. 그런데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까마귀 노는 곳에 잘 못 들어온 백로가 되었던 것은 아닌가요? 이러한 생각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허동현 : 장면의 인격이 훌륭했다는 점은 그에 대해 비판적인 평자들조차 부정하지 못하는 그의 장점이지요. 도덕성과 정치적 역량이 비례하는가 반비례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비유를 한 번 들어 볼까 합니다. 미국의 대통령 중 카터와 클린턴은 아주 대조적 퍼스널리티의 소유자지요. 성추문을 일으킨 클린턴의 도덕성은 말할 것까지 없이 낙제점을 주지만 그의 정치적 역량은 평균점이상이 주어지지요. 반면 카터는 재임 시에 인기가 없던 대통령이었지만, 퇴임 후 카터가 보여준 활동은 다른 정치가들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지요. 장면은 클린턴과 카터 중 분명 카터에 가까운 정치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정치력이란 무엇이고? 정치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세속적 기준에서 계파 정치가 횡행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정치가란 정치자금을 잘 끌어 모아서 자기 계파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금을 잘 대주는가가, 또는 얼마나 권모술수와 임기응변에 능해 미시적으로 국가나 사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처리하는가가 능력 있는 정치가의 잣대로 기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정치가의 자질은 권모술수나 자금 동원력으로 평가되어선 곤란하다고 봅니다. 제 생각으로는 정치가의 진정한 역량은 그의 정치적 활동이나 이상이 얼마나 장기적·지속적으로 우리 현실 사회에 빛으로, 소금으로 작용하느냐 에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물이 너무 깨끗하면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 이렇게 답해보면 어떨까요. 1급수에 사는 열목어나 산천어는 흐린 물에 살수 없으며, 4급수에도 살 수 있는 붕어는 1급수에서는 살려하지 않습니다. 장면이 정치가로 활동하던 1950∼60년대나 현재나 우리의 정치판은 결국 4급수란 말이겠지요. 정치가는 고기요 물은 시민이라면, 물이 흐린 책임을 고기에게 물을 수는 없겠지요. 물이 흐리다는 것은 시민인 우리 모두의 책임이겠지요. 결국 우리 모두 우리 자신을 정화할 때 산천어나 열목어 같은 고기―장면과 같은 정치가―를 키울 수 있겠지요. 우리는 물이 더러워져 산천어가 죽은 뒤에야 맑은 물의 소중함을 알 듯, 붕어 같은 정치가들의 횡행을 맛보고야 맑은 물 찾기 운동--시민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나요? 산천어가 깨긑한 물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지표이듯 장면의 존재는 우리의 정치판을 정화해줄 산천어와 같은 지표로서 기능하는 게 오늘이 아닐까요? 김기승 : 장면의 생애를 보면 천주교 신앙이 그의 사상과 행동에 거의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천주교 가정에서 성장했고, 신학교를 다녔고, 또 일제시대부터 해방 이후까지 천주교 교단의 평신도 대표로서 활동하였습니다. 그의 정치적 활동도 천주교 교단을 기반으로 해서 가능했던 것이라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우선 허 선생님은 천주교 신자인가요? 그리고 한국의 천주교를 보면 조선 후기 천주교 전래 초기에는 혹독한 탄압을 받고 수많은 순교자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장면을 통해 보듯이 천주교는 대한민국의 독립이나 민주화에 일정한 기여도 했습니다. 또 1970년대 이후에는 카톨릭농민회라든가 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민주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의 천주교가 갖고 있는 의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천주교가 행한 긍정적 역할말고 부정적 역할, 아니면 허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천주교의 문제점은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일제시대 천주교는 일제에 대한 저항이 소극적이었다든가, 그리고 이승만 정권 시기 탄압받는 민중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현실 참여적 발언은 과거의 그러한 무관심에 대한 반성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인가요? 허동현 : 저는 가톨릭 세례를 받았지만 교회에 잘 나가지 않는 소위 냉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3계에 있어 천주교 전래의 역사는 대개가 제국주의의 침략과 함께 시작됩니다. 우리가 흔히 비판하는 천주교의 한계는 제국주의 침략의 첨병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있어 천주교는 제국주의의 진출이전에 자발적으로 수용되었다는 점에서 세계 천주교 전파사에 있어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최근 천주교 교단은 과거 역사 속에 천주교가 범한 잘못들을 반성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천주교가 종래 공격받았던 것은 민족 보다 신앙을 앞선 가치로 삼아 몰민족적인 성향을 보인 데에 있습니다. 그 대표적 논란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외세의 개입을 요구한 조선후기의 황사영백서(黃嗣永帛書)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최근에 「황사영 백서에 대한 근현대 학계의 평가」(『순교사연구』3, 2001년 발간 예정) 라는 글에서 이 논란 많은 문제를 한 번 다뤄 본적이 있습니다. 다음은 그 결론 부분입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전문은 제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다운받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결론> 이상으로써 근대 이전 시기에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황사영백서를 논급한 관계 저작에 보이는 백서관을 개관하였다. 이제 여기서는 이 개관을 통하여 나타나는 황사영 백서관의 특징적 성격에 대해 필자 나름의 관찰을 시도함으로써 결론에 대하고 한다. 첫째, 황사영의 인물됨과 백서의 역사성에 대해 그것이 나온 당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조적인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즉, 황사영에 대해서는 "전대미문의 역적"·"민족 반역자"·"민족허무주의자"·"구라파에 대한 사대주의자"·"기만적 천주교리에 맹목된 광신자"와 같은 악평과 "신시대의 건설자"·"선각적 지식인"·"훌륭한 순교자"·"사회변혁·사상변혁을 시도한 개혁운동가"와 같은 호평이, 그리고 백서에 대해서도 "흉서"·"매국지계"·"비상식을 극한 공상"·"외세의존의 반국가적 행위"·"몽상"·"매국적 편지"와 같은 혹평과 "조선교회 구출의 원대한 계획"·"인권존중 옹호의 텍스트"·"인권선언서"와 같은 찬탄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같이 대조적인 황사영상과 백서상은 평자들 각자의 정치적·집단적·계급적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일례로 조선왕조의 위정자들은 천주교도 박해의 정당화를, 일제 식민주의사가들은 당파성론의 입증을, 신교측 교회사가들은 구교와의 차별화를, 그리고 유물사가들은 제국주의 침략의 첨병으로서의 천주교 공격을 위한 좋은 자료로 백서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황사영을 체포·처형한 위정자와 정하상과 같은 순교자, 일제 식민주의사가를 비롯해 해방 이후 남한학계의 민족주의 실증사가, 신교계 교회사가, 북한학계의 유물사가, 그리고 山口正之나 강재언 등 일본학계의 역사가들은 부정적·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반해 달레·유홍렬·최석우·조광·노길명과 같은 호교론 내지 내발론적 입장의 교회사가나 일반사가들은 변호·옹호하는 견해를 보인 바 있다. 거시적으로 볼 때 백서에 대한 근·현대 학계의 평가는 1970년대 이전에는 부정적·비판적 평가가 압도적이다가 1970년대 후반을 분수령으로 해 긍정적 평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한학계의 경우 민족주의 정서가 지배적이던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국가와 민족이라는 명제에 가려 왔던 시민적 자유와 인권이 정치의 민주화와 사회의 다원화가 진전됨에 따라 새롭게 조명되면서 국가권력에 맞서 신앙의 자유를 쟁취하려한 백서의 역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1990년대에 들어 현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실 백서에 대한 평가는 신앙의 자유와 인권을 쟁취하려 한 목적의 정당성과 외세를 동원하려한 수단의 결함으로 인해 오늘에 이르러서도 그 역사적 의의를 자리 매김 하는데 있어 호오(好惡, 좋아하고 싦어함)간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미해결의 화두이다. 그러나 황사영이 꿈꾼 세상은 오늘의 현재적 입장에서 볼 때 자유·평등·박애의 근대정신이 실현되는 오늘날 우리가 소망하는 이상적 사회에 가깝다는 점에서 선각적이다. 따라서 그가 강구한 수단과 방법이 현명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초래된 결과가 더욱 참담하였다 하더라도, 백서는 그것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역사발전에 어떠한 교훈을 주는가라는 정신사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19세기이래 세기말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위로부터의 근대화운동을 추진·전개한 어떠한 세력도 주체성 결여와 외세의존이라는 공통의 약점에서 예외일 수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렇게 볼 때 황사영 백서는 지구촌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지향해야할 민족주의를 넘어선 다원적 시민사회 구현운동의 이정표로서의 역사적 의의가 부여된다. 김기승 :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장면에 관한 저서를 보면 천주교 관련 내용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신앙심의 정도에 관한 언급도 많고 말입니다. 비천주교도의 입장에서 보면, 장면의 독실한 신앙심은 역으로 다른 종교 신도에 대한 거부감을 초래하는 결과가 되지는 않았을까요? 정치가로서 주변의 인사들에게 포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너무 비정치적이지 않는가라는 느낌이 듭니다. 선생님의 저술에 의하면 장면을 알고 그와 접촉한 인물이 장면의 인격에 대해 감동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신앙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증언이 많지 않은가합니다. 종교를 달리하는 사람들은 장면의 인간성과 인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비신도의 입장에서 보면 특정 신앙에 대한 깊은 신앙은 오히려 종교를 달리하는 사람들에게는 역으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도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장면이 비신도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어떤 점에서 감동을 줄 수 있었을까요? 허 선생님 자신이 장면의 삶을 연구하시면서 신앙이 아닌 다른 면에서 감동을 받았던 측면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허동현 : 장면의 사상의 근저에는 기독교가 깊게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장면의 신앙이 깊었다 하여 그의 신앙이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일원적 배타적 종교관을 갖고 있엇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다른 종교와의 공존을 모색한 다원적 종교관을 갖고 있던 종교인으로 보입니다. 그가 번역한 『교부들의 신앙』이란 책도 크게 보아 신구교간의 갈등을 아우르는 측면에서 추진된 작업으로 이해됩니다. 민주당 정권의 각료들 중 상당수가 가톨릭 신자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군부쿠데타 이후 장면의 독실한 신앙생활과 인품에 감화되어 가톨릭에 입문한 것이지 정치인이나 관료로 활동하던 시절에 장면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개종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종교를 선전하고 입으로 말해 남에게 전파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앙을 입이 아닌 몸으로 행동하고 실천함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감화를 준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저격한 암살 미수범들의 감형을 탄원하고 총리가 된 후 이들을 감옥으로 면회한 일등은 그의 인간됨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 것입니다. 저도 가톨릭 세례를 받긴 하였지만, 김기승 선생님처럼 종교적 삶을 거의 살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장면을 연구하면서 그의 인품에 매료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신앙이 아닌 다른 면에서 장면에게 감화된 점은 자식에 대한 어버이로서의 사랑법입니다. 물론 이것은 그가 그의 부친 장기빈에게서 받은 것과 비슷한 보살핌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무릇 부모된자가 자신의 자식을 위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며 어떻게 자신의 앞길을 인도해야 하는 가를 장면에게서 배웠습니다. 이는 장면이 자신의 아들에게 보낸 다음과 같은 편지에 극명히 나타납니다. 이 편지는 이를 읽는 모든 이의 마음에 감동의 물결이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3남 건에게 보낸 편지 ＋ 건 보아라(見). 오래간만에 네 수서(手書) 접견(接見)하니 반갑다. 기간(其間) 무사히 선과(善課)하니 주은(主恩) 감사하며, 여기는 조부모(祖父母)님 양위(兩位)께서 구공탄 와사(瓦斯, 가스) 중독으로 일시 급중(急重)하셨다가 이제는 소생 회복 중이시니 다행이다. 나는 방금 부산(釜山)와서 시탕(侍湯) 중이다. (시탕이란 부모님이 병환 중에 모시고 탕약을 다려 간병해 드린다는 뜻이다, 원주) 너의 내년도 스칼라십은 magnu 신부님께 네가 잘 교섭하여 또 얻을 줄 믿는다. 네 학과에 대하여는 무엇이고 충분히 배워 가지고 돌아올 것이니, 현대 미국 최신 건축술도 배우고 특히 한국 실정에 맞는 건축을 전공할 것이니, 현재로서는 한국의 공장·Office Building·학교 건물 등이 긴급 요청되며, 또 교회를 위하여는 성당 건축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내 생각에는 적어도 자금(自今) 6년간은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고층건물로는 10층 이내의 것이고 조명·급수·난방·냉방·전기·방화 등 제방면과 내부장식·위생시설 등도 깊이 연구하고 네가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동안 어떠한 건물이고 보통으로 심상히 보지말고 건축학상 견지에서 세밀히 관찰하여 식견을 넓힐 것이며 언제나 건축 기술자의 안목으로 모든 면을 세부까지 연구·관찰하여라. Mr. Horace Peacely씨(대사관을 설계한 사람)를 종종 찾아가서 지도를 받는 것이 좋고 하휴(夏休) 중 job도 금년부터는 어느 건축가 사무실에서 조수 노릇하여 배워가며 학비도 버는 것이 좋을 듯하다. 또 언제나 교리연구(敎理硏究), 열심수계(熱心守誡)에 전 정력(精力)을 집중할 것이고 모든 일을 다 천주(天主)의 영광만을 위하여, 또 내 구령(救靈)을 위하여 바치는 것이다. 이 외에 아무 것도 필요한 것이 없다. 나는 언제나 너희들이 고명(高名)한 학자나 부자나 고귀한 자 되기를 바라지 않고 오직 겸손하고 건실한 주(主)의 사랑을 받는 자 되기만 기원할 따름이다. 1월 13일 부(父) 쓰다(書). 김기승 : 허 선생님은 장면을 언제부터 알게 되었으며, 장면을 본격적으로 연구하시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인생관이 바뀐 것이 있습니까? 장면 박사의 삶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인간적 측면에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허동현 : 제가 장면을 알게 된 것은 김기승 선생님처럼 장면연구회 일을 맡게되면서 부터입니다. 장면 유족을 접하면서 그가 남긴 문서와 유물을 정리하면서 그의 인품과 정신에 매료되기 시작하였으며, 여기에서 장면에 대한 기존의 부정일변도 역사적 평가의 작위성에 의구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일차자료 들을 면밀히 읽어보는 작업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기존의 장면상에 수정을 가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은 지적 욕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장면 박사를 접하면서 그의 삶을 들여다보고 반추하면서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삶과 꿈이 나 자신의 삶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처럼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킬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을 품게되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김기승 : 앞으로 장면 연구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청년 학생들이 장면의 삶에서 배워야 할 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 주시기 바랍니다. 허동현 : 이 점에 대해서는 제가 장면 박사 탄신 100주년 기념일이었던 작년에 『대한매일』에 기고한 다음의 글을 빌려 이야기하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게재지 : [대한매일] 게재일자 : 1999년 08월 27일 제목 : [특별기고] 경험으로 체득한 `진정한 자유' 일깨워 28일은 내각책임제 제2공화국의 국무총리 운석(雲石) 장면(張勉·1899∼1966)박사의 탄신 100주년이다.그는 국운이 기울던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치하에서는 교육운동과 종교운동에 헌신하였으며,해방 후에는 신생 조국에 대한 국제적 승인과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을 이끌어내 국가의 기틀을 세우고, 자유당 독재에 맞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이 땅에 구현하는 데 신명을 바쳤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세론은 혹평과 호평이 교차하는 평가의 아노미현상을 보이고 있다.과연 그는 5·16군사쿠데타를 저지하지 못해 4·19혁명의 고귀한 이상을 수포로 돌려버린 무능한 인물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의 황금시대를 맛보여준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가인가? 현재 우리 사회가 다원적 시민사회를 건설하고 민간 자율의 경제구조를 확립하며 화해와 관용정신에 따른 국민통합을 지향한다면, 그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이러한 제도와 정신을 실천하려 했던 선각자임에 틀림없다. 그가 꿈꾼 세상이 오늘날에도 우리들이 이뤄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면 그의 삶의 궤적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영향을 주는지를 정신사적 척도에 의해 평가해야 마땅하다. 돌이켜보면 장면 박사는 독실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자기수양과 자녀양육 및 부부생활에 성공한 삶을 산,희유(稀有)의 정치지도자였다. 그는 이러한 가정적 안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국가와 사회에 되돌리되 자신의 신념을 억압적 수단이 아닌 마음으로부터의 감화를 통해 전파하는 방법을 씀으로써 그를 접한 사람들의 삶에 지속적, 장기적 영향을 끼친 구도자적 헌신의 일생을 보냈다. 그가 우리에게 남겨준 정신적 유산 중의 하나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이 땅에 구현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그에게 민주주의란 ‘지도자의 질이나 정책의 내용에 대한 가치보다도 오히려 만인이 협력해 그러한 가치를 찾는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그는 4·19혁명 이후 방종에 가까운 시민들의 자유 구가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 속에서도 물리적인 힘에 의한 질서유지보다 시민들에게 자율적 각성의 시간을 주려고 했다. 그는 말한다. “경험으로 체득한 자유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며, 자유가 베푼 혼란과 부작용에 스스로 혐오를 느낄 때 진실한 자유를 얻는 것이다”라고. 장면 박사가 우리에게 맛보여준 자유민주주의와 자율에 기반을 둔 시민사회의 경험은, 어둡고 긴 군사독재의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한국의 민주주의운동이 그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우리 모두가 공유한 희망의 기억이었다. 따라서 장면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공과를 논함에 있어 그 공은 장면에게 돌리고 허물은 그를 에워쌌던 당시 우리 사회 전체의 후진성 내지 미숙성에 돌려야 마땅하다고 본다. 끝으로 여러모로 미흡한 저를 이와 같이 자리에 초대해 주신 김기승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제 이야기를 읽어 주신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기승 : 어려운 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구나 우리 학생들이 살아가는 것과 한국 현대사를 인식하는 데 필요한 훌륭한 가르침을 주심에 더욱 감사드립니다. 강의료는 드려도 받지 않으실 테고, 온양에 오셔서 온천에서 목욕도 하고 마음 편하게 밥과 술도 드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바빠서 시간이 없으시면 몇 년 뒤의 약속으로 해 두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허동현 교수에게 힘찬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열렬한 감사의 박수 소리) 4. 강의를 끝내며 여러분 어떻습니까? 역시 전문가의 답변은 무엇인가 달라도 다르지요? 전문가란 태어날 때부터 전문가인 사람은 없답니다. 관심과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자료를 찾고, 자료를 검토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전문가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문가, 특히 인간 및 사회에 관한 전문가는 관심과 흥미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관심은 영어로 interest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또한 이해(利害) 득실이라는 관념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한 인간이 또는 하나의 사회제도가 나한테 이해득실이 어떠한가를 따져 보는 것, 여기에서 인간에 관한 지식을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점에서 인간에 대한 인식은 당파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인간 사회에 대한 인식은 자연과학에서와 같은 객관성과 보편성을 가질 수는 없답니다. 인간에 대한 인식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가장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그 인식에 동의하는 사람 수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그리하여 다수가 지지하는 것을 잠정적으로 객관성과 보편성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아주 민주주의적인 방식이지요. 또 하나의 방법은 자신이 갖고 있는 인식이 얼마나 주관적 인식인가를 철저하게 반성하는 태도랍니다. 이러한 반성적 태도를 가질 때, 다른 의견을 경청할 개방적 자세를 갖게 되는 법이랍니다. 자신의 인간적 한계를 인정하는 것, 이것은 대화와 협의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 요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면의 삶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여러분은 특히 어떤 면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종교 문제인가요? 인간적 성실성인가요? 아니면 정치적 역량인가요? 아니면 민주주의 혹은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인가요? 어떤 관점에서든 여러분 자유입니다. 자유롭게 생각나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마련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가운데 인간에 관한 인식은 발전하는 것입니다. 4. 참고문헌 허동현, <<건국, 외교, 민주의 선구자 장면>>, 분도출판사, 1999 김기승, <민주당정권의 경제정책과 장면>, <<한국사학보>> 제7호, 1999. 9. 허동현, <장면의 치적과 정치사상에 관한 연구>, <<한국민족운동사연구>> 23, 1999. 12. 출전 : 장면을 말한다!-장면 그는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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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5.16군사정변=오일륙 (민족) |
 [현대] 장면1 (허동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