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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10월유신=시월유신 (한메)
시월유신 十月維新 1972년 10월 17일, 당시 대통령 박정희(朴正熙)에 의해 행해진 초헌법적 조처에 의한 체제. 이 시월유신은 1972년 12월, 박정희가 제 8 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시점부터 81년 제 5 공화국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지속되었으나, 실제로는 72년 10월 17일 박정희대통령의 <특별선언문> 발표 및 <비상계엄선포>로부터 79년 10월 26일, 이른바 <10·26사태>까지를 일컫는다. [배경] 대내적으로 1971년 4월 대통령선거에서 야당 대통령후보 김대중(金大中)의 선전(善戰), 같은 해 5월 총선거에서 야당의 의회 다수 진출, 오적사건(五賊事件), 정인숙사건(鄭仁淑事件) 등으로 정권 유지에 위기감을 느끼고, 대외적으로 1972년 5월 미국 R.M.닉슨대통령의 중국과 소련 방문, 같은 해 9월 일·중수교(日中修交) 등 세계정세의 급변에 따른 초조감으로, 박정희대통령은 군부대를 동원하여 헌법기능을 마비시키고 야당은 물론 여권 안의 반대파들까지 정치활동을 원천봉쇄시키는, 쿠데타에 준하는 조치를 내렸다. 박정희대통령은 시월유신의 배경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세력균형 관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어서 한국의 안보에 위험스러운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② 남·북한간 사태진전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③ 동족 상잔의 민족적 비극의 재발을 막고 이산가족의 재결합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남북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④ 우리의 주변은 무질서와 비능률이 활개를 치고 있고 대의기구는 파쟁과 정략의 희생이 되었다. ⑤ 현행 법령과 체제는 냉전시대의 산물이므로 오늘날의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 ⑥ 부득이 비상조치로써 체제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 등이었다. 이러한 조치는 세계정세와 남북교류를 얽어맞춘 논리였으나 밑바닥에는 정권 유지에 대한 집념이 있었다. [진행과정] 초헌법적인 발상으로 시작된 시월유신은 이른바 <10·17 비상조치>의 각본에 따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① 1972년 10월 17일 19시를 기하여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 등의 정치활동을 중지시키는 등 헌법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킨다. ② 효력이 상실된일부 헌법조항의 기능은 비상국무회의가 수행하며 비상국무회의는 현행 헌법의 국무회의가 수행한다. ③ 비상국무회의는 1972년 10월 27일까지 헌법개정안을 공고하며 이 개정안은 공고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국민투표로써 확정한다. ④ 헌법개정안이 확정되면 개정된 헌법의 절차에 따라 1972년 말 이전에 헌법질서를 정상화시킨다. 정부는 10월 27일 유신헌법개정안을 공고하면서 국론(國論) 통일과 한국적 민주주의의 토착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개헌반대발언이 완전히 봉쇄된 가운데 대대적 국민홍보와 득표전술을 총동원하여 11월 21일 국민투표에서 투표율 91.9%, 찬성률 91.5%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유신헌법은 12월 27일 대통령취임에 맞추어 공포, 시행되기에 이르러 정치부재의 시대를 열었다. [특징]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립된 유신체제는 새로운 정치제도를 만들어냈는데 크게 통일주체국민회의 중선거구제, 국회의 권한 축소로 요약된다. 조국통일정책의 심의·결정과 대통령선거 및 일부 국회의원선거 등의 기능을 가지는 헌법기관인 <통일주체국민회의>는 철저하게 박정희의 뜻을 따르는 면모를 보였고, 중선거구제는 야권을 견제하려는 수단이었으며, 국회의 권한축소는 국정감사 제도의 폐지와 국회회기제한, 국회가 발의한 헌법개정안의 처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등의 형태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의 후보 추천으로 국회의원 정수의 1/3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동의하는 형식으로 뽑은 것은, 명목은 직능대표제의 도입이었지만 국민의 선거권 박탈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대통령이 입법·사법·행정의 삼권을 장악하고 이들을 통제하는 위치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연임이나 중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일인장기집권의 길도 열어 놓았다. 유신 이후의 박정희정권은, 잘 훈련된 기술관료와 군인 및 경제전문가의 합작으로 국력의 결집과 능률과 규율의 제고를 미덕으로 삼았던 점, 국가 우선주의에 입각하여 자연스럽고 건강한 국민적 요구를 탄압한 점,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고단위의 강압수단을 남발한 점, 산업화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결과적으로 얼마간의 효율 증대는 있었지만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게 한 점, 정치력의 개인화와 경직화가 심화된 점 등의 이유로 신권위주의 또는 관료적 권위주의라고도 한다. [저항과 반동]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하여 권력의 집중화를 꾀한 유신체제는 계속되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다. 단순히 정치제도 개편에 그치지 않고 정보의 차단과 국가목표의 오도(誤導)에까지 악영향을 끼친 유신체제는, 대통령의 특별선언에서 <냉전질서의 와해에 따른 한국적 대응>이라는 수사(修辭)에 의해 미화되었지만, 1975년 2월 월맹의 사이공정부 접수, 미군철수론의 구체적 등장, 남북대화와는 별도로 진행된 남침용 땅굴의 발견을 비롯한 총력안보 태세의 강조 등과 맞물리면서, 국민의 일상생활까지 억압하는 극한상황을 빚어냈다. 이러한 권위주의 정치에 대한 국민의 저항은 1973년 12월 유신헌법개정 100만인 서명 청원운동, 1975년 1월 민주회복국민회의 결성 등으로 이어졌고, 정부쪽에서는 같은 해 2월 유신헌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강행하여 탄압의 근거로 삼았다. 1976년 3월 민주구국선언(명동사건) 등으로 저항은 계속되었으나, 헌법개정논의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한 당국의 탄압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러나 1978년 12월 제1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들은 야당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냄으로써 유신체제에 불만을 표시하였고, 이에 힘을 얻은 야권에서는 강경하게 대결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명목상의 경제발전을 내세운 정부시책의 모순은 1979년 8월 YH사건으로 표출되었고, <부마사태>에 이은 <10·26사태>로 유신체제는 종말을 맞았다. <김준남>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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